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4월 13일(토)
얼마 전 즐풍님이 올린 글을 보고 꼭 가보고 싶은 산으로 머릿속에 입력을 해 놨었는데 마침 산악회에서 괴산 35명산을 진행하면서 그곳의 코스가 공지에 올랐길래 만사 제쳐두고 산을 오르기로 한다.(사실 친구 아들 결혼식, 저녁에는 초교 동창회도 있었음, 이런...쥑일 넘) 산은 그대로 있기에 언젠가 기회가 되면 가보게 되겠지만 별로 알려 지지 않아서인지 출발 당일까지도 만차가 되지 않고 자리가 비었다. 그만큼 다음 기회란 주어지기 힘들다는 얘기다.
해서, 이런저런 핑계를 대고 나서는 길이니 그리 마음은 편하지가 않다. 괴산 쪽의 산세가 좋기에 풍경이 아름답다는 것은 산꾼이면 다 아는 사실이다. 명산이 많은 만큼 명산 못지않은 숨은 비경의 산들이 많다는 얘기인 데 선정된 산에만 매달리다 보니 간과하고 마는 것이다.
이 코스는 일부 월악산 국립공원에도 속하기 때문에 산방 기간으로 통제한다면 못할 수도 있겠지만 그런 상황은 아닌 것 같아 다행이다. 겨울 산행지로는 다소 안전에 문제가 있겠다는 생각이고 여름에는 암릉지대여서 나무가 별로 없고 수량 있는 계곡도 없는 편이라서 더위에 고생해야 하는 것을 감안하면 춘추의 계절이 적절하겠다는 생각이다.
∥산행정보∥
♣ 위치: 들머리-충북 괴산군 연풍면 원풍리 199, 신성봉 정상-충북 괴산군 연풍면 원풍리, 날머리-괴산군 연풍면 원풍리 21-2
♣ 산행코스: 연풍레포츠공원-연어봉-할미봉-신선봉-마패봉-조령3관문-고사리주차장
♣ 거리: 9km(들머리-10:20, 날머리-16:30)
∥신선봉 개요∥
신선봉(967m)은 산세가 아름답고 암봉으로 이루어져 산행의 흥미를 더해준다. 인근의 조령산이나 월악산 명성에 가려 비교적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신선한 매력과 태고의 신비, 자연의 멋이 알려지면서 차츰 산악인들이 즐겨 찾고 있다.
작은 산은 아니지만 산행의 시작이 해발 450m 정도에서 시작하기 때문에 정상까지 오래 걸리지 않는다.
마패봉은 마역봉(馬驛峰)이라고도 부르는데 마패봉이란 이름은 암행어사 박문수가 이산을 넘으면서 마패를 걸어놓고 쉬어 갔다는 데서 유래되었으며, 임진왜란 때 신립장군의 한이 서린 조령3관문을 안고 있는 산이다.
▼ 연어봉, 할미봉, 신선봉, 마패봉 중에 가장 높은 봉우리로 이곳에서의 조망은 그 어떤 산보다도 좋기에 메인 화면으로 정했다.
▼ 뾰족봉에서 신선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한눈에 들어오는 들머리의 연풍면 원풍리 마을이다.
▼ 여기서 우측으로 접어들면 뾰족봉, 할미봉으로 해서 신선봉 쪽으로 질러가겠지만 우린 연어봉 쪽으로 향한다.
▼ 무속인들의 기도터로 보이는 바위를 지나게 되고...
▼ 이곳에서도 신선봉으로 바로 향하는 지름길이 있지만 연어봉 쪽으로 향한다.
▼ 이곳은 웬만한 곳에 있을 야생화도 없는 편이다. 겨우 현호색이 폈길래 담아봤다.
▼ 들머리에서 30분 올라오니 첫 조망터가 암릉과 함께 나타난다. 오늘도 남쪽 지방에는 미세먼지가 낀다는 예보에 습관적으로 지참하던 망원렌즈도 빼놓고 왔는데 후회막급이다. 이 정도의 조망이면 요즘 날씨 치고는 훌륭한 것을 순진하게 예보를 믿었던 내가 잘못이다.
▼ 오르며 내려가며 돌탑을 쌓으려는 마음은 모두 무언가 바라는 자신만의 신앙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 괴산 쪽은 암릉이 많아 소나무들이 자신들의 생존을 위해 기기묘묘하게 자라 인간에게는 예술로 보인다. 이 소나무 역시 영양분을 공급받지 못하니 윗부분은 스스로 고사하고 옆으로 뻗어 생존하려는 본능이 엿보인다.
▼ 미끈한 암릉과 함께 왼쪽 연어봉과 함께 멀리 오늘 산행의 최고봉인 신선봉이련가, 삐쭉이 얼굴을 내밀었다.
▼ 가운데 신선암봉과 그 뒤쪽으로 조령산이, 오른쪽 가까이는 마등봉이 조망되고 마을은 괴산군 연풍면 원풍리이다.
