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3월 1일(목)
오늘은 제99주년을 맞는 삼일절... 1919년 3월 1일, 한민족이 일본의 식민통치에 항거하고, 독립선언서를 발표하여 한국의 독립 의사를 세계 만방에 알린 날을 기념하는 국경일이다. 아침 일찍 태극기를 게양하고 산악회에서 뜻깊은 산행을 하는 자리에 참석하기 위해 집을 나선다.
다름 아닌 유관순열사유적지가 있는 천안 주변의 산을 오르는 것인데 그곳 지형을 익힐 겸 삼일절의 숭고한 뜻을 기리는데 의미가 있다 여겨져 유적지 참배에 더 무게를 뒀다.
그리 높지 않은 육산으로 산행이기 보다는 트레킹에 가깝지만 은석산에서 개목고개로 하산할 때와 개목고개에서 작성산으로 오르는 길은 가팔라 초보자들 에겐 부담이 될 수도 있다.
날씨는 잔뜩 흐리고 바람이 몹시 불어 정상에는 잔설이 있는 가운데 영하의 기온에 얼굴과 장갑을 낀 손이 시려워 좀처럼 입지 않는 고어를 꺼내 입어야 할 정도로 매서웠다.
산행 후 시내의 유관순열사유적지까지 도보로 이동하여 기념관을 둘러 본 후 추모각에서 추모까지 하였으니 과거 조상님들의 이러한 희생이 있었기에 오늘 우리가 있음을 깊이 감사하는 마음을 가진 날이기도 하다.
∥산행정보∥
♣ 행정구역: 들머리-천안시 동남구 병천면 병천리 133-2(병천초교), 작성산 정상-병천면 매성리 산45, 도착지-병천면 탑원리 252(유관순열사유적지)
♣ 산행코스: 병천초교-상봉산-은석산-개목고개-작성산-신세계아파트-유관순열사유적지
♣ 거리: 약 13km (들머리:09:00, 날머리:13:40)
∥작성산 개요∥
작성산(鵲城山)은 높이 약 489m로 천안 시가지를 기준으로 동쪽에 위치한다. 까치성이라고도 하며, 산체는 높지는 않으나 산세가 험하고 숲이 울창하여 경관이 매우 아름다운 산이다.
작성산은 북쪽으로 봉암산[427m], 개죽산으로 연결되며, 남쪽으로 고찰 은석사와 조선 영조 때의 어사 박문수의 묘가 있는 은석산으로 이어진다. 작성산은 옛 목천현의 진산(鎭山)으로 임진왜란 때 학자 이복장이 의병을 이끌고 왜병을 물리쳤고 동학 농민 운동 때는 동학군이 임시 주둔하였던 곳이다.
정상에는 이복장이 세운 성터가 남아 있고, 산기슭 남쪽에는 주인을 구하고 죽은 의견(義犬)의 전설이 전하는 개목 고개가 있다. 작성산의 동쪽에 광기천이 흐르고, 서쪽에는 병천천이 흘러간다. [출처:향토문화전자대전]
▼ 은석산에서 바라본 작성산
▼ 어제 내린 비로 인해 등로가 촉촉히 젖었다. 솔잎이 쌓인 오솔길을 걷노라니 언뜻 낙엽이 쌓인
11월 중순의 느낌이 든다. 겨울을 나기 위해 어릴 적 어머님하고 솔가래(솔잎)를 갈퀴로 긁어 모아
동이를 만들어 어머님이 머리에 이고 땔감으로 부엌에 쌓아 두었던 생각이 문득난다.
▼ 20여분 올라오니 첫 조망터인 상봉산(220m)의 상봉정에 도착, 이곳에서 잠시 쉬다 가기로 한다.
▼ 천안시 병천면 가전리에 위치한 관세국경관리연수원의 종합운동장이 내려다 보인다. 오늘은 가시거리가 썩 좋지 않은 것도, 나무에 가려 조망할만한 곳도 마땅치 않아 풍경 담는 일은 가능한 생략하기로 한다.
▼ 두번째 조망터에서 바라본 한국기술교육대학교 일대
▼ 보이지는 않지만 멀리 무명산 뒷편에는 천안시 목천읍으로 독립기념관이 자리잡은 지역이다.
▼ 소나무 또는 참나무 숲 오솔길을 따라 1시간 30분쯤 올라오니 은석산(455m) 정상이다.
▼ 은석산에서 바라본 작성산(503m)...개목고개로 완전히 하산한 다음 다시 작성산으로 치고 올라야 하니 어떤 산이든 만만해 보이는 산은 없어 늘 산 앞에서는 겸손해야 함을 깨닫게 해 준다.
작성산 공지가 올라온 후 이틀전까지만 해도 좌석이 많이 비어 있어 인기가 없는 산이어서 그런가보다 했는데 하룻 밤 사이에 만차가 되었다. 나중에 보니 아는 회원이 별로 없는 초보 산행자들이 많았다.
