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4월 9일(토)
지난 3월 27일은 진달래, 벚꽃을 보러 진해의 장복산을 올랐다가 작년과는 달리 만개가 되질 않아 너무 아쉬운 발걸음을 했었다. 그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이번에는 장복산의 맞은 편에 있는 천주산의 진달래를 보기 위해 길을 나선다. 사실 지난 주로 잡혀있었던 일정이었는데 이번 주가 절정일 것이란 판단하에 일주일을 연기하여 겨우 빈자리가 있어 참석하게 됐다.
천주산은 문경에도 있다. 작년 1월 30일에 말로만 들었던 천주산이 진달래 군락지로 유명한 천주산인 줄도 몰랐고 어느 지역에 있는 산이란 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무작정 유명세가 있는 산이라 하여 올랐었는데 창원의 천주산이란 것을 후에 알고 실소를 금할 수 없었기에 올해는 꼭 이곳을 올라봐야겠다고 마음 먹은 터였다. 2주전 잘못 맞춘 꽃산행이 이번에는 제대로 맞길 바래보면서 구름 한 점 없는 새벽 하늘을 보며 큰 기대감을 안고 집을 나선다.
∥산행정보∥
♣ 소재지: 들머리- 경남 창원시 의창구 북면 지개리 292 (굴현고개), 정상-창원시 의창구 소계동 산 59, 날머리- 창원시 의창구 북면 외감리 551
♣ 산행코스: 굴현고개-천주봉-만남의광장-용지봉(정상)-만남의광장-달천약수터-달천계곡-소형주차장-공터주차장
♣ 거리: 약 7km( 들머리- 11:30, 날머리-16:00)
▽ 주말 나들이객들이 많아 교통체증이 예상될 것이란 생각과 달리 예정대로 11:30분에 들머리에 도착했고 산행예정코스의 거리가 약 7km에 산행마감시간이 16:10으로 주어진 시간이 4시간 30분이니 그냥 산책 나온 기분으로 걸어도 될 충분한 시간이다.
A, B코스로 나누어 원래 A코스는 천주산에서 상봉을 거쳐 사찰인 구고사를 거쳐 양미재를 넘어 주차장으로 이동하는 약 9km의 거리이나 천주산에서 상봉으로 가는 코스가 길이 제대로 나 있지 않고 볼거리도 없다는 리딩대장의 조언에 따라 도상에 표시된 B코스를 택하게 되었는데 달천계곡 쪽으로 이동해 봐야 별 재미가 없을 것 같아 왔던 길을 다시 되돌아 약수터 방향으로 이동하자는 판단으로 코스를 좀 달리해 봤다.

▽ 들머리에 도착하니 기온이 20도가 넘을 듯한 다소 덥기까지 한 날씨다. 일부 사람들은 반팔을 착용했다. 벚꽃은 시내에는 벌써 졌고 산중의 벚꽃은 꽃이 좀 붙어 있는 상태다. 벚꽃보다 진달래가 먼저 개화하기는 하지만 벚꽃은 만개 후 열흘 넘기기가 어려운 것을 감안하면 진달래는 아직 낙화하거나 색이 바래지 않았을 것이란 기대감을 안고 오른다.

▽ 어느덧 바야흐로 화란춘성, 만화방창(花爛春盛 ,萬化方暢)의 계절이다.

▽ 때론 오월에나 피는 각시붓꽃이 고운 색감으로 성급히 꽃을 피우고 객을 반긴다.

▽ 꽤나 가파른 능선을 오르니 창원시내가 눈에 들어오고 2주전에 올랐던 장복산과 익혔던 주변의 산군들이 시원하게 조망된다.

▽ 북쪽으로 백월산이 보이고

▽ 백월산에서 살짝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주남저수지가 눈에 들어온다.

▽ 동쪽으로는 정병산으로 부터

▽ 왼쪽 비음산, 가운데 대암산, 오른쪽 불모산으로 이어지고...