▼ 바로앞 629봉 오른쪽으로는 충주시 수안보면 사문리 마을이다.
▼ 산행 내내 로프가 곳곳에 있는 것을 알게 되었는데 그만큼 안전 산행을 해야 된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 연어봉과 이어진 암릉이다. 거대한 암릉이 통째로 산꾼들을 반긴다.
▼ 암릉 주변의 고사목이 죽어서도 그 기품을 잃지 않고 인간의 눈을 즐기게 한다.
▼ 연어를 닮았다 해서 연어바위인데 이런 해학적인 소재거리가 있음으로 해서 산행에 재미를 느끼게 한다.
▼ 연어의 입도 살펴보고...
▼ 뒷모습도 살펴보는데 주걱턱이 가관이다.
▼ 그 옆의 바위는 있는 모양, 없는 모양 다 내고 있지만 그 위에 자라고 있는 소나무 한 그루에 더 눈길이 간다.
▼ 웬만하면 안 꼈던 선글라스도 시력보호의 중요성에 도수에 맞춰 친구가 운영하는 안경점에서 특별히 구매해 껴봤는데 영 낯설고 어설픈 모습이다.
▼ 산행과 더불어 기이한 모습의 소나무를 보려면 괴산의 명산들을 찾으면 될 것 같다. 소나무가 바위를 가른 것인지 갈라진 바위에 소나무가 자란 것인지...
▼ 뒤돌아 본 연어봉
▼ 방아다리바위봉에 올랐다가 할미봉으로 해서 다시 방아다리바위봉으로 회귀를 한 다음 신선봉으로 향해야 한다. 할미봉으로 가면서 담은 요상한 바위.
▼ 할미봉에서 내려 뻗어 이어진 바위군들...
▼ 입석바위도 담아 보고...
▼ 여러 블로그를 통해 본 할미봉의 할미바위인데 어느 쪽에서 봐야 할미 형상이 될까, 자세히 살펴보기로 한다. 이쪽일까? 사람 형상이라면 얼굴 모습이 보여야 할 텐데 뭔가 부족한 느낌이다.
▼ 그렇다면 이쪽 방향일까? 위는 머리 부분이고 돌무더기 쪽이 앞모습이 되는지, 뒷모습이 되는지 이 역시 아리송하다.
▼ 그렇다면 더 윗부분의 바위에 올라 내려다보듯 보니 이 방향에서 보는 모습이 얼굴 형상이
나타나면서 돌무더기가 짐 보따리거나 손주를 업은 모습이 되는 듯 하다.
▼ 당겨 본 옆모습의 할미바위...머리, 얼굴과 코, 입 모습이 할미 형상을 제대로 찾은 것 같다.
▼ 할미봉에서 바라본 풍경...조령산에서 신선암봉, 깃대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선명하다. 마을에는 우리가 타고 갈 버스 고사리 주차장과 수옥정 저수지가 손에 닿을 듯 바라다 보인다.
▼ 비바람에 얼마나 시달렸는지 뿌리가 뽑혀 누운 채로 삶을 지탱하고 있는 소나무다. 마치 용트림으로 몸무림 치는 듯 하니 우리네 인생이 고달프다 말하지만 어찌 이 소나무에 비하랴! 다 배부른 소리에 불과함을...
▼ 할미봉에서 좀 더 가면 이와 같은 풍경을 만나 볼 수가 있다.
▼ 다시 오르는 방아다리바위봉...
▼ 방아다리바위봉 바로 아래에서 담은 고사목과 신선봉
▼ 방아다리바위봉
▼ 딱 한사람 들어가 누우면 고인돌이 될 듯...
▼ 신선봉의 위용
▼ 이런 소나무와 저런 바위들을 음미하며 산행하는 것을 감안, 리딩대장은 9km 거리에 7시간을 충분히 줬다. 역시 내달리기만 하는 산행보다는 많은 것을 볼 수 있어 좋다.
▼ 이런 구간이 많아 로프가 설치되어 있으므로 겨울산행은 더욱 힘이 들 수밖에 없겠다.
▼ 저 바위 위의 고사목의 소나무를 유심히 보게 된다. 아마도 사람들에 부대껴 고사했는지도
모르겠다.
▼ 살아서 100년, 죽어서도 100년을 갈 듯, 멋진 자태는 여전하다.
▼ 930봉에서 오르는 신선봉(967m)
▼ 마치 나무화석으로 착각을 할 만큼 나무테가 그려져 있는 원형의 암석이 알박기라도 한 듯 신기하기만 하다.
▼ 노랑제비꽃의 빛깔도 어쩜 이리도 선명한지...
▼ 드디어 신선봉에 올랐다. 들머리에서 쉬엄쉬엄 3시간 만이다.