아마도 유관순열사기념관을 둘러 볼 요량으로 그다지 높지 않은 산이니 산행날 임박해서 신청을 한 모양이다. 결국 작성산은 오르지 못하고 이곳에서 하산하자마자 곧바로 기념관으로 간 회원이 반은 넘은 것 같다.
▼ 개목고개에 세워진 유래비...무슨 내용인가 읽어 보니 개 주인의 목숨을 건진 충견의 전설적인 이야기다. 어느 마을이든 이러한 얘깃거리가 있어 과거 인기 프로였던 전설따라 삼천리와 같은 재미를 더해 준다.
▼ 이곳 고개로 부터 산행을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자세로 산을 오르기 시작한다. 초보자들은 하품이 나올만 하다.
▼ 산세가 험하다고는 하나 은석산에서 하산할 때의 급경사외에는 등로로서는 육산으로 바위하나 없는 순한 산이다.
▼ 개목고개서 계속 오르막으로 한참 올라야하니 작성산 정상 부근 막바지의 계단은 힘에 부칠
수 밖에 없다. 몸에 열이 많아 남보다 땀을 많이 흘리는 나는 세찬 칼바람에 고어를 입었다가도
벗어 던지고 급경사를 치고 단숨에 제일 먼저 정상에 올랐다.
▼ 정상에는 눈이 제법 쌓였고 산불방지용 감시카메라가 설치된 통신탑이 자리잡고 있었다.
대원들이 올라오길 기다리며 인증샷을 한장 찍기로 한다.
▼ 정상에서는 나무에 가려 사방으로 전혀 풍경을 조망할 수 없어 아쉬웠고 하산하면서 나무가지 사이로 19개 홀이 있는 버드우드골프클럽이 조망되었다.
▼ 남쪽으로 하산하는 내내 좀 전과는 달리 바람은 전혀없고 따뜻한 햇살과 함께 부드러운 육산
의 오솔길이 보기에도 너무 좋다.
▼ 쌓인 낙엽이 마치 늦가을을 연상케 한다. 이 능선을 타고 계속 하산하면 오전의 들머리와 가까운 곳으로 날머리가 된다.
▼ 하산을 마치고 축산 농장으로 해서 시내로 접어 들게 된다.
▼ 신세계아파트 정문에서 후문으로 나와 광기천의 뚝방을 따라 유관순열사기념관쪽을 향해 가다
보면 교량을 지나 오이와 멜론의 조형물이 나오는 곳으로 향하게 되는데 이 고장의 유명 농산물이
오이와 멜론인 모양이다. 그러고 보니 지난번 광덕산 갔을때 그곳의 수령을 알 수 없는 호두나무가
바로 천안의 호두를 유명하게 만든 원조임을 알게 되었는데 또 다른 유명 특산물이 있다는 걸 오늘
에 알게 되었다.
▼ 유관순열사거리에 세워진 조형물
▼ 기념관에 세워진 유관순열사상...
▼ 유관순열사기념관...유관순열사 탄신100주년을 맞아 2003년 4월 1일 개관한 기념관에는 열사의 출생에서 옥중 순국까지의 열사일대기가 전시물과 함께 영상물로 꾸며져 이곳을 찾는 많은 참배객들에게 당시의 상황과 열사의 정신을 재조명해보는 기회가 되고 있다. 또한 열사가 벽에 서서 고문받는 모습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벽관체험코너와 태극기를 들고 독립만세를 외치는 조형물에서 체험을 해 보는 등 산교육의 장소이기도 하다.
▼ 유관순열사 유적지 추모각...천안의 이러한 산행지와 연계해서 기념관을 자연스레 찾을 수 있도록 하는 일도 매우 중요하다는 생각을 해 보게 된다. 개인적으로 와 보기 힘든 곳임을 생각하면 이런 기회를 통해 열사의 정신을 계승하고 애국애족하는 마음을 다지는 계기가 되리라 본다.
▼ 추모각에서 바라본 앞산인 상봉산과 뒷편 멀리 뾰족한 은석산, 오른쪽으로 떨어진 작성산...통상적으로 걷는 거리지만 이곳에서 보니 많이도 걸었다는 생각이다.
▼ 유관순열사의 영정에서 추모를 하다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받친 수많은 조상님들이 계셨기에 오늘의 우리나라가 존재하고 또 내가 존재한다고 생각하면 늘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가야 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모두가 그때의 한마음 한뜻이 되었으면 얼마나 좋을까마는...
▼ 병천 순대거리로 가서 유명하다는 순대집을 찾았다. 오늘 같은 기념일에는 유명 순대집은 줄을 서야한다. 순대를 먹으려고 점심도 간식으로 때우는 등 시장끼가 있으니 맛은 당연히 있을 수 밖에 없다.
산행도 하고 기념관도 돌아보고 맛집도 찾아 봤으니 오늘 하루는 일석이조의 즐겁고 보람된 시간을 보낸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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