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3월 21일(토)
코로나 사태가 조금은 진정된 기미를 보이는 것 같다. 그러나 우리나라에만 국한되는 되는 일이 아니기에 백신이 개발되기까지는 언제 종식이 될른지 기약이 없으니 이 전염병으로부터 누구도 자유로울 수가 없다. 자신 스스로가 건강수칙을 철두철미 지키는 수밖에 없고 제일 좋은 방법은 외출하지 않는 것이겠지만 그렇게 살 수만은 없는 일이니 답답한 노릇이다. 세상 일은 사람과의 관계 속에 이루어지는 것인데 사람을 피해야 하는 상황이니 모든 일이 뒤틀릴 수밖에 없다. 취미생활마저 제대로 할 수 없는 처지에 이번 산행은 어디로 갈까 고민하다가 블친님인 즐풍님의 제의로 도솔님과 모처럼 만나 가까운 북한산을 오르기로 한다.
북한산, 도봉산, 삼성산, 수락산은 코스가 다양하기에 아직도 못 가본 곳이 많은데 수도권 산은 손바닥 들여다보듯 자세히 아는 즐풍님의 안내라면 남들이 못 본 곳을 즐길 수가 있고 박진감 넘치는 산행을 할 수가 있어서 기회가 되면 나서게 되어 다행이다. 원정 산행이면 새벽 네시 반이면 기상해야 하지만 오늘은 느긋이 일어나 출발하게 되니 마음의 여유가 있어서 좋다.
♣ 산행코스: 독바위역- 불광사-향로오거리-차마고도-향로봉-비로봉-로보트바위-금선사-이북5도청
♣ 거리: 6.7km(출발: 08:50, 도착: 15:15)
▼ 애당초 선림능선의 선림슬랩도 타면서 오르려 했으나 불광사로 해서 곧바로 오르기로 한다.
▼ 불광사에서 능선으로 접어드니 진달래가 화사하게 피었다. 지난 겨울이 따뜻하다 하여 예년보다 2주 정도가 빠른 개화시기로 보인다.
▼ 기존 코스는 버려두고 향림폭포가 있는 방향의 길도 제대로 나 있지 않은 작은 슬랩으로 오르며 주변을 보니 온통 육질의 화강암 바위로 이루어진 슬랩들이다.
▼ 선림봉 가까이 이곳 전망대에서 잠시 쉬면서 은평구 쪽 방향을 담아봤다. 아쉽지만 흐린 날씨에 미세먼지가 약간 끼어 있는 바람없는 포근한 날씨다.
▼ 오른쪽으로 향로봉을 향해 아랫쪽 계곡으로 내려가 차마고도 방향으로 향하게 된다.
▼ 북한산에서는 보기 드믄 잣나무 숲인데 이러한 숲을 잘 조성해서 아늑한 쉼터가 많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보게 된다.
▼ 일명 차마고도로 접어 들면서 바라 본 족두리봉...오늘따라 망원렌즈를 안 갖고 온 것이 후회가 된다. 광각렌즈로 담은 것을 확대하여 편집해 봤다.
▼ 북한산을 몇 번 다녀봤지만 이 차마고도는 처음 밟아 본다.
▼ 차마고도를 걷던 중 뒤돌아 본 모습...옛 선조들이 바위를 깎아 길을 냈는지 평평한 이 길을 다닌 발걸음은 수백만은 되지 않았을까...
▼ 방향을 틀어 성벽 위로 올라 향로봉 쪽으로 오른다.
▼ 이곳에서 보는 향로봉은 다른 방향에서는 전혀 예상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삼각형 형태의 모습으로 보이는데 사실 높이로 본다면 향로봉은 그 뒷편에 자리잡아 보이질 않고 뾰족한 봉우리로 보이는 것은 전위봉에 불과하다. 어쨋든 그 위용이 멋져 보인다.
▼ 뒤를 돌아본 탕춘대능선 왼쪽으로 북악산 중앙이 인왕산 오른쪽이 안산...멀리 남산이 가스층에 가려 어렴풋이 보인다.
▼ 비봉에서 잉어바위(3봉), 중간 로보트바위(2봉), 1봉으로 이어진 능선...
▼ 향로봉 오르기 직전 쉼터에서 조망해 본 비봉과 뒷편의 문수봉, 보현봉
▼ 쉬고 있는 동안 생각지도 못했던 백산님을 만나게 되어 너무 반가운 마음에 기념사진 한컷!!
▼ 향로봉 정상을 거의 다 올라 백산님이 한컷 담아주셨다.
▼ 향로봉의 끝자락 풍경...즐풍님의 리딩으로 저곳까지 가 보기로 한다.
▼ 향로봉의 끝자락에 서 보기도 처음이다. 북쪽의 기자촌 능선을 담아 보고...
▼ 향로봉 정상쪽을 돌아봤다.
▼ 블친님인 도솔님과 즐풍님...
▼ 백산님과 즐풍님
▼ 향로봉 능선을 타고 향로봉으로 다시 진행...칼바위 능선이 따로 없다.
▼ 저 건너편이 향로봉 정상인데 절벽을 내려서기가 만만해 보이질 않는다. 실제 내려서 보면 별것 아닌 것 같은데 위에서 내려다 보기만 해도 오금이 저려오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나이 들어가면서 더 긍가?
