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9월 13일(일)
오늘은 각별한 산행 날이다. 7년 전쯤 일산의 모산악회에서 만나 지금까지 가끔은 북한산 및 도봉산, 그리고 기억에 남을 만한 유명산에서 함산을 하며 추억을 함께 해 온 즐풍님이 다른 지방으로 이사를 한다기에 역시 블로거로 알고 지낸 도솔님과 함께 서운함을 달래기 위해 마지막 고별 산행으로 북한산을 오르기로 한다.
사실, 친구들이 많이 있다고는 하지만 내 나이에 산행 취미로 함께 할 이가 없기에 그동안 잊지 못할 추억을 쌓게 해 주신 즐풍님과 같은 분과 헤어진다는 것은 여간 서운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모르는 곳을 리딩을 하며 한 가지라도 더 알려주시려 노력하고 안전을 위해 로프를 휴대하고 안내하며 용기와 성취감을 맛보게 한 배려에 무한 감사하며 가시는 앞날에도 늘 건강과 행운이 함께 하시기를 기원해 본다.
♣ 산행코스: 사기막골 주차-해골바위-영장봉-악어새바위-인수협곡-백운봉암문-서벽밴드-춘양이바위-바람골-밤골-사기막골
♣ 거리: 약 12.5km(출발: 08:41, 도착: 18:47)
▼ 09:00에 들머리에서 만나기로 한 약속은 교통상황이 어떻게 될지 몰라 조금은 일찍 출발하긴 했는데 도착해 보니 한시간이나 빨리 왔다. 이곳 사기막골은 세번째로 일찍 오지 않으면 차를 댈 곳이 마땅치 않을 것이란 생각에 더 서둘렀던 것이다. 30분이 조금 지나자 주차하는 차량이 점점 많아지더니 두분이 올 차량은 이곳에 댈 곳이 없어 빨리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 5년전 처음으로 숨은벽능선을 오르면서 올랐던 등로이나 낯익은 구석이 없다. 긴 장마와 태풍에 곳곳이 패이고 생채기 난 나무도 많다.
▼ 출발한지 1시간 35분에야 해골바위에 도착했다. 숨은벽 능선을 오르게 되면 전망바위에서 볼 수 있는 해골바위를 있는지 조차 모르다가 그 후에 알게 되어 언젠가 반드시 보겠다고 마음 먹은 것이 5년이 지난 이제서야 보게 됐다.
▼ 말로만 들었던 영장봉을 해골바위에서 내려와 전망바위 오르면서 담아봤다.
▼ 전망바위에서 바라 본 왼쪽 인수봉과 오른쪽 백운대 사이의 숨은벽능선
▼ 전망바위에서 내려다 본 해골바위...빗물이 해골에 가득 고여 해골형상이 뚜렷해 보인다.
▼ 해골바위에 올라가 담았어야 할 것을 이곳에서나마 담아봤다.
▼ 날씨가 좋다보니 일망무제의 풍경이 펼쳐진다. 서쪽방향으로 왼쪽 멀리 인천 계양산으로 부터 오른쪽 강화 마니산과 진강산까지의 풍경을 담아봤다.
▼ 바로 앞의 노고산과 왼쪽 멀리 강화도의 진강산으로 부터 혈구산, 고려산이 조망된다. 오른쪽 멀리는 북한땅이다.
▼ 왼쪽 노고산과 가운데 오똑 솟은 고령산, 오른쪽 챌봉 뒤로 멀리 감악산까지 조망되어 모처럼 가슴이 탁 트이는 날씨에 기분이 짱이다.
▼ 바로 앞의 상장능선도 2018년 3월 18일 즐풍님의 리딩으로 관음봉과 오봉을 넘어 간적이 엊그제 같기만 하다.
▼ 다시 한번 왼쪽부터 오른쪽 방향으로 망원렌즈로 당겨 지형을 살펴 본다.
▼ 바로 앞 노고산 멀리 펼쳐진 산들은 북한에 속한다.
▼ 북한의 송악산도 오늘 만큼은 그리 멀리 보이질 않는다. 내 생애에 꿈같은 일이지만 남북통일이 된다면 종주하고 싶은 능선이다.
▼ 파주의 고령산(622m)이 그 앞에 건물이 있는 개명산(560m)에 가려져 마치 한개의 산으로 보여진다.
▼ 렌즈로 당겨 본 챌봉 뒤로 통신탑이 있는 파주의 감악산...
출렁다리 생긴 이후로 아직 가보질 못했다.
▼ 상장능선으로 1봉부터 4봉까지의 풍경...언제 또 저 능선을 걸어 볼런지는 모른다.
▼ 오봉도 당겨보고...
▼ 도봉산도 당겨 본다. 도봉산의 숨은 비경도 산행의 난이도에 따라 다르기에 아직도 미련이 남아 있는 곳이 많다.
