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9월 4일(토)
코로나19는 감염 숫자가 1,800명을 오르내리는 등 언제 수그러들지 모르는데 지금까지 산행을 하면서도 감염이 안된 것은 정말 하늘에 감사한 일이다. 열흘 전에 2차 예방주사까지 맞았으니 심적으로 안심은 되지만 그래도 마스크를 철저히 쓰며 방역수칙을 지키는 도리 밖에 없다.
지난 7월, 1차 예방주사를 맞고 감염이 된 서울 사는 친구의 체험기가 단톡방에 올라와 읽어봤다. 죽을 위기를 넘길 만큼 고생을 했다니 예방주사 맞았다고 안심할 일이 아니다.
코로나 감염 염려로 인해 방콕만 할 수 없어 매주 산행을 해오다 시피 하긴 했지만 혹시나 하는 불안한 마음은 여전하다. 주말이나 휴일이면 건강을 위해 산행을 할 것이냐, 건강을 지키기 위해 방콕을 하느냐 하는 선택에는 늘 산행하는 쪽으로 기울어 왔다.
차라리 비가 온다면 핑게김에 쉴텐데 날씨가 좋다하니 마음은 이미 산에 가 있다. 이런 작은 설레임도 없다면 그땐 죽은 목숨이나 마찬가지일 테다. 오늘도 내가 살아 숨쉬고 있음을 확인이라도 하듯 가방을 싼다.
∥산행정보∥
♣ 소재지: 들머리- 전북 순창군 동계면 구미리(섬진복지회관), 정상- 전북 순창군 동계면 어치리 산 101-1, 날머리-전북 순창군 동계면 어치리 526-1
♣ 산행코스: 섬진복지회관-치유의 숲-대슬랩계단-느진목-된목-용궐산-된목-용굴-용바위-임도-귀룡정-장군목-요강바위-치유의숲 주차장
♣ 산행거리: 10km(출발: 11:05, 도착: 16:00)
∥용궐산 개요∥
용궐산은 전라북도 순창군에 위치해 있는 산으로서, 우리나라에 꼭꼭 숨어 있는 멋진 산이다.
전체적인 산세는 능선이 +자 모양을 하고 있는 바위산이며, 각종 기암괴석과 대슬랩구간 등 멋진 산세를 가지고 있다.
조망은 가히 환상적이어서 북서쪽으로 구불구불 흘러오는 아름다운 섬진강과 그 좌우로 회문산, 임실 백련산이 한눈에 들어오고, 남쪽으로 유유히 흘러가는 섬진강과 남원의 고리봉이 조망되면, 서쪽으로는 강천산과 멀리 내장산, 동남쪽으로는 남원 풍악산, 지리산 반야봉이 보이는 등 사방으로 막힘이 없다.
그리고 남쪽 사면 중턱에는 거대한 암릉으로 이루어진 대슬랩 절벽에 데크길을 설치하여 "용궐산 하늘길'로 불리는 아름답고 멋진 루트가 형성되어 있으며, 서쪽 아래 섬진강에는 오랜 풍화작용으로 형성된 기이한 모양의 요강바위와 자라바위 등 각종 기암괴석이 있다.
또한 남쪽 기슭에는 치유의 숲이 있고, 정상에는 옛날 이곳에서 수도하던 스님이 바둑을 두었다는 바둑판이 새겨진 너럭바위가 있었는데, 한국전쟁 때 사라졌다고 한다.
용궐산이라는 이름은 "용 용(龍), 대궐 궐(闕)" 자로서, "용이 하늘을 날며 거처하는 산"이라고 하여 부르게 되었다고 하는데, 원래는 용골산(龍骨山)으로 불렀다고 한다.
