2019년 5월 18일(토)
속리산 천왕봉으로부터 문장대까지 주능선을 타 본 것은 2015년 9월 12일로 기록되어 있으니 4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그 당시 문장대에 올라 관음봉~묘봉~상학봉으로 이어지는 서북능선을 바라보며 언제 저곳을 가 볼 수 있을까 막연한 생각을 가진 지가 엊그제 같은데 이제야 기회를 얻고 올라보게 보게 된 것이다.
지난주에 바로 맞은편의 백악산을 올라 이곳을 조망해 봤으니 더 감회가 새롭다. 날씨가 흐려 백악산 정상을 조망할 수 없어 아쉽기는 했지만 이 일대가 이제 낯익어 산 지세만 봐도 어느 정도 산 이름을 가늠할 수 있으니 상주, 괴산 쪽도 꽤 많은 산행을 한 것 같다.
산악회에서 추진하고 있는 괴산 35명산을 어느 정도 오른다면 산세 좋기로 유명한 괴산 쪽의 궁금증도 풀리리라 본다. 이번의 서북능선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토끼봉일 것이다. 토끼봉에서 점심시간 포함하여 두 시간 가량을 보냈으니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비가 온다는 예보에도 불구하고 빗방울이 간간히 떨어지긴 했지만 비교적 좋은 날씨에 역시 국립공원다운 면모를 갖추고 있어 산행 내내 즐거운 시간을 가져봤다.
∥산행정보∥
♣ 위치: 들머리-경북 상주시 화북면 운흥리 545(두부마을), 묘봉-충북 보은군 속리산면 사내리 산 1-1, 날머리-경북 상주시 화북면 운흥리 6-5(주차장)
♣ 산행코스: 운흥1리-안부-상모봉-토끼봉-비로봉-상학봉-묘봉-북가치-절골-운흥2리(용화보건소)
♣ 거리:9km(들머리-08:30, 날머리-16:30)
▼ 묘봉에서 바라 본 서북능선...
암릉과 기암괴석, 명품소나무와 어우러진 풍경들, 주변 조망등이 뛰어난 코스로 짧으면서도 산행의 진미를 느낄 수 있는 코스다.
▼ 운흥리 들머리에서 바라본 서북능선 줄기...
올망졸망한 봉우리들이 바라보기만 해도 산행에 재미가 있을 것 같은 분위기다.
▼ 사지매기골을 낀 능선을 이용, 묘봉으로 바로 올라가는 코스가 있고 진터골을 낀 조금은 돌아가는 코스가 있는데 우린 584봉, 743봉을 경유하여 돌아가는 코스를 이용한다.
▼ 능선으로 접어 든 안부에 도착, 잠시 숨을 고르고 오르기로 한다. 한방울씩 떨어지는 빗방울에 습도는 높은 편이지만 낮은 기온과 바람에 시원한 날씨다.
▼ 첫 조망터에서 바라 본 미남봉(美男峰, 656m)
서남쪽 아래의 산정리와 상갑리에서 바라볼 때 잘 생긴 남자 얼굴의 옆모습을 보는 것과 같다고 해서 옛 부터 이곳 주민들에 의해 불려진 이름이다.
평범한 육산으로 보이지만 멀리서 보면 1백여m의 암장이 매끈하게 흘러내린 것이 아름답다. 그러나 이웃한 상학봉과 묘봉의 명성에 가려 등산인들의 발길이 거의 닿지않아 미답봉이나 다름없다.
▼ 금단산(767m) 그 앞쪽의 덕가산은 구름에 가려 정상이 보이질 않는다.
▼ 584봉에서 본 743봉, 그 왼쪽으로 토끼봉이 살짝 보인다.
▼ 당겨 본 743봉의 바위군
▼ 몇 몇 회원과 함께 743봉에 오르기로 한다. 스텐레스 사다리가 고정되지 않아 덜렁되어
로프를 잡고 조심스레 오른다.
