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7월 11일(토)
원정산행을 잠시 멈추고 집에서 쉬기로 했다. 더위에 무리하지 말고 비도 오락가락하니 날씨를 핑게로 푹 쉬고자 함이다. 그런데 아침에 일어나 바깥 날씨를 보니 너무도 쾌청하다. 의성에 있는 금성산을 갈까, 아직 올라보지 못한 충주의 제비봉을 갈까 엊그제까지 망설였는데 그만 포기한 것이 은근히 후회가 된다.
계속된 비로 인해 오늘만큼은 습도가 높아 어딜가도 조망이 없을 것이란 얄팍한 생각을 한 것이 잘못됐다는 것을 날씨가 증명해 주면서 말이다. 이럴땐 아무곳이나 산을 오르면 그런 생각을 지울 수가 있기에 11시가 다 되서야 옷을 대충입고 마을 뒷산을 오르기로 한다.
♣ 산행코스: 함박마을-길마산-문학산-연경정-청량산-영일정씨묘원-원점회귀
♣ 산행거리: 약 7km
▼ 마을 뒷산의 들머리
▼ 동네에 산이 있지만 일년에 고작 다섯번 오르기가 쉽질 않다. 워낙 원정 산행을 많이 하다 보니 산이라 여겨지지 않고 어쩌다 이렇게 심심하다 싶으면 오르는 산이기에 편안한 육산이면서도 때론 낯설기까지 하다.
▼ 동네 분들이 즐기는 운동기구도 설치되어 있어 체력단련하기 좋은 곳이 여러군데 있지만 게을러서 이용한 적이 없다.
▼ 문학산의 정상이라봐야 217m이니 산행이랄 것도 없이 그냥 산책수준의 트래킹이라 보면 맞는 말이다.
▼ 300여 계단을 오르는 코스도 있고...
▼ 이곳은 길마산으로 문학경기장 바로 윗쪽으로 있는 산 정상이다. 전망대에서 보는 풍경이 좋다.
▼ 북서쪽으로 강화도의 산들이 조망되고 아주 멀리는 석모도의 상주산이 보이는 쾌청한 날씨다.
▼ 왼쪽 길상산으로 부터 고려산으로 이어지는 강화도의 산군들... 그 앞으로 가운데 영종도를 잇는 영종대교가 보인다.
▼ 북쪽방향의 인천 최고봉인 계양산(395m) 줄기
▼ 북동방향의 산군들...멀리 파주의 감악산(675m)까지 보이니 굉장한 가시거리다.
▼ 렌즈로 당겨 본 북동 방향의 북한산
▼ 북한산 오른쪽의 관악산과 삼성산
▼ 인천대공원 맞은편에 위치한 시흥의 소래산을 당겨 봤다.
▼ 길마산 바로 아래에 위치한 문학경기장(앞부분이 축구장, 뒷부분이 야구장)
▼ 인천도호부청사
도호부는 조선시대 행정기관의 하나로 상급기관인 목(牧)과 하급기관인 군(郡) · 현(縣) 사이에서 행정을 담당했던 관청이다. 조선시대에는 전국을 8도(道)로 나누고 도(道)아래 대도호부, 목, 도호부, 군, 현을 두고 지방행정업무를 관장하였다.
▼ 이젠 동남쪽 방향을 살펴 보기로 한다. 멀리 논현동, 오른쪽으로 남동공단이 자리잡고 있고 바로 앞은 선학동, 연수동에 속한다. 맨 아래는 가천길대학교가 보인다.
▼ 정부의 6.17부동산 대책에서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연수구... 멀리 고층빌딩이 있는 곳은 경제특구인 송도 국제신도시
▼ 청량산 넘어 송도국제신도시
▼ 송도국제신도시의 들어서는 건물은 하루가 다르게 들어선다. 인천대교가 건물로 인해 전혀 보이질 않으니 10년전에 비하면 너무도 달라진 모습이다.
▼ 문학산 정상방향
▼ 남동방향의 바다건너 시흥의 옥구공원을 당겨 보니 이제는 건물에 둘러 쌓여 반쪽만 남았다.
▼ 시흥의 오이도와 그 너머로는 시화호
▼ 다시 한번 당겨 본 가천대학교의 옥상 뒷편으로 자리잡은 고동색 건물의 적십자병원
▼ 지나온 길마산과 전망대
▼ 다시 살펴 보는 연수구일대
▼ 바위군이 있는 모퉁이를 돌아서면 전망대가 또 나타나고 정상으로 이른다.
