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7월 8일(일)
인천 앞바다의 섬은 몇 개를 빼놓고는 거의 가 봤다. 더군다나 무의도는 대여섯 번은 갔다 온 것 같다. 그런 곳을 또 가게 된 이유는 단순히 소무의도 때문이다.
소무의도는 호룡곡산에 올라 내려다보기만 했지 그곳으로 가려면 승용차로 갔다가 차량 회수 문제가 걸려 그냥 포기했던 곳이다. 무의도와 연결된 인도교가 설치되어 이젠 섬 아닌 섬이 됐고 손쉽게 오갈 수 있는 곳이라 무의도를 가면 궁금증이 생길 수밖에 없어 답사하게 된다. 물론 딱히 볼거리는 없다. 섬이라는 곳이 어디를 가나 산 위에 올라 360도 조망을 하는 재미이고 그 지역의 특산물 내지는 해산물을 구경하고 먹어 보는 일이다.
잠진항에서 배를 타고 5분이면 무의도의 큰무리선착장에 도착하게 되고 당산~국사봉~구름다리~호룡곡산~광명항~소무의인도교~바다누리길~광명항의 코스를 걷게 계획되었으나 어쩐 일인지 단 한 명도 국사봉에 오르는 희망자가 없고 모두 구름다리를 들머리로 해서 호룡곡산을 올라 광명항으로 하산하는 코스를 택하게 되니 리딩 대장은 산행이 너무 빨리 끝나는 것을 우려해 호룡곡산에서 소무의도의 광명항으로 하산하는 것을 270도 회전하여 하나개해수욕장으로 하산 하는 코스로 변경하고 그곳에서 등산버스에 승차하여 광명항으로 이동하는 계획으로 변경했다.
물론 섬산행 신청자들은 정해진 인물들이 많고 주로 살방살방 짧은 거리로 걷기를 좋아하는 인물들로 구성되어 좀 빡센 산행을 좋아하는 이들은 거들떠보지 않으니 늘 얼굴 한번 보지 못한 신입회원이 많다.
오늘도 어제 못지않은 말복이 지난 초가을 날씨 같은 맑은 날이다. 바람도 살랑살랑 불어주고 그늘에만 있으면 시원한 느낌이니 파란 하늘과 푸른 바다가 잘 어우러진 상쾌한 날이기에 더욱 즐겁고 행복한 산행이었다.
∥산행정보∥
※ 무의도
♣ 산행코스: 구름다리-호룡곡산-부처바위-하나개해수욕장
♣ 거리: 약 5.3km(08:40~12:00)
※ 소무의도
♣ 산행코스: 주차장-인도교-안산 하조정-명사해변-몽여해변-박물관-원점회귀♣ 거리: 3.4km(1시간30분)
▼ 6월 21일 인천 중구에서 무의도 관광활성화를 위해 총 사업비 30억 원을 들여 하나개해수욕장과 인접한 해상에 전망대 및 목재데크길 550m를 설치한 바다 위 교량 형태의 해상탐방로 조성사업 준공식을 가졌다.
만조시 호룡곡산의 절벽에 부서지는 파도를 감상할 수 있고 간조시에는 해상동굴과 기암괴석을 찾아 보는재미를 느낄 수 있다.
▼ 사람이 주는 먹이에 길들여진 갈매기는 배 주변만 맴 돈다. 이젠 던져 줄 필요도 없다. 먹이를 들고 손만 뻗치고 있으면 낚아 채니 사람이 해치리라는 두려움은 사라진지 오래다.
▼ 저렇게 푸른 창공을 자유롭게 나는 갈매기만 봐도 평생을 늘 우물안 개구리 같이 갇혀 살며 다람쥐 쳇바퀴 돌듯 맴도는 우리네 인생을 굳이 돌아보지 않아도 절로 저 미물들이 부러울 때가 있어 눈으로만도 힐링이 된다.
▼ 왼쪽 매랑도와 오른쪽 사렴도 사이로 인천대교 주탑과 함께 송도국제도시가 아련히 보인다.
▼ 인천 중구 잠진도와 무의도를 잇는 연도교가 2014년 9월에 착공되어 5년만인 2019년 4월 30일 개통한다. 연도교가 개통하면 영종도에서 잠진도를 거쳐 무의도까지 차량으로 갈 수 있다.
29일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 따르면 2014년 9월 착공한 잠진도~무의도 연도교 건설 공사의 공정률은 현재 71% 수준이다.연도교는 길이 1.6㎞, 폭 8~12m 규모로 총 사업비는 612억원이라 한다.
▼ 잠진도(蚕津岛)
잠진도의 명칭은 포털로 검색해 보니 밀물 때 물이 차오르면 섬이 잠길 듯 말 듯 한다 하여 잠진도라고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이런 표현을 보게 되면 순간 우습고 어이없다는 생각이다.
