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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경상북도

[영양] 검마산 & 국립검마산자연휴양림

2023년 7월 30일(일)

본격적인 휴가철이 다가왔다. 폭우성 장마가 끝나면서 삼복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요즘, 산행지를 찾을 때는 필수적으로  물이 흐르는 계곡이나 숲이 울창한 산을 찾게 마련이다. 지난 7월초에 신안의 퍼플섬을 찾았다가 무더위에 땀을 흘리고 씻을 곳이 없어 애를 먹었던 점을 생각하면 아무리 시원한 바닷가가 있는 섬이라해도 숲이나 계곡물이 육지와는 상대적으로 적은 섬 산행은 피하게 된다.

가볼만한 산행지를 찾던 중 처음 들어보는 경북 영양군에 있는 검마산이 눈에 들어왔다. 산림청에서 운영중인 국립자연휴양림이 현재 45개인데 이곳 검마산자연휴양림도 그 중의 하나로 금강송은 물론 죽파리의 자작나무숲이 볼만하다하여 34ºC 의 무더위에 아랑곳 하지 않고 올라보기로 한다.

∥산행 개요∥

♣ 소재지: 들머리-경북 영양군 수비면 본신리 5-3, 검마산정상-영양군 수비면 본신리, 도착-영양군 수비면 신원리 273-1

♣ 코스: 구주령-임도갈림길-전망데크-금장지맥분기점-검마산주봉-검마산-휴양림매표소-신원2리(검마산특산물판매장)

♣ 거리: 11km(출발:11:08, 도착:16:40)

▽ 들머리에 도착한 시간은 11:05, 마감시간은 17:20으로 주어진 시간은 6시간이 좀 넘는데 예정코스대로 걸었다면 0.5km이상 길었을  것으로 생각되지만 무더위를 고려를 해서인지 다소 여유로운 시간이다.

구주령과 옥녀당

구주령(九珠嶺)은 경상북도 영양군 수비면과 울진군 온정면의 경계에 있는 높이 약 550m의 고개다. 국도 제88호선(영양~울진)이 통과하며 고개 서쪽 도로는 완만한 본신계곡을 따라 올라가 경사가 완만하고(최대경사 8%) 커브가 거의 없는 반면 고개 동쪽 도로는 평지에서 능선 쪽으로 바로 올라가 최대경사가 10%에 달하고 커브가 심하다.

고개 정상 근처에는 구주령 휴게소와 구주령 비석이 있다. 또 고개 정상에는 금장산으로 연결된 등산로와 '옥녀당'이 있는데 여기에는 전설이 얽혀 있다. 이 옥녀당에 구슬(珠)이 9개(九)가 꿰어진 것처럼 보인다 해서 구주령이란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다른 설로는 구슬의 경상도 사투리인 '구실'이 붙어 원래 '구실령'이라 불렸지만 일제강점기가 도래하고 일제가 이를 음차하기 위해 구실을 구주(九珠くず)로 바꿔서 현재에 이르고 있다는 설도 있다. 실제로 일제강점기에는 구주령이 쿠즈토게(九珠峠)라 불렸다.

옥녀당의 전설

 '조선시대 인조 때 영해부사로 근무하던 황(黃)씨 성을 가진 사람에게 옥녀라는 딸이 있었다. 당시 영양은 독자적인 행정구역을 갖지 못하고 영해부에 편속되어 있었는데, 옥녀는 아버지의 명으로 영양 관아(수비)에 중요한 공문서를 전달하러 왔다가 영해로 돌아가는 길에 이 구주령에서 갑자기 병이 들어 나졸들이 급히 구급약으로 치료를 하였으나 하루만에 객사(客死)하고 말았다. 이에 본신리 주민들이 꽃다운 나이에 안타깝게 죽은 옥녀의 넋을 위로하고 공을 기리기 위해 옥녀가 죽은 이 고개에 모덤을 만들고 사당을 세웠으며, 매년 음력 정월 보름달에 동제(洞祭)를 지내왔다.