▼ 문학산은 1965년 미군 방공포대가 주둔하고 1997년 부터는 공군부대가 주둔해 오면서 그동안 시민들의 접근이 통제되었던 곳으로 2015년 10월 15일 비로소 50년만에 개방을 하게 되었다. 군부대 입구에 있었던 초소가 아직도 남아있다.
▼ 군부대 보급로였던 길을 따라 정상을 오르게 된다.
▼ 정상에 이렇게 넓은 공간이 있는 산은 없을 듯 하다.
▼ 혹자는 예술이란 표현을 쓸 망정... 정상석의 이렇게 못난 글씨도 보기 드물겠다.
▼ 북쪽 전망대에서 바라 본 풍경으로 서쪽 방향의 자월도, 덕적도, 무의도, 을왕리가 인천대교와 함께 조망되고...
▼ 시계방향으로 왼쪽 을왕리, 가운데 영종도의 백운산, 오른쪽 강화도의 마니산과 길상산, 진강산이 겹쳐보인다.
▼ 왼쪽 강화도의 길상산과 진강산이 겹쳐보이는 바로 옆으로 혈구산, 고려산이 보이고 가운데 김포의 문수산, 오른쪽 낮아 보이는 김포의 가현산, 맨 오른쪽으로는 인천 서구의 원적산이 짙푸르게 보인다. 가운데 수봉산의 수봉공원이 자리하고 있고 바로 앞에 제2경인고속도로 문학IC로 수많은 차량이 오고간다.
▼ 오른쪽으로 살짝 고개를 돌리면 가운데 계양산이 자리잡고 오른쪽으로 만월산으로 이어지는 인천대간 종주구간이기도 하다. 가운데 멀리 감악산을 비롯, 고령산, 맨 오른쪽 노고산에서 북한산으로 이어지는 풍경이니 가시거리가 굉장한 날씨다.
▼ 계양산으로 부터 시흥의 소래산으로 이어지는 인천대간 종주구간이 앞쪽으로 펼쳐지고 뒷편으로는 북한산 자락이 보인다.
▼ 이제 주변 지형을 하나 하나 살펴 보기로 한다. 남서쪽방향으로 영흥도로부터 덕적도로 이르는 섬들이 한눈에 조망되고...
▼ 렌즈를 더 당겨 살펴보니 섬의 정확한 산명칭을 알 수가 있고...
▼ 왼쪽 무의도와 오른쪽 을왕리가 있는 용유도는 2019년 5월 무의대교가 놓여져 이제는 섬이 아닌 섬들이 됐다.
앞쪽 인천대교의 멋진 풍경을 이곳에서 조망할 수 있다.
▼ 을왕리해수욕장과 왕산해수욕장이 있는 용유도...용유도와 영종도 사이의 갯펄을 막아 조성해 놓은 것이 인천국제공항이다. 오른쪽 끝으로 공항의 관제탑이 살짝 보인다.
▼ 영종도의 백운산과 오른쪽 아래 월미도의 월미산...
▼ 다시 한번 살펴보는 강화도 산군들...특히 강화도 넘어 석모도의 상주산이 살짝 보이는 것도 이색적이다.
▼ 마니산과 오른쪽 초피산
▼ 김포의 문수산과 바로 앞이 수봉공원이 있는 수봉산
▼ 소래산 오른쪽 멀리 용문산이 조망됨으로써 년중 손꼽을 수 있는 가시거리로 눈이 즐겁다.
▼ 관악산으로 부터 삼성산, 청계산등 앞뒤좌우 안 걸어 본 산이 거의 없으니 그동안의 세월에 내 다리가 참 많이도 고생했다.
▼ 광청종주산행(수원 광교산~청계산)구간의 일부로 태을봉에 가려 광교산은 보이지 않지만 안양의 수리산도 길게 늘어져 보인다.
▼ 6.25전쟁 당시 인천상륙작전으로 엄청난 폭격을 맞은 앞에 보이는 청량산을 경유하여 하산하기로 한다.
▼ 둘레길로 된 산행이라 목재데크계단을 포함, 안전시설이 잘 되어 있어서 걷기가 편하다. 물론 무릎관절에 무리가 오는 계단 걷기를 두려워하는 분들에게는 부담이 되겠지만...
▼ 문학산은 문학산성을 포함, 문화재도 여럿있다. 이곳은 문학산 제사유적으로 청동기 시대부터 통일 신라 시대를 거쳐 고려 시대 이후 12세기까지 지속적으로 제사와 관련된 장소로 풍어제나 배에 탄 사람들의 안녕을 빌기 위해 제사를 지내던 시설로 추정된다. 이곳에서는 주로 바다와 관련된 생업, 바닷길의 안전, 전란으로부터의 안전 등을 기원했을 것으로 여겨진다.