▼ 당겨 본 북한산의 최고봉인 백운대
▼ 왼쪽 인수봉과 설벽, 가운데 숨은벽능선...
설벽 중간의 화살표로 표시된 곳이 악어새바위이고 저곳을 오르고 나면 돌아 내려와 바로 아래 그늘진 인수협곡으로 해서 올라갈 예정이다.
▼ 영장봉쪽으로 발걸음을 옮기기로 한다.
▼ 영장봉쪽으로 가면서 바라 본 영봉
▼ 어느 산이든 정규코스만 알고 있지, 비탐코스를 걷는다는 생각은 해 보질 않아 이렇게 안내를 받으며 비경을 볼 수 있는 것도 나에게는 행운이 아닐 수 없다.
▼ 영장봉에서 바라본 인수봉과 숨은벽능선, 백운대...
이곳에서 보니 인수봉의 설벽과 숨은벽능선 사이의 협곡도 대단해 보인다는 생각이다.
▼ 영장봉에 올라서 본 동쪽 풍경...오봉과 도봉산, 오른쪽으로 수락산이 점점이 떠있는 흰구름과 파란 하늘과 어우러져 가을임을 실감케 한다.
▼이야호~~~~~~~~)))))))))))))))))))))))
▼ 영장봉에서 내려와 악어새바위로 오르면서 중간에 담아 본 풍경....
100대 명산에 포함된 산들이 수없이 많다.
▼ 좀 더 자세히 살펴 보기로 한다. 화악산과 명지산 정상은 구름에 가렸다.
▼ 수락산에 가려진 서리산과 축령산은 올라 봤지만 주금산은 올라보지 못한 산이다.
▼ 아직 숙제로 남아 있는 천마산으로부터 철마산으로 이어진 종주능선
▼ 악어새바위를 오르는 일은 꽤 경사도가 있는 릿지가 부담이다. (도솔님 作)
▼ 숨을 고르면서 다시 한번 주변풍경을 감상해 보고...
▼ 12시 20분...측면으로 바라 본 인수봉으로 이곳 주변 공간에서 점심을 먹기로 한다.
▼ 점심을 간단히 해결하고 조금 올라가니 드디어 악어새바위가 눈에 들어온다.
▼ 맞은 편의 백운대 방향으로 이어지는 파랑새 능선... 이 능선을 즐풍님 리딩으로 올라 본 것은 2018년 6월 24일이다.
▼ 도봉산 능선 사이로 멀리 포천의 명성산이 보이고...
▼ 여성봉 건너편으로 양주의 불곡산(상봉, 상투봉, 임꺽정봉), 동두천의 소요산(상백운대, 나한대, 의상대, 공주봉), 포천의 지장산, 철원의 금학산까지 살펴본다.
▼ 드디어 악어새바위를 바로 앞에 두고 막바지 난코스를 오른다.
▼ 배낭을 공간에 두고 흰 빛이 보이는 저 틈새로 빠져 나가야 하는데 둔한 몸이 염려가 된다.
조심 조심 후덜덜덜~~
▼ 바짝 엎드려 기어 오르는데 뱃살로 더 압박감이 온다.
▼ 드디어 틈새를 빠져나와 모습을 드러낸 악어새바위...
누가 언제 지어낸 바위 이름일까...악어새는 악어의 이빨 사이의 썩은 고기를 먹기 위해 공생 관계에 있는 새라고 알려져 있는데 악어의 커다란 입속에서 아슬아슬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빗대어 이 바위를 그리 표현해 냈는지도 모르겠다.
즐풍님과 한컷!
▼ 도솔님과 한컷!
▼ 생애 언제 또 올라 볼지 모르는 이곳에 왔으니 이번엔 악어새바위 위에 올라 인증을 하기로 하는데 이쪽으로 해서 올라야 하는데 이 또한 만만한 통로가 아니다.
▼ 사진에서 보다 실제 위에 올라서면 천길 낭떠러지라 오금이 저린다. 그러면서도 느끼는 카타르시즘으로 이러한 산행을 즐기는가 보다.
▼ 갑자기 119헬기가 요란한 소리를 내며 선회를 한다. 아마도 인수봉쪽에서 사고가 난 모양이다. 산행을 하다보면 자주 목격되는 현상인데 구조가 잘 되었으면 한다. 헬기소리에 조금은 긴장이 되면서 마음을 다 잡게 되고...(즐풍님 作)
▼ 악어새바위에서 돌아 내려와 이제는 설벽과 숨은벽능선 사이의 협곡을 등로도 나있지 않은 급경사를 조심스럽게 오른다.
▼ 드디어 인수협곡을 올라 숨은벽능선 정상을 오르면서 인수봉에서 하강하는 클라이머들을 보니 옆지기가 오른 것처럼 한번 해 보고 싶다는 충동이 인다. (아서라~)
▼ 숨은벽능선 정상에서 바라 본 북쪽 풍경
▼ 백운대 정상
▼ 우리가 올랐던 악어새바위에 오른 다른 산꾼의 모습을 당겨봤다. 인증을 하기 위해 뾰족한 부분으로 내려설 때는 살 떨린다.
