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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경상북도

[예천] 비룡산 & 회룡포

2021년 9월 11일(토)

 

퇴근을 하거나 쉬는 날이면 TV만 주로 보게 된다. 다큐멘터리 영화나 세계테마여행, 뉴스 등 주로 즐기는데 특히 어려서부터 가요를 좋아하였기에 각 방송사의 가요 프로그램은 코로나19발생 이후에 가장 많이 보는 것 중의 하나다.

TV조선에서는 코로나19발생 전 미스트롯(19.2.28~6.1)인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송가인, 정미애, 홍자, 정다경, 김나희, 숙행, 두리, 김희진 순으로 순위가 결정될 때까지 맹활약을 펼쳐 흥미진진했고, 이어 미스터트롯(20.1.2~3.12)에서 임영웅, 영탁, 이찬원, 김호중, 정동원, 장민호, 김희재가 순위 안에 들면서 모두가 열광했다. 그 후 미스트롯2(20.12.17~21.3.4)에서는 양지은이 기적같이 1위를 하고 홍지윤, 김다현, 김태연, 김의영, 별사랑, 은가은 순으로 보는 이들로 눈을 잠시도 떼지 못하게 했다.

다른 방송사에서도 시청율을 높이기 위해 각축전이 벌어졌다.

KBS에서는 트롯전국체전(20.12.5~21.2.21) 오디션에서 진해성이 극적으로 1등으로 반전하는가 하면 재하, 오유진, 신승태, 김용빈, (이상호,이상민), 최향, 한강이 순위에 들었고 신미래가 도중 하차하면서 아쉽기도 했다.

SBS에서도 트롯신이 떴다(20.3.4~12.30)예능프로를 선보이더니 트롯신이 떳다2(20.9.9~12.30)를 선보이며 강문경, 나상도, 한봄, 손빈아, 배아현, 최우진 등의 순위로 접전을 벌였다.

MBC에서는 나는 트로트 가수다(20.2.5~4.22)에서 김용임과 조항조 가수가 실력을 과시했고 트롯트의 민족(20.10.23~21.1.8)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뿐만아니라 MBN에서는 트로트퀸(20.2.5~2.26)이 예능 프로그램으로 안방을 즐겁게 했고 이어 보이스트롯(20.7.10~9.25)에서 박세욱, 김다현, 조문근, 홍경민, 문희경, 박광현, 슬리피, 추대엽 등의 활약상을 보게 됐다. 역시 박세욱은 내가 응원했었고 특히 초등학교 5학년이었던 김다현이 보이스트롯에서 2위를 하더니 TV조선의 미스트롯2에서도 3위를 하는 저력을 보여 놀랐다. 그 후 보이스킹(21.4.13~6.29)에 이르기까지 신인 가수들이 실력을 맘껏 과시하면서 기존 가수들은 설자리가 없을 정도로 많은 관심을 불러왔다. 

관심이 집중되는 어린 나이의 김태연, 김다현은 우리나라 가요계를 이끌어 갈 차 세대 인재임을 의심치 않는다. 트롯전국체전에서 최향과 미스트롯2에서 김다현이 오디션에서 회룡포를 부르면서 머릿속에 각인 되었고 언젠가 낙동강이 휘돌아 가는 안동의 하회마을을 가봤 듯이 이번엔 그 하류의 지천인 내성천에 있는 회룡포를 꼭 한번 가보겠노라 생각했던 것이 오늘에야 기회가 왔다. 

 

산행 및 트레킹 정보

♣ 소재지: 들, 날머리- 경북 예천군 용궁면 대은리 347(주차장), 정상-경북 예천군 용궁면 향석리 산 58-1

♣ 산행코스: 주차장-장안사-회룡대-비룡산-삼거리갈림길-원산성-범봉-비룡교-삼강주막-비룡교-사림골-용포마을

                 -재2뿅뿅다리-회룡포마을-제1뿅뿅다리-주차장

♣ 산행거리: 11.5km(출발: 10:24, 도착: 15:30)

 

 

▼ 회룡포 안내도

 

 ▼ 산행코스는 A, B 코스로 나누어져 있는데 A코스는 완전히 외곽으로 도는 코스이고 B코스는 비룡산에서 용포대~범등~삼강주막~사림골~회룡포마을로 진행하는 내곽으로 각자 자유롭게 선정하여 도는 코스다. 