▼ 뒤돌아 본 향로봉의 전위봉...북한산이야 말로 우리나라 암릉으로 된 산 중에 손가락 안에 꼽을 만한 산이란 걸 느끼게 된다. 북한산을 배경으로 사는 서울 사람들은 어려서부터 이러한 산을 늘 접하고 살아왔다면 자연스럽게 릿지에 관심을 가졌을 것이고 수십년간의 경력자들이 헤아릴 수 없이 많을 것이란 생각이어서 이런 정도의 릿지는 식은 죽 먹기이겠다.
▼ 향로봉 정상에서 바라 본 왼쪽 북한산 지휘부와 앞쪽의 의상능선, 오른쪽 문수봉, 보현봉...오른쪽 가까이는 우리가 오를 예정인 진흥왕순수비가 있는 비봉
▼ 기자촌능선 전경
▼ 당겨 본 비봉과 오른쪽 아래 잉어바위
▼ 비봉을 오르며 뒤돌아 본 관봉과 왼쪽 향로봉
▼ 이곳에서 보면 비봉의 명물인 코뿔소바위로 보이고...
▼ 반대편에서 보면 돼지바위로 보인다. 놀이기구라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바위이기도 하다.
▼ 진흥왕순수비비봉정상의 진흥왕순수비(동일한 크기의 모조품). 신라진흥왕의 4개 순수비(창녕비, 북한산비, 황초령비, 마운령비) 중의 하나로 진품은 국보3호로 국립중앙박물관에 보관.
▼ 비봉에서 올랐던 곳으로 내려오지 않고 살짝 우틀하여 내려서니 석문이 나타나고...
▼ 드디어 오늘의 관심 포인트인 로보트바위가 눈앞에 조망된다.
▼ 측면에서 본 향로봉능선...오늘 처음 올라본 저 능선이 그리 짜릿한 느낌을 줄 줄은 몰랐다.
▼ 일명 죠스바위라고 일컫는 상어바위다. 이빨이 상어를 금방 연상케 할만큼 실감이 나는 자연작품이다.
▼ 로보트바위는 마징거제트로 보이고 상어바위는 죠스로 보이니 참 재미있는 풍경이다.
▼ 등산객 한팀이 모두 로프없이 아래부터 저곳 중간까지 릿지로 오르는 걸 보면서 이젠 웬만한 바위를 오르는 것은 릿지로 생활화되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 로보트바위 하단까지 와 보니 릿지로 올랐던 산객이 내려오고 있는 중이다. 이분은 30년간을 릿지를 했다고 귀띰해 준다. 우리를 위해 즐풍님이 로프까지 준비해 왔지만 로프가 짧은 것 같고 위험을 감수하고 싶지 않아 생략하기로 한다. 이 정도는 릿지로 올라봐야 진정 산꾼이라 할 수 있을텐데...쩝!!
▼ 우회길 놔 두고 이런 좁은 통로를 겨우 빠져 나가는 기쁨도 누려본다.
▼ 로보트바위 뒷편은 이런 모습도 보이고...
▼ 오늘 둘러본 향로봉과 비봉, 로보트바위등이 한눈에 들어온다. 짧지만 굵게 추억으로 남을만한 족적을 남겨봤다.
▼ 하산중에 들러본 금선사...금선사의 일주문
▼ 소나무 숲과 어우러진 모습의 금선사
▼ 코로나로 인해 방문객에 대해 인적사항을 적고 출입을 해야 하는 번거로움으로 인해 바깥에서 살짝 담아 본 금선사 내경
금선사는 고려와 조선의 왕조 교체기 때 무학(無學)대사가 창건한 사찰로 알려져 있다. 무학대사는 조선의 도읍을 정하고자 삼각산을 살피던 중, 지금의 금선사 터에 삼각산의 정기가 서려있고, 부처님이 상주하시며 중생들을 제도하는 형상과 같다고 하여 절을 짓고, 금선(金仙: 금빛의 신선, 즉 부처)사라고 하였다.
▼ 금선사을 나와 오른쪽 계곡으로 접어드니 한 몸이 겨우 빠져나갈 계단 통로가 이어지고 부처님을 모신 목정굴이 나타났다. 뒷편의 샘물에서 목을 축이고 문을 나선다.
▼ 목정굴과 윗쪽의 금선사의 모습
산행을 마치고 나니 오늘도 뭔가를 해냈다는 뿌듯한 마음이 들면서 몸도 가뿐해 짐을 느낀다. 코로나가 두렵거나 게으름 때문에 집안에 있었다면 TV를 켜 놓고 뒹굴뒹굴, 한 없이 늘어져 몸도 찌푸둥했을 터, 이렇게 봄기운을 느끼며 땀방울을 흘리니 개운하기 이를 데 없다.
북한산도 코스를 달리하면 무궁무진하게 도전할 장소가 많고 기이한 풍경도 많이 볼 수 있으리란 것은 오늘 즐풍님의 리딩으로 다시 한번 느껴보게 된다. 리딩을 위해 수고하신 즐풍님께 감사드리며 하산식으로 대접을 해 주신 도솔님께 또한 감사한 말씀을 이 지면을 통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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