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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충청북도

[괴산] 청화산&조항산

2019년 3월 16일(토)

 

청화산과 조항산을 처음으로 안 것은 2015년 7월 25일 도장산(828m)를 올랐을 때다. 속리산 주능선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치고 가장 가까이 보이는 것이 청화산과 연결된 시루봉이었다. 청화산 뒤쪽으로는 조항산이 보이지는 않았지만 지도상으로 알게 된 산이다. 언제인가는 오를 날이 있을 것이란 막연한 생각을 한지 어언 3년이 흘렀다. 

역시 괴산 쪽의 산세가 좋아 유명산이 많다. 그러니 내가 속해 있는 산악회에서는 괴산 35 명산이란 타이틀로 산행이 진행 중이고 그것만 완등 한다 해도 거의 일년 가까이 시간이 걸린다는 얘기인데 목표로 했던 100대 명산을 모두 완등 한다면 그 후에 못할 이유가 없다는 생각이다.

오늘로 세 번째로 괴산의 명산을 공지한 것인데 마침 그동안 기다려왔던 곳이다. 봄은 아직 이른 듯 하지만 혹시 노루귀꽃이라도 보지 않을까 내심 기대했었는데 정상에는 생각지도 않은  상고대가 폈다.

살짝 내린 눈과 상고대가 녹아 떨어지면서 응달은 미끄러워 아이젠을 착용해야 하지만 보통 귀찮은 일이 아니다. 결국 한번 나뒹굴고 나서야  아이젠을 착용하긴 했는데 세 번을 벗었다 착용했다 반복하면서 접어 버렸다.

조항산까지 완주하는 A팀, 청화산과 조항산 사이의 임도로 하산하는 B팀, 청화산만 오르고 바로 하산하는 C팀으로 나눠 산행을 시작했는데 A팀 선두 10명 정도와  좀 떨어져 홀로 산행하는 나는 조항산 정상 부근에서 아무리 뒤를 돌아봐도 보이는 회원이 없어 모두 중간에 하산했을 것이란 판단으로 나로 인해 버스 출발이 지체되면 안되는 생각으로 거의 뛰다시피 하산했는데 주어진 시간보다 20분 정도 빨리 도착했으나 내 뒤로 처져 온 회원이 알바하며 주어진 6시간 30분 보다 40분이나 늦어 하산했다.

다 하산한 줄 알았더니 문제는 심각해졌다. 길을 잃은 회원이 2명이 더 있었는데 자신들 위치도 모르고 여성회원 한분은 아예 퍼져서 걷지도 못한다니 정말 난감한 일이 아닐 수 없는 상황이 벌어졌다.

 

산행정보

♣ 위치: 들머리-경북 상주시 화북면 입석리 376-2, 청화산정상-충북 괴산군 청천면 삼송리, 조항산정상-경북 문경시 농암면 궁기리, 날머리-상주시 화북면 입석리 842-12

♣ 산행코스: 늘재-청화산-조항산-의상저수지-옥양교

♣ 거리: 13km(들머리-09:50, 날머리-16:10)

 

 

 ∥청화산 개요

전해지는 이야기에 따르면, 청화산(靑華山)은 원래 ‘화할 화(華)’가 아닌 ‘불 화(火)’를 써서 청화산(靑火山)이라 표기했다고 한다. 산이 푸르고 사철 꽃이 불타듯 만발하여 이러한 이름으로 불렀다고 한다. 그런데 이름 때문인지 유난히 산불이 자주 발생하였기 때문에, 어느 선비가 청화산의 ‘화(火)’를 ‘화(華)’로 바꾸자고 제안하여 지금과 같은 지명이 되었다고 한다.

청화산은 경북상주시 화북면,문경시 농암면과 충북괴산군 청천면등 3개시군의 경계를 이루며 그 중앙에 우뚝 솟아있다. 청화산의 높이가 1/25,000 지도에서 970m, 1/5,000 지도에는 984.2m로 표시되어 있다.

청화산을 오르기 위해서는 의상저수지를 거쳐야 하는데 청화산과 주변의 산 그림자가 저수지 수면 위에 아름답게 펼쳐져 산을 오르기 전에 산과 어우러진 자연의 경관에 감탄을 하게된다.