고속도로가 조금 정체되어 계획된 시간보다 30분 정도 산행이 늦어지긴 했지만 주어진 마감 산행시간 17:50까지는 충분히 걸을 시간이다. 원산성이 궁금하여 처음에는 외곽으로 돌다가 잡목으로 조망이 전혀 없으므로 비룡교를 지나 나무의자봉, 적석봉, 사림봉은 의미가 없을 것 같아 사림골로 바로 진행하는 것으로 코스를 잡아 본다.

 

어느 산행이든 28인승 리무진 버스 한대도 만차되기 어려웠는데 이번에는 두대가 만차가 되어 오게 됐다. 처음 보는 얼굴들이 많아 산행보다는 관광 목적으로 온 분들이 상당히 많아 보인다. 

 

산행시 사람이 많으면 고즈넉한 산길을 걷는 재미가 반감되므로 잽싸게 선두에 서서 일정 거리를 두기 위해 내달린다. 첫 들머리가 주차장 길건너에 이런 시멘트 계단으로 되어 있다.

 

소나무 숲길을 걷다가 경사로도 오르고 작은 봉우리에 의자쉼터가 있는 곳을 두개를 지나고...

 

상원사가 어디쯤 있을까 궁금해 하던 차에 등로에 석가여래좌상이 자리잡고 있는데...

 

 ▼ 용왕각 옆에 있는 용바위

장안사(長安寺)의 용왕각과 용바위는 신령스런 영험 기도 도량이다. 용이 휘감아 도는 물 이름은 회룡포(回龍浦)요, 용이 웅비하는 형상의 산은 비룡산이며, 승천하여 구름에 노니는 용의 형상은 용바위에 있으니, 가히 용궁(龍宮)이라 할만하다. 용왕신은 산신, 칠성님과 더불어 우리 조상님들의 고유의 민속 신앙이며 또한 옛 천축국(天竺國)의 고대신앙으로서 모두 불교에 수용된 후 불볍(佛法)을 수호하는 신중(神衆)으로 모셔져 왔다. 

장안사 뒷산인 비룡산에 오르면, 저멀리 태백산의 학가산을 거쳐 힘차게 뻗쳐오고, 소백산이 주흘산을 거쳐 회룡포를 감싸고 펼쳐지면, 오른편을 보면 낙동강 건너 팔공산이 북쪽으로 달려 비봉산(飛鳳山)을 이루니 천하의 삼산이 모여들고, 낙동강, 내성천, 금천이 서로 휘돌아 삼강을 이루어 모여드니 삼룡득수형국(三龍得水形局)의 천하의 명당이다.

전설에 의하면, 태백산 청룡과 소백산 황룡이 여기서 만나 여의주를 몰고 승천했다하여 비룡산회룡포라 하니 국가 명승 제16호이다. [안내문]

 

▼ 잠시 장안사에 들러 주변을 둘러 본다. 

예천군 용궁면 향석리 산에 있는 절이며 직지사의 말사(末寺)이다. 예천 비룡산 아래에 있는 절로 의상 대사의 제자인 운명 대사가 설립했다는 설과 예천군지에서는 고려왕조 때 창건한 것으로 기록되었으나 정확한 기록이 불명이지만 조선왕조 중기에 세워졌다는 설이 유력하다.

1627년에 덕잠이 중창하고 1709년 청민이 범종각을 중수하고 1755년 법림과 지묵 대사 등이 중수하였다. 1867년에 향로전이 중수되었으며 1872년 설곡이 법당 및 요사채를 중수하였다.

