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8월 15일(일)
폭염으로 인해 지난 주는 산행을 포기했다. 5일간의 여름휴가를 맞았지만 하루 2,000명이 넘는 코로나 감염 숫자가 이래저래 나들이를 망설이게 하는 원인이기도 하다. 이제 입추와 말복이 지나서인지 조석으로 며칠 전 보다 훨씬 시원해진 날씨다.
8.15 광복절이 일요일이라 대체 공휴일이 첫 번째로 시행되어 또다시 3일간 연휴를 맞는 주간이니 이번에는 가벼운 산행지를 택하여 떠나기로 한다.
충남 서천지역은 바닷가 근방이라 높은 산이 없어서인지 명산으로 정한 곳이 없다. 그러나 어느 지방이든 읍이상 도시의 진산(鎭山)이 있게 마련인데 서천에서는 가장 높은 희리산이란 곳이 있다. 처음 알게 된 이 산은 후에 알고 보니 국립희리산해송자연휴양림으로 명성이 있는 곳이다.
지금까지 서천지역은 처음 산행하는 의미도 있고 산행 후에는 그곳에서 멀지 않은 신성리 갈대밭으로 이동하여 트레킹을 할 것으로 계획되어 있어서 그동안 답답했던 마음을 풀고 기분을 전환해 보자는 생각에 부담없이 새벽길을 나선다.
∥산행정보∥
♣ 소재지: 들머리- 충남 서천군 종천면 산천리 580-15, 정상- 서천군 종천면 지석리, 날머리-종천면 종천리 37-5
♣ 산행코스: 명품김(주)-5호쉼터-희리산-3호쉼터-한티재-한티봉-문수산-어메니티 복지마을 주차장
♣ 산행거리: 7.8km(출발: 10:50, 도착: 14:00)
∥희리산개요∥
희리산은 충청남도 서천군에 위치해 있는 산으로서, 서천군 최고봉이며 서천8경 중 하나이다.
전체적인 산세는 능선이 서남쪽을 향해 삼지창 모양을 하고 있으며, 서쪽에 있는 문수산과 이어져 있다.
바다와 가까워서 산전체 90% 이상이 해송(海松)으로 뒤덮혀 있어서 향기로운 솔내음과 함께 피톤치드와 테르핀 등 많은 양의 방향성과 살균물질이 자연방출되고 있다. 특히 서쪽 기슭에는 전국 유일의 해송휴양림인 희리산자연휴양림이 있고, 문수산 동쪽 기슭에는 치유의 숲이 조성되어 있다.
조망도 최고로서, 서쪽으로 서천군 앞 서해바다가 한눈에 들어오고 동쪽으로는 흥림저수지와 천방산이 보이는 등 사방으로 서천의 산야(山野)가 시원하게 다가온다.
희리산이라는 이름은 '바랄 희(希), 오랑캐 이(夷)자'로서, '바다 안개가 들어서면 산이 흐릿하게 보인다'고 하여 "흐릿산"으로 불리다가 변형되었다고 하는데, 그 정확한 유래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 들머리에 도착한 시간은 10시 50분으로 경상도, 전라도보다는 한 시간 정도는 빠른데다 산행거리도 7km 남짓 가깝고, 산 높이도 300m 대의 낮은 산이니 주어진 산행마감 시간인 14시 30분까지는 충분할 것 같다.
▼ 아스팔트길을 300여 미터 오르다 보면 자연휴양림으로 오르는 길에서 오른쪽으로 접어들게 된다. 역시 구름 한 점 없는 푹푹찌는 듯한 날씨는 여전하다.
▼ 다시 100여 미터쯤에서 능선으로 접어 들면서 본격적인 산행에 돌입하게 된다.
▼ 들머리에서 아스팔트 길로 직진하면 이 산천저수지 왼쪽편으로 해서 상류쪽으로 가게 되고 그곳에 관리사무소 및 야영캠핑장을 비롯하여 각종 휴양림 시설들이 있는가 보다.
▼ 올해 5월 말쯤 영천의 기룡산을 오를 때 들머리에 저수지가 있고 능선을 올라 바라봤던 조망과 비슷하여 혼동이 오기도 한다. 멀리 서해 바다가 살짝 조망된다.
▼ 완만한 경사로 살방살방 오르다 보면 첫 봉우리에서 내려서면서 이곳 돌무더기 부근에 이르니 불어오는 바람이 얼마나 시원하던지 잠시 앉아서 물 한모금 목을 축이고...
▼ 들머리에서 2.1km 지점에 일명 돌탑봉인 5호쉼터가 나오고 40여 분이 소요됐다. 나무숲이 있어서인지 바람이 없긴 하지만 습도가 없어 그늘에 있으면 2주 전과는 달리 좀 나은 편이다.
▼ 들머리에서 2.5km 지점인 정상에 도착하고 11시가 안된 시간인데 아침을 너무 일찍 먹은 상태라 주변 나무 그늘아래서 점심을 먹기로 한다.