옥녀의 무덤에 벌초를 하면 득남(得男)하거나 작은 소원 하나가 이루어진다는 전설이 전해 내려와 득남을 원하는 부인들이 몰래 와서 벌초를 하였으며, 무덤이 길목에 있어 고개를 넘는 나그네와 지역 주민들의 정성스러운 관리로 묘의 보존이 잘 되었다.' 옥녀 사당은 1995년 수비~온정간 도로 공사시 시멘트 건물로 이전 개축되었으나 민속자료로서의 원형복구를 염원(念願)하는 지역 주민들의 건의에 의하여 현재의 건물로 복구되었으며, 2002년 5월 옥녀 무덤에 묘비석을 세우고 주변에 조경공사를 실시하여 오늘에 이른다.[안내문]

▽ 옥녀당에서 본신리 방향으로 가다가 100m정도에서 오른쪽 임도로 접어 들어야 한다. 바람도 없고 그늘도 없는 임도를 걷자니 지상의 열기와 함께 몸이 후끈 달아 오른다.

임도로 0.7km 정도 올라오면 이와 같이 삼거리가 나오는데 중간 표지목에서 바로 윗쪽으로 나 있는 등로로 오르면서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된다. 

한동안 뜸했던 육산을 오르니 모처럼 반가운 야생화에 눈길이 간다. 

통나무 계단이 보이고 나무그늘에 간간히 불어 오는 바람이 고맙기만 하다. 사실, 휴일에 집에서 에어컨이나 켜 놓서 편하게 있으면 그 보다 더 좋은 일이 없겠다 싶지만 자연을 즐기며 힐링하기 위해 온 것이므로 일부러 땀을 흘리는 것도 건강을 위한다는 긍정적인 생각을 갖지 않으면 산행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옥녀당에서 1.2km정도 올라오니 전망데크가 나온다. 이곳에서 잠시 물 한 모금 축이고 그늘도 없으니 바로 출발!

 금강송(金剛松)이란 금강산에서부터 경북 울진, 봉화와 영덕, 청송 일부에 걸쳐 자라는 소나무를 말하는데  금강산의 이름을 따서 이름이 붙었으며 지역에 따라 춘양목·황장목·안목송 등으로 다양하게 불린다. 금강송은 결이 곱고 단단하며 켠 뒤에도 크게 굽거나 트지 않을 뿐만 아니라 잘 썩지도 않아 예부터 소나무 중에서 최고로 쳤다.
경북 울진 금강송면 소광리는 국내 최대의 금강송 군락지로  조선 숙종 때는 금강송을 함부로 베어내지 못하도록 봉산(封山)으로 지정하기도 했다. 이곳에도 이렇게 붉은색을 띤 금강송이 쭉쭉 뻗어 있는 모습을 볼 수가 있다.

▽ 이 등로는 금장지맥으로, 등산객이 자주 찾지 않는 주로 지맥을 걷는 분들이 어쩌다 오르내리는 길이라서 그런지 정비가 되질 않아 잡목을 헤치며 다녀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주봉을 오르는 등로 주변에 단풍취가 지천으로 깔렸다. 

▽ 검마산까지의 이정표의 거리가 0.96km로 표기되어 있어 얼마 안 남은 거리로  알겠지만  아마도 주봉까지의 거리를 표시해 놓은 것 같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검마산 정상까지는 2.3km정도를 가야하니 1km이상 거리 차이가 있다.

▽ 금장지맥분기점으로 낙동정맥과 만나는 지점이다.

▽ 가파른 통나무 계단을 오르니...

▽ 언제 설치되었는지 모를 벤치가 잡목에 덮혀있고 세워진 이정목에 작게 쓴 검마산주봉란 글씨가 쓰여져 있다. 주봉(主峰)이라 함은 어떤 산의 이어진 봉우리 중에 가장 높은 산을 주봉이라 하는데 그렇다면 이곳이 검마산이라고 일컬어져야 하는 것은 아닌지, 높이도 검마산보다 약간 높은 1017.2m로 표기되어 있어서 더 그렇다. 아마도 위치상으로 자연휴양림과 좀 떨어져 있어서 자리를 내 준것은 아닌지 아리송하다.