▼ 이곳 신선봉에서의 조망은 그 어떤 산 보다도 270도 이상 서 있는 자리에서 둘러볼 수 있는 조망터이다. 북동쪽으로 멀리 월악산 국립공원의 하봉, 중봉, 영봉(1,097m)이 보이고 바로 앞 왼쪽으로 북바위산(772m), 중간에 박쥐봉(782m), 오른쪽이 용암봉(892m)로 보인다.
▼ 동쪽으로 바로 앞쪽이 마패봉, 왼쪽 멀리 포암산(962m), 동남방향 중간 멀리 주흘산 주봉과 관봉이, 그 앞으로 부봉(1~6봉)이 보인다. 맨 우측으로는 신선암봉에서 깃대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부봉과 함께 톱날과 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
▼ 남쪽 방향으로는 조령산과 신선암봉으로 해서 깃대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산행 내내 볼 수 있는 풍경이다.
▼ 일망무제의 풍경 앞에 이보다 더 이상의 힐링은 없다.
▼ 지체한 점심식사 시간과 휴식 시간으로 이제 마패봉을 향해서 내달리기로 한다.
▼ 바위들이 거의 다듬은 벽돌이나 구들장과 같은 모습을 하고 있으니 유용성있게 보인다.
▼ 백설이 만건곤할 제 독야청청 하리라...
▼ 독야흑흑 하리라...미투
▼ 국립공원 표시인데 언제적 표식일까? 박정희 정부 시절 냄새가 짙다.
▼ 로프의 손맛은 오늘 처럼 본 적도 없는 듯 하다.
▼ 이런 돌만 잘 쪼개면 50평의 구들장은 충분히 놓을 수 있겠다는 발상은 왜 하게 되는 것인지...굴뚝산업을 겪어 온 세대가 되서 긍가?
▼ 암행어사가 이곳까지 올라올 일도 없겠지만 박문수가 이 산을 넘으면서 마패를 걸어 놓고 쉬어 갔다는데서 유래했다는데...아마도 힘들어서 마패를 패대기 쳤을 것이란 얘기도 있다.
▼ 주흘산과 부봉이 손을 뻗으면 닿을 듯 가까워진 모습이다. 주흘산은 가봤지만 부봉은 기회를 놓쳐 가보질 못해 아쉬움으로 남는 곳이기도 하다.
▼ 조령산에서 신선암봉을 거쳐 깃대봉에 이르기까지 한눈에 들어온다. 괴산 35명산 중 4월 마지막 주 토요일 공지가 되었으나 사정상 깃대봉까지 연계한 산행을 못가게 되어 이쪽 부분은 이빨 빠진 산행이 되고 만 셈이다.
▼ 아! 이리 둘러보고 저리 둘러보아도 산이 징글 징글하다.
▼ 지도상에는 선바위로 표시되어 있는데...이건가?
▼ 아님, 돌무더기가 있는 이건가?
▼ 문경새재3관문(조령관)
백두대간의 조령산 고개를 넘는 새재는 예로부터 영남지방과 서울을 연결하는 관문이자 군사적 요새지이다. 새재라는 지명은 새도 날아서 넘기 힘든 고개, 새로 된 고개, 억새풀이 우거진 고개 등의 뜻을 가지고 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새재는 산새가 높고 험준한 곳에 자리 잡고 있다.
문경새재에는 1관문인 주흘관, 2관문인 조곡관, 3관문인 조령관 총 3개의 관문이 있다. 그중 3관문은 새재 정상에 자리 잡고 있다. 북쪽에서 침입하는 적을 막기 위해 선조 때 공사를 시작하여 숙종 때 중창한 3관문은 고려 초부터 조령이라 불리면서 중요한 교통로의 역할을 하였다. 문루는 1907년 훼손되어 불에 탔고, 홍예문과 누각, 좌우의 석성 135m는 1976년 복원하여 현재에 이르렀다. [대한민국 구석구석]
※ 오늘은 주흘산 정상을 오르는 팀과 연어봉~마패봉을 오르는 팀으로 나눠 산행을 진행했다. 주어진 시간은 7시간으로 너무 많은 시간을 주어질 정도로 살방살방 즐기며 산행한 날이다.
리딩대장의 괴산 35명산 산행을 모두 마치기란 쉽지 않지만 어차피 100명산을 이달 안으로 모두 마치게 되면 산세 좋은 이쪽 방향의 산에 집중해 볼까 생각 중이다.
오늘은 날씨도 생각보다 좋고 적당한 암릉으로 100대 명산에 넣어도 손색이 없는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는 산행을 모처럼 했다. 역시 어느 산악회든 리딩대장의 산행 철학에 따라 분위기가 달라진다.
봄철에 꽃 산행에 초점을 맞추면 좋겠지만 개의치 않는다. 그 어떤 산이라도 가고 싶은 산이 있다면 그 무엇이던 자연과 더불어 즐길 수 있을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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