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1월 17일(토)
연화도와 첫 인연을 맺은 것은 2년 전 여름휴가로 옆지기와 욕지도를 가던 중 연화항에 배가 잠시 들르면서 기회가 닿으면 가 보고 싶은 섬으로 1순위가 됐었다. 얼마 후에 산악회에서 연화도 트레킹이 있었으나 다른 이유로 못 가봤고 이번에 초교 동창 몇 명이 여행을 가자는 제의에 내가 계획을 세웠고 연화도를 택했다.
사실 그 때 눈독을 들인데다가 산행은 낮은 산이어서 누구나 오를 수 있고 거리도 적당하여 무리하지 않고 풍경을 즐길 수 있는 섬이라 여겼기 때문이다. 배에 승선하는 시간을 고려하여 금요일 밤에 승용차로 통영 여객터미널로 출발해서 도착하는 대로 찜질방에서 눈을 붙이고 오전 11시 배를 타기로 한다.
물론 연화도에서 1박을 하고 올해 6월에 개통된 연화도와 우도의 다리를 건너보자는 계획이었는데 과연 숙박시설이 제대로 있는지 모르겠고 그곳의 민박집에 전화를 해 보니 미덥지가 않다. 결국 숙박시설은 예약하지 않은 상태에서 현지에 가서 결정해 보고 여의치 않으면 그날부로 통영으로 나와서 그곳에서 1박을 하고 추후 일정은 그때 가서 정하자는 의견들이다.
∥트레킹 정보∥
♣ 소재지: 경남 통영시 욕지면 연화리
♣ 코스: 연화도선착장-정자-연화봉-보덕암-5층석탑-출렁다리-연화사-연화항-우도-연화항
♣ 거리: 10.3km(들머리-11:30, 날머리-16:10)
∥연화도 개요∥
바다에 핀 연꽃이라는 뜻의 이 섬은 통영 욕지면에 속해 있다. 조선시대 연산군 제위 시절 숭유억불정책으로 많은 승려들이 핍박받자, 이를 피하고자 연화도사가 비구니 3명과 함께 연화봉에 암자를 지어 수도하면서 은신하였는데 세월이 흘러 연화도사의 유언에 따라 수장을 하자 그의 시신이 한 송이의 연꽃으로 승화했다고 전해졌다고 한다. 또한 북쪽 바다에서 바라보는 섬의 형상이 꽃잎이 하나둘씩 떨어진 연꽃같다고 하여 연화도라는 이름으로 불렸다고 한다.
연화도는 사방이 기암절벽으로 형성되어 있는데,그 중 동머리 혹은 네바위섬이라 불리는 곳은 금강산의 만물상을 연상시키는 바위들의 군상이 절경을 이루고 있다. 특히 해질 무렵에는 쇠잔한 햇살을 받아 황금빛으로 물든 바위는 그야말로 장관이다. 이 곳 장도바위 틈속에는 낙락고송 한 그루가 수십년을 한결같은 모습으로 서 있어 자연의 신비와 생명의 경이를 느껴 볼 수 있다. 연화도의 용머리는 통영팔경 가운데 하나이다. [대한민국 구석구석]
▼ 세월호 사건 이후 철저하게 주민등록증을 확인하는 모습을 보면 소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 이 사회에서는 너무도 많다. 섬여행은 주민등록증 휴대가 필수다.
▼ 연화도나 욕지도를 가려면 통영항이나 통영시의 삼덕항에서 타면 된다. 통영항 보다는 아랫쪽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통영항에서 출발하면 1시간 소요되지만 삼덕항에서는 출발하면 30분이면 도착한다. 2년전 욕지도를 갈 때는 삼덕항을 이용했는데 통영항 이용은 처음이기에 호기심에 이곳에서 타기로 한것이다.
▼ 1963년 9월에 개항하여 주로 수산물의 수출입을 담당하고 있는 국제무역항이다. 통영항은 부산, 여수, 사천, 마천, 진해, 거제 등과 그 밖에 인근 도서지방을 연결하는 해상교통의 중심지로서 일반 여객선, 쾌속선 등이 정기 및 부정기적으로 운항되고 있다. 또한, 한려해상국립공원의 동쪽 중심지로서 관광객이 몰리므로 관광항만으로서의 역할도 하고 있어 한국의 나폴리로 불린다.
▼ 정기 여객선 항로는 통영∼욕지 구간을 포함하여 5개가 개설되어 있으며, 낙도 보조항로는 통영∼매물도 항로를 포함하여 3개 항로가 개설되어 있다.
