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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수도권

북한산(도선사~만경대~용암봉~노적봉~서벽밴드~계곡길)

2020년 4월 18일(토)

 

어제 금요 무박으로 청산도 매봉산과 유채꽃을 보러 옆지기와 가기로 계획된 것이 사정이 생겨 못 가게 됐다. 토, 일요일을 방콕 하게 되나 싶었는데 마침 즐풍님으로부터 북한산 산행 제의가 있어 전에 도솔님과 함께 했다는 코스를 가 보고 싶어 했더니 흔쾌히 그곳으로 안내하겠다고 한다.

북한산은 정규 탐방 코스는 어느 정도 알지만 비탐 코스는 너무 모르고 있는 곳이 많아 가보고 싶은 곳은 많지만 혼산은 엄두가 나질 않고 즐풍님과 같이 북한산을 손금 보듯 하는 분의 리딩 없이는 남들이 느끼지 못하는 산행을 할 수가 없다.

어느 도시든 대부분 진산(鎭山)과 강(江)을 끼고 있는데 서울은 당연 북한산이고 젖줄인 한강이 존재한다.  풍수지리설로 설계된 조선의 수도인 한양이 현재에 이르기까지 북한산이 진호(鎭護)하여 왔다고 하여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런 면에서 북한산을 배경으로 사는 서울 시민들은 세계 어느 국가 못지않게 복을 받은 사람들은 아닐는지 삼각산을 올라보면 느끼게 되는 일이다.   

 

산행코스: 우이역-도선사-김상궁사리탑-입술바위-안장바위-가슴바위(신랑,신부바위)-만경대-용암문-용암봉-노적봉-서벽밴드-북한산계곡길-북한산탐방지원센터

♣ 거리: 10km( 도선사들머리-08:13, 날머리-17:26)

 

  ▼ 북한산우이역에서 하차하여 산행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택시를 타고 도선사 주차장에 내려서 산행을 시작한다. 도선사 일주문으로 이어진 연등이 화려한 모습으로 객들을 맞는다.

 

   ▼ 도선사

서울특별시 강북구삼양로173길 504(우이동 264) 북한산기슭에 위치한 대한불교 조계종 계열의 사찰이다. 신라 경문왕(景文王) 2년(862)에 도선(道詵)이 세웠다.

유명 인사들이 자주 찾는 사찰로 잘 알려져 있다. 육영수 여사와 정주영 전 현대그룹회장이 이 절의 신도여서 절의 불사에 크게 기여를 했으며, 이러한 인연으로 인해 절에 박정희 前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 정주영 前 회장의 위패가 봉안되어 있다고 한다.

 

  ▼ 대웅전 앞의 눈부실 정도의 화려한 연등...그러고 보니 부처님 오신날이 멀지 않았다. 덕분에 4일간의 연휴가 기다려진다.

 

 ▼ 도선사 경내에서 바라본 오늘 산행할 만경대...그러고 보니 병풍처럼 둘러싼 용암봉, 만경대를 배경으로 명당자리인 도선사임을 느끼게 한다.

 

      ▼ 당겨 본 만경대

 

 ▼ 당겨 본 신랑신부바위(왼쪽이 신랑바위)

 

  ▼ 당겨 본 맨 꼭대기에 살짝 보이는 안장바위

 

 ▼ 산행한 지 30여분 만에 김상궁 사리탑에 도착했다. 왜 하필 많은 위인들 가운데서 김상궁의 직책으로 사리탑을 모셔놨을까 의아해하지 않을 수 없다. 사리(舍利)는 참된 수행의 결과로 생겨난다고 여겨지는 구슬 모양의 유골을 가리키는 불교용어로 주로 스님들의 시신을 화장하고 나면 유골에서 나오는 것인데 상궁의 직책으로 얼마나 고행이 많았으면 사리가 나왔을까 생각을 하게 되고 그러한 업적을 기리기 위해 이곳 바위에 사리함을 만들고 사리탑으로 명명했을 것으로 추정해 본다.

하긴 모 가수도 죽은 후 사리가 나왔다고 하니 일반인도 사리가 나올 수 있다는 얘기다.

 

  ▼ 산행코스는 반듯하게 난 길이 아니기에 방향유지를 잘 해야만 원하는 명물들을 만날 수가 있겠다. 2013년 1월 국립공원관리공단 내부직원 대상으로 동물형상이나 신체모습을 닮은 진귀한 자연물 사진 콘테스트를 열어 14점 중 최우수상을 수상했다는 입술바위다.

