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트레킹/전국

[강릉] 정동진 바다부채길

2017년 8월 5일(토)

한 여름의 더위는 그러려니 한다. 여름은 당연히 덥고 겨울은 또 겨울답게 추워야 한다. 지구 상에서 더우면 덥다고 짜증내고 추우면 춥다고 법석을 떠는 일은 인간밖에 없다. 우주가 그렇고, 태양계가 그렇고, 지구가 살아 움직여하는 일이기에 그 자연의 순리대로 만물은 살아가고 있는데 인간만이 호들갑이다.  

그런 더위를, 추위를, 즐겨야만 한다. 더위에 땀도 흘려봐야 시원한 바람 한줄기에, 물 한 모금에 행복감을 느껴 볼 수 있는 것이며 자연의 소중함도 알 수가 있다. 오히려 이런 여름이 훌쩍 가버릴까 조바심이 나는 것은 점점 흐르는 세월이 아쉬워서이다.

주말을 맞아 모두가 휴가를 떠나 거리가 한산한데 모처럼 형제자매가 의기투합하여 야유회를 가자고 한다. 이곳저곳 망설임 끝에 일단 강원도로 정하고 아침 일찍 서둘러 간 곳이 먼저 바닷가인 정동진이다. 수도권과의 기온차는 5도 이상으로 낮아 다소 시원한 날씨다. 2년 전 안인삼거리~괘방산~정동진역까지 산행을 한 일이 있었는데 형제들 제의로 그 당시 못 가봤던 연장선상의 썬크루즈~심곡항 구간의 정동진 바다트레킹하자고 하니 나로서는 당연 좋을 수밖에 없다.

수도권 보다는 기온이 낮다고는 하지만 작렬하는 태양과 다소 높은 습도는 여전히 찜통더위인데 나무 그늘 하나 없는 트레킹 코스는 정확히 2.86km이니 남자들은 문제없는데 평상시 걸어보지 않은 여자들이 걷기에는 조금 먼 거리가 아닌가 생각이지만 일단 실행에 옮기기로 한다.

 

 ∥트레킹 정보

♣ 행정구역: 들머리-강원 강릉시 강동면 헌화로 950-39 (썬크루즈 리조트), 날머리-강원 강릉시 강동면 헌화로 648-5 (심곡항 주차장)

♣ 트레킹 코스: 썬크루즈 리조트~투구바위~부채바위~심곡항

거리: 2.86km(들머리- 09:30, 날머리-10:25)

 

 

 

          ▼ 정동진 바닷가...매년 1월 1일부터 시작해서 년 중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해수욕장에는 너무 이른 아침이어서 인가 의외로 그리

             사람이 많지 않은 한가한 분위기다.

 

 

            ▼ 장마가 끝난 철인데 여전히 습도는 높아 아침 9시도 안됐는데도 무덥고 풍경도 그리 맑게 나오질 않는다.

 

 

         ▼ 사는게 뭔지 명절외에는 형제들 모여 보기도 그리 쉽질 않다. 어디 우리네 집안 얘기일 뿐이겠는가!

 

 

 

 

           ▼ 역광만 아니면 푸른 바다와 하늘의 경계가 어딘지 구분이 잘 안될 정도로 맑은 날씨다.

  ▼ 정동진역

  1995년 텔레비전 드라마  《모래시계》가 인기를 끌면서  그 배경이 된 정동진역 일대도 전국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하였는데 이 때부터 서울을 비롯한 전국 각지에서 정동진의 해돋이를 보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찾아들기 시작했고  지금은 해돋이를 보면서 미래를 약속하는 젊은 연인들의 언약식 장소이자 전국적인 관광 명소로 각광을 받고 있다. 전국에서 바다가 가장 가까운 역으로, 경복궁 광화문()에서 볼 때 정() 동쪽에 위치한다 하여 이런 이름이 붙었다. 그러나 위도상으로는 서울의 도봉산 정동쪽에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주변 볼거리로는 해돋이를 비롯해 정동진해수욕장, 수령30년의 해송(모래시계나무), 정동진 시비(), 기찻길 옆 풍차, 예술정원과 전망휴게소 등이 있는 복합문화예술공원, 등명낙가사(), 정동진조각공원과 통일공원 등이 있다.

 

 

 

 

 

           ▼ 정동진 바다부채길 트레킹을 하려면 썬크루즈 리조트 주차장에 5,000원의 주차비를 내야하고 다시 매표소에서 3,000원의 요금을 내야 출입이 가능

               하니 세상살이가 움직이면 돈이다.

               출구에서 꽤나 가파른 데크계단을 한참 내려오니 바닷가 해변이 나타나는데 군 철조망을 개방하여 철책 밖으로 이어진 트레킹 코스다.

