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5월 7일(월)
연휴 마지막인 대체공휴일이다. 어제는 비가 와서 방콕하고 오늘도 비가 오전까지 온다는 예보였으나 아침에 일어나 보니 흐린긴 했지만 멀쩡한 날씨다.
머릿속은 갑자기 어디로 나들이를 해 볼 것인가 번뜩이고 전부터 기회되면 혼자라도 훌쩍 떠나 보자고 한 가까운 신도,시도,모도 섬트레킹을 떠 올렸다.
세개의 섬이 연도교로 연결되어 있는데 모든 산악회에서 갔다온 정보가 별로 없어 전부터 도상연구를 해 온터라 내 스스로 정한 지도를 휴대폰에 저장해 놓고 출발, 대중교통을 이용하려 했으나 빠른 귀가를 위해 승용차를 이용하기로 한다.
인천 앞바다의 섬은 꽤 많다. 거의 인천 옹진군에 속하고 덕적도 보다 먼 거리는 1박을 해야 하지만 근교의 섬들은 하루 일정이면 충분하다. 승봉도, 대이작도, 소야도, 덕적도, 문갑도, 자월도, 신도, 시도, 모도, 장봉도, 세어도 등이고 선갑도, 백아도, 굴업도, 연평도, 대청도, 백령도는 1박을 해야한다.
아직 백아도, 문갑도, 선갑도, 백령도는 기회가 되질 않아 미답지로 남아 있다. 이번에 엎어지면 코 닿을 신도, 시도, 모도의 삼형제 섬을 이곳 저곳에서 조망만 하다가 처음으로 가보게 되니 궁금증을 푸는 계기가 됐다. 계획된 코스가 거리가 얼마쯤 될런지, 시간은 얼마나 소요가 될런지 모르는 가운데 길을 나섰다.
∥섬트레킹 정보∥
♣ 행정구역: 신도-인천 옹진군 북도면 신도리, 시도-옹진군 시도리, 모도-옹진군 모도리
♣ 트레킹코스: 선착장-신도벚꽃길-헬기장-144.8봉-구봉정-구봉산(179.6m)-예수님상-왕봉산-신시도연육교-해당화꽃길-개절-슬픈연가드라마 촬영지-수기해변-수기전망대-한국전력공사-시모도연육교-배미꾸미조각공원-박주기-해당화꽃길-버스정류장
♣ 거리:21km(출발: 08:50, 버스정류장 도착: 16:30)
∥섬 개요 ∥
신도, 시도, 모도는 연도교로 이어져 신∙시∙모도 삼형제 섬이라고도 불리며, 세 개의 섬을 한번에 둘러볼 수 있는 색다른 묘미가 있다. 특히, 섬과 섬 사이를 달리는 자전거 여행이 인기를 끌고 있으며, 구봉산, 해당화둘레길, 수기해변, 배미꾸미조각공원 등 각양각색의 매력을 지닌 관광지에서 가족, 연인과 다양한 추억을 만들 수 있다.
신도는 섬 주민들의 착하고 신의가 있다는 뜻에서 유래된 섬으로 구봉산이 유명하다. 임도를 따라 등산로가 완만하게 잘 정비되어 있으며 진달래와 벚꽃이 즐비하다. 또한, 구봉정에서는 서해의 풍광이 한눈에 들어오며, 인천공항과 인천 도시의 야경은 특히 아름답다.
시도는 산과 바다가 조화롭게 빚어내는 아름다운 경치 때문에 풀하우스, 슬픈연가 등 인기 드라마의 배경이 되었다. 수기해변은 완만하고 넓은 백사장으로 마니산이 지척으로 보이며, 방죽길을 따라 펼쳐진 해당화가 일품이다. 시도는 마니산에서 활을 쏠 때, 그 목표지점이어서 "살섬" 이라 불렀다는 설이 있다.
시∙모도 연도교를 지나 해당화 길을 따라가면 모도의 배미꾸미해변이 나온다. 조각가 이일호의 조각 작품과 바다가 만들어내는 신비로운 분위기 때문에 연인들이 많이 찾는다.
모도는 그물에 고기는 올라오지 않고 띠(茅)만 걸린다고 해서 한글로 "띠염"이라 부르던 이름이 한자로 바뀌었다고 한다. [대한민국 구석구석]
▼ 구봉정에서 영종도 백운산 쪽을 바라본 풍경
▼ 전북 군산시 옥도면에 신시도가 있다. 고군산군도의 한 섬에 속하는데 월령산, 대각산을 3년전 산행한 적이 있다. 신도, 시도, 모도를 줄여 신시모도라 고 불리니 신시도와 좀 헷갈릴 수도 있겠다.