 

 ▼ 하필 나무가지 그늘에 가려 실감이 덜해 아쉽다. 립스틱이라도 바르면 마릴린 먼로의 입술 버금가지 않을까...좀 부르터진 입술같지만 다 이유가 있었을 듯...

 

   ▼ 오월이나 되어야 필 각시붓꽃이 벌써 화려한 자태를 뽐내고 있다.

 

 ▼ 작년에도 제대로 못 보고 지나간 진달래는 올해 싫증이 나도록 보겠다고 했는데 코로나로 인해 산악회가 움직이질 않으니 그냥 또 훌쩍 지나가 버렸다. 사람은 미래가 있는 것처럼 생각하지만 돌아오지 않은 미래는 세상사 어떻게 될지 모르기에 사실 내 시간이라고 볼 수도 없다. 늦으나마 핀 진달래로 위안삼아 본다.

 

 ▼ 드디어 안장바위에 올랐다. 얼마나 올라 탔으면 바위가 반들반들하다. 그냥 올라타면 될 것 같아도 발 디딜만한 곳도 마땅치 않고 양쪽으로는 절벽이기에 실제 승마 거부하는 말에 올라탈 용기는 있어야겠다.

 

  ▼ 날씨가 너무 좋은 날이다. 수락산과 불암산이 지척에 보인다.

 

  ▼ 아차산과 멀리 예봉산, 검단산이 보이고 어슴프레 왼쪽으로 용문산까지 보이는 날씨다.

 

   ▼ 당겨 본 양평의 용문산

 

 ▼ 송파구에 있는 롯데월드타워 오른쪽 멀리 관악산이 살짝 보인다. 

 

 ▼ 왼쪽 용암봉, 가운데 만경대, 오른쪽에 신랑신부바위, 그 사이로 백운대가 작게 보인다. 이 방향에서 만경대 풍경을 보기는 처음이기도 하다.

 

  ▼ 신랑신부바위 오른쪽으로는 인수봉이 살짝 드러났다.

 

  ▼ 당겨 본 용암봉...가을이면 단풍과 함께 더 운치가 있을 것 같은 풍경이다.

 

  ▼ 당겨 본 만경대...이곳에서 보는 풍경은 마치 만물상을 보는 듯 바위 모습이 다양하다.

 

  ▼ 만경대 정상 모습

 

  ▼ 왼쪽 백운대와 오른쪽 신랑신부바위, 그 밑으로는 대머리바위라는데...왼쪽의 신랑바위에 유두바위가 있으니 윗부분의 모습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 개인적으로 이 계절을 제일 좋아한다. 연녹색의 돋아나는 나뭇잎이 벚꽃나무등과 어우러지면 봉긋봉긋 피어나는 생동감 넘치는 모습이 가을의 오색 단풍보다 더 아름답다는 느낌을 갖게 된다.  역광이다 보니 색감이 사실과 같지 않아 아쉽다.

 

 ▼ 신랑신부바위에서 흘러내린 능선이지만 자세히 보면 인수봉과 겹쳐져 있어 왜곡된 모습인데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풍경들이다.

 

 ▼ 찐빵을 올려 놓은 것 같은 저 바위는 곰바위라고 하는데 다른 쪽에서 보아야 곰의 형상을 볼 수 있다고 한다. 오른쪽 영봉과 멀리 도봉산이 포착됐다.

 

  ▼ 앙증맞은 노랑제비꽃도 다른 곳은 끝물인데 이곳은 기온이 낮아서인지 지금이 한창이다.

 

 ▼ 백운대와 미끈하게 빠진 인수봉

 

  ▼ 당겨 본 백운대

 

   ▼ 당겨 본 인수봉

 

 

                         ▼ 클라이머들이 한창 클라이밍을 즐기고 있다. 인수봉 정상까지 오르려면 몇 시간을 용을 써야겠다.

 

   ▼ 상장능선과 멀리 높이 솟은 파주의 감악산, 오른쪽 양주의 불곡산이 조망된다.

 

  ▼ 오봉산과 도봉산

 

  ▼ 오봉산

 

  ▼ 도봉산

 

 ▼ 미끈하게 빠진 코끼리바위

 

  ▼ 북한산 명물중 하나...가슴바위(유두바위), 전국에는 많은 인체의 일부를 닮은 바위들이 많다. 그중에 성(性)과 관련된 것들이 많은데 특히 남근, 여근이 그것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슴바위(유두바위)로는 이만한 작품도 없겠단 생각이다. 탱탱하면서도 풍만하고 유두의 색채까지 감안하면 유혹을 안 느낄 남성은 없을 듯하다.

