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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강원도

[정선] 취적봉& 덕산기 계곡

2017년 8월 12일(토)

 

지난 2주간 산행은 자제하고 오늘 산행에 나선다. 산행이라고는 하지만 짧은 거리에 시원한 계곡 트레킹으로 무더위를 피해 즐겨 보자는 속셈이다.  이번에는 들어보지 못한 강원도 정선의 취적봉을 올라 덕산기 계곡으로 하산한다는데 이 계곡은 수년 전 야생화 촬영을 위해 두 번이나 갔었던 곳이라 지명은 알지만 어떤 산을 끼고 있는 계곡인지는 관심도 없었고 전혀 알지 못했던 참이다.

계곡에서 보면 깎아지른 듯한 절경에 어떤 산일까 궁금하긴 했었는데 이렇게 기회가 올 줄은 꿈에도 몰랐으니 살다 보면 언젠가는 기회가 오는가 보다. 들머리에 도착하니 땡볕에 바람 한점 없는 날씨인데 처음부터 가파른 능선을 1시간 오르자 취적봉 정상에 다다랐다. 땀이 비 오듯 한다는 말이 실감이 난다.

계곡에서 바라본 그대로 험한 산이다. 암릉구간은 많지 않지만 좌우로 급경사여서 실족이라도 한다면 대형 사고일 수밖에 없다. 겨울 산행이나 우천 시에는 너무 미끄러워 산행을 자제해야 하는 곳이다. 몇 명이 하산길에 미끄러져 넘어지긴 했어도 다행히 모두 안전하게 산행을 마치고 계곡따라 몸을 적시며 시원한 트레킹을 하게 된다.

이 덕산기 계곡은 휴식년제가 2014.04.23~2017.04.22까지였으나 다시 3년을 연장하여 덕산1교 지점에서 차단기를 설치하고 감시원이 상주하며 통제하고 있다. 물론 계곡의 펜션과 거주지 주민과의 관계자는 사전 통보하고 차량 출입이 가능하나 야영객들은 통제하며 등산이나 트레킹은 출입이 가능하다. 후에 알고 보니 덕산기 계곡 상류인 북동리의 북동교에서 계곡 트레킹만 하는 산악회도 있어 약8km의 이 코스도 고려해 볼만 하다는 생각이다.

 

 ∥산행정보

♣ 행정구역: 들머리-강원도 정선군 정선읍 소금강로 19(덕우리, 석공예단지), 날머리-정선군 정선읍 덕산기길 46(여탄리, 주차장)

♣ 산행코스: 석공예단지-하돌목교-사모바위-취적봉-강릉유씨묘-덕산3교-덕산2교-덕산1교-주차장

♣ 거리: 약 9km( 들머리-08:50, 날머리: 14:30)

 

    정선 석공예단지

정선 석공예전시장은 미광공예사, 희방공예사 등 6개 업체의 아름다운 돌조각 예술작품이 전시된 곳이다. 석공예품은 정선을 대표하는 특산품으로, 정선에는 자연적으로 형성된 신기한 돌들이 많아 자연스레 석공예단지가 만들어졌다.
단지 내부에 들어서면 곳곳에서 장인들이 작품 활동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주목해 볼 만한 것은 칠보석과 목문석으로 만든 작품으로, 100% 수작업으로 이루어지기에 세상에 단 하나뿐인 작품을 소장할 수 있다.

특히 무늬가 예쁘고 가격도 다른 석공예품들에 비해 높은 칠보석 작품은 세계 최고의 품질을 자랑한다. 칠보석은 다른 돌들에 비해 단단하고 무늬 부분이 약해서 그만큼 가공하기도 어렵다. 두꺼비 모양 등 다양한 형태의 작품으로 구성돼 구경하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작품에 따라 가격대가 다양해 선택의 폭이 넓다. 만든 장소에서 바로 판매가 이루어지니 믿을 수 있어 더욱 좋다. 석공예단지 옆에는 강이 흐르고 있어 석공예품을 감상하고 난 후 사색에 잠기는 여유를 누릴 수 있다.

석공예단지에서 424번 지방도로를 타면 화암8경(화암약수, 거북바위, 용마소, 화암동굴, 화표주, 소금강, 몰운대, 광대곡)이 줄줄이 이어지니 여행을 염두에 두고 방문해도 좋다.[출처:대한민국 구석구석]

 

돌을 가공하여 만든 멋진 석공예의 진면모를 감상할 수 있는 기회여서 꼭 관람하고 싶었던 곳인데 아쉽게도 휴일이라서 그런지 문이 닫혔다.