순수한 우리말로 잠긴다라는 말에 여기서 잠字를 쓴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얘기다. 실마리를 풀려면 우리가 등한시 하는 한자를 알아야 한다. 서울의 잠실(蠶室)은 과거 누에와 깊은 연관이 있다.
누에나방의 애벌레를 누에라고 하는데 한자로는 잠(蠶)이라 한다. 여기서 잠진도는 "누에와 같이 생긴 지형의 나루 섬"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주변에 거잠포가 있다. 잠길 듯 말 듯하여 잠진도란 표현을 쓴다면 이 포구는 더 크게 잠겨서 붙여진 이름일까? 아마도 "큰 누에와 같은 지형의 포구"로 풀이되지 않을까 하는 것이 내 생각인데 모두 틀린 말일까?
우리말은 한자어로 되어 있기에 반드시 한자는 병행해서 써야 한다는 것이 나의 주장이기도 하다. 한자는 뜻글자 이기에 금방 그 뜻과 유래를 알 수가 있기 때문이다.
▼ 무의도 큰무리선착장의 당산이다. 선착장에서 하선하면 당산 초입을 들머리로 해서 국사봉을 오르고 호룡곡산으로 해서 광명항과 소무의도로 종주하게 되는데 통상 하나개해수욕장 가는 쪽의 구름다리에서 부터 산행을 하는 경우가 많고 우리도 그렇게 걷기로 한다.
▼ 국사봉과 호룡곡산을 이어주는 구름다리...이곳을 들머리로 하여 산행은 시작됐다.
▼ 호룡곡산을 오르면 전망대에서 바라본 북쪽편의 국사봉
▼ 호룡곡산 정상쯤의 전망대에서 조망해 본 소무의도
▼ 당겨 본 소무의도와 멀리 팔미도
▼ 송도국제도시와 인천대교가 길게 횡으로 조망된다.
▼ 무의도를 비롯, 영흥도등 주변 섬들은 소사나무 군락지가 많다. 호룡곡산도 소사나무로 숲을 이뤘다.
▼ 하나개해수욕장과 국사봉 줄기와 겹쳐진 실미도가 보이는 호룡곡산 정상의 전망대
▼ 당겨본 앞쪽 하나개해수욕장과 뒷쪽 실미도
▼ 을왕리해수욕장은 산에 가려서 보이질 않지만 호텔은 렌즈에 잡혔다. 멀리는 왼쪽 주문도, 오른쪽 석모도가 조망된다.
▼ 인천국제공항 뒤로 신,시,모도와 강화의 마니산이 보이고...
▼ 인천국제공항 뒤로 신도의 구봉산 그 뒤 오른쪽으로 강화 길상산을 보게 된다.
▼ 서쪽방향에 앞쪽 풀치도와 뒤로 덕적도가 왼쪽 비조봉과 오른쪽 국수봉으로 길게 늘어졌다.
▼ 남쪽 방향의 영흥도화력발전소
▼ 영흥도 전경
▼ 정상에서 하산하면서 부처바위에 머문다. 왜 부처바위인지는 안내문에서도 기록되지 않았다.
▼ 하나개해수욕장 쪽으로 방향을 틀면서 해변가로 내려와 보니 만조시기라 해변으로 걸을 수가 없어 포기하고
다시 되돌아 가 원래 코스대로 걷는다.
▼ 언제 설치되었는지 목재로 된 데크가 해변가로 설치되어 있어 운치가 있다. 렌즈에 먼지가 끼었나 했는데 자세히 보니 잠자리 떼가 렌즈안을 꽉 채웠다.
▼ 해변따라 설치된 목재데크다리...
일단 다리만 놓이면 인기어서 관광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 이곳에도 암장이 있어 열심히 땀을 흘리며 클라이밍을 즐기는 매니아들이 있다.
▼ 데크다리를 일단 처음부터 끝까지 걸어 보기로 한다.
▼ 목재데크로 된 다리가 마치 작년에 신안의 안좌도와 부속도서가 연결된 풍경을 보는 듯 하다.
▼ 사실 지금까지 무의도에 여러차례 와 봤지만 해안선의 절경은 보지 못했다. 물때에 맞춰야 하는 이유도 있었겠지만 이렇게 아기자기하게 펼쳐진 풍경이 있으리라고는 생각을 못했다.
▼ 해식동굴도 보이고...
▼ 각양의 생김새를 갖춘 바위들이 이름 붙이기 나름이다.
▼ 사자바위, 망부석, 두꺼비바위, 만물상등 이름 붙여진 바위를 찾아 보는 즐거움도 있다.
▼ 하나개해수욕장에 와서 피서도 즐기고 가까운 해변을 둘러 본다면 훨씬 기분 전환될 가족, 연인, 친구들과의
오붓한 시간을 즐길 수 있는 코스이다.
▼ 뒤돌아 본 풍경
▼ 암장에는 클라이머들이 등반 삼매경에 빠져 있다.
