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0월 14일(일)
금산의 보리암 산행을 10:00에 마치고 버스로 30여분 이동하여 다랭이마을로 향한다. 우리 어릴적에도 시골마을의 비탈진 땅을 개간하여 다랭이밭을 만들어 농사를 지은 분들이 많다. 물론 이곳 마을처럼 넓은 면적에 급경사의 다랭이는 아니지만 그 단어를 알 만큼의 시골 분위기는 느끼며 자라왔기에 더 정감이 가는 코스인지 모르겠다. 조상들은 오로지 삽과 곡괭이, 지게로 경사로를 돌로 축대를 쌓고 다져 평지의 논밭을 만들고 가꾸었기에 피와 땀으로 얼룩진 땅이다.
지금처럼 기계로 수만평을 경작하는 시대에서는 정말 촌스러운 곳인지는 몰라도 다랭이가 생길 때까지의 과정은 우리의 소중한 역사적인 실체이기도 하다. 그러나 실제 가보니 다랭이 논밭은 점차 사라지는 느낌이고 관광화가 되어 마을 전체가 상품성으로 보여 고유 시골마을의 정겨운 풍경은 찾아 보기가 어려워 아쉽다. 주어진 1시간 30분 동안 대략 주변을 둘러보고 파전과 멸치회무침으로 막걸리 한잔하고 독일마을 코스로 이동한다.
♣ 소재지: 경남 남해군 남면 홍현리 840-5 (주차장)
▼ 남해 다랭이마을
다랭이는 협소한 농지를 뜻하는 순 우리말로, 이 마을 사람들은 ‘삿갓배미’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다랭이마을은 이름부터 마을의 독특한 유래까지 사람들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곳이다. 바닷가지만 해안절벽에 가파른 지형을 끼고 있어 배를 정박하기도 어려운이라 이 곳 사람들은 주위의 척박한 산비탈을 개간해 농사를 짓기 시작하였다. 하루는 어떤 농부가 종일 논을 갈다 해가 저물어 집으로 돌아가기 전 자기의 논을 세어 보니 한 배미가 없어졌더랬다. 몇 번을 세어 보았지만 찾을 수 없어 포기하고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벗어둔 삿갓을 들었더니 삿갓 아래 한 배미가 있었다는 다랭이논의 일화는 자세히 보지 않으면 찾아볼 수 없을 만큼 작은 땅의 우스갯 표현을 우회적으로 나타낸다.
이 곳은 마을 사람들의 억척스러운 발자취에 세월이 더해져 100여층의 대규모로 형성되어 있으며, 배후의 높은 산과 앞으로 펼쳐진 바다와 조화를 이루면서 이 곳에서만 볼 수 있는 빼어난 경관을 드러낸다. 봄에 유채꽃이 피고 여름에 모내기를 하며 가을에 벼가 여물어 고개를 숙일 때 등 이 곳은 사시사철 그만의 색을 발하며 인간의 삶과 자연이 조화를 이루는 가장 이상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다랭이마을은 2012년 CNN 선정 대한민국 관광명소 3위에 랭크될 만큼 관광지로서의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오랜 시간 보물섬 내 숨겨져 있던 원석처럼, 아름답지만 알려지지 않았던 다랭이마을은 TV와 인터넷 매체를 타고 소개되면서 사람들이 한 번쯤 가고픈 관광지로 손꼽히고 있다. [대한민국 구석구석]
▼ 명승제15호(경남 남해군 남면 홍련리 777 일원)
남해 가천마을 다랑논(畓)은 선조들이 산간지역에서 벼농사를 짓기 위해 산비탈을 깎아 만든 인간의 삶과 자연이 조화를 이루어 형성된 곳으로 설흘산과 응봉산 아래 바다를 향한 산비탈 급경사지에 곡선형태의 100여 층의 논이 계단식으로 조성되어 있으며 배후에 높은 산과 전면의 넓게 트인 바다가 조화를 이루어 빼어난 농촌문화경관을 형성하고 있어 경관적(예술적)가치가 뛰어나며 인근에는 산림 및 바다의 자연적인 요소와 가천암수바위, 설흘산 봉수대, 서포 김만중 유배지인 노도(섬)와 같은 문화적 요소는 명승적 가치를 한층 높이고 있는 곳으로 경관적 가치가 특별하고 전통적인 벼농사 문화가 유지되고 있는 남해 가천마을 다랑논은 보존 및 활용가치가 높고 빼어난 자연경관으로 2002년 농촌전통테마마을 선정과 함께 2005년 1월 3일 국가 지정 명승으로 지정보존 되고 있다.[안내문]
▼ 마을을 구석 구석 당겨봤다. 촌스런 분위기는 나지 않고 기와형태의 다소 고급스런 풍경이다. 마을이 잘 정비된 느낌인데 모두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한 수단이겠다.
▼ 노랗게 익은 벼의 다랑논을 보고 싶었는데 그리 큰 규모는 아니고 벼 수확도 거의 끝나는 시기라 아쉽다.
▼ 가천해변...
▼ 마을 곳곳에 있는 음식점, 숙박시설로 인해 관광객들의 발길일 끊임이 없다. 시골 분위기가 나질 않으니 그 옛날 산골마을에서 부자마을로 도약한 셈이다.
