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0월 6일(금)
추석날 부모님, 형제자매들이 모두 모여 즐거운 시간을 가졌고 고향에 딱히 가 볼일도 없지만 긴 연휴기간에 한번 가보자는 생각이 들어 친구에게 술 한잔 하자고 연락을 해 놓고 어제 저녁에 오랜만에 고향집에 들렀다.
시골의 긴긴밤에 술한잔 거나하게 해도 밤10시도 안됐다. 구름에 살짝 가린 둥근달이 들판길을 밝히는데는 부족함이 없다. 음악을 들으며 부시미산을 지나 양갑리쪽 들판을 경유, 조개맨들로 해서 한바퀴 돌기로 한다.
코가 뻥 뚫릴 것만 같은 맑은 공기에 벼익는 냄새가 솔솔, 들판의 향기가 참 좋다. 더구나 차소리 하나 없는 적막하기까지한 분위기는 음악을 듣기에는 더 좋다.
누구나 마찬가지겠지만 나에게도 잊지 못할 소중한 추억들이 있다. 어린 시절의 추억은 접어두고 고향을 특히 사랑했던 나였기에 인연이 되었던 사람들...
이제 모두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사람이 소통을 하지 않으면 모든 인연은 끊어지게 마련이다. 요즘 같이 소통하기 좋은 세상이 있을까 싶은데 사람들의 마음문이 닫히면 바다가 육지가 된들 아무 소용이 없다. 내가 가까이 하려해도 상대방이 받아 주지 않으면 소용없는 일이고 상대방 역시 마찬가지다.
그러나 진정한 친구는 다르다. 소통하지 못할 이유가 없고 언제 어느 때 불러도 오갈 수 있기에 부담이 없어 좋다. 그런 친구와 술한잔 하고 홀로 들녘을 나서니 옛 추억들이 물밀듯이 온 몸을 감싼다. 사람에 상처 받은 많은 사람들...자연이 치유해 준다.
▼ 양갑리들판의 황금물결...
가을하늘과 대비되는 이쁜 빛깔이다. 그러나 한창 벼 베는 시기이니 다음 주면 벼 수확을 끝날 것 같다.
▼ 나팔꽃도 제 빛깔을 띠고 하늘을 향해 손짓한다.
▼ 홍시가 될 감도 탐스럽게 익었다.
▼ 화개산을 오르려 등산복은 준비했는데 등산화를 챙기지 못했으니 어쩌누~ 양복 차림에 구두를 신고 오를 수도 없고 마침 차에 있던 슬리퍼를 착용하고 오르기로 결심했는데 지나가는 동네 개도 웃겠다.
▼ 연산군 유배지 문화관까지는 보도블록이 잘 되어 있어서 무난히 오른다. 주변에 밤나무 단지인데 밤껍질이 수북이 쌓였다. 제사보다 젯밥에 관심이 있다고 밤 줏기에 여념이 없는 사람들이 많다.
▼ 언제 설치했는지 유배 되는 장면을 묘사해 놓은 조형물들로 실물처럼 현실감있게 표현해 놨다.
▼ 위리안치[圍籬安置]의 모습
죄인을 귀양살이하는 곳에서 달아나지 못하도록 가시로 울타리를 만들고 그 안에 가두어 두는 일을 이르던 말이다.
※ 참고: 절도안치[絕島安置] -조선 시대, 죄인을 육지로부터 멀리 떨어진 섬으로 유배 보내 안치시키던 일.
본향안치[本鄕安置]-조선 시대, 죄인을 그의 고향에 내려보내 거주를 제한하던 유형이다.
▼ 나무 계단도 제법 잘 정비된 상태로 호젓한 등로다.
▼ 약수터는 예나 지금이나 물줄기가 그대로다.잠시 목을 축이고 정상을 향한다.
▼ 으름덩굴에 으름이 주렁 주렁 열렸다. 그냥 지나칠 내가 아니다.
▼ 따서 모아 보니 제법 먹음직스럽다. 이걸 처음 본다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 국산 돌바나나? 로 우리들 어릴 적엔 그리 불렀다. 윗쪽 까만 색을 띤게 제일 당도가 높은 것이다. 건조된 상태로 수분끼가 좀 가신것이 달고 맛있는데 씨는 먹기 거북하므로 뱉거나 삼키면 된다.
산 정상에 오르니 등산객들이 많다. 처음 보거나 먹어 볼 희망자에게 하나씩 나눠주니 호기심이 가득하고 신기한가 보다.
▼ 생강나무 열매도 빨간 색에서 까만색으로 농익었다.
▼ 고향의 들판만 봐도 가슴이 뚫린다. 1/3은 수확한 것 같다. 올해도 대풍이니 좋은 일만 있기를 모두에게 기원해 본다.
▼ 멀리 북한의 연백평야도 벼가 누렇게 익어 추수할 시기다.
▼ 강화 진강산, 마니산이 보이고 석모도 해명산과 낙가산 줄기와 바로 앞이 상주산이다.
▼ 등산객들이 궁금해 하여 지형설명에 나선다. 왼쪽 석모도 바로앞 과거의 교동 관문이었던 남산포 선착장과 그 앞 작은 무인도인 기장섬, 그 뒤로 미법도, 그 오른쪽으로 서검도, 뒷편 멀리 왼쪽 주문도, 오른쪽 차례로 아차도, 볼음도, 말도...
▼ 문화재인 봉수대
▼ 까마귀밥나무 열매
▼ 내가 살던 동네 앞의 들판 전경
▼ 1박2일 방송프로그램에 방영되면서 부터 본격적으로 알려지게 된 대룡리시장
▼ 접동새 꽃이 피고 이야기꽃을 피웠던 추억들을 어찌 잊을 수 있으랴!
▼ 배초향도 좋은 시절이 있었겠지만 모든 만물은 세월에는 장사가 없느니...
▼ 화개산에서 하산하다가 오른쪽으로 처음 접하는 길로 내려와 본다. 완만한 경사에 좋은 등로인데 과거 교통호가 파졌었던 둑길임에 틀림없다.
▼ 밤나무골 쯤에 다다랐나 보다. 밤나무에서 밤이 후두둑 떨어진다. 줍지 않으려해도 반사적으로 줍게 된다. 호주머니가 터져라 하고 주웠다. 하산하면서 보니 큰 마대자루로 하나 가득씩 담아 가는 저 분들은 누구일꼬? 밤 줍는 꾼들인 모양이다.
▼ 꼴뚜기 같이 생긴 누리장나무 열매
▼ 하산하여 승용차를 타고 귀가하는 중 물가의 낚시꾼들이 낚시대를 드리운 모습을 보고 차를 세웠다. 3년전 가물어서 쩍쩍 갈라져서 물고기 한마리 볼 수 없었던 저수지인데 물이 가득하여 물고기도 잡히는가 보다. 물에 반영된 화개산...발길마다 닿는 추억과 그저 그리움이 가득한 산야이다.
▼ 교동대교에 올라섰다. 올해로 세번째 왔던 고향길인 것 같다. 교동대교 준공 이전에 카페리호로 고향을 찾았던 때 보다 더 뜸해 진 것은 왜일까...
세월이 그렇게 만든 것은 아닐까...내가 내 자신을 모르겠다. 다음 기회가 언제 될런지 그때 보자~내 고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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