▼ 부처바위라는 이곳에도 클라이머들이 암장으로 사용하고 있다.
▼ 해식동굴이 여러개 분포되어 있다. 영겁의 세월이 지나면 어떤 모습으로 변해 있을런지...
▼ 부엉이가 점잖게 앉아 있는 모습이 영락없는 실물 모습이다.
▼ 당겨 본 하나개해수욕장...레일을 타고 미끄러지듯 내려오는 스카이월드라는 놀이시설이 몇 년전에 설치되어 운용되고 있어 해변에서의 즐거움을 다방면으로 맛 볼 수 있다.
▼ 하나개해수욕장은 2003년 12월 3일부터 2004년 2월 5일까지 방송되었던 SBS의 드라마인 [천국계단]의 촬영지로 유명해졌다. 그 후 꾸준히 관광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져 왔고 이곳으로 부터 목재데크계단 다리로 연결되어 쉽게 해변에 접근할 수 있는 환경이 됐다.
▼ 하나개해수욕장 전경
▼ 천국계단 드라마 촬영지
▼ 3년전 회사 야유회 때 사용했던 숙박시설...
▼ 이곳 정문으로 입장하면 1인당 2,000원의 입장료를 받지만 등산을 위해 이곳에서 벗어난 곳으로 산을 올랐다가 내려 오면서 목재데크다리쪽으로 가면 입장료 없이 융통성있게 해수욕장으로 진입할 수도 있다.
▼ 하나개해수욕장 주차장에서 등산버스에 승차하여 소무의도의 광명항으로 이동, 들머리인 인도교를 건너
소무의도 바다누리길을 트레킹하기로 한다.
▼ 해당화가 곱게 폈다. 바닷가 근방에 사는 사람들이야 흔히 보는 꽃이지만 이 꽃을 못보는 육지 사람들은 무슨 꽃인지 생소할 수도 있다.
▼ 야생화인 <자주개자리>도 드물게 군락을 이뤄 예쁘게 폈다.
▼ 무의도와 소무의도를 연결하는 소무의인도교는 2009년 4월 착공하여 154억 원의 사업비를 들여 2011년 4월 준공되었다. 다리의 길이는 414 m이고, 폭은 3.8 m이다. 아치형의 교각으로 차량 통행은 할 수 없고, 인도와 자전거도로가 갖추어져 있다.
▼ 무의도의 광명항(샘꾸미선착장)
▼ 소무의도에 있는 74m의 안산을 오르며 렌즈에 담아 본 인도교 풍경
▼ 안산(높이 74m) 정상에는 하도정이라는 정자가 놓여 가파르게 오른 사람들에게 쉼터의 역할을 한다. 이곳에서 보는 조망 또한 시원하다.
▼ 하도정에서 당겨 본 인천국제공항
▼ 인천대교의 주탑을 중심으로 당겨 본 풍경
▼ 인천 송도국제업무지구...그 뒤로는 관악산까지 보인다.
▼ 월미도와 계양산 모습
▼ 영종도의 백운산
▼ 아직 미답지인 팔미도
▼ 치열하게 경쟁이나 하듯 분주하게 움직이는 낚시배들의 모습
▼ 남산을 훌쩍 넘어 하산길에 동쪽방향을 바라본 모습, 오이도와 대부도쪽으로 연결된 방파제 모습과 주변 풍경
▼ 명사의 해변
▼ 명사의 해변과 해녀섬
▼ 몽여해변과 섬이야기 박물관
▼ 섬이야기 박물관
▼ 박물관은 3층으로 인천의 모든 섬들의 지형을 한눈에 알아 볼 수 있는 모형도를 비롯, 섬과 관련된 이야기들로 꾸며져 있다.
▼ 뒤돌아 본 몽여해변(해수욕장)
▼ 무의동의 서쪽마을 전경...앞에 보이는 산이 안산(74m)이다.
▼ 소무의도에사 바라본 호룡곡산
♣ 몇 번을 와 봤던 무의도여서 와 봐야 괜한 시간 낭비 아니겠는가 생각하여 오기까지는 많은 망설임이 있었지만 막상 와 보니 전에 보지 못했던 풍경들을 많이 접하게 되어 모든 것이 새롭다. 이렇듯 세상이 변해간다. 앞으로 몇 년 사이에 또 얼마나 많은 변화가 있을런지 모른다.
세상이 변하는 만큼 나 역시 변화된 모습이어야 하나 그게 말처럼 쉽지 않다. 그러나 변하지 않아 좋은 점도 있다. 자연이 바로 그것이다. 인간이 바꾸려고 하지 않는 이상 강산도 10년이면 변한다고는 하나 인간의 마음이 변해서 그렇지 알고보면 자연은 그대로이다. 언제 또 와 볼지 모르는 무의도에서의 하루는 모든 것을 내려 놓고 편안하고 즐거운 날이었으니 행복은 바로 가까이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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