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월 21일(일)
2014년 1월 19일 소백산을 죽령-제2연화봉-연화봉-제1연화봉-비로봉-천동계곡 코스로 산행했었으니 꼭 4년만에 다시 찾게 됐다. 소백산이 아니더라도 갈 곳은 많은데 하필 같은 계절에 이곳을 오른 이유는 코스가 달라 안가본 곳을 가본다는데 의미를 두었다.
비로봉에서 국망봉, 상월봉을 경유, 어의곡리로 하산한다면 그전에 올랐던 코스와 연계가 되면서 종주를 하게 되는 셈이다. 겨울산행은 해가 짧아 산행실력에 따라 차이가 나겠지만 통상 6시간 정도로 13km이내 거리를 산행하게 된다. 소백산의 경우 죽령에서 어의곡으로 종주한다면 약 28km정도가 되니 한 여름의 긴 해에도 사실 걷기 버거운 거리다.
그전에 비로봉에 올라 국망봉 방향으로 가는 산객들을 보며 궁금해 하던 차였는데 이번에 기회가 되어 그 궁금증을 풀게 되었다. 겨울이 아니고 야생화 피는 계절에 갔었더라도 좋았을 코스인데 상고대라도 멋지게 피리라는 기대했지만 역시 어제에 이어 포근한 날씨에 미세먼지 폭탄 일기예보로 기대를 접을 수 밖에 없었다. 그래도 어느 정도의 적설량에 흰눈을 밟고 주변 조망도 그런대로 할 수 있었으니 이제 소백산을 조금은 알게 된 것으로 만족한 산행이다.
∥산행정보∥
♣ 행정구역: 충북 단양읍 천동리 365-2 (다리안 국민관광지 주차장), 경북 영주시 풍기읍 삼가리(비로봉), 경북 영주시 순흥면 덕현리 산37(국망봉)
단양군 가곡면 어의곡리 691-1(어의곡 주차장)
♣ 산행코스: 다리안 국민관광지 주차장- 천동계곡-비로봉-국망봉-상월봉-늦은맥이재-벌바위골-어이곡리-어이곡 주차장
♣ 거리: 17km(들머리- 10:00, 날머리-16:30)
▼ 세계최초 3극점 7대륙 정상에 발자취를 남긴 충북 제천 출신의 산악인 허영호 기념비가 소백산 초입에 세워져 있다. 에베레스트를 떠나기전 올랐다는 어의곡 새밭-비로봉-천동다리안 코스의 반대코스로 오늘 오르는 셈이다.
▼ 위에서 내려다 본 다리안 폭포...이 폭포가 위치한 지역으로 들어 오려면 입구 골짜기에 놓여 있었던 구름다리를 건너야만 했다고 하여 다리안 폭포(橋內瀑布)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전해진다.
폭포의 흐름은 3단 폭으로 크고 작은 소(沼)를 이루고 있으며 용이 승천할 때 힘껏 구른 발자국이 크게 찍힌 곳이 소가 되었다고 하여 용담폭(龍潭瀑)이라고도 부른다.
▼ 낙엽송(일본잎갈나무)가 빽빽한 숲을 이루고 있는 지역을 통과하게 된다. 일본이 원산지로
한국에는 1914~27년에 들어온 것으로 알려지며 중부 이남에 있는 산의 조림수로 널리 심어져
있다. 양지바르고 비옥한 토양에서 자라며 수명이 짧고 바람에 꺾이기 쉽다. 시원하게 뻗은
나무 숲이 사계절 멋진 풍경을 자아낸다.
▼ 4년전에 보았던 식재해 놓은 주목이 제법 많이 자랐다. 그런데 나무를 너무 조밀하게 심어놔서
원할한 생육을 위해서는 몇 년 못가서 간벌해야 할 듯 하다. 이렇게 식재를 해서라도 기후변화로
점차 사라져 가는 소중한 산림자원을 보호해야 할 것 같다.
▼ 식재한 주목 군락지의 첫 조망터에서 바라본 풍경...