▼ 743봉 정상에서 바라본 북서방향.
▼ 밑에서 보기와는 다른 경사가 살짝 진 너른 마당바위가 놓여져 있다.
▼ 북동 방향으로 고개를 돌리면 구름 사이로 조봉산, 쌀개봉, 낙영산, 무영봉 능선이 보이고 역시 구름층에 가리긴 했지만 오른쪽 끝으로 백악산 줄기가 보인다.
▼ 당겨 본 토끼봉...
갑자기 구름층이 산을 덮으면서 가려졌다 걷혀졌다를 반복하며 더욱 운치있는 모습을 그려내고 있어 밋밋한 풍경보다는 생동감있게 다가온다.
▼ 토끼봉과 마주하고 있는 상모봉(772m)
▼ 우리 때문에 진행하지 못하고 기다리고 있는 회원들을 향해 부지런히 달려간다.
▼ 뒤돌아 본 743봉 모습
▼ 토끼봉을 가기위해서는 이러한 좁은 통로로 이동하게 되는데 토끼봉을 올랐다가 다시 이
통로로 나와 진행하게 되니 토끼봉에서 지체하는 시간을 생각하는 산악회에서는 토끼봉을
둘러보지 않고 그냥 패스하게 되는가 보다.
▼ 토끼봉을 오르기전 조망한 풍경...맑은 날에 멀리 군자산까지 조망되는 풍경이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보게 된다.
▼ 토끼봉을 오르려면 이와 같은 토끼굴을 통과해야만 하는 유일한 통로이다. 배낭을 짊어지고
통과하려다 도저히 안되어 벗고서 통과해야만 하는데 한사람당 적어도 2분 정도 소요되니
30명만 되어도 한시간이 걸리는 셈이다. 결국 바위위에 먼저 올라간 리딩대장이 자일을 이용,
가방을 위로 올리고 사람만 낮은 포복으로 통과하는 형식으로 시간을 단축할 수 있었다.
▼ 길이 4m정도 되는 ㄱ자로 꺽어진 비탈진 통로를 빠져 나오니 그 옛날 홍천의 팔봉산을
올랐다가 해산굴이란 곳을 통과한 생각이 나는데 그곳 보다는 훨씬 해산의 고통을 느끼는
코스다.
▼ 토끼굴을 통과하고 나니 이와 같은 진행 방향의 멋진 풍경이 펼쳐지면서 환호성이 터지더라.
▼ 당겨 본 844봉과 상학봉
▼ 첨탑바위와 지나온 이곳을 조망했던 743봉과 584봉
▼ 첨탑바위
▼ 토끼봉 정상
▼ 당겨 본 743봉
▼ 천길 낭떠러지위에서 이러한 담력도 대단하지만 그렇다고 과신하면 절대 금물이다.
▼ 산행에 첫발을 들여놨던 일산의 모산악회에 참석, 모처럼 함산을 했다. 친정집에 온 딸같이 반갑게 맞아 주어 고맙고 감사한 하루를 보낸다.
▼ 토끼봉에서 하산하면서 정상 암릉을 살짝 돌아보니 전혀 예상치 못한 이러한 모습도 보여준다. 바위 위에서 자라는 소나무가 신기하기만 하다.
▼ 좀 더 가까이서 담아 본 첨탑바위
▼ 비로봉을 오르며 조망터에서 엿본 토끼봉
▼ 토끼봉과 첨탑바위
▼ 마지막으로 당겨 본 토끼봉... 아슬해 보이는 봉우리 위에서 놀다 온 시간이 많이 흘렀다.
▼ 첨탑바위와 상모봉
▼ 비로봉에서 바라 본 844봉
▼ 기암을 당겨 보며...
▼ 쉬어가는 까마귀의 모습도 포착해 본다.
▼ 다시 한번 살펴 보는 북서방향의 풍경...비가 내리지 않는 것만 해도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 미남봉이 엄청 멀어진 걸 보니 많이 진행했나 보다.
