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2월 26일(일)
남양주에 있는 축령산[祝靈山]과 장성에 있는 축령산[?山]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은 얼마 전이다. 당연히 한국의 산하 지정 100대 명산인 남양주에 있는 축령산인 줄 알고 무작정 산행을 신청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블야에서 정한 100대 명산이다. 이왕 신청한 것, 편백나무숲이 좋다는데 한번 가보자고 나선 길인데 산행이라기 보다는 트레킹에 가까웠다.
물론 축령산 정상까지는 그리 멀지 않은 산행이었지만 내리막길로 이어지면서 편백의 숲길은 너무 편한 길이었다.
삼나무와 편백나무의 숲다운 숲을 본 것은 작년 가을 순천의 조계산이었지만 이곳의 편백나무가 심어진 면적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 배경에는 한 개인의 희생으로 일구어진 숲이라니 태어나 이름 석자 대대손손 남기기에 충분한 업적을 이뤘다.
지자체에서 숲길을 코스별로 만들어 등산객들이 편하게 걸을 수 있도록 배려한 흔적이 많기에 등산객 뿐만 아니라 가족, 연인들도 많이 찾을 수 있는 곳이다. 전국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낙엽송(정명:일본갈잎나무)이 편백나무 사이로 간혹 있게 되면 마치 고사목처럼 느낄 정도로 초라해 보인다.
편백나무는 목재로서의 가치도 엄청나다. 피톤치드라는 천연 항균 및 살균작용 물질이 많이 함유되어 있어 웰빙용품 소재로 많이 사용된다고 하는데 일본에서는 최고급 내장제로 사용되어 왔으며 '히노끼'라고도 불린다. 내수성이 강해 물에 닿으면 고유의 향이 진하게 퍼져 잡냄새도 없애주기 때문에 최근 도마 재질로 많이 사용되고 있다.
산행의 2/3는 거의 숲길을 걸었기에 모두가 힐링된 트레킹이었고 사계절 어느철이든 와 볼만한 곳이지만 기회가 있다면 여름에 한번 와 보고 싶은 곳이다.
∥산행정보∥
♣ 행정구역: 들머리,날머리-전남 장성군 서삼면 추암리 1022, 정상-전남 장성군 서삼면 모암리
♣ 산행코스: 추암주차장-임종국공덕비-정상-금곡안내소-임도합류-삼거리-모암안내소-임도-안내센터-주차장
♣ 거리: 약9km(들머리-10:30, 날머리-14:25)
∥축령산 개요∥
노령산맥의 지맥으로, 높이 620.5m이다. 옛 이름은 취령산(鷲靈山)이며, 문수산이라고도 부른다. 전라남도 장성군 서삼면 모암리·추암리·대덕리와 북일면 문암리 일대에 걸쳐 있다.
축령산의 명물은 편백나무숲으로, 이로 인해 축령산은 삼림욕의 명소로 각광받고 있다. 한국의 조림왕이라고 불리는 춘원 임종국(林種國 1915~1987)이 1956년부터 1987년까지 사재를 털어 숲을 가꾸었다. 축령산 남서쪽 산록에 숲이 조성되어 있으며, 조성면적은 약 2.9㎢에 이른다.
이 숲은 산림청과 유한킴벌리(주), 생명의숲국민운동이 주최한 제1회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2000년)의 ‘22세기를 위해 보전해야 할 숲’ 부문에서 우수상을 수상하였다. 숲을 가로지르며 조성된 약 6km의 길은 건설교통부(국토해양부)에 의해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선정되기도 하였다 [출처:두산백과]
▼ 역시 남쪽지방에는 중부지방에서는 볼 수 없는 호랑가시나무 같은 식물이 종종 눈에 띈다.
▼ 화분에서 키우는 관상목인 <남천>도 자연스럽게 빨간 열매를 달고 산꾼들을 반긴다.
▼ 춘원 임종국 조림공적비가 있는 곳이다. 이곳에서 부터 다소 가파른 정상으로의 산행은 시작된다.
▼ 암릉이라고는 없는 산이기에 이쯤에서 포즈들을 잡아 본다.
▼ 정상 팔각정에서 조망해 본 왼쪽 방문산(640m), 중간에 산림청,블야지정 100명산인 방장산(743m), 그리고 그 우측으로 입암산(626m)으로 이어지는데 저곳부터 이곳으로 종주하는 이들도 있다하니 필시 사람이 아니다.
▼ 방문산과 가운데 방장산
▼ 그 우측으로 고개를 살짝 돌리면 저멀리 내장산과 더불어 작년 가을에 올랐을 백암산(741m), 내장산일대와 오른쪽은 추월산으로 보이는데 정확하게 짚을 수가 없다.
▼ 남쪽으로는 아마도 병풍산(822m), 불태산(720m)로 보인다.
▼ 고창담양고속도로인 장성터널이 보인다. 당겨본 왼쪽 병풍산(822m)과 불태산(720m)
▼ 장성군 서삼면 추암리에 위치한 저수지
▼ 정상에서 내려다 보니 편백숲이 조망된다. 한눈에는 들어오지 않지만 그 면적을 대략 짐작할 수 있다.
▼ 금곡영화마을이란 안내표시가 인상적이다. 마을이름이 그런 줄만 알았는데 후에 보니 임권택 감독의 고향이 장성이고 '태백산맥을 촬영한 곳이 금곡마을이어서 붙여진 이름이다. 전국적으로 흥행한 드라마나 영화가 한편 나오면 지명도 덩달아 뜨면서 유명 관광지가 되는 것이다.
▼ 축령산은 암릉이 없는 육산이다. 가다 오다 무심코 쌓아 놓은 돌들일까 그냥 보기 좋다.
▼ 능선은 고창문수사 단풍나무숲을 보호하기 위한 문화재 보호구역으로 목책이 마치 목장길을 걷는 착각속에 계속 이어진다.
▼ 갓버섯을 형상화한 쉼터가 곳곳에 자리잡고 있어 자연과 어우러진 운치를 엿볼 수 있다.
▼ 너무도 포근한 봄날과 같은 기온이다. 햇살이 이젠 겨울이 아님을 느끼게 하고 간간히 불어오는 바람도 겨울이 아닌 봄바람이다. 편한 산행이어서일까 모두가 얼굴엔 미소가 가득하다.
▼ 피톤치드의 영향처럼 생동감이 넘쳐 보인다. 역시 몸과 마음을 치유할 수 있는 숲임엔 틀림없다.
▼ 저쯤의 정자에서 간식을 먹기로 한다.
▼ 원점회귀 산행이었다. 산행거리는 성에 차지는 않았지만 살방 살방 모처럼 여유있게 숲을 음미하며 걸었던 산행이기에 오랫동안 추억에 자리잡을 것 같다.
남양주와 가평 경계선에 있는 축령산에도 자연휴양림이 있는 것으로 알지만 이곳과는 분위기가 다를 것이란 생각이다. 두개의 축령산을 다 올라 볼 날을 기다리며 오늘도 즐거운 산행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