 

 

            ▼ 과거에 트레킹 코스로 개발되기 전까지는 군 철책 순찰로가 아니었나 생각이 든다.

 

 

            ▼ 나중에 알고 보니 괘방산 산행을 마친 후 이곳 바다부채길까지 트레킹을 하는 코스라면 어쩔 수 없이 썬크루즈부터 심곡항으로 정해야겠지만

                풍경을 즐기려면 심곡항에서 썬크루즈 방향으로 트레킹을 하는 것이 훨씬 좋겠다는 생각이다. 트레킹을 하면서 이와같이 뒤돌아 보며 찍은 사진

                이 많아 방향에 대해 헷갈릴 수 있겠다. 참고로 바다가 왼쪽에 있으면 심곡항으로 진행 방향이고 오른쪽에 있으면 썬크루즈 방향으로  뒤돌아 본

               풍경이다.

 

 

 

 

 

 

          ▼ 솔직한 표현으로 그리 빼어난 풍경도 아니고 산에서 마구 무너져 내린 큰 바위들이 나뒹근 형태의  난잡한 모습들을 많이 볼 수 있다.

 

 

          ▼ 트레킹코스 출입구에서 3,000원의 요금을 받을 만한 이유를 알 것 같다. 처음부터 끝까지 거의 목재데크 또는 철제계단으로 만들어 놨으니 제법 들어

             갔을 예산을 이용객들에게 십시일반으로 부담시킨다는 취지일 것 같다.             

 

 

 

 

            ▼ 나무 그늘 하나 없는 땡볕과 높은 습도에 바닷 바람도 별로 없어 숨이 턱턱 막히니 산행으로 다져진 나도 땀이 줄줄 흐른다. 제수씨들 힘들다는

              말 한마디 못하고 그냥 걷는데 좀 미안한 생각이 든다.

 

 

 

   

     ▼ 투구바위의 전설

바다를 바라보며 투구를 쓰고 있는 바위의 형상에 비장함이 느껴진다. 이 지역 주민들은 이 바위의 생김새가 투구를 쓴 장수의 모습을 가지고 있어 투구바위라고 불리운다. 또한 이 지역에 내려오는 설화 중 고려시대 명장인 강감찬장군과 관련되 '육발호랑이의 내기투기'라는 설화가 있는데, 여기서 육발호랑이는 발가락이 여섯개인 무서운 호랑이를 뜻한다고 한다. 

 

아주 옛날 육발호랑이가 밤재를 넘어가는 사람들을 내려다보고 있다가 사람(스님)으로 변해 내기 바둑을 두자고 하고, 열십자의 바둑판을 그려놓고 호랑이 이겨 사람을 잡아먹었다. 당시에는 강릉으로 넘어가는 길이 밤재길 밖에 없어 많은 사람들이 호랑이에게 죽임을 당했다. 마침 그 당시 고려시대 명장인 강감찬 장군이 강릉에 부임해와 마을 주민들이 밤재에 사는 육발호랑이를 없애달라고 간청하니 강감찬 장군이 내력을 듣고 관리를 불러 '밤재에 가면 스님이 있을 테니 그 스님한테 이걸 갖다 주거라' 하고 편지를 써주었는데 그 편지에는 '이 편지를 받은 즉시 그 곳에서 떠나거라. 만약 떠나지 않으면 일족을 전멸시킬 것이다' 라고 썼다. 육발호랑이가 강감찬 장군임을 알아보고 백두산으로 도망을 갔다. 그래서 그 이후로 육발호랑이가 없어졌고 더 이상 죽는 사람이 없었다고 한다. 동해 바다를 바라보는 비장한 바위의 모습이 당시 용맹스런 강감찬 장군의 형상으로 비춰진다. [출처: 현지 안내문]

 

  왼쪽편의 바위가 투구를 쓴 모양의 투구바위이다.

 

 

 

 

         ▼ 멀리 부채바위가 보인다. 저곳에 이르면 거의 2/3지점은 온 셈이다.

 

 

         ▼ 동해의 에멀라드 빛 바다는 보는 것 만으로도 힐링이 된다. 친수공간이 전혀 없어 아쉬운 면이 있다.

 

 

          ▼ 부채바위 전망대에서 뒤돌아 본 풍경

 

 

    ▼ 부채바위의 전설  

심곡의 서낭당에는 여서낭 세분이 모셔져 있다. 옛날 어떤 사람이 밤에 꿈을 꾸었는데, 바닷가에 나가 보라고 해서 나가 보았더니 여서낭 세 분이 그려진 그림이 떠내려 오고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서낭당을 짓고 거기에 모시게 되었는데, 아직까지도 그림의 색깔이 변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이곳 사람들은 서낭신이 몹시 영험이 있다고 믿어 왔으며, 마을에 중대한 일이 있으면 꼭 가서 고한다고 한다. 또한 다음과 같은 이야기도 전해오고 있다.