등로에서 약간 벗어나 잡목이 없는 바위에서 유일하게 조망되는 남서쪽 방향이다. 산행 중에 혹여라도 자작나무 숲을 보지 않을까 기대했지만 아쉽지만 저 아래 계곡에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자작나무 숲을 걷기위한 목적이라면 죽파리 마을을 경유하여 임도를 따라 코스를 달리해야 한다.

북쪽방향을 바라보니 앞쪽에 봉우리가 있어 도상에는 저곳이 정상으로 표기되어 있지만 왼쪽 멀리 그 다음 봉우리가 검마산 정상이다. 모처럼 보는 파란 하늘과 뭉게구름이 보기 좋다.

검마산주봉과 검마산 사이의 봉우리에 올라서면 이러한 이정표가 나오는데 생태숲으로 가는 갈림길이다. 이곳에서 하산하게 되면 결국 88번 국도로 내려서게 되고 날머리의 주차된 곳과는 거리도 멀어질 뿐만 아니라 아스팔트의 도로를 타고 걷게 되므로 곧바로 진행해야 한다.

봉우리를 하나 넘어서고 검마산을 오르다보면 이와 같은 갈림길이 나오는데 원래 계획된 코스는 아니지만 이곳으로 다시 되돌아 와서 오른쪽으로 바로 하산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 보게 된다.

▽ 과거에 설치한 벤치가 놓여있고  정상테크를 설치하기 전에 세워 놓았던 정상목이 있어서 한컷하고...

정상데크에 올라서니 선두는 이미 갈미산으로 향했고 후미에 있던 분들과 함께 쉬고 있는데 모두가  무더위에 조망도 없는 갈미산을 넘는 것은 별 의미가 없다는 생각에 짧은 거리인 자연휴양림으로 바로 하산하자는 의견이 모아져 올라오면서 생각했던 대로 300m 거리를 되돌아 내려가기로 한다.

검마산 정상

검마산의 전체적인 산세는 능선이 동서로 뻗어 있으며 동남쪽으로 울진 백암산과 이어져 있다. 주능선에는 노송(老松)과 기암이 있으며, 산사면은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다. 특히 남쪽 사면은 새하얀 줄기의 자작나무가 숲을 이루고 있으며, 서쪽 기슭 거대한 소나무숲에는 1997년에 조성된 국립자연휴양림이 자리하고 있다. 조망은 동남쪽으로 울진 백암산과 서북쪽으로 일월산이 보인다.

검마산이라는 이름은 "칼 검(劍), 갈 마(磨)" 자로서, '뾰족한 산세가 칼을 닮았다'고 하여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정상 전망데크의 정상목에서 또 한컷하고...

먼저 하산한 팀들이 이 계단을 이용하여 갈미산 방향으로 하산했을텐데 정코스를 밟을까 망설이다가 혼자 가기도 그렇고 단코스로 내려가기로 한다.

다시 되돌아 가 삼거리 갈림길에서 자연휴양림으로 하산길에 오르고...

▽ 오늘같이 사진을 담을 것이 없는 날에는 주변의 식물들에게 눈을 돌려 관심을 갖는 것도 즐거운 일이다.

정상에서 2km지점에 다다르니 임도가 나오고 등로가 끊겼지만 바로 맞은 편에 하산길이 이어진다.

▽ 임도로 이동하면 더 먼 길로 하산하게 되므로 맞은 편 쇠기둥이 있는 곳의 등로로 하산해야 한다.

금강송 숲의 순탄한 길을 지나다 보면...

임도에서 0.6km 지점에 다다르자 자연휴양림의 각종 시설물과 야영지가 나온다.

