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2월 17일(일)
지난달 부터 각종 행사로 인해 산행을 제대로 못하고 몸 관리가 안되어 면역력이 떨어져서인지 몸살 감기 증세로 어제 토요일은 하루종일 방에 틀어 박혀 있었다. 이미 수년간 규칙적인 산행으로 자연과 함께 건강을 유지해 왔는데 신체리듬이 깨지니 당연한 일인지 모른다.
몸 상태가 어제와 별반 다를게 없지만 이미 계획 되어 있는 100대명산 도전에다 몸관리를 위해서라도 무조건 가방을 메고 오늘은 집을 나서기로 한다. 날씨도 어제보다는 춥다는데 나름대로 단단히 준비하고 밖을 나서니 찌뿌둥한 몸이 오히려 나를 것만 같다.
칠갑산은 젊은 시절 군생활하면서 훈련하느라 정상은 아니지만 산자락을 지나친 적이 있어서 익히 들어 본 산이지만 올라보지 못한 산이다. 특히 칠갑산 대중 가요는 나의 애창곡이기도 해서 머릿속에 각인 된 산이기도 한데 그리 인기있는 산이 아니라서 그런지 산행공지를 만나기가 쉽지 않았는데 이번에 정기산행으로 공지된 것이다. 노래가사 분위기대로 콩밭이 있는 계절에 올랐으면 좋으련만 그렇지 못해 조금은 아쉬운 감이 있다.
∥산행정보∥
♣ 행정구역: 충남 청양군 대치면 장곡리 216-2(장곡주차장), 충남 청양군 대치면 광대리(정상), 충남 청양군 정산면 신덕리 32
2-8(날머리주차장)
♣ 산행코스: 장곡주차장-백리산-금두산-칠형제봉-칠갑산정상-천장호출렁다리-주차장
♣ 거리: 약9.5km(들머리-09:50, 날머리-14:00)
∥칠갑산 개요∥
칠갑산은 면적 32.946㎢, 해발561m로 청양군의 4개면(대치면, 정산면, 장평면, 남양면)에 걸쳐 있으며 1973년 3월 도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충남 중앙에 자리잡은 칠갑산은 동쪽의 두솔성지(자바성)와 도림사지, 남쪽의 금강사지와 천장대, 남서쪽의 정혜사, 서쪽의 장곡사가 모두 연대된 백제인의 얼이 담긴 천년사적지이다.
역사적으로 살펴보면 동국여지승람권지18, 정산현 산천편에 현서쪽16里에 있으며 옛성의 터가 있는데 자비성(慈悲城)이라 부른다. (左縣西十六里有古城其號 慈悲城: 又見 靑陽縣) 사찰 주변을 성으로 에워싸인 것은 전국에서 희귀한 현상으로 전하는 이야기에 따르면 백제왕자 또는 왕족의 교육을 하던 사찰이란 설과 국가의 중대사 또는 외국의 사신을 영접하던 삼국시대의 불교 전성기의 유적이라 한다.
우리 겨례는 예부터 하늘과 산악을 숭배하여 왔다. 백제시대에는 칠갑산을 사비성 정북방의 진산으로 성스럽게 여겨 제천의식을 행하였다. 그래서 산 이름을 만물생성 7대 근원 七자와 싹이 난다는 뜻의 甲자로 생명의 시원(始源) 七甲山이라 경칭하여 왔다.
한편으로는 이 산은 산정을 중심으로 일곱 군데로 뻗어 있고, 또한 금강 상류인 지천과 양화천을 굽어보는 일곱 장수가 나올 甲자형의 일곱자리 명당이 있어 칠갑산이라 불렀다는 설도 있다. 칠갑산의 명칭은 원래 칠악산(七岳山)으로 알려져 있다.
칠갑산은 충남의 알프스로 산세와 경관이 일품이며 이제 온 국민의 애창속에 불려지는 칠갑산 노래와 함께 백제인의 얼과 혼이 서린 성스러운 산으로 우러러 보아야 할 것이다. [안내문]
▼ 다소곳이 앉아 콩밭을 매고 있는 모습의 '콩밭 매는 아낙네 상'이다. 칠갑산은 대중가요로 인해 더 알려져 있는 산이기에 콩밭을 매는 아낙네를 생각지 않을 수 없는데 전국에 콩밭이 없는 곳이 어디 있으랴만 우리가 살아 온 그 시절 추억이 있었고 그만큼 애환이 서린 노래이기에 더 마음에 와 닿는 것이다.