▼ 낯익은 산이 하나 보인다. 미륵산으로 100명산에도 포함된다.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 보기도 했는데 통영시와 주변섬을 조망하기에는 그만이다.
▼ 왼쪽 스탠포드호텔과 오른쪽 통영국제음악당.
▼ 통영시 산양읍 영운리 마을...뒷편으로 미륵산이 우뚝 서있다.
▼ 요트를 즐기고 있는 관광객
▼ 왼쪽 연화도가 살짝 보이고 가운데가 반하도, 오른쪽이 우도이다. 도보교로 연결이 되어 있어 좌우로 왕래가 가능하니 우도 주민의 생활 편리성은 한결 좋아졌겠다.
▼ 욕지면 연화도(蓮花島)와 우도(牛島)를 연결하는 국내에서 가장 긴 출렁다리는 총 사업비 98억원을 들여 2018년 6월 19일 개통됐다. 연화도와 반하도는 230m의 현수교로, 반하도와 우도는 79m의 트러스교로 총 길이는 309m에 달한다.
▼ 연화항여객선터미널
▼ 연화항에서 오른쪽 끝으로 접어 들면 정자가 나오고 산모퉁이가 들머리가 된다. 대체로 소로길이 잘 나 있어 오르는데는 불편함이 없다.
▼ 조금 오르자 연화항 전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마침 여객선 한척이 또 입항을 했다.
▼ 연화도와 연결된 우도...
우리나라에 우도라는 섬은 몇개나 될까? 완도에도 있고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강화군에도 무인도로 우도가 있다. 우도하면 제주도의 우도가 알려져 있는데 모두 소의 형상과 관련된 이름으로 붙여졌다.
▼ 멀리 적도와 봉도가 조망되고...
▼ 첫 봉우리인 161봉에 다다르니 수많은 산악회의 시그널이 성황당에 늘어진 천처럼 주렁 주렁 매달려 있어 연화도의 유명세을 알만 하지만 아마도 BY섬산50에 포함되다 보니 더 찾게 되는 곳인지 모른다.
▼ 정자를 지나 앞에 보이는 봉우리가 연화봉이다. 완만한 육산이기에 좌우로 트인 조망으로 절로 힐링이 된다.
▼ 서쪽으로 보이는 욕지도...
욕지도는 삼복더위의 휴가 때 천황산 정상을 오르진 못했지만 절경을 감상하고 1박하며 승용차로 한바퀴 돌고 온 곳이기에 낯이 익다. 정상을 밟지 못한 핑게로 언제 기회가 되면 또 가봐야 할 것 같다.
▼ 맨 오른쪽으로 보이는 섬이 비진도다. 비진도의 선유봉이 또한 가볼만한 곳이기에 눈독을 들이고 있으니 너무 과한 생각인가?
▼ 당겨 본 오른쪽 비진도
▼ 연화봉 정상에 자리잡은 석가여래상...
▼ 마침 정상에서 어느 스님을 만나 번호키 잠을쇠로 잠가 놓은 문을 열고 연화도인이 도를 닦았다는 장소로 안내해 줬다. 이 산신각에는 무엇이 안치 되어 있는지는 알 수 없으나 산신각 건물 끝쪽으로 들어가 보니 작은 공간안에 뭔가 보였다.
▼ 건물 바깥끝 쪽으로 뒷편에 바위틈의 좁은 공간이 있는데 넓판지로 자리잡은
곳이 도인이 수행을 한 장소라는 곳인데 아마도 블로거로서는 내가 처음으로 올려
보는 영광이 아닌가 생각도 든다.
▼ 그 뿐만이 아니라 돌에 도인이 손가락으로 그어 쓴 글이라는데 재길?(財吉?)뭐라고 하셨는데 끝자가 무슨 자인지 영 알 수가 없다. 아무튼, 도인의 기가 느껴지는 듯 했고 이곳에서 기를 받았으니 소원하는 뭔가를 이룰 것만 같은 느낌이었다.
▼ 이곳에서 바라보는 거침없는 용머리해안이 눈에 들어오고 멀리 대물도, 소매물도가 조망되니 이곳이 바로 천상이 아닌가 착각이 들 정도다.
▼ 앞쪽 소지도와 뒷편 왼쪽의 대매물도, 오른쪽 소매물도
▼ 당겨 본 국도...
경남 통영시 욕지면 동항리로 천우일신회종단에서 섬을 관리하고 있어 일반인들은 입도를 못하고 종단의 허락을 받아야 들어갈 수 있다는데 정보를 보니 이곳 주변섬이 거의 그렇지만 수국이 피는 6월 중순이 가장 풍경이 아름다운 계절이다. 언제 가볼 수 있을까?
