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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전라남도

[고흥] 우미산 & 미르마루길

2022년 2월 12일(토)

 

오늘은 저녁 늦게 꼭 가봐야 할 벼르고 벼르던 섬 산행을 하기 위해 무박으로 출발하는 날인데 3일 전 예보가 비가 온다는 것이다. 우천의 날씨도 그렇지만 습도가 80%나 되고 기온은 거의 영상 9도까지 오른다니 조망을 보러가는 입장에서는 영 달가운 날씨가 아니다. 수년간을 공지가 없어 산악회에 추천까지 올릴만큼 고대했던 곳인데 다른 사정도 있었고 겸사해서 취소할 수밖에 없었다. 다음에 또 기회가 있다니 그때로 미루고 당장 토요일 가볼 곳을 살펴보니 고흥의 우미산과 미르마루길이란 곳이 한 자리가 마침 비어 있어서 잽싸게 신청을 하게 된다.

하도 멀리 다니는 산행이 습관이 되어 버려 그러려니 하지만 그래도 차 안에서 왕복 8~10간을 보낸다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지금까지는 통상 잠을 자거나 핸드폰으로 뉴스 보는 것으로 시간을 보냈는데  넷플릭스 영화를 보면서 오가니  지루한 줄 모르고 시간 보내기가 즐거워졌다. 산행도 하면서 오늘은 어떤 영화를 볼까 생각을 하니 새벽길을 나서는 발길이 한결 가벼워졌다.

 

산행정보

♣ 소재지: 들머리-정상-전남 고흥군 영남면 남열리 175-2(남열해돋이해수욕장주차장), 정상- 고흥군 영남면 양사리, 

                    날머리-고흥군 영남면 남열리(곤내재 주차장)

♣ 산행코스: 남열리해변-우주발사대전망대-곤내재-우미산-중앙삼거리-용암마을-미르바루길-곤내재주차장

♣ 거리: 10km(출발-12:00, 도착-16:15)

 

▽ 서울 시청역에서 들머리에 도착 시간은 꼬박 5시간이 걸린 12:00이다. 주어진 시간은 4시간 30분으로 16:30까지 산행마감 시간이다. 오늘은 A코스가 우미산을 올랐다가 하산하여 미르마루길(용바위~용굴~사자바위모형상~우주발사전망대)을 걷는 코스이고, B코스는 미르마루길만 걷는 코스인데 트레킹이 아닌 산행이 목적이므로 A코스를 타기로 한다.

 

▽ 주차장에서 바로 해변으로 나오니 고운 모래의 백사장이 펼쳐진다. 날씨는 맑고 봄날과 같이 온화하나 미세먼지가 좀 있는 것이 흠이긴 하다. 우주발사전망대는 작년 11월 27일 건너편 여수의 낭도, 추도, 사도 등 등의 섬 산행을 하면서 멀리서 보아왔기에 낯익은 모습이다.

 

▽ 전망대로 올라가는 데크길 조성이 잘 되어 있어서 오르기 편하다. 

 

▽ 전망대 오르기 전, 뒤돌아 본 남열해돋이해수욕장...해수욕장은 무엇보다 곰솔(=해송)의 그늘이 있어야 피서지로 좋은 환경이 된다. 이곳 해수욕장도 곰솔 숲이 잘 조성되어 있어서 미르마루길과 함께 각광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 우주발사전망대가 멀리서 보면 마치 우주발사대와 비슷한 형상을 한 모습이다.

 

▽ 전망대에서 서쪽 방향의 남열해돋이해수욕장과  멀리 마복산을 조망해 본다.

 

▽ 렌즈로 당겨 본 해수욕장

 

▽ 남쪽 방향으로 왼쪽 끝은 외나로도 봉래산과 마치산 끝자락으로 우주발사대가 있는 곳인데 직선거리로 약 15km나 되는데다가 미세먼지로 인해 보이질 않는다.

 

작년에 추도를 가면서 카페리호에서 우주발사대를 담아 봤던 풍경...