▼ 고속도로의 정체로 버스가 계획보다 좀 늦게 도착했다. 산행코스는 A,B로 나누어 진행이 되었
는데 A코스는 아래 도상에는 나와 있지 않지만 용궐산 옆의 무량산을 오르고 하산했다가 다시 용궐산
을 오르는 코스이고, B코스는 치유의 숲에서 바로 올라 용굴산을 올랐다가 귀룡정 방향으로 하산하거
나 내룡재로 해서 요강바위로 하산 하는 코스다.
이번 만큼은 A코스를 타는 것은 무의미하고 마감시간인 17:30까지 하산하기에는 너무 여유가 없는 것
같아 B코스를 택하기로 한다.
▼ 원래는 버스의 하차지점이 치유의 숲인데 2차선 도로가 끝나는 섬진복지회관 부근에서 차량을 통제한다. 많은 관광객들이 승용차로 몰리면서 좁은 도로로 교차하기가 어려워 대형버스들은 더 이상 진출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결국 들머리인 치유의 숲까지 도로를 따라 약 1.7km까지 이동해야 한다.
▼ 여름부터 초가을까지 가장 화려하게 지속적으로 피는 꽃은 배롱나무가 아닐까 한다.
▼ 길 옆에 있는 이 작은 열매는 무엇일까... 다른 곳에서는 보기 쉽지 않은 식물인데 이곳 길가에는 군락을 이루고 있어 엄청 반갑다. 바로 <새박>이다. 한창 야생화 공부에 몰두할 당시에는 뚜껑덩굴, 산외와 헷갈리기도 했던 식물인데 <박>으로 보기엔 정말 작다.
▼ 잎은 사라지고 마른 줄기에 매달려 구슬처럼 매달려 있는 <새박>도 보기가 좋다.
▼ 용궐산의 모습이 드러났다. 그리 높아 보이지 않는 산이지만 646.7m이니 만만하게 봐서는 안된다. 거대한 암릉의 대슬랩이 오늘날 많은 관광객들을 불러 모으는 효자 산이 될지는 아무도 몰랐을 것이다.
▼ 여름이 지났는가 싶더니 밤송이가 벌써 탱탱하다. 세월은 그저 속절없이 흘러가고 달갑지 않게 나이만 한살 더 먹는 느낌이다.
▼ 용궐산을 당겨봤더니 대슬랩에 설치된 데크계단이 가로질러 있고 많은 사람들이 걷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 치유의 숲 산림휴양관 뒷쪽으로 들머리가 있으므로 건물 오른쪽으로 오른다.
▼ 들머리에서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되고...
▼ 등로상에 상사화 종류 중에 <백양꽃>이 여기저기 눈에 뜨인다. 상사화는 수선화과이며 상사화, 진노랑상사화, 붉노랑상사화, 위도상사화, 제주상사화, 흰상사화, 석산(꽃무릇) 등 8가지로 분류된다. 이 백양꽃은 우리나라에만 자생하는 특산종이다. 여름까지 잎만 무성하다가 사그러들고 꽃대만 나와 꽃을 피워 잎과 꽃이 만나지 못해 서로 그리워 한다하여 상사화라고 부른다. 꽃말은 "이룰 수 없는 사랑"이다.
▼ 조금 올라서니 전망데크가 있는 곳에 거대한 암벽이 북한산이나 도봉산 자락에 와 있는 듯 압도되는 느낌이다.
▼ 아직은 데크계단이 있는 하늘길이 나타나지 않는 가운데 돌계단을 오른다.
▼ 이러한 평지길도 나오고...
▼ 데크계단을 오르면서 본격적인 하늘길을 걷게 된다. 산림휴양관 뒷편에서 이곳까지의 거리는 약 700m로 20여분 걸린다.
▼ 용궐산 하늘길은 500m길이로 거대한 암릉의 대슬랩을 데크계단을 설치하여 마치 중국 관광지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잔도(棧道 : 험한 벼랑 같은 곳에 선반을 매달아 놓은 듯이 만든 길)를 걷는 느낌이다. 순창군은 채계산의 출렁다리와 더불어 이곳 용궐산의 하늘길로 많은 관광객들을 불러 모으고 있다.
