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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및 기타 /사진추억록

황매산 억새의 향연

2012년 10월 06일 경남 합천군 가회면의 황매산...

 

가을이 무르익었다.

 

바람에 이리저리 휘날리는 나뭇가지를 바라보며, 제자가 물었다.

“스승님, 저것은 나뭇가지가 움직이는 겁니까, 바람이 움직이는 겁니까?”

스승은 제자가 가리키는 것은 보지도 않은 채, 웃으며 말했다.

무릇 움직이는 것은 나뭇가지도 아니고 바람도 아니며, 네 마음 뿐이다. (영화 ‘달콤한 인생’ 中에서)

제법 날이 세워진 바람이 불어 온다. 그 결의 장단에 맞춰 억새밭이 춤을 춘다.
그 춤에 눈을 빼앗길 때 즈음 바람 한 줄기가 몸의 틈새를 파고든다. 결국 마음마저 스치우더니 이내 사라진다.
이별을 고하는 야속한 애인. 옷깃을 여미어 봐도 소용없다. 움직이는 것은 바람도, 억새도 아닌, 마음이기 때문이다.
가을의 스산함이 억새를 낳았다. 바람이 준 선물. 해마다 이 맘 때면 여름으로 지친 우리들을 향해 이리저리 유혹의 손짓을 한다.

“방심하지마. 흔들어 버릴테니까.” [이데일리 이승형 선임기자의 글 인용]

 

 

 

 

 

 

 

 

 

 

황매산은 철쭉 군락지로 알려진 유명산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엔 계절변화에 의해 억새가 온 산을 뒤덮었다.

사람도 자연도 계절별로 옷을 갈아 입는 것이다.

 

 

 

 

 

 

 

마치 흰눈이 온 듯 하다.

 

 

 

 

 

 

 

 

 

가을사랑/도종환


당신을 사랑할 때의 내 마음은
가을 햇살을 사랑할 때와 같습니다.

당신을 사랑하였기 때문에
나의 마음은 바람부는 저녁숲이었으나
이제 나는 은은한 억새 하나로 있을 수 있습니다.

당신을 사랑할 때의 내 마음은
눈부시지 않은 갈꽃 한 송이를
편안히 바라볼 때와 같습니다.

당신을 사랑할 수 없었기 때문에
내가 끝없이 무너지는 어둠 속에 있었지만
이제는 조용히 다시 만나게 될
아침을 생각하며 저물 수 있습니다.

지금 당신을 사랑하는 내 마음은
가을 햇살을 사랑하는 잔잔한 넉넉함입니다.

 

 

 

 

   보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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