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4월 12일(일)
지난 주는 거제도의 대금산 진달래 산행을 해 보려고 신청을 해서 성원이 되어 가보게 되나 했는데 집안에 일이 생겨 불가피하게 취소하게 되니 허전했다. 물론 그 전 주에는 동창들과 춘천으로 놀러갔었으나 2주간 산행을 못하면서 몸이 찌푸둥해지고 스트레스가 쌓이고, 심신이 피곤해지니 건강을 염려해서라도 이번 주는 산행을 해야만 하는 처지가 됐다.
원정산행을 못하면 가까운 인근 산이라도 오르면 되지만 될 수 있으면 더 나이 먹기 전에 가 보고 싶은 곳을 가보자는 생각에 산행지 선택도 신중을 기하게 되고 이번에는 화순에 있는 옹성산을 택하기로 한다.
화순에는 모후산과 백아산등이 유명한데 백아산은 신청을 해도 성원이 되질 않아 매번 불발이다. 다행히 이번 산행은 성원이 되어 출발하게 되니 코로나19 감염 염려고 뭐고 생각할 겨를이 없다. [산림청선정 숨겨진 우리산 244]에 포함된 산이라니 어떻게 숨겨졌었던 산인지 확인하러 떠난다.
∥산행정보∥
♣ 소재지: 전남 화순군 동복면 안성리 428-2 (주차장)
♣ 산행코스: 신성리-안성저수지-유격장-옹암바위-월봉마을터-쌍문바위-무덤전망대-옹성산-옹성산성-(쌍두봉)-독재-안성저수지-신성리
♣ 거리: 7.5km(출발:10:40, 도착:14:00)
∥옹성산 개요∥
옹성산은 전라남도 화순군에 위치해 있는 산으로서, 그리 높지는 않지만 감탄사를 부르는 산이다. 전체적인 산세는 능선이 X자 모양을 하고 있으며, 독아지봉(바구리봉), 쌍바위봉(쌍두봉) 등 돔(dome)모양의 암봉이 여러개 있는 바위산이다.
이 산은 과거 화산활동에 의해 형성되었다고 하는데, 그래서 암벽의 색깔도 검정색을 띄고 있다. 조망은 무척 우수하여 북쪽으로는 백아산이 눈에 들어오고, 남동쪽으로는 모후산이 바라다 보인다.
서쪽으로는 발아래로 푸른 물결의 동복호(湖)가 그림처럼 다가오고, 그 위로 우뚝솟은 무등산이 장관이다. 정상부에는 고려시대 때 축성한 철옹산성(옹성산성)이 자리하고 있는데, 이 산성은 장성 입암산의 입암산성, 순창 강천산의 금성산성과 더불어 '전라남도 3대산성' 중 하나이다. 현재 전라남도 기념물 제195호로 지정되어 보호되고 있다.
그리고 정상 동쪽 기슭에는 옹성산 최고의 명물 중 하나인 '쌍문바위'가 있는데, 거대한 암벽에 두개의 큰 구멍이 있다. 현재 옹성산의 일부 구간은 군사 유격훈련장으로 이용되고 있다.
옹성산이라는 이름은 "독 옹(甕), 재 성(城)"자로서, 산세가 항아리를 엎어 놓은 것처럼 보이고, 정상부에 성(城)이 있다고 하여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 밤새 비가 좀 내려서 인지 촉촉히 적셔진 대지에 전형적인 봄의 계절로 주변이 파릇파릇, 연녹색으로 채색되어 가는 풍경을 보니 몸에 기운이 솟는 듯 하다.
▼ 범상치 않은 암릉으로 된 봉우리 하나가 눈에 확 들어온다. 계곡물을 담수한 소류지와 함께 어우러져 멋진 풍경이 연출된다.
▼ 당겨 보니 바위에 극기라는 한자가 보이는데 군부대 유격장임을 알 수가 있다. 버스에서 하차하여 마을로 접어 들면 유격장이란 표지석 안내판이 있어 직감을 하게 된다.
▼ 소류지 중간쯤 간이화장실이 있고 왼쪽으로 접어 들면서 산행이 시작된다. 원래 들머리는 계곡 마을 안쪽으로 더 들어가서 안내표시가 있는 곳이었으나 마을 주민들이 무슨 이유에서인지 등산객 유입을 막기 위해 통로에 장애물을 있어서 이곳이 들머리가 된 듯 하다.
▼ 들머리에서 15분 정도 올라오자 극기라는 글자가 더 가까워 보이고 저곳으로 올라야 하는가 궁금증이 앞선다.