 

지금부터 한 200여년 전에 이씨 노인의 꿈에 어여쁜 여인이 함경도 길주에서 왔다고 하면서 "내가 심곡과 정동진 사이에 있는 부채바위 근방에 떠내려가고 있으니 구해 달라"고 했다. 이씨 노인이 이튿날 새벽 일찍 배를 타고 가 보니 부채 바위 끝에 나무 궤짝이 떠내려 와 있어서 열어 보니 여자의 화상이 그려져 있어 이를 부채바위에 안치해 두었다. 그 뒤 이씨  노인은 만사가 형통했다고 한다. 얼마 후 노인의 꿈에 그 여인이 외롭다고 해서 서낭당을 짓고 화상을 모셔서 오늘에 이르렀다고 한다. [출처: 현지 안내문 ]

 

       부채바위와 전망대의 모습

 

 

 

 

       ▼ 정동진 해안단구   

해안단구는 해안 연변을 따라 분포하는 대지상() 또는 계단상()의 지형으로, 대체로 표면이 평탄하고 주위가 급사면이나 절벽으로 끊긴 계단의 형태로 발달한다. 그러나 한국에는 동해안과 부산광역시의 태종대() 등 일부 지역에서 나타난다.

 

정동진 해안단구는 강원도 강릉시 강동면() 정동진리의 안인해수욕장에서 옥계면() 금진리()의 옥계해수욕장 사이에 있는 해안단구이다. 신생대제3기 말에서 제4기 초인 200만~250만 년 전 지반의 융기작용에 따라 해수면이 80m 정도 후퇴하면서 바다 밑에 퇴적되어 있던 해저지형이 지금과 같은 위치로 육지화되었다.

단구의 길이는 약 4㎞, 너비는 약 1㎞이며, 높이는 해발고도 75~85m이다. 단구의 표면은 거의 수평에 가까운 반면, 절벽인 단구애()는 수직의 바위로 이루어져 있다. 단구의 성분은 적갈색 흙과 모래·자갈이며, 작은 계곡이 발달해 있다.

정동진 해안단구는 한반도에서는 보기 드문 지형적 특성을 가지고 있어서 한반도의 지반융기에 대한 살아 있는 증거자료일 뿐 아니라, 한반도의 자연사 연구에도 중요한 가치가 있다는 점이 인정되어 2004년 2월 17일 천연기념물로 지정예고되었다. [출처:두산백과]

 

 

 

 

 

 

 

         ▼ 이곳부터 목재데크에서 철제데크로 견고하게 설치되어 편안하고 안전한 트레킹을 할 수 있다.

 

 

 

 

 

 

 

 

       ▼ 심곡항     

깊은 골짜기 안에 있는 마을이라 하여 ‘심곡’이라고 하며, 마을 모양이 종이를 바닥에 깔아놓은 듯 평평하고 그 옆에 붓이 놓여 있는 형상이라 하여 ‘지필()’이라고도 하였으나, 1916년 행정구역 변경에 따라 심곡으로 확정되었다. 양쪽으로 산맥이 뻗은 가운데에 놓인 오지마을이어서 6·25전쟁 당시에도 이 마을 사람들은 전쟁이 일어난줄 몰랐다고 한다. 하지만 해돋이 명소인 정동진이 부각되며 심곡항이 인기를 끌고 있다. 산과 바다가 어우러져 있어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하고 있는 곳이다. (출처 : 강원도청)

 

 

 

          ▼ 정동진 해안단구는 이곳 심곡항으로 부터 금진리 옥계해수욕장까지 이어지므로 바다부채길 종착지인 심곡항까지 도상으로 두배 거리를 계속 트레킹

             할 수가 있을 것 같다.

 

 

         ▼ 이곳 심곡항으로부터 썬크루즈 리조트 방향으로 트레킹하는 관광객도 많다. 왕복으로 걷는 경우도 있을 것으로 생각되는데 어느 한쪽에 주차를 하고

             차량을 회수하려면 택시를 타고 출발 지점으로 이동해야 한다. 그러나 승용차를 몇대 회수 해야한다면 트레킹 인원은 그대로 대기하고 승용차를 도착

             지점으로 갖고  올 운전자만 택시를 이용해 출발지점으로 가서 끌고 올 수 밖에 없다. 이렇게 해서 정동진 바다부채길에 대한 궁금증을 이번에 풀게

              되었다.  봄, 가을 햇볕이 뜨겁지 않을 때 트레킹하는 것이 좋을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