▽ 불모산을 당겨보니 통신중계탑으로 가득하여 쉽게 식별할 수가 있다.

▽ 2주전에 올랐던 남동쪽 방향의 장복산은 왼쪽 능선이 하얗게 잡힌 것으로 봐서 저곳 역시 오늘이 진달래, 벚꽃의 절정일 것이란 생각이다. 바로 앞 등명산 자락에 창원중동유니시티아파트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 당겨 본 장복산

▽ 들머리에서 900미터 거리의 천주봉을 오르는데 40분이나 걸렸다. 급경사를 오르는데 지열로 인해 후끈거리고 땀을 삐질 흘려야만 오를 수 있는 봉우리다.

▽ 천주산은 천주봉과 용지봉, 상봉이 있다. 천주산 정상에 천주봉이 있어야 상식적으로 맞는 것 같은데 정상은 용지봉으로 되어 있으니 아이러니하다. 천주산이라는 이름은 "하늘 천(天), 기둥 주(柱)"자로서, "하늘을 받치는 기둥"이라는 뜻인데 옛날에는 청룡산(靑龍山)으로도 불렸다고 한다.

▽ 북쪽으로 왼쪽 무릉산(565.1m)과 오른쪽 백월산 주변의 풍경이 만개한 진달래와 함께 조망된다.

▽ 그 오른편으로 백월산과 주남저수지의 풍경

▽ 돌탑이 세워져 있는 순탄한 평지길이 나오고...


▽그토록 고대했던 만개한 진달래의 꽃길을 걸으며...

▽ 진달래와 눈맞춤도 하며 이렇게 저렇게 꽃을 담아 본다.

▽ 많은 산객들이 곳곳에 자리잡고 대화를 나누며 인증을 하기에 여념이 없다.

▽ 바로 앞에 펼쳐진 창원시내를 조망하며 산지세로 보면 참 좋은 곳에 위치한 도시라는 걸 느끼게 된다.

▽ 모든 야생화의 꽃들은 바위와 어우러졌을 때 그 모습이 더 아름다워 보인다.

▽ 드디어 진달래 군락지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온다. 아랫 쪽의 흰색은 벚꽃이 아직 지지 않은 상태로 마치 폭포수 같이 계곡에 핀 모습이다.

▽ 당겨 본 진달래 군락지


▽ 야자수매트를 깔아 폭신한 촉감에 연이은 진달래 꽃길을 따라 진행...

▽ 등산로가 사방으로 이어져 만나는 만남의 광장에는 빙과류를 파는 간이매점에 남녀노소 상춘객들이 우글거리고...

▽ 또다시 가파른 등로를 따라 300m정도를 치고 오르다 보면...

▽ 오른쪽으로는 잣나무 숲이 울창하여 나무숲의 그늘이 시원하여 숲길을 걷게 되는데 그곳에서 잠시 점심식사를 하기로 한다.

▽ 식사 후 잣나무 숲이 끝나는 지점에 숲 사이로 보이는 선홍의 진달래 색감에 모두가 신기해 하다가 전망대에 이르러서는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삼성물산 리조트 부문은 지난 3월2일부터 3월9일까지 유튜브,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 '에버랜드' SNS 채널에서 '가장 좋아하는 봄꽃 종류와 색깔'을 조사했다.
그 결과 약 1,400명이 댓글로 참여했는데, 좋아하는 꽃으로는 '벚꽃'을 꼽은 응답자가 40%로 가장 많았다. '가장 좋아하는 봄꽃 색깔' 질문에는 벚꽃, 튤립, 매화, 진달래 등 많은 봄꽃을 채색한 '분홍'(52%)이 가장 많은 선호를 받았고, 개나리의 '노랑'(26%), 벚꽃, 목련 등의 '흰색'(10%) 등이 뒤따랐다. [전남인터넷신문]
곤충은 청, 자색 계열이 가장 눈에 잘 띄인다고 하는데 일부이긴 하지만 봄 색깔에 대해 조사한 결과 사람이 선호하는 색은 분홍색이라고 하니 이와 같은 분홍의 진달래를 보고 싫다고 할 사람은 없을 것 같다.




