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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전라남도

[화순] 백아산

 

2020년 4월 26일(일)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이 며칠째 전국 10명 내로 발생됨으로써 진정국면에 들어선 것으로 판단하고 있지만 여전히 언제 어디서 또 집단 감염으로 기승을 부릴지는 모르기 때문에 노심초사해야 하는 상황이다. 당국의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발표가 있어서 일까 산악회의 움직임도 예전과는 좀 다른 분위기다.

지난번 화순의 옹성산을 갔다 온 후로 이번에는 백아산이 공지되어 과연 성원이 될까 촉각을 세우고 있었는데 차량 두대가 갈 정도로 신청자가 급증했다. 작년부터 벼르던 백아산 산행이 결국 이제야 가게 되어 다행이다. 좀 더 구체적인 정보를 알기 위해 이곳저곳 블로그를 검색하던 중 백아산과 관련된 뉴스 하나가 눈에 띄었다.

며칠 전인 21일(화), 대전의 모 산악회 21명이 산행 후 2시경 인원점검 중 68세 된 회원이 안보이자 실종신고를 하여 하늘다리 근방 위치에 있는 것 같다는 전화통화 후 끊겨  출동한 소방당국이 수색을 하였으나 찾지 못하고 다음날 실종 23시간 만인 오후 1시경에 당사자는 산속에서 하룻밤을 지낸 뒤 등산로 주변에 위치한 식당까지 이동하여 식당 주인에 의해 발견됐다는 소식이다.

이런 소식을 접하면서 과연 얼마나 험한 산이고 등로가 복잡하면 산에서 길을 잃고 실종신고까지 되었을까 의구심이 들면서 다소 긴장감이 든다. 산행하면서 안일한 생각을 가진 이런 회원들 때문에 많은 사람들의 노고와 걱정을 하게 만든다. 첨단과학시대에 핸드폰이 있으면 해결 안 될 일이 없다. 예비 배터리 정도는 챙기고 다니고 GPS 지도 앱을 깔고 다니면 유사시 많은 도움이 될 터이다. 그마저 능력이 안되면 다른 회원 꼬리를 물면 되고 설령 길을 잃어도 왔던 길을 되돌아 가도 수색 상황까지는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란 생각인데 어쨌든 산행하면서 늘 상기해야 할 일이기도 하다.

 

산행정보

♣ 소재지: 화순군 백아면 노기리 25-3(들머리), 전남 화순군 백아면 용곡리(정상),  전남 화순군 백아면 노치리 359(날머리)

♣ 산행코스: 관광목장-마당바위-하늘다리-천불봉-백아산-산불초소-암릉-자연휴양림

♣ 거리: 8km(들머리-10:45, 날머리-15:20)

 

백아산 개요

백아산은 전라남도 화순군에 위치해 있는 산으로서, 전라남도의 숨은 명산이다. 전체적인 산세는 그리 큰 산은 아니지만, 암릉이 남북으로 뻗어있는 석회암질의 바위산이다. 그러므로 각종 기암괴석과 거대한 암릉이 장관을 이루고 있으며, 마당바위와 절터바위 사이에는 길이 66m의 하늘다리가 건설되어 있다.

또한 숲도 울창하여 남쪽기슭에는 자연휴양림이 자리하고 있는데, 이러한 지리적 조건으로 인해 한국전쟁 중에는조선 인민 유격대가 병기공장을 지어 은거하기도 했다고 한다. 조망도 무척이나 우수하여 정상부에 오르면 서쪽으로는 우뚝솟은 무등산이 한눈에 들어오고, 동쪽으로는 멀리 지리산이 바라다 보이며, 남쪽으로는 주암호() 건너편에 있는 조계산이 다가온다. 더불어 이곳에는 철쭉군락지가 조성되어 있어서 5월 중순이 되면 온산이 빨간 철쭉으로 장관을 이룬다.