▼ 신도 선착장과 장봉도를 오가는 배는 평일 매시간마다 있지만 공휴일에는 30분 간격으로 있으므로 다소 여유가 있다. 이 섬을 가려면 반드시 영종도의 삼목선착장을 이용해야 한다.
장봉도를 홀로 트레킹하면서 이 섬도 곧 가보겠노라고 마음 먹었는데 2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 새우깡에 길들여진 괭이갈매기들이 한 아이의 손짓에 구름떼처럼 몰려 들어 장관을 이룬다.
▼ 삼목 선착장에서 신도 선착장까지는 10분이면 닿는다. 신도의 구봉산(179.6m) 능선이 동서로 길게 늘어져 있다.
▼ 신도 선착장, 08:30분에 출발하여 10분여 만에 도착했으나 이른 아침이어서인지 승선, 하선하는 이들이 없다.
모두 승용차로 도선하는 모양이다.
▼ 파도도 없고 잔잔한 호수같은 바다의 풍경이 평화로워 보인다.
▼ 선착장에서 하선하자 마자 마을버스를 타고 모도에서 내려 그곳부터 트레킹하려 했으나 버스 오는 시간이 9시 30분이라고 하여 기다리는 시간이 아까워 반대로 이곳 신도로 부터 걷기로 한다.
오른쪽 마을로 접어들어 진입하면 들머리까지 돌아가야 하므로 해변 가까이 논 뚝방길을 이용하기로 한다.
▼ 마을버스가 다니는 아스팔트길인 벚꽃길을 걷지 않고 해변 뚝방길로 질러 가게 되면 결국 그 길을 만나게 된다.
▼ 해변 뚝방길(해당화꽃길)로 가다보니 시골에서 흔히 보는 쑥도 싱그러운게 보기 좋다. 지금 계절이라도 나물로는 늦지 않았으므로 쑥을 뜯었으면 하는 마음이지만 꾹 참는다.
쑥 종류도 한두가지가 아니다. 인천의 섬쪽에서나 볼 수 있는 뜸에 가장 좋다는 강화사자발약쑥이 눈에 띤다.
▼ 큐브같이 생긴 펜션이 눈길을 끈다. 이 섬도 전 인천시장이 영종도와 연육교를 건설한다는 계획으로 땅값이 꽤나 올라 현재는 거래는 안되고 호가만 높다는데 모든 섬들의 지가가 주변 환경과 정치인들의 말 한마디에 들쭉날쭉한다.
▼ 들머리는 표지판이 잘 되어 있고 길도 잘 나 있어 걷기가 편하다. 맨 앞쪽에 겁도 없는 꿩 한쌍이 사람이 오는 줄도 모르고 열애를 하고 있다.
▼ 농촌 길옆, 트레킹 들머리 좌우등에 나무들이 앞다투어 꽃을 피우고 있다. 분꽃은 4월 중순이면 피는데 아직 피어 있는 걸 보면 바닷가 기온이 낮다는 걸 알 수가 있다.
▼ 조개나물도 한창인데 이와 비슷한 꿀풀은 얼마 안 있으면 피게 된다.
▼ 구봉산 트레킹 코스는 잘 되어 있는 듯 하다. 둘레길 코스와 산행코스가 만나게 되는데 둘레길로 걷다가 산행코스로 잘 접어 들어야 한다.
▼ 첫 조망터에서 본 풍경, 아주 멀리 인천 계양산이 보이고...
▼ 오른쪽 끝으로 진행할 신도의 북쪽 끝자락인 왕봉산이 보이고 바다 건너 강화의 마니산이 조망된다.
▼ 진행 방향의 구봉산 정상
▼ 구봉정, 이곳에서 잠시 쉬기로 하는데 그리 높지도 않고 험하지도 않는 야산이기에 쉬엄 쉬엄 진행하기로 한다. 사람이 없으니 적적하기도 하다.
▼ 구봉정에서 바라본 영종도 백운산 부근의 풍경.
▼ 삼목 선착장과 멀리 무의도의 국사봉, 호령곡산도 조망되고...
▼ 좀 전에 걸었던 신도벚꽃길, 큐브펜션이 발아래로 보인다.
▼ 당겨본 영종도 백운산 및 신도시
▼ 당겨 본 인천국제공항 및 멀리 무의도의 국사봉, 호룡곡산.
▼ 장고도
▼ 둘레길 사이로 구봉산을 향하는 등로가 데크로 놓여져 있어 쉽게 눈에 뜨인다. 이곳으로 접어 들어야 정상을 오른다.