청화산에는 산죽군락 지역과 소나무가 많아 겨울철에도 푸르게 보인다. 청화산 정상은 언 듯 보면 정상같지 않은 곳에 청화산이라는 표시목이 없다면 그냥 스치고 지나갈 수 있는 그런 정상이다. [한국의 산하 인용]
     

                              ▼ 청화산(984m)과 백악산(858m)사이의 고개로 32번 국도를 끼고 있는 늘재는 속리산으로 부터

                              청화산을 거쳐, 조항산, 대야산, 대미산, 소백산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의 한 구간이기도 한데

                              바로  이곳을 들머리로 한다.

 

  ▼ 들머리에서 좀 올라가다 보니 어디서 부터 오르는 팀인지 갑자기 다른 산악회와 함께 합류가 되어 앞서거니 뒷서거니 북적대는 산행이 됐다. 첫 조망터에서 본 풍경은 예견한대로 옅은 안개와 습도가 많다보니 시계가 그리 썩 좋아 보이지 않아 우중충하다.

 

  ▼ 속리산 주능선까지는 겨우 조망할 수 있으나 그 이상의 거리는 기대할 수 없는 날씨다.

 

 ▼ 안정되고 편안한 정국을 위해 단(壇)을 세웠다는 정국기원단(靖國祈願壇)...민초들의 생각은 이러할진대 어찌 책임있는 정치인들이 피곤하게 만드는지...

 

  ▼ 정상은 마치 봄에 핀 산벚꽃 처럼 생각지도 못했던 상고대로 하얗게 뒤덮혔다.

 

  ▼ 국립공원에서도 손꼽히는 파노라마처럼 펼쳐진 속리산의 주능선으로 감상해 본다.

 

  ▼ 당겨 본 속리산...날씨만 좋았다면 더 멋진 풍경이었을 텐데 늘 아쉬움뿐이다.

 

 ▼ 백악산(858m)...저곳도 괴산35명산에 포함되어 있으니 그쪽 코스의 공지가 있으면 당연 올라서 병풍처럼 펼쳐진 속리산 주능선을 다시 한번 조망해 봐야겠다.

 

  ▼ 완전 육산인 줄 알았는데 이런 거대한 바위도 있었나?

 

 ▼ 정상이 가까웠는지 능선의 응달쪽에는 상고대로 뒤덮혔다. 겨울 몇 달째 못 봤던 상고대를 보니 다소 생뚱맞은 느낌이다.

 

  ▼ 칼바위도 보이고...

 

  ▼ 헬기장에 도착, 잠시 숨을 돌리며 주변 지형을 돌아 보는데 볼록 튀어나온 암릉이 있는 곳이 시루봉(876m)이다.

 

  ▼ 당겨 본 시루봉...시루를 얹어 놓은 것 같아서 붙여진 이름이겠다.

 

  ▼ 청화산 정상석을 담았는데 웬 버즘, 기미가 끼었는지 글씨도 제대로 안보이고  찜찜해 보인다.

 

  ▼ 음지와 양지의 구별이 확실하다. 이제부터 청화산을 하산하고 조항산을 또 올라야 하는데 응달이니 낙상사고에 유의해야할 시작점이기도 하다. 후에 알고 보니 한 여성회원은 미끄러져서 꼬리뼈가 다쳐 A코스 타려다가 C코스로 겨우 탈출한 회원이 있었다.

 

  ▼ 올해 마지막으로 보는 상고대가 될 것 같다.

 

  ▼ 왼쪽 연엽산(775m)과 오른쪽 시루봉(876m)

 

  ▼ 뒤돌아 본 청화산

 

  ▼ 871봉에서 바라본 조항산, 북쪽으로 보는 풍경은 그래도 좀 나은 것 같다. 조항산 뒤편 왼쪽으로 중대봉과 대야산(931m), 오른쪽으로는 멀리 둔덕산(970m)가 보인다.

 

  ▼ 진행할 능선과 조항산...제법 암릉이 있어 보인다.

 

 ▼ 가운데 희미하게 멀리 작약산이 보이고 오른쪽 연엽산

 

 ▼ 뒤돌아 본 풍경...멀리 청화산과 871봉.

 

 ▼ A팀은 오른쪽 조항산을 넘어 돌아 저곳 의상저수지로 하산하게 된다. 조항산을 넘지 않을 B팀들은 이곳 부근에서 하산해야 한다.