백아산이라는 이름은 "흰 백(), 거위 아()자로서, 멀리서 바라보면 석회석으로 된 "하얀 암봉들이 흰 거위들이 모여앉아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하여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 들머리인 관광 목장 입구에 세워진 조각상...거대한 조개류 안에 돌고래를 안고 있는 인어상이 바닷가에 있었으면 그 진가를 발휘할 수 있는 섬세한 조각품인데 배경으로 소류지가 있어 분위기가 전혀 없지는 않으나 산중에 있으니 좀 생뚱맞긴 하다. 

 

▼ 10여분 정도 오르니 소뿔같이 생긴 바위가 하늘을 찌를 듯 제법 위용있어 보인다.

 

▼ 철쭉이 만개했다. 정상에 오르면 철쭉을 볼 수 있다니 내심 기대된다. 이런 연분홍의 철쭉이 진분홍의 산철쭉 보다 수수해 보여 더 정겹다.

 

▼ 백아산은 석회암의 기암들로 흰색을 띠고 있어 다른 산에 비해 암석형태가 특이하다. 이 굴은 자연적으로 형성된 것 같지는 않고 석질을 알아보기 위해 파 놓은 흔적으로 보인다.

 

▼ 등로는 거의 야자수매트로 설치되어 등로 훼손방지 및 미끄럼방지등 안전을 고려한 친환경적인 설치물이라서 지자체의 배려를 엿볼 수 있다.    

   

▼ 야생 딸기 종류도 30가지가 넘으니 이<수리딸기>도 아랫녘에서 많이 보게 되는데 오랜만에 제철에 꽃 핀 것을 만났다.

 

▼ 역시 아랫지방에서나 볼 수 있는 <왜제비꽃>이 등로 여기저기 고운 색감으로 피어 바쁜 발걸음을 잡는다.

제비꽃 종류: http://blog.daum.net/ksbni/7153019

 

 

▼ 잎이 고깔모양이어서 <고깔제비꽃>

 

▼ 산행시작 50분만에 하늘다리에 도착, 주변을 조망해 본다. 멀리 무등산이 보이고 왼쪽으로 동복호와 지난번 다녀온 옹성산이 눈에 들어온다.

 

▼ 당겨 본  왼쪽 옹성산과 화순적벽과 함께 동복댐으로 인해 담수된 동복호가 살짝 보인다.

 

▼ 무등산 자락의 동복호

 

▼ 무등산과 왼쪽 안양산...지금쯤 저곳도 철쭉이 한창 피어있을 것 같다.

 

▼ 하늘다리에서 서쪽방향의 풍경

 

▼ 북서쪽방향...왼쪽 아스라히 병풍산, 가운데쯤은 강천산과 추월산이 있을 듯 하다.

 

▼ 북쪽 방향으로 멀리 동악산의 형제봉이 뾰족이 올라와 윤곽이 드러난다. 

 

▼ 동악산에 오르면 우뚝 솟아 보였던 고리봉과 왼쪽 문덕봉까지 조망되니 시계가 괜찮은 날씨다.

 

▼ 최악산 뒤로 동악산의 형제봉이 보이고 왼쪽 멀리 벗겨진 부분이 동악산(735m)...

 

▼ 희미하게 보이는 지리산 만복대, 오른쪽이 반야봉, 뾰족해 보이는 부분이 노고단으로 보인다.

 

▼ 백아산의 명물인 하늘다리

6·25 전쟁 당시 빨치산 주둔지였던 이곳에서 많은 사상자들이 생겼고 하늘로 돌아간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기 위해 다리를 '하늘다리'라 명명했다고 한다.

공사기간은 2012년 4월 26일 착공하여 2013년 12월 20일 준공됐으며 총연장 66m, 교폭 1.5m, 설계하중은 0.3톤/m으로 150명이 동시에 통과할 수 있는 다리이다. 이 다리로 인해 백아산이 유명세를 타게 되고 많은 관광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지는 듯 하다.

