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개산 약수터!
화개산 정상 부근의 약수터는 초등학교시절 봄 소풍가는 단골 장소였다.왜냐하면 여러사람이 물을 마실 수도 있었고 정상에서 앞에 펼쳐진 들판과 바다와 북녁땅등은 어디에서도 보기 어려운 그 곳만의 장관이 아닐 수 없기 때문이었으리라.
뿐만아니라 화개산성 안쪽으로 적당한 경사면과 함께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이 있어서 학생들이 장기자랑이나 놀이를 할 수 있는 곳이었다.
늘 점심시간이 되면 선생님 몇 분이 보물찾기 쪽지를 숨기곤 했는데 민둥산에 진달래 숲과 돌틈사이에 끼어 넣는 것이 고작이었다. 그러니 약싹 빠른 놈들은 어디에 숨겨 놓았는지 다 알고 있었고 하도 잽싼 놈들이 있었기 때문에 보물찾기 게임에 들어가면 5분도 안되어 싱겁게 끝나버리곤 했는데 어리숙한 나는 한번도 보물찾기 쪽지 찾아 공책,연필 타 본 기억이 없다.
그러한 약수터가 이젠 사람만 겨우 다닐 수 있는 오솔길 외에는 큰 숲을 이루어 다닐 수가 없는 장소로 변해 버렸다.앞에 펼쳐졌던 전망도 숲사이로 겨우 보일 뿐이다.
교동에 아무리 가물어 논 밭이 쩍쩍 갈라져도 이 곳만은 항상 같은 양의 약숫물이 흘러 나왔다. 참 신통하지 않을 수 없다. 큰 골짜기를 이루고 있는 곳도 아니요,8부 능선에서 어떻게 이런 물줄기가 있어서 계속 흘러 나오는지,그래서 그런지 물 맛이 과히 일품이다.
성터내에 위치하므로 분명 군사들의 식수로도 사용했을 것이며 약수터에 전해 내려오는 여러 얘기가 틀림없으리라 본다.
물의 효능이 정확히 어떠한 지는 알 수 없으나 교동의 명물임을 의심치 말아야 할 것이다.
그 시절 가끔은 주전자를 들고 이 곳까지 올라와 물을 받곤 했는데 그 시절엔 왜 지금과 같은 그 흔한 패트병 하나가 없었는지...
주변에 잘 정돈된 약수터를 둘러 보면서 어쩌다 한번씩 나타날 나그네에 물 한잔 마시고 가라는 약수터의 조용한 부름에 다가가 두어잔으로 목을 축이며 천년을 이어 갈 약수터이기를 답하여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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