 

 ▼ 점심 생각이 없어 그냥 내달려 왔는데 이쯤에 오니 선두 몇 명이 식사를 하고 있다. 나도 낑겨 식사하려고 하니 벌써 다 먹고 일어날 채비를 한다. 훌쩍들 떠나고 나니 또 나홀로 산행이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조항산 주변의 풍광과 뻗어 내린 능선은 장쾌하기 그지없다.

 

  ▼ 당겨 본 조항산 정상으로 가을 단풍이 어우러졌을 때면 더욱 좋을 풍경이다.

 

 ▼ 조항산에서 남쪽으로 뻗은 능선과 계곡, 궁터가 있다는 농암면 궁기리이다. 후백제의 견훤이 이곳에 궁궐을 지었다 하여 궁기(宮基,궁터)라 한다.

 

 ▼ 당겨 본 궁기리, 궁터마을

 

 ▼ 의상저수지 아래 천(川)을 경계로 왼쪽은 경북 상주시 화북면에 속하고 오른쪽은 충북 괴산군 청천면에 속한다. 그렇게 본다면  청화산은 화북면에 속해야 되나 괴산군 청천면에 속해 있으니 묘한 행정구역 경계선이다.

가령산~무명봉~낙영산~조봉산~도명산(가무낙조도)종주가 공지되면 저곳도 가봐야 할 산이다. 에고...  

 

 ▼ 왼쪽 멀리 연엽산과 시루봉은 산행 내내 보게 되는 풍경인데 가운데 뾰족한 앞부분에서 점심식사를 한 자리다. 길게 뻗어 내린 능선이 이채로워 담아 봤다.

 

  ▼ 정상이 가까워 올 수록 암릉과 바위들이 그 모습을 드러낸다.

 

 ▼ 선두가 보인다. 부지런히 따라간다고는 하지만 워낙 빠른 팀들이라 따라 잡기가 쉽질 않다.

 

 

 ▼ 뒤돌아 본 풍경...휴일마다 걷고 느끼는 일이지만 저 먼길을 어떻게 걸어왔나 싶은 생각은 늘 하게 된다.

 

 ▼ 이쯤에서 내 뒤로 오는 회원이 어디쯤 오는가 망원 렌즈로 아무리 살펴봐도 보이질 않는다. 현재 시간 13시55분, 16시30분까지 하산해야 하니 아마도 시간이 촉박하여 B코스로 중간에 하산하는 것으로 판단, 그렇다면 내가 제일 후미이니 내가 도착하는 시간이 버스 출발하는 시간으로 생각하니 마음이 급해지기 시작한다. 

 

  ▼ 왼쪽 멀리 속리산과 가운데 낙영산, 무명봉, 오른쪽으로 도명산이 한눈에 들어온다.

 

  ▼ 이러한 직벽으로 된 바위도 타고...

 

  ▼ 조항산 정상에 왔으나 아무도 없다. 이럴땐 인증샷 한장 담기도 만만치 않다. 청화산 넘어서 부터는 결국 이곳까지 혹시 모를 알바를 염려하여 GPS를 보며 홀로 걷고 또 걷는다.

 

 ▼ 정상에서 북쪽 방향을 바라보니 낯익은 봉우리와 능선이 펼쳐진다. 오른쪽으로 보이진 않지만 한여름 둔덕산을 넘어 마귀할멈통시바위를 거쳐 하산한 적이 있고 올해 올랐던 대야산이 보이니 반가움이 앞선다.

 

  ▼ 오른쪽산 뒤편의 살짝 보이는 둔덕산으로 부터 앞 능선을 타면서 멋진 풍경을 맛보았던 추억이 새롭다.

 

  ▼ 당겨 본 왼쪽 중대봉과 오른쪽 대야산...중대봉을 갔었어야 했으나 비탐구역으로 카메라가 설치되어 있어 포기했었다. 중대봉을 갈 기회가 있다면 다시 한번 도전할 산이다.

 

  ▼ 당겨 본 대야산...정상에는 깨알보다 작게 보이는 감시카메라가 백두대간팀들이 촛대봉, 곰넘이 봉으로 가는 쪽을 감시하고 있다.

 

 ▼ 가운데 마귀할멈통시바위를 당겨봤다. 가을 단풍과 어우러진 비경도 볼만 하겠다. 지금과 같은 조망과 풍경이라면 블야에서 정한 100대 명산은 청화산을 정할 것이 아니라 차라리 조항산은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 의상저수지로 하산할 능선...카메라는 일단 배낭에 넣어 두고 엄청난 속도로 내달린다.