▼ 844봉을 우회하면서 바위에 붙어 끈질긴 생명력을 가진 소나무들을 많이 볼 수 있다.
▼ 뒤돌아 본 844봉
▼ 예전과 달리 묘봉까지 가는 거리에 이렇게 데크로 된 계단이 잘 설치되어 있어서 안전은 물론 산행 속도가 빨라졌다.
▼ 상학봉이 눈앞에 보인다.
▼ 뒤돌아 본 왼쪽 미남봉...홈이 패여져 있는 이 바위를 보니 수락산을 오르면서 봤던 칠성대의 미끄럼틀 바위 비스므리하다.
▼ 지도상에는 개구멍이라고 표기되어 있는데 우회길은 없고 이런 구간을 지나야만 진행할 수 있으니 선택의 여지가 없다.
▼ 출구인 개구멍
▼ 이렇게 해서 상학봉에 올랐다. 불과 4.5km 걷는데 5시간 30분이 걸렸으니 노닥이며 걷는 속도가 산행이 아니라 산책이라야 맞는 말이다.
▼ 스핑크스바위라 일컫는다는데...
▼ 암릉 넘어 묘봉이 보이고 관음봉이 구름에 가렸다.
▼ 벌써 졌을 둥굴레 꽃이 이곳엔 싱싱하게 폈다.
▼ 노린재나무 꽃도 이제서야 피기 시작했고...
▼ 암릉 봉우리의 거대한 바위가 수호신처럼 우뚝서서 산객을 압도한다.
▼ 독야청청...
▼ 이 구간도 얼마전에는 로프를 이용, 오른 곳인 것 같은데 계단을 놓아 스릴은 반감 됐다.
▼ 저 곳 망바위까지는 계단을 오르며 보기만 할 뿐, 오르지 않고 그냥 패스...
▼ 암릉을 지나고 나니 묘봉이 눈앞에 펼쳐졌다.
▼ 기묘하게 생겼다 해서 묘봉(妙峰)이란 이름이 붙었다는데...
묘봉(874m)은 속리산 천왕봉(1058m)이 일군 연봉들의 끝자락에 솟은 막내 봉우리다. 키도 가장 작다. 속리산의 막내이지만 그답게 묘봉은 기암절경을 이루는 암봉들을 거느리는데 묘봉의 서북쪽 연봉들이다.
시선을 돌려 북쪽을 바라보면 상주시 화북면 운흥리와 중벌리 일대가 한눈에 조망되는 시원한 풍광의 파노라마가 펼쳐 진다. 다시 동남쪽으로 시선을 옮기면 묘봉의 모산, 속리산의 풍광이 한눈에 들어온다.
▼ 사람 형상인가, 뭔가 참으로 묘하도다.
▼ 묘봉을 오르며 뒤돌아 본 암릉의 왼쪽능선
▼ 묘봉을 오르며 뒤돌아 본 오른쪽 풍경
▼ 묘봉에 서다.
▼ 본격적인 하산길에 앞서 관음봉을 바라보니 모처럼 구름에 걷혀 그 모습을 보여준다. 그 오른쪽으로 문장대, 문수봉, 신선대, 입석대, 비로봉, 천왕봉으로 이어진 능선이 머릿속으로 그려진다.
▼ 녹음이 짙어가는 오월 중순...이제 봄이라 할 수도 없다.
▼ 꽤 오랜 하산길에 접어 든 임도...
▼ 이쯤에서 족탕과 등목을 하고 주차장으로 향한다.
▼ 주변에 약재로 사용할 마가목 꽃이 만개했다.
▼ 뒤돌아 본 속리산 능선...
▼ 날머리인 운흥2리 도착, 버스로 이동하여 맛집인 괴산읍의 바우정에서 명태조림 정식에 소주 한잔 곁들이는 것으로 산행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