▼ 200대 명산에 포함된 것도 아니요, 숨겨진 산으로 분류되지도 않았는데 어느날 갑자기 인기 명산이 된 것은 단순히 이 하늘길 덕분이다. 인공 구조물이긴 하지만 막힘없이 섬진강을 내려다 보며 시원한 데크길을 걷다보면 가슴에 막혔던 답답함을 단번에 날려버릴 수 있다. 과거에는 이러한 대슬랩은 감히 오르지 못할 곳으로 숨겨졌던 비경이 오늘날 드러나게 된 것이다.
▼ 대슬랩의 이러한 데크계단 길을 걸어 본 적이 있다. 바로 경북 문경의 천주산이다. 그러나 용궐산 보다는 규모가 작고 무엇보다 조망을 비교해 본다면 단연 용궐산이 우세해 보인다.
▼ 오늘은 날씨가 조금 흐린데다가 기온도 예전 같지 않고 많이 떨어진 상태지만 계단을 오르면서 몸의 열기도 많이 올랐다. 나무 그늘이 없기 때문에 한여름에 올랐다면 고생 좀 했겠다.
▼ 당겨 본 현수교... 현수교 바로 아래에 요강바위가 있다. 용궐산 정상에 올랐다가 저곳까지 가야한다.
▼ 이게 무슨 글이게?
계산무진(谿山無盡)으로 추사(秋史) 김정희(金正喜 1786~1856)의 글씨다. 12살 연하의 계산(谿山) 김수근(金洙根1798~1854)에게 써준 글씨로 "계산(谿山)은 끝이 없구나." 라는 뜻이라고 하는데...
▼ S 자 형태의 데크계단은 과연 몇 계단이나 될까...
물론 평평하게 걷는 곳도 있어 남녀노소 누구나 오를 수 있다. 오히려 들머리에서 초반에 급경사여서 힘들고 그곳에서 주저 앉아 있는 분들이 많다.
▼ 아래에서 위로 쳐다본 하늘길...
▼ 위 아래 데크가 동시에 보이는 풍경으로 길이가 비슷해 보이지만 위의 하늘길이 아래 하늘길의 길이를 모두 합친 것 보다 훨씬 길다.
▼ 글씨가 또 보이네?
마치 "이 글은 뭐게?" 라고 유식쟁이가 무식쟁이한테 물어 보는 듯 하다. "그래, 용비봉무(龍飛鳳舞)다. 어쩔래?"
용이 날고 봉이 춤춘다는 뜻으로, 산천이 수려하고 신령한 기세를 이르는 말이다. 그런데 누가 쓴 글씨인 줄은 모르겠네.
▼ 이건 누구나 다 아는 "지자요수 인자요산 (智者樂水 仁者樂山)"으로 논어(論語)의 제6편 옹야(雍也)편 제21장에
자왈(子曰) ; 지자요수 인자요산 지자동 인자정 지자락 인자수 (知者樂水 仁者樂山 知者動 仁者靜 知者樂 仁者壽)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지혜로운 사람은 물을 좋아하고 어진 사람은 산을 좋아하며, 지혜로운 사람은 활동적이고 어진 사람은 평정하며, 지혜로운 사람은 인생을 즐길 줄 알고 어진 사람은 오래 산다.” 라고 한데서 따온 사자성어(四字成語)이다.
▼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 본 하늘길
▼ 이렇게 호젓한 길은 가을이 되면서 점점 많아지는 인파에 보기 힘들 것 같고 평일이나 가능할 것 같다.
▼ 또 있어?
제일 쉽네... 제일강산(第一江山)으로 안중근 의사 필적이다.
왜 이렇게 여기저기 글을 새겨 놓아 자연을 훼손 시켰을까... 나만 그런 생각을 갖고 있는 건 아닐 것 같다.