「조은파 작사, 작곡. 주병선 노래의 칠갑산은 작곡가 조은파가 1978년 대전으로 가는 길에 칠갑산 마치고개 근처 뜨거운 뙤약볕 아래에서 아낙네들이 콩밭을 매는 것을 보고 시골에 계신 홀어머니를 떠올리며 만들었다고 한다.
먹고 입을 것 변변치 않았던 그 시절 시골살이 시름 달래며 산 비탈밭 일구어 살아가는 아낙네의 한을 우리민족의 한으로 품어 절절이 풀어낸 슬픈 곡조 어린 칠갑산, 칠갑산은 국내외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으며 청양군을 알리는 역할을 하였다.」[안내문]
아래의 상은 장승공원 윗쪽 매점이 있는 곳에 있으므로 쉽게 눈에 띄지 않아 들머리까지 왔다가 다시 매점있는 곳까지 가서 담게 됐다.
▼ 버스 하차지점에서 장승공원을 지나면서 왼쪽으로 들머리가 있게 된다. 도로 좌우로 장승이 빽빽하게 세워져 있고 오른쪽이 장승공원이다.
▼ 장승공원의 이모저모
장승의 기원은 고대 솟대와 선돌에서 유래되었다고 전해오고 있으며 조선시대에 와서 장승이라 불렀다고 한다. 주민들은 장승을 지역간의 경계나 이정표, 마을 수호신으로 여겼다. 나무나 돌 등으로 형상을 만들어 마을 입구에 세우고 장승제를 지내며 국태민안과 무병장수를 기원하였다.
장승에 새겨지는 글은 천하대장군과 지하여장군이라 새기는 글이 가장 많고, 정산면 용두리의 장승에서는 동서남북 팔방을 지키는 의미에서 '동서남북 중앙 축귀 대장군'이라 적기도 했다.
산자수려한 칠갑산 주변의 마을 10여 곳에서는 예로부터 매년 정월 대보름을 전후하여 장승제를 이어 오는 등 명실공히 한국 최고의 장승문화 보존지역으로 일컬어지고 있다. 이에 청양군은 전통문화를 계승 발전시켜 나가기 위해 1999년 장승테마공원을 조성하였다.
장승공원에는 전국 최대의 천하대장군, 지하여장군을 비롯하여 청양마을 장승, 시대별장승, 창작장승, 외국 장승 등 300여기를 재현해 놓았다. 매년 칠갑산의 진달래가 흐드러질 때 이곳에서 전국의 장승 조각가와 축제 방문객이 어울려 신명나는 '장승 문화 축제'를 벌이고 있다. [안내문]
▼ 첫 들머리부터 급경사의 계단이 가뿐 숨을 토해내게 한다.
▼ 백리산을 넘어 부드러운 육산의 능선을 넘다보면 한적한 숲길에 여유마저 느끼게 하는 이런한 등로도 있다.
▼ 작은 봉우리들을 업,다운 하다보면 이러한 가파른 깔딱 고개도 만나게 되고 살짝 언 땅위에 낙엽이 쌓여 미끄러지기 쉽다.
▼ 이정표가 이곳 청양의 대표적인 특산물인 고추로 형상화 해 눈길을 끌게 한다. 들머리에서 등로가 한개여서 정상까지는 다른 곳으로 빠질리도 없다.
▼ 삼형제봉에 도착, 선두팀은 벌써 사라졌고 중간팀을 담아봤다. 겨울은 겨울답게 눈이 있어야 제격인데 인간의 뜻대로 되는 일이 아니다.
▼ 삼형제봉은 이와 같은 헬기장이 있고 주변의 잡초와 나무도 제거하여 잘 관리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 두시간만에 정상에 도착, 점심을 먹는데 갑자기 백구가 나타나 밥상을 기웃거린다. 붙임성도 좋고 쌍커풀 진 눈에 생기기도 잘 생겨 산객들로 부터 귀여움을 받게 생긴 녀석인데 언제 부터인지 모르지만 산객들이 주는 맛있는 음식만 먹어 버릇해서 그냥 밥은 먹지도 않는다.