▼ 이 곳의 바위는 전북 진안의 마이산에서도 보듯 굵은 자갈이 퇴적된 역암이란 것을 알 수가 있다.
▼ 들머리에서 25분 정도 올라오니 군부대 유격장이 나오고 우리도 잠시 유격훈련에 돌입한다.
▼ 로프는 있지만 사실 거친 돌이 많이 박힌 바위로 그냥 릿지를 해도 충분히 오를 수 있는 코스다. 군시절 이러한 유격장만 봐도 조교의 날카로운 목소리와 눈매에 기가 눌려 후덜덜했던 추억이 엊그제 같기만 한 얘기다.
▼ 흐드러지게 핀 산벚나무꽃이 주변 분위기와는 사뭇 다르다.
▼ 유격장이 있는 이곳 정상이 바로 옹암바위라고 일컫는 산이다. 정상에서 북쪽을 바라본 풍경
▼ 앞에 보이는 봉우리가 507봉으로, 정상부위 9부능선의 대나무 숲을 통과하여 왼쪽으로 돌아서면 또 하나의 봉우리가 나오는데 두 봉우리를 합쳐 쌍두봉이라고 하는 모양이다.
▼ 옹암바위 정상에서 바라본 동쪽 풍경
▼ 옹암바위에서 바라본 남쪽 풍경
▼ 옹성산의 명물인 쌍문바위...옹성산 정상을 오르다가 오른쪽 100m 지점에 위치해 있는데 두개의 문이 있으며 이곳을 통과하면 옹성산성으로 오르는 길이 있지만 옹성산 정상은 다시 왔던 길로 되돌아가야 한다.
▼ 웅장한 자태에 태고의 분위기를 느끼게 한다.
▼ 우측문...적어도 석문이라하면 이정도는 되어야 명함을 내밀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 좌측문
▼ 뒤에서 살펴 본 우측문
▼ 뒤에서 본 쌍문바위
▼ 이와같이 두개의 멋진 문을 가진 바위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품격이 있는 바위임엔 틀림없다.
▼ 다시 되돌아 정상을 오르는 길에 있는 백련암터...샘터가 있고 무속인들이 갖다 놓은 집기등 물건들로 인상이 찌푸려진다.
▼ 거대한 우승 트로피를 연상케 하는 바위
▼ 다른 쪽에서 담아 본 백련암터
▼ 백련암터를 지나자 마자 옹성산 정상을 오르는 직진코스가 있고 왼쪽으로 돌아가는 코스가 있는데 빠른 길로 가기위해 직진으로 바로 올랐다가 정상에서 무덤전망대까지 다시 갔다오는 수고로움을 더하게 되었다. 애당초 왼쪽으로 돌아야 이러한 무덤전망대를 만나게 되고 정상으로 오르는게 일반적인 코스임을 나중에 알게 된 것이다.
뉘 집안의 무덤인지 정말 최고의 명당 자리가 아닌가 이구동성으로 얘기들 한다.
▼ 동복호
무등산에서 흘러내린 물은 광주방면으로 광주호를 만들고, 화순 방면으로는 동복호를 만든다. 광주호는 영산강 수계이고 동복호는 섬진강 수계이므로 무등산은 동서로 남도의 2대 강인 영산강과 섬진강을 이루는 산이라 할 수 있다. 광주광역시의 상수도 수원을 확보하기 위하여 1971년 높이 19.3m, 길이 133.8m의 댐을 동복면 고소치에 건설함으로써 등장된 인공호이나 상수도 용수 수요의 증가에 대처하기 위하여 1985년 7월 옛 동복댐에 높이 44.7m, 길이 188.1m의 국내 최초의 콘크리트 표면차수형석괴댐(Concrete Faced Rockfill Dam)으로 개축되면서 지금의 동복호가 이루어졌는데 1일 10만5천㎥의 상수원수를 광주광역시에 공급한다. [다음백과]
▼ 무등산(1,187m)
▼ 저곳에 동복댐 건설로 15개 마을이 수몰되고 실향민들의 애환을 달래주기 위해 망향정과 망향탑을 세웠다고 한다. 적벽투어를 위해 산행 후 저곳을 둘러 보려 했으나 코로나로 인해 통제되어 갈 수 없게 됐다고 한다.