▼ 도락산, 황장산, 월악산에 올라서도 조망이 좋아 소백산 제2연화봉을 볼 수 있었지만 금수산에서는 폭우에 안개가 끼어 볼 수 없었던 이곳이었다. 뿌연 미세먼지가 있는 날씨지만 그래도 어렴풋이 주변의 산군들을 볼 수 있어서 좋다.
▼ 고산지대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는 고사목이 된지 오래된 주목...죽어서도 천년이라 했듯
많은 산객들의 인증 사진에 동반이 되었다.
▼ 수령이 꽤 될 듯한 주목이 눈을 뒤집어 쓴채 겨울다운 풍경으로 산객들을 맞고 있다. 태백산, 함백산에 비해 살아있는 주목이 더 많은 것 같다.
▼ 죽령으로 부터 올라온 산객들과 천동계곡으로 올라온 산객들과 만나는 삼거리에서 바라본 제1,2연화봉 방향이다. 이쯤이면 칼바람에 눈이 날려 눈도 제대로 뜨기 어려운 계절이지만 오늘은 정말 겨울답지 않은 찬기가 별로 없는 날씨다.
▼ 진행할 비로봉 정상...역시 시즌에는 수많은 인파로 등로에 줄을 잇는다. 전에는 비로봉을 올랐다가 다시 뒤돌아 내려와 조금 전 올라왔던 천동계곡으로 하산했었지만 오늘은 비로봉을 찍고 계속 진행하여 가 보지 못했던 국망봉, 상월봉으로 이동하게 된다.
▼ 정상에는 벌써 인증 사진을 남기려는 산객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정상에서 얼마나 시간을 허비해야 할지...여차하면 4년전 남겨 둔 사진이 있으니 그냥 지나치기로 편하게 맘 먹어 본다.
▼ 계단에서 정상에 턱 올라서는 순간...헉! 대박이다. 정상석에서 기념사진 찍으려는 줄지어 있는 모습이 예상은 했지만 너무 심하다. 먼저 올라 온 회원들이 나를 보는 순간 사진 좀 찍어 달라고 또 손짓을 한다.
사진 찍는 사람이야 줄을 설 이유가 없으므로 정상석 앞으로 가서 회원들이 차례가 되기만을 기다렸다가 찍어 주는데 다 찍고 나면 잽싸게 내 사진도 찍어 달라고 부탁하면서 덤으로 한장 건질 수 있었다.
▼ 남쪽 죽령방향 조망...백두대간 구간인 능선이 어렴풋하게 보인다.
▼ 남서 방향의 풍경...산행도 하고 많이 들어 본 산군들이 조망된다.
▼ 당겨본 소백산천문대와 제2연화봉
▼ 사진 찍어 주고 나니 회원들은 먼저 출발하여 없어지고 나홀로 부지런히 뒤 쫒아 가는데 점심은 어디서 먹어야 할지가 고민이다. 비닐텐트를 미리 구입한다는 것이 주중 시기를 놓쳤는데 오늘 같은 날씨면 양지쪽에서 먹어도 무난할 듯 하다.
▼ 국망봉에서 상월봉, 신선봉 민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이지만 상월봉에서 왼쪽으로 접어들어 늦은맥이재에서 어이곡 주차장으로 하산하게 된다.
▼ 1월 첫째주 토요일에 태백산에 올라 소백산을 조망했는데 선명하지는 않지만 오늘은 태백산을 조망하게 된다. 이렇게 주변을 바라보며 지형을 익히는 것도 산행의 즐거움 중 하나다.
▼ 큰 산들은 행정구역의 경계선에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어느 한 지역을 지칭하지 않는다. 소백산 동서로 갈라 서쪽은 충북 단양지역이고 동쪽은 경북 봉화, 영주지역이다.
▼ 서쪽방향의 풍경...
국망봉과 상월봉을 지나 어이곡 주차장 방향은 바로 저 아랫동네 쪽이고 그곳으로 하산하게 된다.
▼ 소백산에서 그럴 듯한 바위를 보기란 쉽질 않다. 거의 육산이기 때문인데 모처럼 바위를 보니 신기하기까지 하다.
