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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경기도

[남양주] 예봉산

2016년 12월 24일(토)

 

올해 3월 1일 홀로 검단산~용마산을 종주한 일이 있다. 산악회에서 수도권55산을 29개구간으로 나눠 3월 26일부터 꼬박 9개월간에 걸쳐  마쳤는데 100대 명산을 도전하지 않았다면 내가 수도권에 살고 있으니 주변 산부터 올라 보는게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서 수도권55산에 도전했을 것이다.

그래서 산악회에서 시작하기도 전에 공지에 올라온 코스대로 나는 먼저 한번 올라 본 것이다.

내가 한창 야생화에 빠져 헤어나오지 못한 때가 있었다. 그런데 회원 중 한분이 싸이트에 올린 꽃 중에 녹두꽃을 몰라 무슨 꽃이냐고 질문을 한 적이 있었다.

제대로 맞추는 이가 없었고 나는 녹두꽃인지 팥꽃인지 구분이 잘 안되어 애를 먹었다. 스스로가 일상에 먹고 지내는 곡식꽃 이름도 모르면서 무슨 야생화를 배운다고 설치느냐  생각을 해서 곡식꽃 부터 공부한 적이 있다.

역시 수도권산도 제대로 모르면서 무슨 전국의 명산을 알려고 하느냐는 생각을 하게 됐었는데 건강이 허락할 나이에 원정산행을 먼저하고 가까운 수도권은 나중에 해도 되지 않겠냐는 논리로 생각을 바꾸고 지금에 이른 것이다.

검단산을 올라보니 동쪽으로는 멀리 용문산까지 조망이 되고 북쪽으로는 북한산, 도봉산으로 이어지는 주능선이 보이는데 바로 앞의 예봉산, 예빈산도 꼭 올라보리라 생각했었다. 결국 마지막 수도권55산 종주를 마치는 오늘 기회가 왔고 마지막 코스를 회원들과 함께 하게 됐다.

맑은 날씨 예보와는 달리 옅은 안개로 인해 기대했던 시내의 조망은 거의 안되고 예봉산 정상에 다다를 무렵 갑자기 상고대가 형성이 되면서 너무 멋진 풍경이 연출되니 모두가 감탄사를 연발한다. 강이 가깝고 습도가 높은 가운데 예봉산 정상의 기온이 낮아 생각지도 못했던 상고대가 폈다.

이러한 상고대가 없었다면 정말 따분한 산행이었을텐데 크리스마스 이븟날 더할나위 없는 자연의 선물을 받은 것이어서 모두가 종주를 축하하는 분위기다.

 

∥산행정보∥

♣ 행정구역: 들머리-경기 남양주시 조안면 시우리 373-1, 예봉산-경기 남양주시 와부읍 팔당리 산155-1, 날머리-남양주시 조안면 능내리 산14

♣ 산행코스: 먹치고개-갑산-새재고개-적갑산-활공장-철문봉-예봉산-율리봉-예빈산-견우봉-승원봉-팔당댐

♣ 거리: 12.3km( 들머리: 08:30, 날머리: 15:50)

 

  ▼ 먹치고개인 시우리마을에서 산행은 시작된다.

 

  ▼ 준비운동은 필수, 안전산행이 최우선이다. 겨울에는 특히 몸이 경직되어 있어 운동전 풀어줘야 한다.

  ▼ 1시간 정도 올라가니 먼저 갑산에 다다랐는데 정상석은 없고 누군가가 표시해 놓은 갑산 546m라는 표시가 걸려있다. 태양열 집열판과 함께 산불감시용인 듯한 카메라 탑이 세워져 있다.

 

 ▼ 해발500m넘는 산을 오르락 내리락 하다보니 결코 그리 호락호락한 산이 아님을 느끼게 한다. 바람이 한점 없는 날이라 포근한 날씨지만 산을 오를 수록 찬 기운을 느낄 수가 있다.

 

  ▼ 두시간쯤 오르니 운길산과 예봉산을 가르는 삼거리 이정목이 나타난다.

  ▼ 세상에 사랑한다는 표현보다 더 좋은 표현이 어디 있을까 싶다. 그런데다 당신을 사랑한다는 " 임자(任者) 사랑해"라고 한다면 더 말할 나위가 없겠다. 

그런 표현을 묘하게 나무(산림)를 사랑하자는 표현으로 "림(林)자 사랑해" 라고 산림청에서는 홍보용으로 작은 현수막을 만들어 캠페인을 벌이고 있으니 웃음을 자아내면서 뜻도 있는 기막힌 아이디어가 아닐 수 없다. 

 

 ▼ 적갑산과 예봉산 중간쯤에 활공장이 나타난다. 이곳에 패러글라이딩 동호회원들이 사용하는 움막이 점심을 먹기에는 그만이다. 일부 회원들만 잠시 이곳에서 편하게 점심을 해결한다.