현재 대웅전, 범종각, 삼성각이 있으며 그 옆으로 회룡대가 있다. [위키백과]

 

다시 비룡산을 향해 오르는데 계단 수가 223이란다. 계단을 올라 보지 못한 사람은 대단한 것 같지만 지금까지 이런 계단은 수도 없이 걸었으니 그냥 산책로에 불과하다. 더군다나 20m 간격으로 목판에 시편이 실려있어 여유롭게 감상하며 오를 여유가 있다면 계단이란 느낌은 없을 것 같다. 

 

시 한 편을 소개해 보면...

 

또 기다리는 편지/ 정호승

 

지는 저녁 해를 바라보며

오늘도 그대를 사랑하였습니다

 

날 저문 하늘에 별들은 보이지 않고

잠든 세상 밖으로 새벽달 빈길에 뜨면

 

사랑과 어둠의 바닷가에 나가 

저무는 섬 하나 떠올리며 울었습니다.

 

외로운 사람들은 어디론가 사라져서

해마다 첫눈으로 내리고

 

새벽보다 깊은 새벽 섬 기슭에 앉아

오늘도 그대를 사랑하는 일보다

기다리는 일이 더 행복하였습니다.

 

전망대에 올랐다. 이곳에서 회룡포마을을 한눈에 볼 수 있나 살펴 보니....

 

마을은 아무 것도 보이질 않고 무슨 전망대가 이런가 하고 의아해 했는데 안내문을 보고 이해가 됐다. 바로 사랑의 산(하트)을 찾아 보는 조망터이다.

 

 ▼ 사랑의 산(하트) 유래

비룡산은 백두대간에서 문수지맥으로 힘차게 뻗어내려 학가산과 검무산을 지나 내성천과 더불어 회룡포(국가명승 제16호) 물도리로 이어져 있으며, 이곳은 신령스런 용(龍)이 승천하는 듯한 형국으로 천하명당이다.

비룡지릉에는 태고적부터 사랑의 상징인 하트 모양으로 형성되어 있으며, 풍수로 보면 좌청룡(左靑龍)에 해당하는 삼각형 산줄기는 총각 산이고 우백호(右白虎)에 해당하는 여궁곡 형상의 산줄기는 처녀 산을 상징하고 있다.

전설에 의하면 젊은 연인들이 비룡산의 정기를 받아 인연을 맺으면 검은 머리 파뿌리 될 때까지 백년해로하여 훌륭한 자녀를 낳는다고 전해지고 있다. [안내문]

 

이곳에 사랑의 자물쇠를 걸어 놓는 설치물도 있으니 한창 나이 때의 감성을 자극하여 이곳을 찾게 하는 관광목적 홍보용으로는 자연이 선사해 준 사랑의 산(하트)과 더불어 흥미를 끌기에 충분하겠다.

이곳에서 인연을 맺고 백년회로를  한다면 평생 잊을 수 없는 아름다운 추억의 장소가 되겠지만 사람의 운명이란 것이 다 뜻대로 되는 것이 아니니 양면성은 어디에나 존재한다. 다 젊은이들에게 국한된 일이겠지만...

그래서인지 이런 것과는 아무 상관없다는 식의 산악회 시그널만 잔뜩 걸려 있다. 

 

 ▼ 바로 아래에 이러한 팔각정이 있는 줄은 모르고 조망도 제대로 안되는 전망대에서 시간을 허비했다. 제1전망대라는 회룡포마을을 전망할 수 있는 최고의 전망대는 이곳 '회룡대'이다. 이곳 말고도 제2전망대인 용포대와 남쪽의 사림봉 전망대등 세곳이 있다.

 

2005년 8월 23일 제 16호로 지정된 회룡포는 낙동당 지류인 내성천이  용이 비상하듯 물을 휘감아 돌아간다 하여 붙여진 육지 속의 섬마을이다. 내성천 줄기가 마을 주위를 350도 휘감아 돌아나가서 마을 주위에 고운 모래밭이 펼쳐지며 산과 강이 태극 모양의 조화를 이룬다.