▼ 하늘길이 거의 끝나는 지점의 전망대까지 왔다. 이곳에서 아래를 내려다 보니 주차장에 주차할 공간이 없이 빼곡히 들어 섰다.
▼ 근접 촬영해 본 주차장은 단 한대도 댈 수없을 만큼 만차이니 얼마나 많은 인파가 이곳을 찾았는지 짐작이 간다.
▼ 섬진강은 전라북도 진안군 백운면 신암리 팔공산의 서쪽 계곡에서 발원하여 북서쪽으로 흐르다가 정읍시와 임실군의 경계에 이르러 옥정호를 이룬다. 순창, 곡성군, 구례군을 남동쪽으로 흐르며 하동군 금성면과 광양시 진월면 경계에서 광양만으로 흘러드는 225km길이의 강으로 이곳은 상류에 속한다.
▼ 데크 하늘길이 끝나는 지점이다. 끝 지점에서 부터는 가파른 길을 올라야 한다.
▼ 이런 암릉과 바위도 보이고 이곳만 오르면 정상이겠지 하는 생각은 금물이다. 산림휴양관 들머리의 고도가 130m이고 정상이 646m이니 실제는 516m의 높이로 올라가는 셈이다. 일반인이 만만하게 봤다가는 큰 고생을 하게 된다.
▼ 간간히 로프를 타는 일도 있다.
▼ 멋진 소나무 한 그루와 섬진강이 어우러진 풍경
▼ 느진목에 도착, 산림휴양관 들머리에서 이곳까지의 거리는 약 1.5km이다.
▼ 된목에 도착, 느진목에서 이곳 까지의 거리는 600m...
▼ 급경사인 통나무 계단와 암릉을 400m 정도 오르면 정상이 나타난다.
▼ 용궐산 정상의 전망대와 정상석...
용궐산(龍蹶山)은 "용이 하늘을 날며 거처하는 산"이라고 하여 부르게 되었다고 하는데 정상석 만큼은 그에 어울리지 않는 것 같다.
▼ 정상의 전망대는 잡목으로 인해 북쪽 방향을 제외하고는 막힘이 없이 조망이 좋다.
▼ 북동 방향의 풍경부터 오른쪽 시계방향으로 조망해 보기로 한다. 왼쪽 덕태산, 선각산, 가운데 장수의 팔공산, 그 오른쪽 멀리 장안산과 백운산, 오른쪽 끝으로 만행산이 보인다.
▼ 남동쪽 방향으로 앞쪽 풍악산과 그 뒷편 멀리의 장쾌하게 가로지른 지리산 주능선...
▼ 남쪽 방향으로 바로 앞의 무량산과 오른쪽 뒷편으로 길게 채계산이 보인다.
이곳에서 인천산악회 몇 몇 산우들을 코로나 발생 이후 2년만에 우연히 만났다. 친목 산악회에서는 다닐 수 없으니 다른 안내 산악회에 신청을 하여 만나게 된 것인데 얼마나 반가웠던지... 그들은 하산하여 저곳 채계산의 출렁다리를 구경하러 간다고 한다.
▼ 남쪽 방향으로는 왼쪽으로 길게 늘어선 채계산 능선과 뒤로 뾰족한 고리봉과, 바로 그 오른쪽으로 동악산, 최악산으로 이어진다. 가운데 백아산, 맨 오른쪽 끝으로 무등산이 보인다.
▼ 남서방향으로는 왼쪽 끝이 무등산, 앞쪽으로 순창시내와 아미산이 보이고 오른쪽으로는 중간사이로 완만한 능선의 강천산과 멀리 불태산과 병풍산, 오른쪽 끝으로는 추월산으로 보인다.
▼서쪽 방향으로 왼쪽 추월산 가운데 여분산, 그 사이로 멀리 백암산과 내장산이 자리하겠고, 오른쪽 끝이 회문산으로 보인다.
▼ 남서쪽 방향을 원경으로 담아 본 풍경...
