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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및 기타 /사진추억록

[고창] 청보리밭 축제 & 유채꽃

2025년 4월 20일(일)

얼마만의 나들이인가! 작년 12월 1일 산행을 끝으로 원정 트레킹이나 산행을 단 한번도 해 보지 않았으니 몸에 이상이 생겨서도 아니요, 특별한 사정 관계 때문에 그런 것도 아닌데 사람은 그냥 마음 먹기에 달렸나 보다.

평균 한 달에 서너번 트레킹 내지는 산행을 하던 습관으로 집안에 붙어 있지를 못하던 몸이 겨울이 되면서 날씨 등 이런저런 핑계로

무려 4개월 이상을 동네 주변만 맴 돌았는데, 15년 가까이 전국을 돌아다니다 보니 이제 산행에 대한 취미도 서서히 흥미를 잃어감은 어쩔 수가 없나 보다. 어느새 봄이 왔고 개나리, 진달래 벚꽃도 언제 졌는지 사라지고 이제 철쭉과 연산홍이 절정인 계절이 다가 왔다.  마침 아침 방송에 나온 고창의 청보리밭 축제가 있다는 소식을 듣고 봄이 가기전에 그동안 기회되면 가 보겠다고 하면서도 못 가봤던 그곳으로 옷을 주섬주섬 챙겨 입고 아내와 함께 서둘러 떠나 본다. 

          ♣ 제22회 고창 청보리밭 축제 ♣

● 기간: 2025. 4. 19(토)~ 5.11(일)까지 23일간

전북 고창군 공음면 학원농장길 158-6(학원관광농장)

● 주제: '봄맞으러 가자 고창 청보리밭으로'

● 주최 및 주관: 고창군청 주최, 고창청보리밭축제위원회 주관

▽ 오후 1시에서야 도착하니 축제 둘쨋 날인데도 불구하고 주차장은 이미 만차가 되어 축제장 입구로 부터 길게 늘어진 차량들로 북새통을 이뤘지만 운 좋게 길가에 차를 세웠다.  

보통 청보리는 5월이나 되어야 보리 이삭이 나오게 되는데 이렇게 일찍 청보리밭 축제를 하나 싶었다. 마침 유채꽃이 절정을 이뤄 향기가 코 끝을 자극하고 오히려 유채꽃 축제를 보러 온 기분이다. 

안내간판 옆에는 가수 진성이 부른 가요 '보릿고개' 의 가사가 어울리게 이곳 축제장에 기념석이 세워져 있다.  

보리 이삭이 막 피어나는 걸 보니 겨울이 엊그제 같았는데 세월이 참 빠름을 느끼게 된다. 오늘 기온이 갑자기 26도로 오르는 등 초여름 날씨이다 보니 양산을 쓰고 반팔을 입은 사람들을 종종 볼 수 있다.

보리밭 한켠에 자리한 유채꽃은 덤인 것 같으나 인생샷을 담으려는 인파는 더 많은 듯 하다. 

긴긴 겨울을 보내고 이렇게 야외로 나와 푸르른 빛을 보니 마음의 묵었던 때가 말끔히 씻어지는 느낌이다.

막 피어나기 시작한 청보리의 풋내음이 살랑살랑 부는 봄바람에 실려 코끝을 자극하고...

가장 높은 곳에서 본 싱그러운 보리밭 전경으로 마음의 평온이 찾아 온다.

황토흙길의 오솔길이 보리밭을 따라 조성되어 운치가 있고 걸으면서 발바닥에 전해오는 느낌이 좋다.

단순한 풍경같지만 푸르른 언덕의 파란 하늘은 그냥 보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된다.

보리이삭이 익는 오월 중순이면 이삭냄새의 향기도 참 좋을 듯 하다. 내 어린 시절 식량난으로 인하여 긴 겨울을 보내고 보리로 배고픔을 달래던 보릿고개를 생각하면 지긋지긋한 보리의 계절이지만 지금은 이렇게 풍경을 음미하며 추억으로 얽힌 보리 밭길을 걷고 있으니 만감이 교차되기도 한다.

그 시절 동네 친구들과 보릿대, 밀대에 앉아 있는 각종 잠자리를 잡는다고 들어가 헤집고 다녀 어른들로 부터 꾸중을 듣기고 하고,  깜부기도 많아 옷에 검댕이도 많이 묻었었는데  지금은 세상이 좋아지다 보니 그런 것도 볼 수가 없다.

그 또래 아이들이 지금은 모두 어디서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이러한 보리를 보면 모두 나하고 같은 생각을 하고 있을 것 같다. 

※ 보리밭의 추억: https://openwindow.tistory.com/2713250

여기 저기서 추억을 담느라 가족, 동료, 연인끼리 셔터를 눌러댄다. 

이제는 별미로, 건강을 위하여 먹는 보리밥이 됐으니 보릿고개라는 말은 그저 지나간 옛 추억이며 그 시절의 그리움을 대변해 줄 뿐이다. 

보리밭 한켠에는 유채꽃이 만발하여 화려한 색상을 하고 있어 푸르름과 대비되는 풍경이다. 

보리밭 한바퀴를 돌아 보며 아쉬움에 다시 한번 셔터를 눌러보고...

도로에 나와 전경을 담아 보는데 보리밭 보다 이곳 유채꽃 밭에서 더 많은 사람들이 붐빈다.

이러한 풍경에는 노란 물결에 풍덩 빠지고 싶은 충동을 누구나 느낄 것 같다.

오늘이 축제 개장 이튿날인데 불구하고 많은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졌으니 앞으로는 더 많은 인파로 붐 빌 듯 하다.

신록의 계절이 왔으니 주변 풍경과 어우러져 아름다운 풍경을 담을 수가 있어서 좋다. 

비록 하루 중 짧은 시간이지만 이렇게 야외로 나와 함께 즐기는 시간만큼 행복한 시간도 없을 듯 하다.

몸도 마음도 노랗게 물들 것 같은 하루...

보리밭 풍경도 좋지만 늘 제주도에서 담게 되었던 유채꽃을 이곳에서 덤으로 담게 될 줄은 생각 못했다. 유채꽃만 별도로 핀 청보리밭에서 조금 떨어진 장소로 이동하여 아내와 함께 오붓하게 유채꽃을 즐기고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