▼ 구봉산 정상(197.6m)의 정상석이 돌탑위에 놓여져 있어 이색적이다. 높이가 돌탑으로 가려져 있어 안 보이는 것인지 표시 자체가 안되어 있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셀카로 겨우 촬영해 봤다.
▼ 등로도 야자매트를 이용하여 촉감도 좋고 분위기 굿이다.
▼ 흔히 보는 야생화지만 담아봤다. 소야도를 포함, 장봉도에도 굴피나무가 유난히 많다. 그런데 교동도, 석모도 만큼은 굴피나무를 볼 수가 없으니 생태를 알 수가 없다.
▼ 서쪽방향으로 가다가 왕봉산 방향인 북쪽으로 진행하면서 나뭇잎 사이로 본 모도 북쪽의 슬픈연가 드라마 촬영지가 눈에 들어온다. 그 건너편은 강화 마니산 줄기이다.
▼ 걷다 보니 흠칫, 아무도 없는 곳에 하얀 조형물이 눈에 들어온다. 얼른 보아도
예수님상이다. 지도상에서 전혀 생각지 못한 조형물인데 아마도 신도성당에서
신도3리 마을의 안녕을 위해 세운 것 같다.
▼ 신도3리 앞마을, 참고적으로 신도 선착장에서 왼쪽으로 도로를 따라 신도2리와 1리가 위치해 있고 오른쪽으로 신도4리와 신도3리가 위치해 있다.
▼ 등로 중간 중간에 벤치가 있는 쉼터가 있다. 등산객을 위한 배려가 돋보인다.
▼ 신도3리
▼ 혼자 산행의 장점은 이렇게 셀카놀이도 할 수 있는 여유로움이다. 이곳에서 왕방산을 다시 치고 올라야 하는 지점이다.
▼ 지나온 능선, 왼쪽 끝부터 오른쪽 정상을 거쳐 이곳까지 온 상황.
▼ 좌우로 나뭇잎에 가려 조망을 할 수 없는 가운데 빼꼼이 신도와 시도를 연결한 연도교가 드러났다.
▼ 당겨본 연도교...썰물로 갯벌이 다 드러난 상태로 저곳을 건너 시도를 또 반바퀴 돌아야하니 바쁘게 움직여야 겠다는 생각이 불현듯 든다.
▼ 더 이상 진행이 불가하다. 신도3리가 있는 왕봉산 들머리까지 다시 오던 길로 되돌아 가야 한다.
▼ 이젠 서양민들레에 밀려 토종민들레도 보기 힘들게 됐다. 이처럼 섬에나 와야 볼 수 있어 담아봤다. 아래는 흰민들레.
▼ 서양민들레...특징은 왼쪽 위의 꽃받침처럼 완전히 뒤로 젖혀지지만 토종은 뒤로 젖혀지지 않는다는 점이고 서양민들레가 노란색도 진하고 화려하다. 도심에서 보는 민들레는 거의 서양민들레로 보면 된다.
▼ 신도와 시도를 연결한 연도교
▼ 연도교에서 북쪽으로 바라본 풍경, 왼쪽 멀리 마니산과 오른쪽으로 길상면의 길상산이 보인다.
▼ 연도교에서 남쪽으로 바라본 풍경
▼ 시도와 모도의 트레킹코스
▼ 시도의 제방(해당화꽃길)을 따라 돌출부인 북쪽끝까지 진행하기로 한다.
▼ 해당화 피는 6, 7월이면 운치가 있을 법 한데 나무 그늘 하나 없는 이 길을 과연 걷는 이가 얼마나 있을까 싶다.
▼ 해당화가 벌써 한두송이 폈다.
▼ 시도는 염전이 많았었던 것으로 보이는데 일부만 현재 남아 있다.
▼ 해안길이 끝나는 지점이 개질이란 곳이다. 저곳에서 능선으로 올라 슬픈연가 드라마 촬영지로 향한다.
▼ 드라마 촬영지의 하우스는 철거 됐는가 보다. 이곳에서 바라본 남쪽 바닷풍경이 예사롭지 않다.
▼ 강화의 마니산이 바다 건너로 시원하게 펼쳐지는 조망터다.
▼ 오른쪽으로는 가천길대학이 위치해 있는 길상산.
▼ 시계방향으로 당겨본 강화의 마니산, 길상산, 세어도, 동검도이다.
▼ 드라마 촬영지에서 해변으로 내려와 걸으니 모처럼 맡는 바다 비린내도 향기롭기까지 하다.