 

지금의 회룡포는 원래는 의성포로 불리었는데 이웃한 의성군에 속하는 지명으로 착각할 것을 우려해 회룡포로 바꿨다고 한다. 의성포의 유래는 곡류하는 내성천에 의해 기묘하게 이루어진 지형이 의로운 자연환경을 이루었다해 "의" 자와 내성천의 "성" 자를 다서 "의성"이라 하고, 삼면이 강변이나 개천이 끼어 있다해 물가을 의미하는 "포" 자를 합해 "의성포"라 명하였다고 한다. 

 

▼ 회룡포는 2000년도 KSB드라마 '가을동화'의 촬영지이며, 2009년도 KSB 2TV 인기프로 1박2일 촬영으로 전 국민이 알게 되어 연간 20만명 정도 관광객이 오기도 했다. 2008년 국토해양부에서 전국 강변이 아름다운 마을 최우수로 선정되기도 하였으며 여행작가 100여분이 선정한 우리나라에서 가장 가보고 싶은 곳 1위로 두차례나 1등을 한 곳이기도 하다.

회룡포는 경상북도 예천군에 위치해 있는 작은 마을로서 '명승 제16호'로 지정된 곳이다.

 

 ▼ 회룡포 내에는 경주김씨 9세대, 상주인구 20명 내외로 집성촌이며 농경지가 66,000여평으로 농촌으로는 부자마을이며 수자원이 풍부하여 가뭄의 피해가 없는 우복동이다.

 

회룡포 마을의 미로공원...

황금측백나무를 식재하여 미로를 만들어 놀이를 즐기게 조성되었다.

 

 ▼ 제1뿅뿅다리와 강변의 모습

비룡산 지역은 강변 쪽으로 경사가 매우 급해 주변의 경관을 장쾌한 파노라마처럼 바라볼 수 있다. 이곳에서는 하안단구, 범람원 등 하천의 침식과 퇴적 현상을 살펴볼 수 있어 학술적 가치도 높다.

 

당겨 본 제1뿅뿅다리

 

제2뿅뿅다리

요즘 비가 많이 와서인지 한쪽 다리가 물에 잠겼다. 과연 몇 시간 뒤 하산하는 시간에 저 다리를 건널 수 있을런지 모르겠다. 못 건넌다면 걷는 거리도 멀거니와 마을로 진입을 못해 오늘 산행 의미가 퇴색되니 낭패가 아닐 수 없다.

 

당겨 보니 물에 잠겼다. 건넌다면 다리위로 찬 물의 깊이가 어느 정도 될런지 궁금하기 이를데 없다.

 

▼ 들머리에서 2km 지점인 비룡산 정상까지 오는데 50분이 소요됐다. 

 

비룡산(240m) 정상의 봉수대(烽燧臺)

봉수(烽燧)는 옛날에 통신수잔의 하나로 밤에는 불, 낮에는 연기를 이용하여 국방상의 중요한 임무를 도성(都城)에 신속히 전달하였다. 봉수는 홰수(炬數)에 따라 1홰(炬) 평상시, 2홰 적출현, 3홰 국경접근, 4홰 국경침범, 5홰 적군교전으로 구분하여 알렸다.

비룡산 봉수는 동쪽으로 예천읍의 서암산(西菴山), 서쪽은 다인의 소이산(所以山), 북쪽은 산양의 가불산(加弗山) 봉수와 연락 하였으며, 설치년도는 고려 의종(毅宗) 3년(1149년)에 세워진 것으로 추정하며 근세조선(1895년)까지 사용하였다.

1895년 봉수제도가 폐지됨에 따라 없어진 것을 예천군에서 1998년 사방 3.7m, 높이 2.7m의 정방형 규모로 복원하였다. 

 

비룡산 봉수대에서 이곳 삼거리 갈림길까지의 거리는 700m이다. 이곳에서 용포대를 지나 범등까지 직진해도 되지만 원산성으로 가려면 우틀하여 돌아가야 한다.