 

 

  ▼ 우리나라에 무궁화도 알고 보니 50여가지의 종류가 있는데 이 품종은 정확히 무엇인지 알 수 없으나 진딧물 한마리 없이 정말 싱그럽고 예쁘게 피었다.

   ▼ 하돌목교 밑을 흐르는 이 <어천>은 대덕산(1,307m)과 금대봉(1,418m)자락의 정선군 화암면 백전리에서 발원하여 이곳으로 흘러 덕산기 계곡물과 합류하여 정선읍으로 흐르고 다시 동강과 합류되는 하천이다.

  ▼  어천을 건너 저 앞에 보이는 취적봉을 넘어 하산하여 덕산기 계곡물을 만나러 가는 중이니 알고 보면 사서 고생하는 꼴이다.

  ▼ 일주일에 한번은 이런 산행을 통해 시골풍경을 볼 수 있어 참깨꽃이 피고 들판에 벼가 팬 줄을 알지만 도심지에서 우물안 개구리로 살다보니 계절 감각을 잊고 산다. 무성한 콩밭이 향수를 불러 일으킨다.

우리 어릴적 부모님 세대들이 삼복더위에 콩밭숲 도랑에 엎드려 호미로 김을 맸으니 얼마나 많은 땀을 흘렸으랴! 절로 칠갑산 콩밭매는 아낙네 노랫말이 나왔지만 어디 칠갑산 아낙네만 콩밭을 매었을까...

             ▼ 산자락에 올라서니 무릇꽃이 한창이다. 이 무릇 하나로도 배고팠던 어릴 적 생각으로 가득하다.

                 형제들은 많고 양식은 늘 부족했던 그 시절에 별미로 어머님이 산에서 무릇의 뿌리를 캐서 고으면

                 마치 조청처럼 되는데 달달하면서도 아린 맛으로 어린 입맛에 맞을 리가 없어 못 먹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보양식이 될 만한 약재여서 건강식품이련만... 이젠 꽃으로 만나 앞에 섰다.

   ▼ 강원도 산은 어떤 산이고 오르기가 그리 녹록지  않다. 처음부터 가파른 능선을 오르니 바람 한 점 없는 가운데 숨이 턱에 차 오르고 굵은 땀방울은 이마에서 비 오듯 떨어지지만 이젠 왠만큼 산행에 적응이 되서인지 힘든 줄은 모르겠다.

  ▼ 첫 조망터에서 본 풍경...

왼쪽은 어천을 잇는 석문교가 있는 석곡2리 마을이고 앞산은 취적봉 보다 높은 950봉이다. 정선, 영월의 하천은 굽이쳐 흘러 비슷한 지형이 많다.

   ▼ 사모바위...

       시계바위라고도 하는데 덕우리에서 이 바위의 그림자가 사라지면 12시라고 하여 붙여진 이름.

        ▼ 태산이 높다 하되 하늘 아래 뫼이로다
            오르고 또 오르면 못 오를리 없건마는
            사람이 제 아니 오르고 뫼만 높다 하더라    -양사언-      

     

           산을 오르며 절로 입에서 얼마나 많이 읊었던 시였던가!

   ▼ 두번째 조망터에서 바라본 풍경...고도만 조금 높아졌을 뿐이지 풍경은 그대로다.

                             ▼ S자로 굽어진 곡선이 멋져 보인다. 야간에 차량 궤적을 촬영한다면 정말

                                 멋지겠다는 말도 안되는 생각도 해 보게 된다.

            ▼ 취적봉(吹笛峰)

                피리를 부는 산이란 뜻으로 이 산 이름의 유래는 조선시대로 거슬러 올라 연산군의 네 아들이

                이곳에 유배됐는데 그들은 감자로 목숨을 연명하고 피리를 불며 향수를 달래다가 중종이 내린

                사약을 받고 결국 짧은 생을 마감해야 했다. 마을 건너편 석벽이 덕우8경 중 하나로 그들이 피리를

                불었다던 취적대이고 그 뒷산이 바로 취적봉인 것이니 이곳도 역사의 한이 맺힌 곳 중의 하나이다.