 

▼ 역광이어서 검게 보이는 모습이다. 통과할 때 다소 출렁거리기는 하지만 이동에 불편함은 그리 없다. 일부 사람들이 고소공포증에 주춤거리는 모습이 우습다.

 

▼ 건너편 반대쪽에서 뒤돌아 본 모습

 

▼ 이왕 왔으니 사진 한장 남기고...

 

▼ 하늘다리를 지나 뒤돌아 본 모습...데크가 잘 설치되어 있어서 안전하거니와 제법 운치도 느낄 수 있다.

 

▼ 마당바위로 내려서기 전 뒤돌아 본 풍경

 

▼ 하늘다리를 지나면 바로 마당바위가 나온다. 어느 집안의 묘인지 묘쓰느라 고생 좀 했겠지만 그만한 명당자리겠다.

백아산은 1945년 해방이후 1950년 6.25전쟁때까지 국군과 빨치산 사이에 전투가 벌어졌고 인천상륙작전으로 남한에 고립된 북한군과 좌익 게릴라들이 순창 회문산 및 지리산 등과 더불어 아군과 수많은 전투를 벌였던 격전지 중 한 곳이다. 전라남도 지역에서 활동한 무장 유격대의 근거지는 조계산, 백운산과 더불어 백아산이었다.

백아산은 높이 810m에 이르는 험준한 산악 지대이며, 주변에는 수많은 골짜기가 형성돼 있어 유격 활동을 전개할 수 있는 천연의 요충지였다. 1953년 7월에 휴전이 성립된 이후에도 잔존한 부대의 유격 활동이 이어졌다.

그러나 1954년 2월부터 3월 말까지 토벌작전이 실시돼 빨치산 부대장, 위원장 등 많은 지휘관들을 사살했고, 백아산의 유격 활동 역시 약화되어 종말을 고하게 되었다.

백아산 토벌 작전은 5년의 세월을 소모했고, 물자와 인명의 피해가 극심했던 전투였다. 백아산은 빨치산과 토벌대 그리고 지역 주민에게 고통과 좌절을 안긴 슬픔의 무대였다.

2003년부터 백아산 철쭉제와 함께 6·25 희생자를 위한 위령제가 진행되고 있다. 조정래의 대하소설 <태백산맥>의 주무대가 바로 이곳 백아산이고 마당바위도 자세히 소개되고 있다.

 

▼ 이곳 모퉁이에서 간단히 점심을 해결하고 이동하도록 한다.

 

▼ 마당바위 다른 측면에서 바라본 하늘다리

 

 

 

▼ 마당바위에서 바라본 북쪽에서 동쪽방향의 풍경

 

 

▼ 나뭇잎 새순의 연녹색이 붓으로 듬성듬성 찍어낸 한 폭의 유화를 보는 듯한 착각에 젖어 든다.

 

▼ 진분홍의 산철쭉 군락을 보겠거니 잔뜩 기대를 했건만 눈을 씻고 봐도 철쭉 군락지는 겨울색 그대로이다. 뭔가 잘못돼도 한참 잘못됐다는 표현밖에 말이 안 나온다.

 

▼ 더 가까이서 살펴 본 산철쭉 군락지...저 아래의 뭉뚝뭉뚝 해 보이는 교목이 모두 산철쭉일텐데 그냥 회색빛을 띠고 있으니 아직 겨울잠을 자고 있는게 분명하다.

 

▼ 바로 앞의 천불봉과 뾰족해 보이는 백아산 정상, 그리고 쭉 뻗어 있는 진행 방향의 능선

 

▼ 멀리 모후산이 보인다. 조망이 참 좋았던 모후산으로 기억된다.