 

당겨 본 서쪽 방향의 마복산(538.5m)

 

전망대 광장에서 북쪽 방향으로 본 우미산 정상에서 오른쪽으로 걸을 A코스 능선 풍경...

A코스는 산쪽 방향으로 이동, 곤내재로 가야하고 B코스인 미르마루길을 걸으려면 전망대 바로 왼쪽 아래 데크계단으로 내려서 해안쪽으로 내려가면 된다.

 

▽동쪽 방향으로 저곳 돌출부인 오른쪽 끝이 용암바위가 있는 곳으로 미르마루길이 끝나는 지점이다. 해변으로는 걸을 수 없고 잘 조성된 미르마루길인 해변 가까이 능선을 따라 이동해야 한다.

 

여수 낭도의 상산이 유독 뾰족해 보이고, 오른쪽으로 희미하게 백야도의 백호산이 보인다. 바다 건너는 여수지역이다.

 

당겨 본 여수 낭도의 상산과 낭도리 마을의 낭도항

 

낭도 남쪽 해안 앞쪽으로는 추도, 사도, 증도, 장사도와 뒷쪽으로 상화도, 하화도, 오른쪽으로는 개도가 흐릿하게 보인다.

 

당겨 본 뒷쪽의 왼쪽부터 멀리 상화도 일부, 그 오른쪽으로 하화도, 왼쪽 중간이 추도, 오른쪽으로 차례로 사도와 장사도, 증도가 엊그제 다녀 온 것만 같이 반갑게 보인다.

 

곤내재에서 도로를 따라 200여 미터 내려가다가 왼쪽으로 접어 들면서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된다.

 

왼쪽으로 접어 들면서 정상까지는 1.3km로 표시되어 있다.

 

낮으막해 보이는 산이기는 해도 그리 만만한 산은 아니다. 바람도 없고 영상7도나 되는 날씨다 보니 얇은 옷을 입고도 땀이 흥건히 고인다. 어딘가에 변산바람꽃이나 복수초가 피어 있을 것만 같다. 이곳이 남열전망대라고 산행지도에 표시되어 있는 것 같은데 데크로 된 전망대로 기대했지만  남서쪽으로 살짝 조망을 할 수 있는 그냥 작은 바위가 덜렁 하나 있는 곳이다.

 

남쪽방향으로 왼쪽 멀리 외나로도의 봉황산과 마치산이 있는 곳이고 오른쪽 앞은 내나로도의 구룡산이다.

 

외나로도에서 마복산 사이로 보이는 각종 섬들이 올망졸망 보인다.

 

돌담이 있길래 성터인가 했는데 묘지와 비석이 있는 것으로 봐서 묘지 경계석으로 보인다.

 

우미산 정상에 올랐다. 이곳에서 먼저 출발한 3명을 만났다. 13시 15분이 됐으니 점심시간도 훌쩍 지나서 함께 점심을 먹기로 한다.

 우미산이라는 이름이 소개된 곳이 없는데 북쪽으로 우각산이 있는 것을 봐서 산세가 소를 닮아 우각산(牛角山)은 소뿔을 뜻하고, 우미산(牛尾山)은 소꼬리를 뜻하여 부르는 것으로 추정해 본다. 북쪽으로는 팔영산이 멋지게 솟아 있을텐데 잡목으로 인해 전혀 조망을 할 수가 없어서 아쉽다.

 

우미산에서 반 원형으로 능선을 따라 돌다보면 왼쪽 우암전망대로 가는 길이 있고 곧장 용암전망대로 가는 중앙삼거리가 나오는데 용암전망대로 가야 알바를 면할 수가 있다.

 

이곳 이정목에서 100여미터 거리의 용암전망대로 갔다가 다시 되돌아 와 용암마을로 가는 코스다.

 

시원하게 펼쳐진 풍경을 보노라면 힘들었던 순간들은 순식간에 잊게 된다. 가슴에 벅차 오르는 감동은 오른 자만이 느낄 수 있는 특권이다.