 

                       얼굴에 땀방울이 송글송글 맺히다 못해 비 맞은 생쥐꼴이다. ㅋ

     ▼ 취적봉에서 바라본 북서방향의 풍경   

   ▼ 북쪽의 맞은편 풍경...끝쪽으로 구름에 약간 가린 산이 고양산(1,151m)이다.

   ▼ 약간 우측으로 틀어서 촬영

  ▼ 동쪽인 화암면 방면으로 이어지는 424번 국도가 대덕산을 넘어 삼척시 도계읍으로 이어진다.    

                  ▼ 동쪽의 산행 진행방향

   ▼ 다시 남동방향의 풍경을 조망해 본다.       

                       ▼ 로프를 이용해야만 하는 코스도 있다. 주변에 나뭇가지에 가려서 절벽인 줄 실감이

                           안 날 뿐이지 까마득한 절벽이 많음을 알 수 있다.                     

 

                      ▼ 조망은 별로 없고 주변의 야생화에 눈길이 간다. <잔대>가 한창 꽃을 피울 시기다.                                                금강초롱꽃이 필 때가 되었는데 이곳에는 개체수가 없어 아쉽다.                      

 

                        ▼ 우산나물은 꽃을 피운지가 꽤 되어 져가는 모습만 담아 본다.                     

   ▼ 역시 며느리밥풀의 계절이다. 이것은 <알며느리밥풀>일 것 같다.          

    ▼ 병조희풀      

  ▼ 어떤 산우님이 무슨 꽃이냐고 묻는다. 헐~~ 꽃처럼 생긴 모양이다.

     <먼지버섯>인데 가운데를 건드리면 먼지 같은 곰팡이가 피어 오른다.       

 ▼ 비석을 보니 강릉유씨 묘로 되어 있다. 이런 높은 곳에 묘를 썼다니 놀랍다. 그러나 묘 관리가 안되어 오래된 잡목이 수두룩하여 보기가 안 좋다. 우리 어릴 적 시골에 묘가 많았는데 추수가 끝나고 11월 중순쯤이면 각 성씨들은 시향을 지냈다.

어린애들은 혹시라도 시향 지내고 난 다음의 떡 한조각, 사탕 부스러기라도 얻어 먹을까 주변을 알짱되면서 시향 지내는 모습을 보고는 했는데 지금은 관리가 안되어 모두 이처럼 되었으니 죽으면 다 소용없는 일이 됨을 알게 된다.

그래도 이 무덤은 외롭지 않을 것 같다. 이곳 비석이 하산길 이정표로 남아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으니 말이다.         

   ▼ 이곳에서 산악회원들 단체 사진을 남겨 본다. 인원이 맞질 않으니 일부는 벌써 간 모양이다.       

  ▼ 참취         

  ▼ 영아자

  ▼ 썬글라스가 연상되는 <도둑놈의갈고리>          

                          ▼ 아직 개화하지 않은 <수리취>

                        ▼ 개발나물                                                   

  ▼ 드디어 하산하여 덕산기 계곡에 다다랐다. 이쯤은 덕산기 상류인 북동교에서 반쯤 되는 거리인데 전체 계곡 길이만 해도 약8km 정도이니 계곡만 트레킹을 해도 좋을 듯 하다. 모두가 기다렸다는 듯이 물속에 잠수하여 몸을 식히며 휴식을 취한다.         

  ▼ 야생화 촬영을 위해 마지막으로 이곳에 온 것이 2014년도이니 그때의 추억으로 잽싸게 찾아 본 것이 <물매화>이다. 이것을 보러 이 먼곳까지 발걸음들을 마다하지 않는데 역시 이렇게 마주 하니 반갑다. 9월쯤에 개화하는 물매화를 아래에 실어 봤다.

 ▼ 전국 산지에서 자라는 것으로 되어 있지만 그리 많이 식생하는 야생화는 아니다. 내가 보는 야생화 중에 가장 예쁘게 보는 꽃이다.         

 ▼ 이렇게 빨간 립스틱을 한 꽃이 더 화려해 보이고 예쁜데 이 개체수가 그리 많지 않다.           

 

 ▼ 이것은 <좀개미취>다. 개미취, 벌개미취, 갯개미취등이 있는데 이것은 강원도 고산지대에나 와야 볼 수있는 식물이다.            

 ▼ 톱풀...

     잎이 톱니와 같이 생겼다.           

 ▼ 덕산기 계곡을 따라 도로가 나 있으므로 도로를 걷다가 다시 계곡물로 트레킹을 반복, 구름에 땡볕도 없고 최적의 날씨에 기분은 좋다.