 

 ▼ 위에서 내려다 본 모습도 역시 나무랄데가 없다.

 

  ▼ 신부바위 뒷 모습은 어느새 애기고래바위로 변했다.

 

 ▼ 다시 담아 본 백운대와 인수봉

 

 ▼ <처녀치마>를 본지가 2015년 4월 13일 북한산 다른 지역에서 본 후로 처음이다. 그 만큼 보기 쉽지 않은 야생화인데 오늘 우연히 횡재를 했다. 이꽃 하나 본 것만으로 오늘 산행 목적은 달성한 셈이기도 하다.

참고: http://blog.daum.net/ksbni/7152192

 

처녀치마

 외떡잎식물 백합목 백합과의 여러해살이풀. 산지의 그늘 습기 많은 곳에서 자란다. 높이 17~30cm 정도이다. 뿌리줄기는 짧고 곧다. 잎은 무더기로 나와서 꽃방석같이 퍼지고 거꾸로 선 바소꼴이

blog.daum.net

 ▼ 만경대에서 바라본 백운대...오늘따라 수많은 인파가 백운대 정상을 올랐다. 

 

   ▼ 만경대에서 바라 본 남쪽 풍경들...

 

  ▼ 옛날 개성의 송도에서 한양으로 오다가 이 산을 바라보면  백운대, 인수봉, 만경대 세봉우리가  삼각으로 나란히 우뚝 서 있어서 삼각산이라 불렀다. 만경대(萬景臺)란 삼라만상의 온갖 경치를 구경할 수 있으므로 만경대라고 하였다.

 

 ▼ 만경대의 선바위...그냥 바라만 봐도 힘찬 기운이 돋는 듯 하다. 오히려 곧게 서지 않고 곡선으로 살짝 솟아 오른 느낌에 더욱 기상이 넘쳐 보인다.

 

 ▼ 이 만경대는 비탐방구역이기에 일반인들의 출입을 금하는 곳이기도 하다. 백운대를 이곳에서 조망해 보는 것도 행운이면 행운이다. 

 

                         ▼ 다른 각도에서 본 신랑신부바위...가슴바위를 감상하느라 맨 아래 등산객이 정신줄을 놓았다.

 

   ▼ 그 아래의 안장바위와 도선사

 

  ▼ 잎이 고깔모양을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고깔제비꽃

 

 ▼ 태백제비꽃을 만났다. 이곳 북한산에도 태백자가 붙은 제비꽃을 본다는게 믿겨지지 않지만 어쨌든 분석결과 확실하다. 급한김에 광각렌즈로 너무 가까이 들이대다 보니 촛점이 맞지 않았다.

 

 ▼ 다른 각도에서 본 신랑신부바위...인위적으로 잘 쌓아 올린 균형잡힌 거대한 돌탑 같다.

 

 ▼ 만경대에서 내려와 용암문까지 왔다. 만경대를 우회해서 용암봉을 오르기 위해서다. 원래 이름은 용암암문이었단다. 암문(暗門)이란  성곽에 문루를 일부러 세우지 않고 뚫은 을 말한다.

주로 일반인이나 적들이 알지 못하게 후미진 곳이나 깊숙한 곳에 만들어진다. 주로 전시에 적이 모르도록 비밀스럽게 물자를 이송할 수 있도록 만든 문이다.

 

 ▼ 국공 감시초소에서 바라 본 용암봉의 위용

 

  ▼ 용암봉에 올라서 바라본 북쪽 방향의 만경대 모습

 

 ▼ 남쪽 방향으로 용암봉 정상

 

  ▼ 이러한 풍경을 보고 있자니 사실 하산하고 싶은 생각은 별로 없다.

 

 ▼ 만경대 방향을 다시 바라보며 왼쪽의 노적봉까지 담아봤다.

 

  ▼ 용암봉 정상에서 인증샷 한컷!

 

 ▼ 2시가 조금 넘은 시각, 노적봉에 올라 왼쪽 원효봉, 염초봉, 백운대를 조망해 보고...

 

 ▼ 이어 백운대에서 만경대 방향을 조망해 본다.

 

 ▼ 노적봉에서 바라 본 만경대의 모습은 전혀 다른 모습이다. 한 폭의 산수화를 그려낸 듯 하다.