▼ 악어새바위로 부터 인수봉으로 이어진 암벽은 말할 수 없이 까칠해 보이지만...
▼ 바위가 마치 살아 있는 듯한 역동감을 느낀다.
▼ 만경대의 선바위를 내려서는 산꾼의 담력이 대단해 보이기도 하고...
▼ 백운대 아래 다른 한편에서는 클라이밍 연습에 열중이다.
▼ 백운대 방향으로 이동하면서 뒤돌아 본 인수봉
▼ 애당초 계획은 백운대를 올랐다가 하산하기로 한 것인데 너무 쉬엄쉬엄 시간을 보내 하산 시간이 늦어질 것 같아 바로 서벽밴드로 이동하기로 한다. 백운봉암문옆에 우뚝 자리잡은 스타바위
▼ 살짝 등로를 벗어나 금줄을 넘어 서벽밴드 방향으로 이동하면서 첫 전망바위에서 담은 노적봉
▼ 두번째 전망바위에서 바라 본 만경대와 왼쪽 잘록히 들어간 곳이 백운봉암문 위치
▼ 오전에 구름 한점 없던 맑은 날씨가 15시 38분 현재 구름이 잔뜩 끼어 조망이 오전만 못하다. 왼쪽 의상봉에서 용출봉으로 이어지는 의상능선, 오른쪽으로 원효봉이 자리잡고 있다.
▼ 파랑새 능선에서 염초봉을 넘어 하산했던 기억이 있어 서벽밴드에서 지난번에 이어 다시 담아 본다.
▼ 서벽밴드는 와이어 줄을 잡고 옆으로 이동하면서 20m이상을 건너야 한다. 지난번에 한번 건너본 경험이 있어서 인지 자신감있게 건널 수 있었다. 줄이 느슨하여 줄을 잡고 조금 아래로 내려서야 팽팽한 상태로 줄을 잡고 건너기가 쉽다. (즐풍님 作)
▼ 한발 한발 조심조심...미끄러진다거나 줄을 제대로 못잡고 중심이라도 잃는다면 끝장이다.
▼ 막바지 지점에서 비가 온 관계로 미끄러워 릿지가 되지 않아 즐풍님이 준비해 온 로프를 이용, 하강한다.
(도솔님 作)
▼ 내려서서 올려다 본 백운대...서벽밴드는 저 암릉의 허리에 둘러진 셈이다.
▼ 춘양이 바위로 오르며 담은 가운데 백운대와 오른쪽 노적봉
▼ 춘양이바위에서 바라 본 장군봉... 장군의 위엄이 엿보이는 모습이다.
▼ 춘양이바위
▼ 춘양이바위를 지나 바람골로 접어 들었다. 잠시 간식을 먹고 출발하기로 한다. 계곡에 햇빛은 전혀 없으니 해가 벌써 뉘엿 넘어가는 가 보다.
▼ 이쪽 바람골도 하산길이 영 된비알이다. 길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긴 장마에 태풍이 세번이나 지나갔으니 폭우로 인해 계곡길들이 엉망으로 변해 버렸다.
▼ 오랜만에 담아 보는 단풍취...야생화로 가장 늦게 피는 것은 어떤 꽃일까...물론, 산국, 감국과 같은 들국화가 있겠지만 내가 보기엔 좀딱취라는 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이 단풍취를 보면서 생각이 난다.
▼ 밤골을 한참 지나 이곳 총각폭포?를 오랜만에 만나게 되고...
▼ 처녀폭포? 를 만나면서 맑고 시원해 보이는 물소리의 유혹에 알탕하고 싶은 생각이 굴뚝같다. 그동안 북한산을 오르면서 이렇게 많은 수량을 보기는 처음이다.
▼ 드디어 알탕하기에 최적의 장소를 만났다. 이곳에서 옷을 훌렁 벗고 잠시 몸을 씻으니 날아갈 것 같은 상쾌함이 오늘 산행의 피로를 말끔히 씻어 준다.
원정 산행에 늘 혼산하다보니 심심하기도 하고 따분하기도 한데 이렇게 지인들과 함산하다 보면 즐거움이 배가 된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낀 하루다. 이제 가끔 함산하며 근교 산행을 즐겨왔던 즐풍님이 가시고 나면 북한산, 도봉산외 산들의 비경을 보기가 어려울 것이란 생각에 더욱 안타까운 마음이다.
그러나 그동안 즐거웠던 산행이 고스란히 블로그에 담겨 있으므로 영원한 추억이 함께 하리라 본다. 다시 한번 그동안의 배려에 감사의 말씀을 드리며 앞으로도 안산, 즐산 이어가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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