산성을 보려고 했다가 그냥 직진하는 바람에 용포대에 거의 다 가서 뒤늦게 잘못 왔다는 것을 알고 이곳으로 되돌아 왔는데 용포대가 있는 줄 알았으면 용포대에서 회룡포를 조망하고 왔어야 했다. 

 

모두 용포대로 향한 것 같은데 몇몇 인원이 원산성 방향으로 가다가 밤나무 아래 알밤이 무수히 떨어진 것을 보고 밤까기에 정신이 없다.

 

이러한 계단을 가파르게 오르고 나니...

 

 ▼ 토성이 나온다. 수 많은 계단에서 벗어나 토성의 평탄한 흙길을 걷다보니 절로 힐링이 되는 시간이다.

 이 성은 용주성(일명 원산성(圓山城))이며 둘레 1km 정도의 또아리를 닮았다 하여 따비성 이라고도 하며 삼국(신라, 백제, 고구려)의 각축장으로 200여년간 전투기록이 삼국사기에 기록되어 있다고 한다.

 

원산성(圓山城) 개요

이 성(城)은 용궁면(龍宮面) 향석리(鄕石里)의 비룡산(飛龍山)에 위치하고 성벽의 둘레가 1,000여 미터이며 성벽의 높이는 지형에 따라 약 1.5~3m로 축조된 토석(土石) 혼축성(混築城)이다. 

"따뷔성" 이라고 불리는 이 성은 군지(郡誌)에는 용비산성(龍飛山城)으로 기록되어 있다. 성 옆으로는 문경에서 흘러오는 금천(錦川), 영주에서 오는 내성천(乃城川), 태백에서 오는 낙동강(洛東江)이 합류 하는 삼강을 배수진(背水陳)으로 하고 절벽이 깎아지는 듯 하며 성의 정상에서 사방을 바라보면 일목요연(一目瞭然)하게 조망할 수 있는 자연요새(自然要塞)이다.

삼한(三漢)시대의 마한(馬韓)이 이 성을 지키기 위하여 전투를 벌이다가 백제에 패망하였다고 하며 그 후 신라와 백제, 그리고 고구려의 접경지대로서 잦은 격전이 있었다고도 한다. 망루지 등으로 추정되는 시설물이 확인되었으며 주변에 와편과 토기편이 산포되어 있다. [안내문]

 

원산성의 남문지라고 되어 있는 것으로 봐서 둥그런 산성의 남쪽 방향임을 알 수 있다.

 

원산성에서 급경사로 내려오니 평지가 나오는데 들깨를 모두 심어 놓아 고소한 냄새가 코끝을 자극하고...

 

100m 이상의 고도차를 급경사로 삼각앞봉(범등)까지 600m 거리를 계속 오르려니 들머리에서 비룡산까지 걷는 것 보다 훨씬 힘들다. 들깨를 심은 평지에서 강변을 따라 우회하면 비룡교까지 길이 있을 듯도 한데 괜한 고생을 하는 것 같기도 하다. 

 

삼각앞봉(범등)에 올랐다. 전망대가 있어서 앞을 보니 볼거리가 없는 전망대다. 저 앞에 오손도손 앉아서 간식을 먹는 이들의 권유에 막걸리 한잔 하며 잠시 쉬기로 한다.

 

범등을 내려와 비룡교에 다다를 무렵, 산을 온통 뒤덮은 식물이 있어 살펴보니 <가시박>이다. 잎과 줄기는 <박>과 같이 생겼는데 줄기에 무수한 털이 있고 작은 열매는 긴타원형으로  3~10개로 뭉쳐나 가느다란 가시로 덮혀 있다.  북미 원산의 귀화식물로 일본, 유럽, 호주에 귀화되어 우리나라 전역에 분포하는데 생태계를 교란하는 환경 위해식물로 지정되었다. 온 식물을 뒤덮어 나무까지도 고사시킨다. 