 

왼쪽 끝으로 여수 적금도에서 낭도로 이어지는 적금대교(470m)가 나뭇가지 속으로 보이고, 가운데 다리는 낭도에서 둔병도로 이어지는 낭도대교(640m)이며, 둔병도에서 조발도로 이어지는 다리는 낭도대교 왼쪽 위로 보일 듯 말 듯 둔병대교(990m)라고 하고, 다시 조발도에서 육지인 여수의 화양면 장수리로 이어지는 조화대교(854m)의 주탑이 보인다. 이 네개의 다리는 모두 2020년 2월 28일 개통이 됨으로 인해 고흥에서 여수로 이어지는 섬아닌 섬들이 되었다.

 

다시 한번 낭도의 상산과 낭도항, 오른쪽 뒷편으로 백야도의 백호산을 살펴보고...

 

낭도 남쪽 끝자락 앞에 펼쳐진 섬들이 반갑게 눈에 들어온다. 3월이면 백야도와 하화도, 개도까지 가 볼 예정이니 그러고 나면 이쪽도 이젠 졸업을 해야할 것 같다.

 

당겨 본 천선대와 신선대, 뒷쪽의 상화도... 그 뒤로 희미하게 돌산도와 화태도를 연결한 화태대교의 주탑이 보인다.

 

왼쪽 멀리 하화도, 바로 앞쪽으로 추도, 가운데 긴 섬이 추도, 오른쪽으로 장사도와 끝쪽으로 증도가 보이고 오른쪽 멀리는 개도의 봉화산이다.

 

주변을 다 둘러봤으니 이젠 하산하여 저곳 용암마을에 있는 용바위를 보러 가야겠다. 우주발사대전망대에서 단숨에 이곳까지 올 수 있는 짚트랙이 2021년 8월 준공 한달 후에 와이어가 끊어지는 사건으로 안전상 중단된 상태라고 한다. 도착지점의 시설물이 눈에 들어온다.

 

하산길도 급경사여서 길이 순탄하지 않다. 낙엽속의 돌들이 있어서 미끄러지거나 자칫 발목을 다칠 우려가 있다.

 

마을로 접어 들면서 다시 탁 트인 바다가 보이고...

 

밭 어귀에는 봄 소식을 전해 주는 광대나물이 방긋 웃고...

 

냉이도 아낙이 캐기 전 꽃을 피웠다.

 

용암마을 앞바다 풍경

 

선착장에서 바라 본 우미산

 

고흥에서 여수 적금도로 연결된 팔영대교

 

적금도에서 낭도로 연결된 적금대교

 

통영에만 있는 줄 알았던 매물도가 이곳에도 있다. 바로 앞이 내매물도, 뒷편의 전선탑이 있는 곳이 대매물도이다.

 

용암마을 선착장에서 우선 해변을 둘러보기로 한다. 해변의 바위들이 금방 화산에서 분출한 마그마가 식어 굳어버린 것 같다. 

 

해변 전체가 말 그대로 용암(鎔巖)이다.

 

영남 용바위

영남면 우천리 용암마을 해안에 자리한 높이 50m의 바위산으로 바다의 용이 하늘로 승천할 때 이곳 암벽을 타고 기어올라갔다고 하는 전설이 있다.

 

다시 선착장 쪽으로 와서 미르마루길을 걷기로 하는데 이 데크계단을 오르면서 시작된다.

 

데크계단 올라서자마자 떡 버티고 포효하는 용이 사람 잡을 듯한 모습이다.

 

바닷가 쪽으로 측면에서 담은 금빛 용...앞에서 소원을 빌면 들어 준다는 안내문이 있다.

 

잘 닦여진 오솔길 따라 산 모퉁이를 돌아서면...

 

이러한 데크계단도 가끔 나오고...

 

멀리 우주발사대전망대가 보이고 전망대에 설치된 짚트랙을 이용하여 이곳까지 올 수 있었던 시설이 있었는데  와이어가 끊어지는 사고로 인하여 중단됐다니... 상당히 멀어 보인다.