진달래 꽃/ 김소월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오리다.
영변에 약산 진달래
꽃아름 따다 가실
길에 뿌리오리다.
가시는 걸음걸음 놓인 그 꽃을
사뿐이 즈려 밟고 가시옵소서.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오리다.
영변은 북한의 평양북도 남동부에 있는 지역이다. 김소월의 시 '진달래꽃' 배경지인데 지금은 1985년 핵시설(영변 핵발전소)이 만들어진 이래 현재까지 북한 핵 개발의 중심지로 인식되고 있으니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이다.

▽ 진달래는 관목이다. 교목 밑에서는 자라질 못하기 때문에 교목이 없는 민둥산에 군락이 이뤄진다. 어릴적 내 고향 화개산에도 봄만 되면 진달래가 온 산을 뒤덮혀 분홍색으로 장관을 이뤘었다. 1970년대 산림녹화가 시작되고 소나무등을 식재하면서 산림이 우거져 이제는 거의 볼 수 없게 되었고 이렇게 군락을 이뤄 관광화된 지역에 가서 봐야 되는 현실은 어느 지역이든 마찬가지라 여겨진다.

▽ 이제는 아예 관광화 차원에서 나무를 베어내고 일부러 식재하여 군락지를 넓혀가는 추세이니 그 덕분에 이렇게 진달래꽃으로 온 몸을 물들이며 봄맞이 할 수 있는 것 아닐까...

▽ 천주산은 동요 이원수 선생의 「고향의 봄」 창작 배경지라고도 하는데...
나의 살던 고향은 꽃 피는 산골
복숭아 꽃 살구 꽃 아기 진달래
울긋불긋 꽃 대궐 차린 동네
그 속에서 놀던 때가 그립습니다
꽃동네 새동네 나의 옛고향
파란 들 남쪽에서 바람이 불면
냇가에 수양버들 춤추는 동네
그 속에서 놀던 때가 그립습니다.

▽ 진달래과에 속하는 낙엽관목. 학명은 Rhododendron mucronulatum Turcz. var. mucronulatum이다. 두견새가 밤 새워 피를 토하면서 울다가 꽃을 분홍색으로 물들었다는 전설에서 유래하여 두견화라고 부르기도 한다. 진달래꽃은 고향을 연상시키고 어린 시절의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민족적 정서에 닿아있는 꽃 중의 하나이다. 생명력이 강하여 척박한 산에서도 잘 자라고 쉽게 번진다. [다음백과]

▽ 꽃을 따서 먹을 수 있으므로 참꽃 또는 참꽃나무라고 부르는데, 제주도에서 자라는 참꽃나무와는 다르다. 꽃과 잎, 줄기, 햇가지, 뿌리 등이 모두 식용이나 약용에 쓰이지만, 역시 꽃잎이 가장 널리 쓰인다. 한방에서는 말린 진달래 꽃을 두견화 혹은 영산홍이라는 약재로 사용한다. 혈액순환 장애, 기침, 신경통, 염증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민간에서는 진달래 줄기로 만든 숯으로 승복을 염색하기도 했다. [다음백과]

▽ 두번째 데크전망대에서 뒤돌아 본 풍경


▽ 북쪽 방향으로 상봉은 벌목으로 인해 민둥산인데 이곳과는 대조적인 풍경이다. 저곳도 진달래를 식재하여 함께 어우러진다면 그야말로 전국 최고의 풍경을 자랑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 윗쪽 정자쉼터을 보며 담은 풍경

▽ 정상 정자쉼터에서 내려다 본 풍경

▽ 건너편 상봉이 벌목으로 인해 민둥산이 됐다. 어린나무를 식재한 것 같은데 아마도 편백나무가 아닐까 싶다. 저곳도 이왕 민둥산이라면 진달래를 식재하여 군락지로 조성한다면 그 어느 지방의 진달래 군락지와 비견이 안될 것으로 지형상으로 봐도 너무 좋겠다는 생각은 나만의 생각이 아닐 것이라 여겨진다.

