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2월 8일(토)
2020년 새해의 첫 산행지인 김해의 무척산을 오르면서 맞은 편으로 보이는 양산의 토곡산이 눈에 들어왔다. 산세가 범상치 않고 북쪽 맞은 편으로는 천태산과 금오산이 있어서 주변 일대를 무척산 보다는 더 나은 조망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었는데 이곳도 공지가 된다는 얘기에 찜을 해 둔 곳이다.
토하고 곡하는 산이어서 토곡산이란 우스게 말이 있을 정도로 험한 산이라는데 웬만한 험한 산은 다녀봤기에 호기심이 더 발동했다. 특히 시원한 물줄기의 낙동강을 바라보면서 산행한다는 것이 좋아 보여 다시 한번 이곳을 도전해 보기로 한다.
∥산행정보∥
♣ 소재지: 들머리-경남 양산시 원동면 서룡리 720(수청버스정류장), 정상- 양산시 원동면 원리, 날머리-양산시 원동면 원리 414-8(함포마을회관)
♣ 산행코스: 수청마을-로프지대-용골산-전망대-석이바위-삼거리-토곡산-삼거리-대부산-석이봉-안골계곡-함포마을회관
♣ 거리: 약 8.8km(들머리-11:38, 날머리-17:00)
∥토곡산 개요∥
토곡산은 경상남도 양산시에 위치해 있는 산으로서, 천태산, 천성산과 함께 "양산시의 3대 악산"이다.
이 산은 영남알프스 중 가장 남쪽에 있는 영축산에서 남쪽으로 이어져 온 능선의 가장 끝에 자리하고 있는데, 이로인해 영남알프스 종주의 기점이면서 종점으로도 불리는 산이다. 전체적인 산세는 능선이 동서남으로 뻗어 있으며, 정상부를 포함한 모든 능선상에는 바위와 암릉이 적절히 발달해 있다. 그리고 낙동강변에 솟아 있는데, 평평한 낙동강 수면에서 순간 치고 올라가는 산세는 산의 높이와는 다르게 무척이나 웅장하다.
조망은 사방으로 막힘없이 끝없이 펼쳐져 있는데, 먼저 동쪽으로는 우뚝 솟은 천성산이 바라다 보이고, 서쪽으로는 천태산과 함께 그 너머로 멀리서 다가오는 낙동강이 그림같고, 남쪽으로는 김해의 산군(山群)들과 함께 부산의 금정산이 손에 잡힐 듯 다가오는데, 특히 발아래로 굽이치며 휘도는 푸르른 낙동강의 장쾌한 흐름은 아름다움을 넘어 감동으로 다가온다. 토곡산이라는 이름은 "흙 토(土), 골짜기 곡(谷)"자인데, 이름에 대한 유래는 찾아보기가 힘들다.
▼ 중앙고속도로 삼량진IC를 빠져 나와 밀양시 삼량진읍을 지나고 구불구불한 도로의 고갯길을 넘으니 천태산 자락의 천태사를 지나게 되고 드디어 들머리에 도착한 시간은 해가 중천에 뜬 11:35분이다. 산행에 주어진 시간은 5시간이 조금 넘는 16:50분까지이니 8.8km 거리상으로 보면 넉넉해 보이나 산지세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서둘러야겠다.
▼ 포근한 날씨에 일찍이 티셔츠 하나만 걸치고 오르는데 남들은 점퍼도 착용했으니 땀 흘리지 않고 오르는 것은 나에게만은 대단들 하다는 생각이다.
▼ 가파른 급경사를 어느 정도 오르니 이젠 바위들이 나타나고 산행 속도가 더뎌진다.
▼ 바위 모퉁이에는 벌써 진달래 꽃 봉오리가 예쁘게 맺혔다.
▼ 한동안 된비알 코스가 이어지고...
▼ 첫 조망터에 올라보니 지난 주 설흘산을 올랐을 때 보다는 훨씬 조망이 좋다. 왼쪽 동쪽편의 선암산으로 부터 오른편 서쪽 끝의 무척산까지 두루 풍경을 살펴 본다. 바로 앞산은 오봉이라고 함산하게 된 도솔님이 귀띔해 준다.