▼ 반대편인 망향정에서 바라본 옹성산( 사진: 화순블로그 캡쳐) 화순에는 4개의 적벽으로 유명하다. 화순적벽이라고 불릴만큼 가장 아름다운 옹성산 바로 아래의 노루목적벽(장항적벽이라고도 함), 망향정 바로 아래에 있는 보산적벽, 상류에 있는 몰염적벽과 창랑적벽등이다. 이서적벽(二西赤壁)이라 함은 노루목적벽과 보산적벽을 일컫는다.
▼ 옹성산 아래는 위의 사진에서 보듯 직벽으로 되어 있어서 노루목적벽을 볼 수가 없다.
▼ 수몰되기 전에는 수변으로 보이는 절벽들이 모두 절경을 이뤘을 것으로 보인다.
▼ 하산길에 진달래가 색감이 눈에 확 띄일 만큼 짙어 담아봤다.
▼ 조릿대 숲을 한참 지나게 되는 편안한 산행길...
▼ 황씨묘 전망대에서 바라 본 옹암바위가 있는 산의 정상...저곳으로 부터 능선을 타고 한바퀴 돌아 정상에서 이곳까지 도착.
▼ 남쪽 방향의 풍경으로 옹암바위 정상에서 이어진 독립가옥에서 300미터 정도 올라가면 오른쪽으로 쌍문바위가 있게 된다. 사진 중간 마을 삼거리에 타고 갈 버스가 정차해 있다.
▼ 옹성산성 부근에 다다르자 이러한 암벽도 나오고...
▼ 고려때 축성되었다는 옹성산성(철옹산성)으로 장성 입암산의 입암산성, 순창 강천산의 금성산성과 더불어 전라남도 3대산성 중 하나라는데...
▼ 다른 쪽으로 산성이 또 이어져 있는지는 확인을 못했는데 이곳의 규모로 보면 일개 보루만도 못해 보인다.
▼ 앞에 보이는 507봉을 넘으면 본격적인 하산길로 접어 들게 된다.
▼ 유독 많은 돌배나무가 있는 숲을 지나 직진하게 되고...
▼ 또 다른 암릉이 보이는 봉우리가 나타나고...
▼ 뭔가 특별한 것이 있나 하여 암봉을 올라봤는데 별 것 없고 정코스가 아니어서 되돌아 하산한다. 뒤돌아 본 507봉.
▼ 두 봉우리 사이에 이곳을 쌍두봉이라고 표시해 놨으니 아마도 507봉과 내가 잠시 올랐던 다른 봉우리를 합쳐 쌍두봉이라 일컫는 모양이다.
▼ 급경사의 계단을 한참 내려가게 되고...
▼ <매화말발도리>도 벌써 꽃을 피웠고...
▼ 드디어 마을길과 가까워진 독재에 이르렀다.
▼ 예년 같으면 오월에나 피는 철쭉이 벌써 개화했다. 지난 겨울이 그만큼 따뜻했다는 얘기다. 진달래 산행도 제대로 해 보지 못하고 지난 3월 또 그렇게 지나갔다.
▼ 계곡 마을입구에 이르자 옹암바위의 산이 오전에 오르던 반대편의 모습을 드러냈다. 마치 거대한 공룡머리와도 같고...
▼ 당겨 본 옹암바위... 맨 정상부위에서 주변 풍경을 전망을 했던 곳이다.
▼ 옹암바위와 맞은 편의 507봉
▼ 옹암바위 남쪽 정면에서 바라 본 모습...개인 주택인지 주변경관과 어울리지 않게 바위밑에 들어서 있는 모습을 보니 인간의 과욕을 보는 듯 하다.
▼ 소류지에는 각종 꽃들이 화려하게 만발하여 한폭의 봄 수채화를 그려냈다.
▼ 전남 화순군 동복면 안성리 신성마을 모습
▼ 산행 중 만난 야생화들...
▼ 자주광대나물
높지도 길지도 않으면서 옹골찬 옹성산...
암릉을 맛보기도 하고 조망도 좋고 볼거리도 많아 한번 갔다 와 본 사람들이라면 결코 잊지 못할 산이란 걸 확신할 만큼 좋은 산이다.
그동안 산행을 못해 답답했던 마음이 한꺼번에 해소된 기분이다. 산행 후 적벽투어를 했는데 화순의 4적벽 중 볼만한 노루목 적벽과 역시 같은 곳에 위치한 보산 적벽은 코로나로 통제되어 가지 못하고 그보다 조금 못한 물염 적벽과 창랑 적벽만 잠시 둘러 보고 귀경하게 되었다. 코로나19가 여러가지로 행동의 제약을 가져오게 하니 어쩔 수 없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