모후산:http://blog.daum.net/ksbni/7154476

 

▼ 강우레이더관측소가 보이는 모후산

 

▼ 왜 산철쭉이 피지 않았는지 확인하러 가보자

 

▼ 이건 연분홍으로 피는 그냥 철쭉인데 꽃망울을 터뜨리기 직전으로 다음 주가 되어야 만개 될 것 같다. 옛말에 화무십일홍이라 했으니 꽃산행 맞추기가 그리 쉽질 않다. 지역별로 만개시기가 다르지만 같은 지역이라도 산의 고도에 따라 다르니 주말, 휴일만 시간이 있는 직장인들은 시기를 맞춰 꽃 보기가 어렵다.

 

 ▼ 산철쭉이 일부 피긴 했다. 이런 색깔로 온 산을 뒤덮혔더라면 코로나로 방콕에 찌들었던 이들도 모처럼 기분을 냈을텐데 입맛만 다실 뿐이다.

 

 

▼ 중부지방에서도 4월 초면 볼 수있는 얼레지가 끝물이긴 하지만 이곳엔 아직 이곳저곳에 군락을 이뤄 피어있어 올해 처음 보는 나로서는 또 다른 기쁨이다.

 

▼ 하늘다리의 원경

 

▼ 당겨 본 하늘다리

 

▼ 역시 뭐니뭐니해도 오늘의 하이라이트는 하늘다리이기에 수없이 렌즈에 담긴다.

 

▼ 진행방향의 능선...가운데 봉우리가 백아산 정상이다.

 

▼ 정상이 협소하여 인증하려고 줄을 서게 될 것 같아 선두로 내달려 깔끔하게 담아 본다.

 

▼ 정상에서 다시 한번 살펴보는 북쪽의 동악산 방향의 풍경

 

▼ 남쪽 방향으로 가운데 멀리 조계산이 보이고 오른쪽으로 모후산 풍경

 

▼ 백아산 정상에서의 하늘다리 암봉

 

▼ 당겨 본 하늘다리 암봉...멀리 왼쪽 담양의 불태산과 가운데 병풍산 능선이 길게 늘어서 있다.

 

 

▼ 털제비꽃

 

각시붓꽃

 

▼ 태백제비꽃

 

▼ 전망대까지 도착, 이제 본격적인 하산길에 접어든다. 지나온 능선 뒤돌아 본 풍경

 

▼ 역시 백아산의 바위는 어디서 봐도 흰색깔이다.

 

 ▼ 아쉬운 마음에 전망대에서 북쪽 방향으로부터 시계방향으로 남쪽까지 풍경을 담아 본다.

 

 

 

▼ 끝자락으로 멀리 무등산이 보이고 바로 앞의 능선으로 다시 올라가 암릉으로 하산하게 된다.

 

                           ▼ 이런 선바위도 만나게 되고...

 

▼ 암릉은 있지만 딱히 담을 만한 풍경은 없다. 이제 마지막 로프가 있는 암릉인 코스만 남은 것 같다.

 

▼ 큰구슬붕이를 오랜만에 만났다. 비록 구멍이 숭숭 뚫린 모습이지만 이름을 붙여주며 렌즈에 담고 교감을 하니 빛을 발하는 꽃이 됐다.     참고:  http://blog.daum.net/ksbni/5927781

 

▼ 마지막 데크길로 자연휴양림으로 하산...

 

▼ 백아산자연휴양림 입구까지를 끝으로 산행을 마친다. 백아산은 석회암으로 이뤄진 바위와 암릉으로 이뤄진 다소 험준한 산으로 과거 빨치산과의 치열한 격전지로 피아 상처를 안고 있는 곳임을 탐방을 통해 확인해 보는 좋은 계기가 됐다. 물론 백아산에서 두루 보이는 조망도 일품이다. 내가 올랐던 주변 산들의 풍경을 돌아보니 반갑거니와 옛 산행 추억으로 되돌아 보는 재미도 있으니 말이다. 시기를 못 맞춰 철쭉군락은 보지 못했지만 좋은 날씨속에서 그 어느 곳보다 흐믓한 산행임엔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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