  ▼ 팔당대교 주변과 멀리 북한산, 도봉산까지 조망되는 풍경은 기대하기 어려운 날씨다. 물론, 오늘 산행의 목적 가운데 하나는 시원하게 펼쳐진 시내를 조망해 보려는 것이었는데 이대로라면 산행 내내 힘들것이라는 생각에 다소 실망스러웠다.

  ▼ 활강장에서 한마리 새가 되어 날아 보려는 마음을 표출해 보는 회원들...

 

 ▼ 활공장에서 살짝 벗어나 진행방향을 보면 예봉산 정상이 보이고 그곳 일대에는 상고대가 형성되어 눈이 내린 듯 온통 하얗다.

 

  ▼ 예봉산 방향으로 진행하다 보니 고도가 높아질 수록 상고대는 더욱 빛을 발하고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마치 원정산행으로 고산지대에  온 듯한 착각에 빠진다.

  ▼ 적갑산과 예봉산 중간을 이어주는 철문봉. 

 

  ▼ 철문봉에서 바라본 예봉산(683m)...생각 밖의 설산으로 크리스마스 이븟날의 분위기를 한껏 느끼게 해 준다.

 

 

 

 

  ▼ 상고대가 만들어 준 정말 멋진 오솔길이다. 비록 조망이 없는 산행이지만 생각지도 못한 상고대로 모두가 감탄사를 연발하며 산행은 더딜 수 밖에 없었고 그렇다고 빨리 갈 이유도 없었다.

 

 

  ▼ 늘어진 나무가지로 터널을 이루어 아늑한 분위기 마져 든다.

 

 

  ▼ 이정도의 분위기면 이곳이 설악산인지, 한라산인지 알 수가 없다. 

 

 

 

 

 

 

 

  ▼ 오늘 산행의 중심 포인트인 예봉산(683m)을 점심시간을 포함, 4시간만에 올랐다.

서울이 한양 또는 한성으로 불리던 시절, 한양으로 향하던 선비들은 삼각산이 보이는 이곳 팔당에서 임금에게 예를 갖췄다고 전해진다. 거기서 예봉산이란 이름이 유래했다고 한다. 또 조선시대 나무 벌채권을 가진 '예빈시' 관아에 소속된 산이라 하여 예빈산으로 불리기도 했다.

기록에 따르면, 예빈시에서 이 산의 나무를 수종사에 공급했다고 하며, 인근 지방의 목재 공급원으로 중요한 산이었다. 그래서일까, 지금까지도 팔당2리 마을 주민은 예봉산 산신각에서 매년 2월과 9월에 산신제를 드린다고 한다.

 

 

  ▼ 예봉산에서 진행방향인 예빈산

   ▼ 예봉산에서 동쪽으로 바라본 운길산(610.2m)

 

   ▼ 예봉산에서 진행방향인 남쪽의 율리봉(왼쪽)과, 예빈산

 

  ▼ 올해 3월 1일 검단산에 올라 북쪽방향의 예봉산, 예빈산을 담은 풍경이다. 이곳에서 남서쪽 방향의 검단산을 바라보았지만 역시 날씨관계로 사진상으로는 표현이  안된다.

 

 

 

 

 

 ▼ 역시 하늘문은 열어주질 않는다. 예빈산에 도착하니 언제 상고대가 있었냐는 듯 애당초 없었는지 다 녹아내렸는지 전혀 없어서 분위기가  조금 전과는 딴판이다.

 

  ▼ 예빈산에서 뒤돌아 본 예봉산과 오른쪽 율리봉

  ▼ 예봉산 바로 앞의 견우봉...예봉산 바로 전에는 직녀봉도 있다는데 아무런 표시도 없고 봉우리 같은 느낌도 없음에도 그리 불리는 것은 아마도 견우봉만 명명하다 보니 예봉산 건너에 직녀봉도 한개 지어내지 않았을까 추측해 본다. 

 

 

  ▼ 마지막 조망터...북한강, 남한강의 합류지점인 두물머리가 보이는 전망 좋은 곳이다.

  ▼ 올해 3월 1일 예봉산 건너편의 검단산~용마산을 종주하며 검단산 정상에서 찍은 풍경이다. 이곳에서 찍은 지형이나 다를 것이 없다. 날씨만 좋았다면 훨씬 더 좋은 조망이었으리라 본다.

 

 

 

 

  ▼ 당겨 본 두물머리

 

 

  ▼ 팔당호

 

 

 

   ▼ 천주교 묘역

 

 

  ▼ 이렇게 산행을 마치고 수도권55산 종주를 마치는 쫑파티에 본의 아니게 참석하게 됐는데 너무나 푸짐한 상품을 모든 회원들에게 돌아가도록 재미있게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역시 누군가의 희생과 봉사에 의해 많은 사람들이 건강을 다지며 즐거운 취미생활을 할 수 있었다는 점에 대해 늘 감사하게 생각한다. 새해에도 모두 건강하고 안전하게 산행하면서 행복하고 즐거운 한해가 되길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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