▼ 응봉산
▼ 가천암수바위
가천암수바위는 일명 "가천미륵"이라고도 불리며, 조선 영조27년(1751)에 발견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당시 이 고을의 현령인 조광진의 꿈에 한노인이 나타나 이르기를 "내가 가천에 묻혀 있는데 소와 말이 자주 밟고 지나가서 견디기 어렵다. 나를 일으켜주면 반드시 좋은 일이 있을 것이다"고 했다. 이에 현령이 관원들을 이끌고 가천으로 달려가 보니 과연 꿈에서 본 지세와 똑같았다. 그래서 꿈속의 노인이 가르쳐준 자리를 파보니 지금의 암수바위가 누운채 묻혀 있었다.
바위를 일으켜 세우고 논 다섯 마지기를 헌납하여 제사를 처음 올리게 된 것이 오늘날까지 이어오고 있다. 이 바위에 제를 올리고 치성을 드리면 천재지변을 피하고 풍어를 맞이한다고 전해온다. 숫바위는 높이 5.8m에 둘레가 2.5m, 암바위는 높이 3.9m에 둘레 2.3m이다. 선돌(立石)같은 숫바위는 남근 형상이며, 암바위는 아이를 밴 임산부 형상이다. 이 가천암수바위는 경상남도민속자료 제13호로 지정되어 있다.
▼ 유채밭이라면 바다와 함께 근사한 풍경을 자아내겠다.
▼ 응봉산 줄기따라 이어진 능선의 다랑논
▼ 설흘산 아래로 만들어진 다랑논
▼ 이곳에서 막걸리 한잔 한다고 눌러 앉아 버렸다.
▼ 막걸리 한잔 후 둘러본 마을 골목
▼ 감도 실하게 익어가니 점점 깊어 가는 가을색이다.
▼ 간판 안내를 보니 보통 마을이 아니다.
▼ 탈렌트 박원숙씨의 커피앤스토리 방문, 호기심에 방문객들이 문전성시를 이룬다.
▼ 독일마을
독일마을은 1960~1970년대 어려운 시기에 독일에 광부, 간호사로 파견되어 우리나라 경제발전에 헌신한 독일거주 교포들이 고국으로 돌아와 조국의 따뜻한 정을 느끼며 노년을 보낼 수 있도록 2000년부터 2006년간에 걸쳐 남해군이 조성한 교포정착촌 마을이다.
독일마을은 천연기념물 제150호인 물건리방조어부림을 바라보며 남해군 삼동면 물건리와 봉화리 일대 약 90,000㎡의 부지에 걸쳐 조성되어 있으며, 독일 교포들은 분양받은 대지에 직접 독일에서 건축자재를 가져와 빨간 지붕과 하얀 벽돌을 이용한 전통적인 독일양식으로 주택을 건립하여 2014년 현재 34동의 주택이 완공되어 있다.
이 주택들은 독일 교포들의 안락한 노후 생활을 위한 주거지이지만 독일 문화를 체험하고자 하는 관광객들을 위해 민박으로 운영되기도 한다. 또한, 지난 2014년 6월 말부터 전국에서 유일하게 파독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시작한 파독전시관이 건립되어 6,70년대 독일에서 어렵게 생활했던 파독 광부, 간호사의 발자취와 현재를 직접 느낄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어 많은 사람들의 흥미를 끌고 있다. [다음백과]
♣ 소재지: 경남 남해군 삼동면 봉화리 2613 (주차장)
▼ 스몰비어 파티기간이 10월 15일부터 21일까지인 것 같다. 야외 광장에 햇빛 가림막 하나 없이 의자와 탁자를 놓고 맥주를 판매하고 있음에도 많은 관광객이 이용하고 있는 걸 보면 미국마을과는 달리 독일마을은 지역경제화에 성공한 셈인 모양이다.
▼ 맥주 한컵에 4,000원, 소세지 안주, 그리고 빵종류...청포도와 건과류는 등산용 간식이다. 독일마을을 체험해 보고 싶은 마음에 앉아 보지만 맥주에 관심이 없는 나는 찌게에 소주 생각뿐이다.
▼ 독일 형태의 주택구조인 듯 하다.
▼ 물수세미(앵무새깃)가 잘 자라고 있는 수초위로 반영이 된 마을이 한결 보기가 좋다. 회원들과 맥주 한잔 하자는 제의를 거절할 수 없는 시간만 아니었다면 주변을 더 둘러보며 독일마을에 대한 속내를 더 살펴 볼 수 있었을 것이란 생각에 뭔가 부족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 금산 산행 후 다랭이마을과 독일마을 방문을 테마로 해서 무박으로 진행된 산행이지만 유명세를 띠고 있는 마을들은 사람의 취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별 감흥을 주지 못한다. 단순히 막걸리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면 다랭이마을을 추천하고, 맥주를 마시고 싶어하는 사람이 있다면 독일마을을 추천하고 싶다.
남들이 한번씩 다녀왔다 간 곳이라면 나도 이곳에 와 봤다는 것에 의미를 둔다. 다만, 마을이 형성되기까지의 역사적인 사실에 대해서는 우리가 다시 한번 알아둘 필요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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