▼ 이곳을 내려서면 삼호현이라고 하는 사모지 고개 또는 사모재 고개가 나온다. 중국으로 가던 사신들이 이곳에서 멀리 배웅 나왔던 가족들과 헤어졌던 별리현을 바라보며 큰 소리로 이별 인사를 세 번하고 이 고개를 넘어갔다 하여 불리워진 고개이름이다.
▼ 삼호현에서 바로 하산해도 되지만 종주를 하려면 계속 직진을 하게 되고 또 하나의 계단을 올라야 한다.
▼ 이곳은 연경산으로 연경정이 세워져 있다. 문학산만 통상 알려져 있지 문학산 줄기에는 길마산과 연경산이라는 도상에는 없지만 이름을 두개나 있어 세개의 산과 노적봉이란 봉우리 한개를 별도로 갖고 있는 것을 보면 인천에는 정말 산이 귀한 지역임을 알 수 있을 것 같다.
▼ 도심속에서 이러한 오솔길을 걷노라면 그 어느 때 보다 평온함을 느낀다. 산행이라기 보다는 산책이 맞을 듯 하고 운동을 오늘 같이 다소 길게 했다면 트레킹이란 표현이 맞을 듯 하다.
▼ 집 뒷산을 오르면 이런 좋은 곳들도 있는데 일년에 겨우 다섯 번도 와 보질 않고 원정산행만 고집하고 있는 나도 이해 못할 때도 있다.
▼ 이곳 저곳 동네마다 가까운 산등성이에 운동시설이 잘 되어 있어서 부지런만 하면 주기적인 체력단련으로 건강을 챙기기는 그만이겠다.
▼ 노적봉으로 가면 청량산 가기가 불편하여 다시 되돌아와야 하므로 생략하고 이곳으로 하산하여 이어지는 둘레길을 따라 청량산을 연계하여 오르기로 한다.
▼ 큰 도로를 하나 건너 이곳에서 좌틀하면 청량산으로 향하는 길이 나오고 500여미터 진행하면 청룡공원이 들머리가 된다.
▼ 조금 오르다 보면 호불사가 나오고...
▼ 청량산 정상까지는 이런 계단을 계속 올라야하는 인내심도 필요하다.
▼ 역시 그동안의 많은 산행을 통해서 다져진 몸이어서일까 별로 힘들지 않게 올라왔는데 보니 흐미~ 533계단이라네...
▼ 정상석이 산악회에서 세워 놓았다. 바로 산 아래는 인천상륙작전 기념관이 위치해 있다. 인천상륙작전 당시 이곳 청량산에도 엄청난 포화가 쏟아지지 않았을까 상상해 본다.
▼ 청량산의 정자와 인천 앞바다
▼ 청량산 정상에서 진행방향의 통신탑이 있는 전망대를 거쳐 하산하기로 한다.
▼ 청량산 바로 아랫쪽이 인천송도라고 불렀던 곳이다. 재건축이 되어 우뚝 솟은 아파트가 입주한지 3년이 되어가고 멀리 송도국제신도시는 명실상부한 국제도시로서의 면모를 과시하고 있다.
▼ 인천에서 과거 유명했던 송도유원지였던 송도해수욕장이 메꾸어진지가 언제였던가...이제는 자동차 하치장으로 이곳에서 보면 마치 쓰레기적치장과도 같이 주변 환경에 비추어 볼때 흉물스러워 보인다.
▼ 문학산은 인천 내륙쪽의 연수구, 남구 주민들이 이용한다면 이곳 청량산은 주로 송도쪽의 주민들이 많이 이용한다고 보는데 전망대 하나 만큼은 그럴 듯 하게 설치해 놨다.
▼ 이곳도 여지없이 데크계단으로 오르내리고...
▼ 참나리 꽃이 만개했으니 복중 여름이 왔음을 알려준다.
▼ 핸드폰 밧데리를 잘못 충전시켜 놓아 방전이 다 되어 트랭글이 꺼지는 바람에 5년만에 연수대간 종주를 하려던 것이 길이 헷갈려 이곳에서 잘못 길을 들어 바로 하산하고 만다.
▼ 날머리에는 인천에 살면서 처음 보는 영일정씨(迎日鄭氏) 묘원(墓園)이 나오는데 조상을 이곳에 모신 후 집성촌을 이뤘던 것 같다. 원인재역은 인천 이씨의 근원지라는 뜻이 있어 역이름까지 붙었는데 인천이씨 시조인 이허겸의 묘역을 수호하고 제사를 받들기 위한 건물이 원인재(源仁齋)이다. 공교롭게 두개의 성씨 집성촌이 인천이었다는 사실인데 또 다른 성의 묘원이 있는지는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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