 

 ▼ 가시박

 

비룡교에 도착, 삼강주막까지 갔다가 이곳으로 되돌아 와 사림골로 넘어 가기로 한다. 이 비룡교는 차량이 통행하기 위한 다리가 아니고 인도교로 관광활성화를 위해  56억원을 들여 길이 280m, 폭 5m로 2012년 8월 준공됐다.  

 

바닥이 훤히 들여다 보이는 낙동강 위를 이렇게 걸어 보기도 처음이다. 이 강을 따라 윗쪽으로 올라가면 경상북도청이 있는 풍천이 있겠고 안동의 하회마을도 나오겠다. 

 

다리 위에 이렇게 2층 구조로 멋진 쉼터?를 만들어 놓은 다리도 처음 본다. 낙동강 바람을 쐬기에는 그만이다.

 

아랫쪽으로 흐르는 낙동강 물줄기는 저 앞에 보이는 삼강교 오른쪽으로는 회룡포를 휘감아 돌아 저곳으로 합류하게 되는데 역시 오른쪽 반대편은 문경의 대미산(1,115m)이 발원지인 금천이 산양면을 경유하여 내성천과 합류하고 다시 낙동강과 합류하여 삼강(三江)을 이룬다.

 

강변을 따라 이동하다 보면 왼쪽에는 캠핑장의 건물들이 즐비하고...

 

나룻배 모형을 보니 그 옛날 낙동강으로 물자운반 및 교통수단으로 이용했던 정취가 묻어난다. 

세개의 강이 만나는 이곳에서는 '한 배 타고 세 물을 건넌다' 는 말이 전해온다. 그 옛날 낙동강 하류 족에서 실려 온 온갖 공물과 호물이 이곳 삼강나루 건너편 문경 백포나루에서 바리 짐으로 다시 묶인 다음, 노새나 수레에 실려 문경새재를 향해 출발했다. 예천 이남의 경상도 선비들이 과거를 보러 한양에 갈 때도 어김없이 이 나루터를 거쳐야 했다. 그래서 늘 뱃사공, 짐꾼, 견마잡이, 장사꾼, 선비 등으로 북적거리던 삼강나루에는 주막과 색주가가 번성했다고 한다. [주간동아 양영훈 여행작가 글 일부]

 

포토죤의 배경도 멋스럽다. 푸른 낙동강 물결에 노를 부여잡은 뱃사공 뒤로 학이 노닐며 삼강교의 쭉 뻗은 모습까지도 보기 좋은 풍경이다. 

 

 ▼ 삼강절경(三江絶景)은 낙동강 내성천, 금천인 삼강(三江)이 만나 화합하여 낙동강으로 흘러 가는 곳으로 낙동강 마지막 주막인 삼강주막과 500년이 넘은 회화나무가 있고, 주위에 빼어난 자연경관을 자랑한다며 안내문에는 소개되어 있다.

 

삼강주막

삼강주막은 삼강나루의 나들이객에게 허기를 면하게 해주고 보부상들의 숙식처로, 때론 시인묵객들의 유상처로 이용된 건물이다. 1900년 경에 지어져 100년을 이어온 이 주막은 규모는 작지만 그 기능에 충실한 집약적 평면구성의 특징을 보여주고 있어 건축역사 자료로서 희소가치가 클 뿐만 아니라 옛 시대상을 읽을 수 있는 지역의 역사와 문화적 의의를 간직하고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유구한 역사와 함께 뱃가할매로 불렀던 유옥연 주모할머니가 50여 년 동안 이 주막을 지키다가 2006년 89세의 일기로 세상을 떠나면서 그대로 방치되고 있다가 2007년도에 1억 5천만 원의 예산으로 옛모습 그대로 복원되어 새로운 주모와 함께 나들이객들을 맞이하게 되었다고 한다.

 

 북쪽 방향의 모습

 

삼강주막 내부 모습으로 집은 작아도 아기자기하고 통행이 편리한 이런 형태의 초가집 구조는 처음 보는 듯 하다. 

 

▼ 삼강주막이 쇠락하기 시작한 것은 일제강점기로서 각 지역에 이동이 편리한 신작로가 생기고 곳곳에 다리가 생기는 등 낙동강 물줄기가 더 이상 교통로로서의 기능을 상실했기 때문이란다.