서두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희리산이라는 이름은 '바랄 희(希), 오랑캐 이(夷)자'로서, '바다 안개가 들어서면 산이 흐릿하게 보인다'고 하여 "흐릿산"으로 불리다가 변형되었다고 하는데, 그 정확한 유래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 산행에서 만난 <무릇>이 벌써 꽃을 피웠다. 자세히 보면 보라빛 색감과 꽃 모양이
어느 야생화 못지 않게 예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이곳이 한티재인 줄 알았는데 3호쉼터라는 가파른 봉우리를 또 넘어야 한티재이다. 이곳에서 모두 점심을 먹고 있는 산우님들이 문수산쪽으로 가려고 하느냐는 질문에 당연히 간다고 하자 일부 인원은 그냥 이곳에서 하산하려 한다고 한다. 아마도 자연휴양림을 둘러 볼 생각을 가진 분들인가 보다.
▼ 바람이 없어 점점 가열되는 몸을 추스리며 봉우리를 올라오니 이곳이 3호쉼터인데 계속 진행하려고 하산 하던중 의자에 앉아 있던 산우님이 문수산 쪽으로 하산하려 하느냐고 묻길래 그렇다고 하자 이쪽으로 가야한다며 방향을 알려준다.
이곳에서 자연휴양림인 계곡으로 내려가는 길이 있고 문수산 방향으로 가는 길이 있어서 이정표를 보지 않고 아무 생각없이 진행하다가는 자칫 알바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겠다.
▼ 완만한 산이긴 해도 몇 개의 작은 봉우리를 업다운 해야 하므로 세상에 힘들지 않은 산행지는 없다는 것을 자꾸 느끼게 하지만 그래도 이러한 육산의 숲을 평지로 걷다보면 참 편안한 마음을 갖게 한다.
▼ 미국자리공은 그 전에는 보기 싫은 귀화식물 중 하나였는데 새 순이 날 때 나물로 뜯어서 묵나물로 먹은 다음 부터는 그런 편견이 사라지게 됐다. 여름에 꽃을 피우는 모슨 식물이 그렇지만 한창 가을 결실을 보기 위해 열매를 맺을 때다.
▼ 드디어 한티재에 도착했다. 도상에는 이렇게 넓은 임도로 되어 있는 길이 없는데 시멘트로 포장된 길이 있다.
▼ 그러나 차량이 다닐 수 없도록 차단기가 설치되어 있고 이곳으로 하산하면 바로 날머리인 주차장으로 가는 계곡 코스다.
▼ 맥문동 보다는 일찍 피는 애기맥문동이 앙증 맞게 꽃을 피웠다.
▼ 안티재에서 문수산으로 진행하면서 첫 번째 봉우리인 정식 명칭이 없는 일명 안티봉 정상쯤에 생뚱맞게 배롱나무 한 그루가 화려하게 꽃을 피웠다.
▼ 누군가가 정성스럽게 한티봉(작은문수산)이라는 표지문을 붙여 놨다.
▼ 들머리에서 5.5km 지점의 문수산에 도착, 급경사로 인해 희리산을 오르는 것 보다 훨씬 체력을 요구하는 산이다.
문수산 정상석은 없었다고 하는데 언제부터인지 세워 놨다.
▼ 희리산이나 문수산에서의 주변 조망은 잡목으로 인해 전혀 할 수가 없었다. 문수산에서 하산하면서 조망이 트이고 서해 바다를 시원하게 바라볼 수 있다.
▼ 당겨 보니 남서쪽으로 군산 넘어로 변산반도가 보이고...
▼ 그 오른쪽으로 멀리 고군산군도와 가까이 군산시 옥도면에 속해 있는 개야도가 길게 보인다.
▼ 서쪽편으로 멀리 연도와 오른쪽으로 동백나무숲으로 유명한 마량리와 서천화력발전소도 보인다.
▼ 왼쪽으로 부터 가운데 희리산을 거쳐 이곳까지 온 능선
▼ 뒤돌아 본 문수산 정상
▼ 나뭇가지 사이로 보이는 서천읍의 아파트 단지
▼ 다시 한번 조망해 본 남서쪽 방향으로 바로 앞 왼쪽 종천저수지와 어메니티(amenity)복지마을이 자리하고 있고 오른쪽으로는 종천리 마을이 자리하고 있다.
▼ 서천 어메니티 복지마을과 그 아래 우리가 타고 귀가할 버스가 대기하고 있다.
▼ 다시 한번 당겨 본 풍경...
군산의 국가산업단지 너머로 고군산군도가 길게 자리하고 있다.
▼ 서천군 종천면 종천리 마을과 멀리 군산시 옥도면에 속한 개야도와 오른쪽으로 서천군 비인면 다사리의 다사항이 자리하고 있다.
▼ 어메니티 복지마을이란 이정표에서 우틀...
▼ 포장된 임도를 따라 주차장까지는 500여 미터를 걸어야 한다.
▼ 에메니티 복지마을에 도착, 씻을 만한 곳을 찾아 보니 산천저수지까지는 너무 먼 것 같고 화장실을 찾아보니 주차장에서 보이지 않는 100m 쯤 떨어진 도로옆에 있어 몸을 대충 씻고 옷을 갈아 입고 나니 개운하다. 오늘의 산행도 여지없이 더위와 맞선 하루였다.
▼ 주차장이 생각보다 넓은 편이지만 주차한 차량은 별로 없다. 사실, 이곳 희리산은 오늘 답사는 못해 봤지만 해송자연휴양림으로 야영객들의 발길로 인해 알려졌을 뿐, 희리산과 문수산 자체는 조망도 없고 뭐라고 특징지을 만한 산은 아니다. 다만, 야영객들이 희리산을 올라 보는 경우는 있을 것이란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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