▼ 원동면 화제리 마을의 평화스런 풍경
▼ 부산 앞바다로 이어지는 낙동강 물줄기
▼ 당겨 보니 또하나의 다리를 건설하는 모양이다. 저 다리가 놓인다면 삼량진IC가 아닌 김해의 상동IC에서 빠져 나와 저 다리를 건너면 들머리까지 훨씬 빠른 거리다.
▼ 가운데 멀리 김해시 뒷편에 자리잡은 신어산(630m)이 보이고 오른쪽으로는 지난 1월 첫 산행을 했던 무척산(703m)가 반갑게 보인다.
▼ 무척산 아래로 굽이 도는 낙동강
▼ 8미터 정도의 직벽에 가까운 바위를 오르는 코스도 있다. 토곡산이 좀 더 유명세를 탄다면 낡은 로프에 의존하지 않는 안전시설쯤은 이곳에 놓일 만도 하겠다. 그러나 잠시 이런 맛에 산행을 즐기는 이들도 있게 마련인데 몇 명이 일렬로 한명씩 올라가려니 이곳에서 지체한 시간만도 10여 분은 족히 될 듯하다.
▼ 첫 봉우리가 보인다. 도상으로 보면 용골산인 듯하다. 용의 뼈(龍骨)와 같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인지는 알 수가 없다.
▼ 어디까지 경사로가 끝나고 좌우 조망이 될 수 있는 능선에 올라설 것인지, 산만하게 흩어진 바위 사이를 힘들게 올라보니
▼ 용골산 정상은 정상석도 없고 앉아 쉴만한 공간도 없다. 이곳까지 들머리에서 1시간 30분 걸려 2km를 왔다. 1/4지점을 겨우 왔을 뿐인데 가파른 능선을 오르느라 지체되어 13시가 훌쩍 넘은 시간에 이곳에서 점심을 먹기로 한다.
▼ 가야할 진행방향이 시원하게 조망된다. 가운데 토곡산 정상이 보이고 왼쪽 대부산(734m)으로 하산하게 된다. 들머리가 표고 27m라고 하니 855m의 정상은 강원도의 웬만한 1,000m 이상의 높이라 할 수 있다.
▼ 정상에서 동쪽 방향으로 뻗은 능선...오른쪽 끝으로 선암산(710m).
▼ 선암산 넘어로 희미하게 천성산이 눈이 쌓인 모습을 하고 있다.
▼ 선암산(710m)과 뒷편으로 보이는 천성산(922m)
▼ 남쪽으로는 왼쪽 장군봉과 오른쪽 금정산의 정상인 고당봉(801m) 참고: http://blog.daum.net/ksbni/7154098
▼ 선암산 넘어로 양산시 일부가 조망된다.
▼ 정상에서 하산할 능선
▼ 석이바위...석이(石耳)버섯이 자생하여 붙여진 이름인 듯 한데, 어느 때 붙여졌을런지...
▼ 어느 산이든 위험하지 않은 산은 없다. 이곳도 방심하면 안되는 천길 낭떠러지가 더러 있더라
▼ 올라 올때는 그렇게 험란해 보이는 암릉도 올라와서 보니 별거 아닌 듯 하다. 뒤돌아 본 용골산이 까마득히 보인다.
▼ 잠시 동쪽의 천성산으로 부터 오른쪽 오봉 넘어의 부산 금정산을 시원하게 조망해 본다.
▼ 드디어 3시간 40여분만에 4.8km 지점의 정상인 전망대에 도착했다.