▼ 연화봉으로 부터 용머리해안까지 가는 동안 내내 같은 풍경을 보게 되지만 아무리 봐도 질리지 않는 풍경이기도 하다.
▼ 토굴이 있다는데 서둘러 하산하는 바람에 자세히 살펴보지 못했다. 사명대사가 도를 닦은 토굴이라는데...
▼ 단순히 연화봉만 오른다면 저곳 연화항에서 곳바로 이곳으로 질러 온다면 30분 거리도 안된다. 어떤 섬이든 한바퀴 돌아봐야 그 진면모를 알 수가 있다.
▼ 용머리해안쪽으로 향하다가 좀 떨어진 곳의 보덕암을 들러 보기로 한다.
▼ 보덕암에서 바라 본 용머리해안
▼ 사찰에 있는 탑도 아니고 능선 터에 자리잡은 5층석탑이 조금은 생뚱 맞은 느낌이다.
▼ 연화봉을 하산하여 용머리해안으로 향하는 길에 뒤돌아 본 풍경, 해안 주변의 절경들이 모두 아름답다.
▼ 일행 두명이 다리가 아프고 허리도 아파 용머리해안까지 갔다가 다시 되돌아 올 수 없으니 갔다가 오라는 말에 할 수 없이 빠른 발걸음으로 용머리를 향해 달려간다. 용머리 정상부위에 올라보니 일렬로 된 바위군들로 끝자락이 제대로 보이질 않는다.
▼ 정상부위에서 하산하면서 전망대에서 바라본 용머리해안
▼ 연화항에 있는 마을외 두번째 연화리 마을...용머리 끝쪽으로 향하는 출렁다리가 놓여있다.
▼ 깎아지른 듯한 절벽들로 이뤄진 해변
▼ 출렁다리를 지나 반대편 암봉에 올라 보기로 한다.
▼ 출렁다리를 지나 뒤돌아 본 봉우리
▼ 나하고 함께한 일행도 힘들다며 그냥 돌아가자고 하는 것을 달래고 달래서 이곳까지 올라왔다. 더 이상 진행하고는 싶은데 혼자만 행동하는 것 같아 미안한 마음에 접기로 하긴 했지만 아쉬움은 여전히 남아있다.
이곳까지 와서 용머리 끝자락을 보지 못하고 간다는 것이 영 찜찜하다. 그러니 내 나이에 내 체력을 가진 사람도 그리 많지 않음을 알게 된다. 홀가분하게 혼자 다니는게 편할 때가 많지만 함께 할 때는 어쩔 수가 없는 일이다.
▼ 오다가 말고 뒤돌아 간 친구들을 따라 잡기 위해 부지런히 달려간다. 사실 친구들 물건은 내 가방에 다 넣었고 빈 몸으로 다니는 친구들이 걸은 거리가 불과 5km나 될까 하는데 허우적 거리고 있으니 별 수 없는 일...
연화사가 전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이러한 작은 섬에 저런 규모의 사찰이 있다는 것이 믿겨지질 않는다.
▼ 연화사
욕지면 연화도 연화봉 아래에 위치한 연화사는 1988년 8월에 쌍계사 조실스님이신 오고산 스님께서 창건한 사찰로써 약 4,297m²(1,300여 평)의 대지 위에 연건평 396.69m²(120평)의 사찰로 대웅전, 3각9층석탑, 요사채 2동, 진신사리비, 연화사창건비 등이 있으며 지금부터 500여년 전 연산군의 억불 정책으로 한양에서 이곳 섬으로 피신하여온 스님이 부처님 대신으로 전래석(둥근돌)을 모셔놓고 예불을 올리며 수행하다가 깨쳐서 도인이 되셨다.
도인께서 돌아가실 때 유언으로 '나를 바다에 수장시켜 달라'고 고하여 제자들과 섬 주민들이 스님을 바다에 수장하니 그곳에서 커다란 연못이 떠올라와 승천하였다고 하여 그 때부터 섬이름을 연화도라고 하였고 돌아가신 스님도 연꽃도인이라 하였다. 그후 사명대사께서 이 섬으로 들어와서 연화도인 토굴터 및에 움막을 지으시고 대 해탈의 원을 세우고서 정진하던 중 마침내 큰 깨달음을 이루셨다.