   ▼ 길가 바위등에 핀 <돌마타리>     

    ▼ 가을이면 제일 먼저 단풍이 드는 <붉나무>도 꽃을 피웠다.   

 ▼ 덕산1교 입구에서 차량통제를 안한다면 이쪽저쪽 할 것 없이 계곡마다 사람들로 북적이고 좁은 도로에 교통 대란일 텐데 차량이 없고 사람도 뜸하니 한적한 게 걷기가 더할 나위 없이 좋다.

  ▼ 세잎쥐손이

 ▼ 약재로 재배하고 있는 <황기>         

 

    ▼ 정선황기...

        이 고장에서 최초 발견되어 붙여진 이름같다. 강원도, 경상북도에서 볼 수 있는 식물.       

 

                           ▼ 익모초                   

 

 

 

 

 

 

 

 

 

 

 

                         ▼ 어쭈구리! 이 넘 봐라, 그렇게 감쪽같이 야생화 흉내낸다고 모를까 보더냐...

                             가출한 <박하>다.                    

       ▼ 마타리...

           이 마타리만 보면 황순원의  단편소설 소나기가  생각난다.

 

           "야아!"
            소녀가 산을 향해 달려갔다. 이번은 소년이 뒤따라 달리지 않았다. 그러고도 곧 소녀보다 더 많은 꽃을 꺾었다.
           "이게 들국화, 이게 싸리꽃, 이게 도라지꽃,……."
           "도라지꽃이 이렇게 예쁜 줄은 몰랐네. 난 보랏빛이 좋아! ……

            그런데, 이 양산 같이 생긴 노란 꽃이 뭐지?"
           "마타리꽃."
            소녀는 마타리꽃을 양산 받듯이 해 보인다. 약간 상기된 얼굴에 살포시 보조개를 떠올리며.

            다시 소년은 꽃 한 옴큼을 꺾어 왔다. 싱싱한 꽃가지만 골라 소녀에게 건넨다.
            그러나 소녀는
            "하나도 버리지 마라."

             산마루께로 올라갔다.

 

              황순원 문학촌 소나기 마을이 경기도 양평군 수능리에 있다는데 언제 시간이 날런지 모르겠다.

  ▼ 한적한 도로...

덕산2교가 나타난다. 상류의 덕산3교부터는 달뿌리풀등 잡초가 계곡에 많아 계곡물로 트레킹 하기가 어렵기에 편히 도로따라 이동하게 된다.

  ▼ <사위질빵> 할미밀망은 언제 볼 수있을런지 좀처럼 눈에 띄지 않는다.

 

  ▼ 참으아리

             ▼ 덕산1교에 도착했다. 이곳 절경 아래 계곡물에 많은 사람들이 물놀이를 즐긴다. 이곳은 통제구역이

                 아닌가 보다. 차단기 앞에서 여탄리 동네 어귀까지 양쪽으로 차량들이 즐비하게 서 있는 것을 보면

                 덕산기 계곡의 유명세를 알만하다.                                            

  ▼ 뒤돌아 보니 취적봉이 왼쪽으로 보이고 저 능선을 따라 왼쪽으로 갔다가 하산하면서 계곡으로 역방향으로 내려온 것이 눈에 그려진다.

 ▼ 동네 비닐하우스에 오이를 많이 심었는가 했는데 살짝 문을 열어보니 먹음직스러운 멜론이다. 멜론을 재배하는 것은 또 오늘 처음 본다.

이렇게 해서 오늘의 산행 및 트레킹을 마친다. 다른 곳의 산행 일정과 겹쳐 많이 망설였지만 덕산기 계곡에 대해 궁금한 것들이 많아 참석을 했던 것인데 그 궁금증이 얼마간 풀리고 시원한 여름을 하루 보낼 수 있어서 좋았다.

정선읍으로 향해서 아라리 전통시장에서 마침 5일장이 열려 들러봤는데 인파가 장난이 아니다. 물건도 다양하고 먹거리도 엄청 많다. 

 

  ▼ 정선읍내 모습

                                  ▼ 단장이 잘 된 아라리 전통시장

 

 

 ▼ 점심식사를 하기 위해 이리저리 돌아다니니 식당마다 만원이다. 결국 허름한 뒷골목 어귀에 앉아 식사를 할 수 밖에 없었고 막걸리 한잔으로 오늘의 피로를 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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