▼ 국망봉까지 쭉 뻗은 능선으로 상고대만 피었다면 정말 그림 같겠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철쭉 군락지도 상당히 많아 철쭉이 피는 올 봄 계절의 산행에 은근히 입맛이 당겨진다.
저곳 평지를 조금 지나 으쓱한 곳에 이르니 회원들이 모여 점심을 먹고 있는 중 합류되어 점심은 해결이 됐다.
▼ 뒤돌아 본 소백산 정상인 왼쪽 비로봉
▼ 비로봉 정상에 여전히 많은 산객들이 줄을 잇고 있다.
▼ 국망봉에 거의 다다랐다. 소백산은 특히 등로에 낮게 가로지른 굵은 나무들이 종종 있어 머리에 부딪칠 수 있는데 내려 갈때는 보이지만 올라갈 때는 머리를 숙여 앞을 보지 않고 걷는 경우가 있어 늘 조심하지 않으면 안된다.
앞서간 회원들을 따라가기 위해 오르막에서 마음 먹고 속도를 내어 오르다가 갑자기 쿵하며 별이 번쩍, 잠시 정신이 혼미해졌는데 목뼈가 뒤로 밀린 것 같은 충격에 어디다 화풀이도 할 수 없는 상황도 전개됐다.
▼ 국망봉에서 뒤돌아 본 소백산
▼ 정상인 비로봉 보다는 훨씬 정상다운 모습을 하고 있는 국망봉에서의 한컷!
▼ 상월봉으로 이어지는 육산의 전형적인 모습, 관목만 있다보니 지리산의 한 자락같은 느낌이다. 상월봉 왼쪽 멀리 희미하게 함백산이 조망된다.
▼ 상월봉에는 생뚱맞게 어금니 같은 바위 한개가 꽂혀있다. 조물 주 이빨 하나가 빠져 지상으로 내 버려진 듯...
▼ 상월봉을 우회하여 하산하는 등로는 거의 알파인 스키를 타듯 미끄러져 내려오게 된다. 응달지역에는 무릎까지 빠지는 적설량을 보이고 있다.
▼ 늦은맥이재에 도착, 직진하면 신선봉, 민봉으로 이어진다. 그 코스로 걷는 산객들도 다른 계절에 있는지는 모르겠다. 발빠른 실력이면 이곳에서 바로 하산하는 팀과 달리 도전해 볼만 하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무슨 연고인지 출입금지라고 쓰여져 있으니 그냥 그렇다는 얘기일 뿐...
▼ 이쪽 코스로 온 팀들은 A팀이고 비로봉에서 조금 가다가 어이곡주차장으로 하산한 팀들은 B팀으로 진행됐으니 지금쯤은 벌써 다 하산했을 것이고 A팀 중에도 우리가 제일로 후미로 내려가니 16:30까지 주어진 시간인데 현재시간 15:10으로 시간을 넘길 염려는 없을 듯 하다.
▼ 낙엽송이 빽빽하게 자란 숲으로 한 여름에도 힐링하며 시원한 산행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늦은맥이재에서 주차장까지 5km의 거리가 다소 지루하다. 엄청난 속도로 내려가는데 눈을 밟고
가는 장점은 너덜길이 없고 돌이나 흙을 밟지 않기에 발바닥이 아프지 않다는 점이다.
겨울 산행이 그러하기에 다른 계절에 비해 덜 피곤하다는 생각이다.
▼ 어느덧 어의곡리에 시간에 맞춰 도착했다. 겨울산행치고는 긴거리지만 업다운이 그리 심하지 않고 다른 때와는 달리 꽤 빠른 걸음으로 내달려 원만히 산행을 마칠 수 있었다. 1월도 마지막 한 주가 남았다.
이젠 그럴듯한 풍경의 겨울산행을 그리 크게 기대하지 않는다. 예상치 않은 가운데 우연히 마주치는 놀라운 광경들을 목격하는 경우에 더 감동을 하게 된다. 그냥, 저냥 겨울도 그렇게 보내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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