얼마 후 사명대사를 찾아 연화도에 들어온 스님의 속가누님 등 여인 세분을 출가시켰으니 보원, 보련, 보월이라 했다. 임진년에 조선은 일본의 침략을 받으니 사명 대사는 육지에서 승군을 일으켜 일본군을 막았으며 바다에서는 보운, 보련, 보월 세분 비구니 스님이 이순신장군과 거북선을 건조하여 일본근을 대적하니 승승장구 하였다. 이순신 장군께서 이 세분 스님을 일러서 자운대사라고 하였으며 거북선 도면을 이 세분 스님들이 전수하였다고 전해진다.
이 곳 연화도에는 지금도 연화 도인이 손가락으로 글을 쓰셨다는 비석과 전래석이 연화봉 산신각에 보존되어 있으며 연화도인과 사명대사와 세 분 비구니스님의 토굴터가 있다. 지금도 계속 관음전(보덕암) 불사가 계속되고 있으니 불사가 마무리되면 남해보리암에 버금가는 사찰 면모를 이루게 되며 통영팔경으로 그 이름이 난 연화도에 또 하나의 아름다움이 더해지라라고 생각한다. [대한민국 구석구석]
▼ 경내를 둘러보면 웅장하면서도 화려하고 아름답다. 이러한 사찰이 연화도에 있다는 것이 그저 신기할 따름이다.
▼ 연화사 일주문...
연화항에서 이곳 일주문을 경유, 연화봉에 오르는 코스가 가장 짧은 코스다.
▼ 부지런히 하산하니 친구들은 벌써 커피집에 둘러 앉아 시원한 음료수를 마시며 얘기꽃을 피우고 있다. 이곳에서 1박 하려던 계획은 모두의 의견에 따라 취소하고 통영으로 17시 막배를 타고 나가기로 한다.
그렇다면 우도는 가보지도 못하고 그냥 돌아가야 한다는 아쉬움 때문에 시계를 보니 아직 1시간이 넘게 남았다. 나는 우도를 가보는데 까지 가보기로 하고 친구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잽싸게 우도로 달려간다.
연화항에서 5분도 안되는 거리에 이러한 도보교가 놓여져 있으니 시간안에는 얼마든지 우도를 갔다 올 수 있겠다는 판단이 선다.
▼ 반하도에 도착해서 뒤돌아 본 출렁다리...
230m의 긴 다리이긴 해도 현수교이므로 많은 사람들이 지나갈 때는 다리가
상하좌우로 흔들려 걷기가 불편할 정도다.
▼ 반하도에서 우도로 가는 코스의 나무데크길이 아주 편한 길이다.
▼ 반하도에서 우도로 연결된 79m의 트러스교이다.
▼ 신비의 섬이라고는 하지만 어느 섬과 다르지 않게 느껴진다.
▼ 우도 첫 마을인 아랫마을 전경
▼ 우도 선착장 방향에서 바라본 연화항
▼ 두번째 마을인 윗마을의 전경...이곳에는 커피숍이 있고 민박집들도 눈에 띤다.
▼ 커피숍에서 트레킹 코스를 묻자 돌아가는 코스가 있고 곧바로 산으로 올라 반바퀴 돌아보는 코스가 있다. 혹시 모를 배편을 생각하여 바로 산으로 올라 원점회귀 하기로 한다.
▼ 산을 오르니 조망터가 없었는데 이곳만이 유일하게 조망할 수 있는 지점이다. 멀리 연화도 용머리가 있는 마을 끝분까지 조망된다.
▼ 다시 살펴본 왼쪽 내부지도 가운데 외부지도 오른쪽으로 비진도가 낮에 있던 스모그가 사라져 더 선명하게 조망된다.
▼ 반하도
▼ 많은 예산을 들여 준공된 다리가 얼마나 많은 관광객을 유치하게 될런지, 주민들의 생활편리를 위해 건설된 다리지만 이곳 마을들의 살림살이도 좋아지길 기원해 본다.
▼ 연화도와 반하도가 연결된 230m의 출렁다리인 현수교
▼ 해 저물어가는 연화도...
어느새 하루가 지나갔다. 생각외로 더 아름다운 연화도임에는 틀림없음을 확인했다. 친구들과 함께 하다보니 더욱 꼼꼼하게 살펴보지 못한 아쉬움은 있지만 이 만큼의 풍경을 즐긴것만으로도 만족스럽다.
애당초 거제도의 이수도를 가자고 했었는데 그곳의 정보를 보니 볼만한게 없어서 이곳으로 온 것인데 와 보길 잘했다는 것이 모두의 생각이다. 다음 여정을 위해 다시 몸을 싣고 통영으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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