 

  ▼ 적송 소나무 군락지를 지나 한참만에야 의상 저수지에 도착한다.

 

 ▼ 의상저수지

 

  ▼ 의상저수지에서 바라본 오른쪽 청화산과 가운데 871봉

 

  ▼ 인삼을 재배하고 있는 충북 괴산군 청천면 삼송리 마을

 

  ▼ 삼송리의 왕소나무의 고사목이 보관되어 있는 장소

 

 ▼ 왕소나무(왕송)

삼송리의 소나무는 높이 약 12.5m, 수간 둘레 4.7m에 이르는 노거수이다. 흔히 ‘왕소나무’라고 불리는데, 밑에서 끝까지 꼬면서 올라간 줄기의 모습이 마치 용이 꿈틀거리는 듯이 보인다 하여 ‘용송(龍松)’이라고도 불리운다.

왕송은 1980년대까지 성황제를 지내던 신목으로 근처에 이와 비슷한 노송 3그루가 있어서 마을 이름을 ‘삼송(三松)’이라 하였는데 지금은 왕송 1그루만이 남아있다. 마을을 지켜주는 당산나무로 오랫동안 주민들의 보호를 받아 온 괴산 삼송리의 소나무는 문화적· 생물학적 자료로서의 가치가 인정되어 천연기념물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다.
그러나 2012년 8월 28일 태풍 '볼라벤'의 강풍으로 뿌리가 뽑힌 채 쓰러져 현재 문화재청과 괴산군은 보온덮개를 설치하여 겨울을 잘 보낼수 있도록 모색하고 있다.

또한, 뿌리를 복토하고 줄기와 가지를 녹화마대로 감은 채 수간주사 10개를 꽂아 영양제를 주입하는 등 내년 봄 새잎이 돋기를 바라며 현재 월동대책을 준비하고 있다. [대한민국 구석구석]  그러나...죽었다.

 

※ 살짝 내린 눈과 상고대가 녹으면서 떨어진 결정체로 음지에는 길이 미끄러워 산행이 더딜 수밖에 없어 속도 내기도 어렵고 다소 위험한 산행이기도 했다.

하산 시간인 16:30에서 20분 전에 도착했으나 알고 보니 뒤에 4명이 40분이 늦은 17:10에야 도착했다. 물론 미리 와 있는 대다수 회원들은 막걸리 가게에서 거나하게 술 한잔씩 먹고 있었으므로 별 불만이 없는 상태로 모두 버스에 승차하려던 참에 2명이 아직 하산하지 않았다는 걸 알게 되면서 모두의 인상이 달라졌다.

완전 초짜 여성회원이 A코스길로 나중에 온 4명과 함께 오다가 중간에 처져 남성 한분과 함께 도중 하산하게 되었는데 임도에서 길을 잘못 들어 헤매다가 결국 다리가 풀려 완전 퍼지게 된 것이다.

다친 줄만 알았던 모든 회원들은 걱정을 하며 동네 승용차를 부탁하여 골짜기로 올라가려 했지만 저수지에서 임도로 올라가는 길은 저수지 관리자가 출입문을 잠가 놓아 결국 119를 부르게 되었고 2시간 30분이 지난 후에야 도착을 하게 되었는데 버스에 타는 그녀의 모습은 미안한 기색도 없고 사과의 말 한마디 없이 당당했고 오히려 나를 내버려 두고 그냥들 갔다는 생각에 원망을 했다는 후문이니 기가 찰 노릇이다.  

제 시간에 귀가했으면 좀 푹 쉬면서 내일 일정을 생각하려고 했는데 귀가 시간이 11시가 넘어 버렸다. 산행 운영도 잘못된 부분이 있으나 이런 회원들이 있는 한  대책은 요원할 수밖에 없다. 당일 넘어져서 손목을 다치고 꼬리뼈를 다친 회원이 있지만 무사히 제시간에 도착했는데 안전사고도 아니고 저질 체력으로 다리가 풀려 119를 불러야만 되는 상황이라면 보통 문제가 아니다.

40여 명이 넘는 회원이 금쪽같은 시간을 허비했으니 그런 피해를 주어서는 안 되겠다. 한사람의 욕심으로 비롯된 일로 다행히 봄철이고 낮시간이 좀 길어졌길래 망정이지 한 겨울이면 생명이 오갈 수도 있기에 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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