이곳저곳 기웃대며 얻어 먹는 폼이 도를 넘었다. 새끼를 어디다 낳았는지 아마도 어느 동네에서 늘 이곳까지 올라와 얻어 먹고 하산하는 모양이다.
▼ 칠갑산 정상의 모습, 각 방향에 사진과 함께 지형을 설명해 놓은 안내도가 있어 주변 조망하면서 이해하기 쉽게 설치해 놨다.
▼ 멀리 보이는 오른쪽 오서산
▼ 언제 꼭 가봐야 할 당겨 본 오서산
▼ 칠갑저수지
▼ 오른쪽 계룡산
▼ 당겨 본 계룡산
▼ 지나온 삼형제봉
▼ 용과 호랑이의 전설
이곳 칠갑산은 만물생성의 7대 근원인 七자와 육십갑자의 첫 번째이고 싹이 난다는 뜻의 甲자를 써 생명의 발원지로 전해져 오고 있으며, 금강 상류의 지천을 굽어보는 산세에 일곱 장수가 나올 명당이 있어 칠갑산이라 전해져 오고 있다.
칠갑산 아래 이곳 천장호는 천년의 세월을 기다려 승천을 하려던 황룡이 자신의 몸을 바쳐 다리를 만들어 한 아이의 생명을 구하고 이를 본 호랑이가 영물이 되어 칠갑산을 수호하고 있어 이곳을 건너 칠갑산을 오르면 악을 다스리고 복을 준다는 황룡의 기운과 영험한 기운을 지닌 영물 호랑이의 기운을 받아 복을 받고 잉태하여 건강한 아이를 낳는다는 전설이 내려오고 있다. [안내문]
이 천장호 출렁다리는 2009년 7월에 개통되었으니 이러한 전설은 불과 8년 밖에 안되어 전설이 되려면 앞으로 적어도 수백년은 되어야 어울릴 듯...
이곳 안내문대로라면 이 출렁다리를 건너 칠갑산을 올랐어야 하는데 반대로 건넜으니 이를 어쩌누... 건강한 아이를 낳고자 하는 하는 젊은이들의 발걸음이 많아졌으면 하는 바램이다.
▼ 청양의 명물 출렁다리는 2007년 11월 10일 착공, 2009년 7월 28일 개통되었다. 길이가 207m, 폭 1.5m, 높이 24m로 국내 최장이며 동양에서 두번째로 긴 다리이다. 다리의 중간 중간에는 수면이 내려다 보여 아슬 아슬함을 더해주고 있으며 최대 약 30~40cm 정도 흔들리게 설계되어 있다. [안내문]
▼ 역시 주탑도 고추를 형상화 해 이색적이다. 역시 청양은 생김새가 고추와 비슷한 구기자로 유명한
곳인데 두개의 고추밑에 작은 것은 구기자이다.
▼ 날머리에서 당겨 본 출렁다리 전경
▼ 콩밭 매는 아낙네 상이 이곳 날머리에도 세워져 있다. 들머리에서의 상은 앉아서 김을 매는 모습인데 이곳의 상은 서서 땀을 닦으며 쉬는 모습으로 분위기가 전혀 다른 느낌이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각기 다른 상을 이곳 저곳에 세우느니 들머리에서와 같은 상을 이곳에도 세웠으면 하는 바램이다.
▼ LED장미로 장식해 놓은 것을 보니 야간에도 조명으로 화려하게 단장해 놓은 공원 같다. 관광객 유치를 위해 지자체에서의 노력이 엿보인다. 이렇게 해서 오늘의 산행을 또 마쳤다.
칠갑산의 산행은 특별히 내세울 것은 솔직히 없다. 다만 관광화를 위해 인위적인 설치물들이 있어 볼거리가 좀 있다는 것이다. 겨울의 짧은 해에 적당한 거리로 가볍게 산행하기에 좋고 청양이라는 곳의 지역적인 특색을 충분히 느꼈던 산행이었다.
무엇보다 안 좋았던 컨디션이 호전되어 생기가 살아 나는 듯하니 백번 약을 먹는 것 보다 한번의 산행이 더 효과가 있음이 입증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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