▼ 북쪽으로 능동산-천황산-재약산-영축산-신불산-간월산-배내봉으로 30km를 환종주했던 영남 알프스를 이곳에서 한눈에 볼 수 있게 될 줄은 몰랐다. 가스층만 덜했다면 더 좋았을 풍경이다. 참고: http://blog.daum.net/ksbni/7154244
▼ 남동쪽의 천성산으로 부터 부산의 금정산으로 이어진 풍경
▼ 당겨 본 왼쪽 천황산(사자봉:1,189m)과 오른쪽 재약산(1,108m)
▼ 가운데 신불산(1,159m)과 오른쪽 영축산(1,081m)
▼ 선암산(710m)
▼ 천성산(922m)...정상에서 왼쪽으로 이어지는 억새밭의 흔적이 여전하다.
▼ 서쪽편의 무척산과 멀리 밀양쪽의 산군들...그리고 가운데 하산할 날머리인 함포마을이 보인다.
▼ 멀리 다리 건너 밀양의 산군들과 함께 산그리메가 가스층으로 아쉽다.
▼ 북서쪽으로 양산의 3대 악산인 토곡산, 천성산과 그중의 하나인 천태산(631m)과 금오산(766m)
▼ 날머리인 함포마을
▼ 당겨 본 천태산과 금오산
▼ 금오산
▼ 하산하면서 살펴 본 건너편의 석이바위
▼ 하산 진행방향의 대부산
▼ 뒤돌아 본 토곡산 정상...土谷이란 명칭은 어디서 유래됐는지는 모른다니 뜻 풀이로 본다면 유순한 산 같지만 산을 올라 본 이들은 얼마나 험했으면 '토하고 곡하는 산' 이라 불렸을까 하는 생각이다. 잠시 이곳에서 목을 축이고 남겨 놓은 과일을 먹으며 숨을 돌린다.
▼ 당겨 본 정상의 전망대
▼ 맞은 편의 능선으로 오른다면 이곳에서 보는 풍경이라면 더 멋진 코스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 보게 된다. 물맞이폭포도 그쪽 코스에 있는 듯하여 폭포를 못 보는 아쉬움도 있다.
▼ 하산 마지막 봉우리인 석이봉에 도착했다. 시간을 체크해 보니 제 시간에 도착할 것 같지는 않다. 애당초 시간을 촉박하게 준 것은 사실이지만 짧은 해에 더 줄 수 있는 상황도 아닌 듯 하다.
▼ 뒤돌아 본 석이봉...석이가 있을 만큼 큰 바위가 없다했더니 보이지 않는 곳에 있음을 알 수 있다.
▼ 오를 때의 가파른 만큼 하산 내내 가파른 길을 날머리까지 지루하게 이어진다.
▼ 마지막 조망터에서 바라본 무척산과 낙동강에 비친 노을빛이 낭만적이기까지 하다.
▼ 하산해서 보니 이 이정표의 안내대로라면 토곡산 정상에서 계곡으로 내려 오는 길이 B코스였을 텐데 그 길을 보질 못해 궁금한 면이 있다.
▼ 땀에 젖는 몸을 쨉싸게 옷을 훌렁 벗어 던지고 계곡물로 머리를 감고 몸을 씻으니 오늘 산행의 피로가 단번에 날아가는 듯 하다.
▼ 수로를 잘 단장해 놓은 함포마을은 이곳의 산 지세로 본다면 과거에 계곡물로 인한 피해가 심했을 것으로 보여진다.
▼ 마을에서 올려다 본 금오산 정상
▼ 버스가 주차되어 있는 함포마을회관
※ 1월 첫 산행지로 김해의 무척산을 산행했고 낙동강 건너편의 이곳 양산의 토곡산을 산행하므로써 전에 갔다 온 동서남북 방향의 산들을 둘러 보며 지형을 익히게 된 의미있는 산행이었다.
애당초 빡센 산이라는 얘길 들어 왔기에 그려려니 생각해서인지 생각보다 힘든 산행은 아니지만 여유롭지 못한 산행이어서 도솔님과 함께 한 산행으로 막걸리 한잔 기울이지 못한 아쉬움도 있다.
이제 겨울 산행도 막바지에 온 듯 하다. 지난 겨울 보다는 앞으로 다가올 봄이 더 가까우니 봄을 맞는 기분으로 산행을 즐겨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