▼ 수기해변에 이르니 벌써 한 여름인양 휴식공간에는 사람들로 만원이다.
▼ 팬션에는 편의점이 있어 잠시 빙과류와 생수를 구입, 목을 축이고 바로 트레킹을 이어간다.
▼ 삼목 선착장에서 신도로 가는 차량이 왜 그리 많은지 의아해 했는데 시도나 모도쪽에 작은 해수욕장이나 공원에 승용차 진입이 원할한 것이 한 몫 하는 것 같다.
▼ 풀하우스 드라마 촬영지라는데...
▼ 수기해변 전망대...
같은 풍경이 계속되는 둘레길이다. 길상산, 동검도, 세검도가 조망된다.
▼ 끝쪽 멀리 왕봉산과 걸어온 수기해변 둘레길과 능선이다.
▼ 전망대 아래는 숭어떼가 수없이 노닌다. 과거 숭어낚시를 즐겨했었는데 그 때 생각에 군침만 삼켜 본다.
▼ 마을 어귀에서 담아 본 하늘매발톱, 이쁘게도 폈다.
▼ 한국전력공사가 있는 면소재지, 북도면사무소는 신도에 있는 것이 아니고 이곳 시도에 있다는 것도 처음 알았다.
▼ 한국전력공사에서 노루메기쪽으로 바로 넘어갔어야 하는데 큰 도로로 나와 걷다보니 시간도 더 지체되고 아스팔트에 발바닥도 좀 아프다. 왼쪽으로 모도로 건너는 연도교가 보인다.
▼ 모도 전경
▼ 연도교를 건너려고 하는데 왼쪽에 왠 조각상이 보인다. 그쪽으로 가려면 다리 밑으로 통과해서 가야한다.
▼ 소녀 조각상이 있는 작은 돌섬에 소나무도 제법 멋스러워 보인다.
▼ 일단 다리밑으로 통과해서 조각상이 있는 곳으로 가 본다.
▼ 힘껏 달리는 역동적인 모습의 소녀상...안내문이 없는 가운데 바닷가 바위위에 세운 의미는 무엇인지 궁금하다. 바닷물로 뛰어 드는 형상으로 그냥 보자.
▼ 그리고 그 아래 유유자적 앉아 있는 소녀상. 바라보는 눈매가 매혹적이기까지 하다.
▼ 이제 모도에 도착했다. 배미꾸미해변에 있는 조각공원을 가는 길이다. 시간상 산행할 시간이 없고 큰 의미도 없다 여겨 이곳에 오면 한번쯤 둘러보는 필수 코스인 듯 하다. 해변으로 가던 중 뒤돌아 본 모도 모습.
▼ 모도에 원래 논이 없었으나 간척사업으로 조금 있는 이유을 알게 됐고...
▼ 드디어 배미꾸미조각공원에 도착, 지자체에서 무료로 운영되는 줄 알았는데 개인이 운영하는 것이라 입장료가 2,000원이다. 모래사장이 있는 해변 주변에 공원을 만든 잇점으로 관광객들의 발걸음이 잦은 듯 하다.
▼ 남녀 성의 조화를 표현한 조각품들이 대부분이다.
▼ 인간의 머릿속엔...
▼ 어린왕자에 나오는 바오밥나무인가 했는데...수양버들을 표현해 놓은 듯 하다.
▼ 배미꾸미해변 뒷쪽의 박주기에 설치해 놓은 모도 조형물
▼ 이곳에서 본 모도와 시도의 연도교
▼ 이곳 해변가 바위에 해송(곰솔)이 독야청청 명품 소나무로 자리잡고 있다. 짠물이 더 많을 듯 한데 바위위에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의아스럽다.
▼ 거의 20킬로 거리를 7시간 걷고 아무도 없는 곳에서 화이팅을 외쳐본다. 배 집어 넣는다는 걸 또 잊었네...
▼ 제방의 해당화길로 마을버스정류장으로 향하는 것으로 오늘의 트레킹을 마쳤다. 산행을 한다고 특별히 볼거리는 없었지만 삼형제 섬을 가능한 많이 보려고 걸었으나 하루에 모든 것을 보기는 무리일 수 밖에 없다. 인터넷으로 정보를 알아 보려했지만 이만큼이라도 걸어 본 사람은 없어 보인다.
권한다면 자전거 대여점이 있으므로 이곳 저곳을 살펴 보려면 오히려 자전거 라이딩이 괜찮을 듯한 생각이다. 지금까지 궁금해 왔던 삼형제 섬을 나름 걸어봤다는데 대한 보람을 좀 갖게 된 트레킹으로 추억에 남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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