이쁜 강쥐 조형물이 귀여워 한컷 담아봤다. 이곳은 다른 국립자연휴양림과는 달리 반려견도 함께 입장이 가능함을 홍보하는 셈이다.

국립검마산자연휴양림 휴양관

국립 검마산 자연휴양림은 1997년 5월 28일 개장하였고, 구역면적은 7866만㎡, 1일 최대 수용인원은 1,000명, 최적 인원은 600명으로  산림청 국립자연휴양림관리소에서 관리한다. 휴양림에는 산림문화휴양관, 정자, 취사장, 등산로, 산책로, 어린이놀이터, 야영장, 체력단련시설, 물놀이장, 야외교실, 삼림욕장, 종합운동장 등을 갖추고 있다.

▽검마산휴양림은 아직까지 많이 알려지지 않은 숨겨진 휴양명소로 휴양림에서 20분 거리인 울진군 백암산 기슭에는 ‘백암온천’이 있어 삼림욕과 온천욕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지훈문학관, 반딧불이생태공원, 영양산촌생활박물관, 일월산 등 생태문화관광자원도 풍성할 뿐만이 아니라  할매산성, 울진 성류굴(천연기념물 155), 수하계곡, 안동댐 등의 관광지가 있다.

▽국립검마산자연휴양림 일대는 아름다운 밤하늘을 보유하고 있어 아시아 최초로 '국제밤하늘보호공원'으로 지정되었다. 인근 반딧불이 생태공원과 반딧불이천문대에서는 한 여름밤 아름다운 반딧불이의 향연과 신비로운 밤하늘을 감상할 수 있다. 8월 말 ~ 9월 초에 '별빛 반딧불이 축제'가 열린다.

 숲속도서관

국립검마산자연휴양림에서 운영하는 '숲속도서관'에는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유익한 도서로 가득하다. 피톤치드향이 가득한 산림욕장에서 즐기는 독서는 피로에 지친 몸과 마음을 정화하기 위한 최고의 위안이 될 것으로 본다.

지난해부터 ‘TV 없는 자연휴양림’으로 지정돼 숙소에서 TV를 모두 없애고 그 빈자리를 책과 각종 문화프로그램으로 채웠다고 한다.

자연휴양림 관리소와 매표소

국립검마산자연휴양림 정문

자연휴양림 정문에서 부터 산악회버스가 주차되어 있는 곳까지 거리가 정확히 2km인데 땡볕에다가 펄펄 끓는 시멘트길을 걷는 것이 여간 곤혹이 아니다.

이곳 영양군에는 노상에 고추도 많이 심겨져 있고 비닐하우스이든, 노상이든 상추가 많이 심겨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해바라기도 장마가 끝나고 모처럼 햇볕을 봐서인지 유난히 활짝 웃는 모습이다.

마을을 지나고...

국립검마산자연휴양림 안내 간판이 놓여 있는 88번 국도와 만나는 입구 지점까지 왔다. 버스가 주차되어 있는 검마산특산물판매장은  이곳에서 300m정도를 더 가야 한다.

오면서 잠시 계곡물에서 씻고 환복한 옷이 금새 또 땀으로 얼룩졌다.

드디어 버스에 도착, 에어컨 바람을 쐬니 정신이 번쩍 드는 듯 하다. 솔직히 검마산은 산행할만한 산행지로 추천하고 싶지는 않다. 이번에 추진한 산악회에서도 처음 공지한 곳이다. 자연휴양림을 이용하거나 자작나무 숲만을 보러 온다면 경우가 다르겠지만 검마산만을 오른다면 딱히 볼거리가 없거니와 주변 조망이 거의 없어 다른 산들과 비교가 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못 가볼 곳도 아니다. 시원한 계절에 걷는다면 육산으로 그리 힘든 산행은 아니고 야생화도 많이 보이는 편이어서 나름 걸을만한 산이며 국립자연휴양림이라는 타이틀에 대한 궁금증을 다소 풀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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