 

삼강 주막의 뒤켠에 자리잡은 500년 수령의 회화나무가 그 역사를 대변해 주고 있다.

 

 ▼ 이제는 삼강주막 주변에 관광객들을 위한 주막집이 많이 생겨 각종 음식을 즐길 수가 있다. 뜨거운 햇살에 달아 오른 몸을 식히기 위해 막걸리 대신 시원한 팥빙수를 한 그릇 먹으니 갈증이 싹 가시고 시원하기 이를데 없다.

 

몇 년전 부터 주말이면 오후 2시경에 상설공연도 볼 수 있다. 이 식탁과 의자는 공연 전에 앉아서 음식을 먹을 수 있으나 공연이 시작되면 음식을 먹지 못하게 통제하더라.

 

공원의 엽전 조형물이 그 시대에 주막집을 사용하면서 쓰였던 화폐같아서 눈길을 끈다.

 

오랜만에 두레박을 사용하는 우물을 만났다. 이 우물의 역사를 살펴보니...

삼강리 "새샘"의 유래

400여년전(1620년) 청주 정씨 삼강파 입향조이신 청풍자 정윤목(鄭允穆 1571~1629)선생께서 사람이 살아가는데 가장 필요한 것이 먹는 물이라 강조하고 현 위치에 샘을 파게 하였다.

당시에는 강물과 바가지샘 4~5곳에 의존하며 살았으나 식수로는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하고 이곳에 샘을 파서 명칭을 "새샘"이라고 하였다. 폭 1m, 깊이 30m정도로 1980년대만 하더라도 예천군 관내에서는 가장 깊은 샘이었다고 한다.

특히 이 샘물을 먹고 자란 후손들은 정치가, 학자, 사업가 등 우리나라의 큰 인재로 많이 배출 되었다고 전해진다.

 

캠핑장내의 연못에 비친 강문화전시관은 가을 분위기를 전해주는 수크령과는 달리 문이 꽉 닫혔다.

 

다시 비룡교를 건넌다. 비룡교를 건너 오른쪽으로 접어 들면 세개의 봉우리를 오르게 되어 있으나 사림 골짜기로 직진하여 사림재를 넘기로 한다.

 

완만한 사림골을 지나 사림재에 오르니 웬 싸이클 동호회가 이곳에서 쉬고 있다. 사림재는 용포대에서 사림봉 사이의 고개를 말한다.

 

용포마을을 지나니 제2뿅뿅다리가 나온다. 중간에 모래톱이 있어 이어진 다리이긴 하나 또 한번 건너게 된다.

 

생각보다 물이 깊고 물살이 센 편이다. 다리 난간이 없으므로 자칫 떨어지는 날엔 위험할 수도 있겠다.

 

이곳 제2뿅뿅다리는 제1뿅뿅다리에 설치한 공사장에서 사용하는 철판과는 다르다.  폭이 90cm가 채 안될 좁은 다리를 건너는 재미도 있다. 그 옛날에는 바짓가랑이를 걷어 올리고 건너기도 하고  물이 불어나면 나룻배를 이용했는데 그 후 외나무다리나 섶다리를 만들어 건넜다고 한다.

 

예전에는 다리 높이가 지금처럼 낮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이는데 아마도 모래가 쌓이면서 다리도 낮아진 것 같다. 비룡대에서 바라 볼 때 가운데 모래톱을 지나 범람한 다리를 건널 수 있을까 염려했는데 다행히 바짓가랑이를 걷어 올리고 어릴 적 냇가를 건너 듯 옛 추억을 떠올리며 시원하게 전해 오는 강물을 접해 볼 수 있었다. 

 

이 내성천의 강물이 앞에 보이는 비룡산을 휘돌아 삼강주막 방향으로 흘러가게 된다.