▽ 다시 조망해 보는 북쪽의 풍경


▽ 백월산 주변 풍경

▽ 북동 방향의 주산지 너머로 낙동강이 흐르고 밀양시의 하남읍에 속한다.

▽ 오른쪽 정병산

▽ 달천계곡


▽ 정상 부근의 헬기장

▽ 정상석은 먼저 세운 듯한 천주산과 용지봉이 세워져 있다. 건너편의 창원의 정병산, 비음산과 대암산 다음에 김해의 용지봉으로 이어져 불모산에 이르게 되는데 이곳도 용지봉이 있으니 창원시 좌우로 두개의 용지봉이 있는 셈이다.

▽ 정상에서 남쪽으로 시선을 돌리면 진해만의 바다가 마산합포구 시내와 함께 조망되고 오른쪽으로 무학산이 바라다 보인다.

▽ 당겨 본 마산합포구 시내...마산시는 2010년 7월 1일에 인근에 위치한 창원시 · 진해시와 통합하여, 창원시 마산합포구와 마산회원구로 개편됐다.

▽ 당겨 본 무학산(761.4m)

▽ 창원 국가산업단지

▽ 진달래에 도취된 사람들이 삼삼오오로 모여 기념사진을 찍느라 여념이 없다. 끝없이 이어지는 상춘객들의 발걸음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 정상에서 마지막 창원시의 전경을 눈에 담아보고...

▽ 다시 한번 올라가면서 봤던 풍경을 하산하면서 뒤돌아 보고...

▽ 올라오면서 거쳤던 잣나무숲을 지나 하산길에 접어 든다.

▽ 만남의 광장에서 달천계곡 방향으로 하산하면서 돌탑위에 세워져 있는 각종 장승의 작품을 담아보고...

▽ 달천약수터에 이르러 시원한 물 한잔으로 목을 축이고...

▽ 임도를 따라 하산한다.

▽ 이곳 달천계곡 흐르는 물에 잠시 몸을 씻으니 날아갈 듯 상쾌하다.

▽ 오늘 야생화는 진달래에 가려져 볼 엄두가 나질 않는다. 올라가면서 못 본 꽃, 내려가면서 보게 된 산괴불주머니가 주변에 흐드러지게 폈다.

▽ 소형주차장에 버스가 대기할 일은 없겠고 시간은 주어진 시간에 맞춰 제대로 내려온 것 같다.

▽ 소형주차장에서 500여 미터를 더 내려와 남해고속도로(순천-부산간) 고가 밑에 세워져 있는 버스에 오르면서 산행을 마친다.
꽃이라는 것은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라고 했다. 열흘 붉은 꽃이 없다는 뜻으로, 권세나 영화는 영원할 수 없음을 비유하는 말이기도 하다. 수도권의 진달래도 다음 주면 절정을 이룰테고 구태여 그 먼 곳까지 가서 보지 않아도 될 일인데 뭐가 그리 급해서 서두르냐고 혹자는 말할런지 모른다. 내려올 산을 뭣하러 힘들게 오르냐고 생각하는 사람과는 대화하기가 좀 그렇다.
오늘 하루의 힐링은 돈을 주고도 살 수가 없다. 정신적, 육체적 건강은 행복의 지름길이다. 세상의 모든 것은 나에게 행복을 주는 것에 촛점이 맞춰져 있다고 생각한다면 남보다 더 서둘러서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찾아 해 내는 일이다. 다음은 철쭉이 남았다. 철쭉산행이 이뤄질지는 날씨와도 연관이 있기에 하늘이 도와줘야 가능하며 개인적인 여건도 허락되어야 한다.
점점 빠르게 지나는 세월...그 기회는 그리 많지 않음을 세월이 흐르면서 더욱 실감하게 된다. 그러나 오늘은 천주산에서 온전히 한나절을 붙들어 맸었던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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