 

  ▼ 당겨 본 만경대

 

  ▼ 백운대

 

 

 ▼ 백운대 허리에 걸쳐진 서벽밴드...오늘의 미션 중에 하나가 서벽밴드를 타는 일이다. 천길 낭떠러지 길을 설치된 와이어 줄을 잡고 40여미터을 이동해야 하니 바로 저곳 표시된 부분이다.

 

 ▼ 발을 디딜만큼의 폭이 있는 암벽의 틈새가 있지만 전혀 없는 구간도 있으므로 발바닥을 붙이고 게걸음으로 이동해야 한다. 

 

▼ 서벽밴드를 타기전에 전망바위에서 바라 본 노적봉

임진왜란 때 이순신이 봉우리에 이엉을 덮어 마치 조선군의 군량미를 쌓아 놓은 것처럼 꾸며 다수의 병사들이 있고 충분한 양곡이 있는 것처럼 보임으로써 일본군이 함부로 쳐들어오지 못하게 한 적이 있다 하여 목포 유달산의 노적봉(露積峰)이 유명한데 북한산의 노적봉은 산의 모양이 노적가리를 쌓아놓은 듯하여 붙여진 이름으로 전국에 노적봉이 꽤 있는 것으로 안다.

 

 ▼ 오전에 오르던 방향의 반대쪽에서 바라본 만경대...그 밑의 계곡이 수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탐방로이다.

 

  ▼ 왼쪽 백운대 오르는 암릉과 오른쪽 만경대 사이에 백운봉암문이 자리잡고 있다. (즐풍님 作)

 

  ▼ 당겨 본 만경대...선바위 앞에서 자세를 취하고 있는 모습이 몇 시간 전의 우리 모습이다.

 

 ▼ 노적봉의 왼쪽 동봉과 서봉...

동봉에서 내려와 서봉에 나폴레옹모자바위를 보려 했으나 5m 남짓 높이의 절벽을 극복하지 못해 아쉬움을 뒤로하고 하산해야 했다. 즐풍님의 날렵한 릿지로 오르는 모습을 봐야만 하는 현실은 어쩔 수가 없다.

 

  ▼ 드디어 서벽밴드 위치에 서게 됐다. 이 와이어 줄 두배가 넘는 거리지만 사진은 제일 위험한 난코스로 경사면에 발바닥을 의지해서 줄을 잡고 게걸음으로 이동해야 한다.  즐풍님이 만일의 경우에 대비하여 스냅링을 몸에 연결하여 건너도록 배려해 주니 정말 고마운 일이다.(즐풍님 作)

 

 ▼ 무난히 통과...(즐풍님 作)

 

                          ▼ 내려와서는 별것 아닌 것 같아도 이 부분을 내려올 때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더라

 

  ▼ 다 내려오고 나서 보니 모르는 한 분이 처음 왔다고 하면서 서벽밴드 방향으로 가길 원하는 모양이다.  코스와 요령을 가르쳐 주긴 했는데 과연 갈 수 있을는지 다소 염려가 되긴 했는데 이곳에서 쉬면서  바라보니 무사히 통과하는 것을 보고 혼산 하며 용기가 있는 사람이라 여겨졌다.      

 

  ▼ 하산하면서 바라 본 염초봉...저 위에 피아노바위와 책바위가 있었던가...저곳을 버벅대며 통과한 것도 벌써 2년전 얘기가 되었다.

 

 ▼ 북한산 계곡길에 접어 들어 본격적인 하산, 옛 수문인 수구에 도착, 북한산 산행을 마친다.

 

즐풍님과 좋은 날씨에 북한산의 전혀 모르던 코스로 흥미진진한 바위들을 감상하며 마치 산행이 아닌 관광을 한 기분으로 하루를 보냈다. 완연한 봄을 맞아 각종 야생화를 보는 감성도 되살아 나고 때론 암벽을 오르내리는 짜릿한 스릴도 느꼈기에 더욱 즐거운 시간이었다.

산악회에서 추진한 산행을 하다 보면 시간에 쫓겨 마음의 여유가 없다 보니 생각하고 느껴 볼 겨를이 없이 빠른 걸음에 집착해야 하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그런 마음의 부담 없이 편안한 마음으로 산행을 하니 북한산의 명산의 진정한 면모를 살펴볼 수 있는 기회가 됐다.

얼마 전 다녀 온 코스인데도 불구하고 오늘 하루를 온전히 리딩해 주신 즐풍님께 다시 한번 고마움과 함께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