 

무릎 위까지 차지 않는 적당한 깊이의 물을 시원하게 건너다 보니 그냥 다리위를 걷는 것 보다는 수량이 적당해 진 날에 온 것이 오히려 얼마나 다행스러운지 모르겠다.

 

회룡포마을에 도착, 산딸나무의 열매를 보니 참 먹음직스럽게 열렸다. 가을의 풍성함을 보는 듯 하다. 궁금하여 한입에 넣어 보니 달달한 것이 먹을만 하다.

 

미로공원이 있어 잠시 둘러 봤다. 황금측백나무를 식재하여 통로로 만들었다. 함께 놀이할 사람도 없으니 볼 일도 없지만 어린 자녀들이나 연인, 동료들끼리 놀이를 하면 재미 있을 것 같다.

 

회룡포 노래가사가 새겨져 있어 노래 가사를 음미해 본다. 원래 강민주 가수의 노래였으나 모방송의 미스트롯2에서 김다현이 부른 노래가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마을에서 벗어나 강변을 따라 걷는다. 잣나무를 심어 놨지만 멋스런 소나무도 있어 운치가 있다.

 

산과 강물을 바라보며 사색에 젖어 보는 시간도 가져 볼 수 있는 이러한 쉼터와 중간 중간 음용수로 쓸 수 있는 수도가 있어 산행과 트레킹을 하는 이들을 위한 배려가 돋보인다.

 

회룡포마을의 들녘도 노랗게 물들고 있어 가을임을 실감케 한다.

 

소나무 사이로 보이는 제1뿅뿅다리와 건너편의 주차장...

 

  KBS2 방송사에서 2000년 9월 18일부터 2000년 11월 7일까지 미니시리즈로 방영한 '가을동화' 촬영지였고 그 후 2009년 6월 예능프로그램인 1박2일에 회룡포가 방영되면서 더 알려지게 된 마을이다.

 

제1뿅뿅다리 

뿅뿅다리로 불리게 된 유래는 기존에 놓여있던 노후화된 외나무다리를 1997년 예천군에서 강관과 공사장에서 사용하는 철발판을 이용하여 다리를 놓았는데 마을 주민들이 이 다리를 이용하면서 물이 차오르면 발판 구멍으로 물이 퐁퐁 솟는다 하여 '퐁퐁다리'로 불렀으나 1998년도 신문 및 방송에 뿅뿅으로 잘못 보도하는 바람에 그 이름이 더 많이 알려져서 지금의 '뿅뿅다리'가 되었다고 한다.

 

내가 살던 고향에는 강이 없다. 이렇게 고운 모래가 반짝이고  맑은 물이 산 줄기를 타고 흘러가는 모습을 보노라면 어릴적 부터 불러 오던 "엄마야 누나야 강변살자" 노래가 문뜩 떠 오르기도 한다.

 

강물이 불어서인지,  모래가 쌓여서인지 다리의 발판이 물에 거의 닿을 듯 말듯, 세워진 강관 기둥이 보이질 않는다.

어제만 해도 물이 많아 건너지 못했다고 운이 좋다고들 하는데  물이 차 오르면 과연 물이 퐁퐁 솟아 오르는지도 보고 싶다. 

 

주차장에 도착한 시간은 산행마감시간 한 시간 전이다. 이럴 줄 알았으면 의자봉, 적석봉, 사림봉에 올라 회룡포를 다른 각도에서 조망해 보는 것인데 탁배기 한 잔이라도 해 볼 요량으로 생략하는 바람에 제2전망대인 용포대도 가다말고, 마지막 전망대인 사림봉에서의 조망도 결국 못했다. 조망이야 뭐 크게 다를 바야 없겠지만 산행 후에는 이렇게 아쉬움이 늘 있게 마련이다. 오늘 회룡포에 온 것은 아주 잘한 일이다. 어느 곳보다고 힐링이 된 날이기에 그렇다. 볼거리도 많고 가는 곳 마다 얘깃거리가 많으니 좋은 추억을 쌓았다. 그러나 햇살이 뜨거운 여름 보다는 봄, 가을이 더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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