 

계속 진행하면서 해안 아래를 내려다 보면 영겁의 세월동안 빚어진 퇴적암들도 볼 수가 있다.

 

미르마루길은 해안절경이 참 좋은 곳이다. 파도가 없는 잔잔한 호수같은 바다도 좋겠고 파도가 쳐 포말을 일으켜도 멋질 풍경이다.

 

저곳 전망대가 있으니 부지런히 발걸음을 옮긴다.

 

뒤돌아 본 풍경으로 해변으로 내려갈 수만 있다면 숨겨진 비경들이 있을 것만 같다.

 

멀찌기서 다시 되돌아 본 풍경...

 

전망대에서 다시 한번 주변을 살펴보고...

 

바위에 아슬하게 붙어 생존하고 있는 곰솔에 눈길이 간다.

 

좀 더 진행하다보니 용굴이 나온다. 전망대에서 내려서야 자세히 볼 수 있을 것 같은데 마감시간이 촉박하여 그냥  패스하기로 한다.

 

몽돌해변에 도착, 멀리 사자바위가 있고 이를 형상화한 조형물이 세워져 있다. 많은 이들의 포토죤이 되고 있다.

 

사자바위 방향으로 이어진 몽돌해변...

 

온 길을 뒤돌아 본 몽돌해변...

 

사자머리를 닮았다고 하여 사자바위라고 하는 것 같다. 

 

지나온 길 해변의 절경을 당겨 봤다. 영겁의 세월에 퇴적층이 나타나고 해식애, 동굴형태로 변모하고 있다.

 

우주발사대전망대 방향으로 가면서 다시 한번 당겨 본 사자바위

 

전망대로 올라가는 계단으로 접어들고...

 

능선상에서 아랫쪽의 사자바위를 담아 보는데 사자 모습이 아닌 병풍처럼 반듯한 모습이다.

 

다시 우주발사대전망대에 도착했다. 시간이 조금 남아서 전망대위까지 올라가 보기로 한다. 7층의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는 입장료가 2,000원이다. 

 

전망대에 올라서니 간단히 커피와 빵 종류를 판매하는 카페가 있으나 오늘따라 관광객이 그리 많지 않다.

 

전망대를 360도 둘러보지만 미세먼지로 가시거리가 별로 좋지 않아 아쉽지만 기념으로 몇 컷 담아 본다.

 

북동방향의 낭도와 그 밖의 섬들 풍경...

 

남서방향의 남열해변과 마복산쪽의 풍경

 

북서 방향으로 주차장 풍경...주차장 멀리 곤내재쪽 다른 주차장에 세워진 산악회 버스가 살짝 보인다.

 

한국의 최초의 우주발사체 나로호가 2013년 1월 30일에 발사된 이후 작년 10월 21일 독자적으로 개발한 한국형 우주발사체 누리호(KSLV-Ⅱ)가 시험 발사 됨으로서 한국의 우주발사의 기술력을 대외로 과시하게 되었다. 물론 위성모사체가 목표궤도에 올리지는 못해 아쉽지만 앞으로는 꼭 성공하기를 기원해 본다.

 

우미산 정상을 오르기 위해 가던 길로 원점 회귀하여 곤내재가 있는 주차장에 도착함으로써 산행을 마친다. 꿩대신 닭이라고 했던가! 내일 가려고 했었던 섬산행을 사정상 취소하고 급히 이곳을 찾았는데 의외로 흥미롭고 즐거운 산행과 트레킹이었다. 미세먼지로 조망에 제한이 있었지만 그런대로 볼만하였고 특히 미르마루길의 해변을 따라 걷는 길도 운치있고 볼거리가 많아 A코스는 28명 중에 4명에 불과하고 B코스인 해변만 모두 트레킹을 한 셈이니 여행삼아 산책 온 사람들이 거의 다였다는 점이 이를 반증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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