▼ 북서방향으로 왼쪽 앞의 둥그런 산은 성미산, 그 뒤로 멀리 여분산, 오른쪽으로 회문산, 가운데 필봉산, 맨 오른쪽에 뾰족한 산이 백련산이다.
▼ 하산하면 지나치게 될 순창군 동계면 어치리 마을과 장군목유원지
▼ 당겨 본 현수교 및 요강바위가 있는 장군목유원지...
▼ 북쪽 방향의 풍경으로 오똑 솟은 산이 백련산, 오른쪽 앞이 원통산...
▼ 북쪽 방향으로 가운데 멀리 전북 완주의 연석산, 운장산, 구봉산이 보이고 있으니 용궐산으로 부터 직선거리로 약 50km 정도의 엄청난 가시거리다.
▼ 산골의 벼들도 서서히 노랗게 물들어 가고 있어 가을을 재촉하고 있는 풍경이다.
▼ 남쪽으로 시원하게 뻗은 섬진강도 바라보고...
▼ 하산하면서 용굴 방향으로 잠시 우틀한다.
▼ 된목에서 400m정도 내려오면 등로에서 50m 떨어진 곳에 용굴이 있다니 용굴을 잠시 들러본다. 깊은 굴은 아니고 몇 명이 앉아 비를 피하거나 앉아 쉴만한 공간이다.
▼ 안쪽에 들어 가보니 비가 온지 얼마 안되서 그런지 바위에 물기가 있고 냉기가 있어 시원하다.
▼ 이러한 돌길은 임도가 나올 때까지 1.5km이상은 걸어야 한다.
▼ 등로에서 300m 떨어진 곳에 용알바위가 있다니 그냥 지나칠 수가 없다.
▼ 줄탁동시(啐啄同時)
줄(啐)과 탁(啄)이 동시에 이루어진다. 병아리가 알에서 나오기 위해서는 새끼와 어미 닭이 안팎에서 서로 쪼아야 한다는 뜻으로, 가장 이상적인 사제지간을 비유하거나, 서로 합심하여 일이 잘 이루어지는 것을 비유하는 말인데 안내문에는 줄탁동시에 관한 글이 적혀 있다. 마치 칼로 벤 듯 두개로 쪼개진 바위는 알을 깨고 나온 듯한 느낌을 준다.
▼ 쪼개진 바위 바로 아래 둥그런 바위가 마치 용의 알과 같다 하여 붙여진 이름같다.
▼ 용알바위에서 700m 정도 하산하면 시멘트 포장길의 임도가 나오고...
▼ 다시 이와 같은 삼거리에서 직진하면 치유의 숲 주차장으로 가는 길이고 요강바위를 보기 위해 장군목으로 가려면 우틀하여야 한다.
▼ 조금 가다보면 귀룡정(鬼龍亭)이 나오고...
鬼龍井인 줄만 알고 커다란 우물이라도 있는 줄 알았는데 이런 정자였다니 어이없이 착각한 헤프닝도 있었다.
▼ 어치리 마을 입구에서 현수교 쪽으로 계속 이동...
▼ 드디어 현수교 아래의 요강바위가 있는 곳에 도착, 신발을 벗고 검은 옷을 입은 분 위치에 있는 곳이 바로 요강바위를 보기로 한다.
▼ 요강바위
장군목에는 바위를 휘감아 흐르는 강물이 뚫은 돌개구멍이 있는 너럭바위가 펼쳐져 있다. 여기에 도둑맞았다가 찾았다고 해서 더 유명해진 요강바위가 있다. 물살이 바위에 뚫은 구멍이 마치 요강처럼 생긴 바위다. 형상이 그렇다는 얘기지 15t이 넘는 바위도, 바위에 뚫린 구멍도 요강의 크기에 비할 바가 아니다.
이른바 ‘요강바위 도난 사건’의 개요는 이렇다. 섬진강 변의 거대한 요강바위가 어느 날 감쪽같이 사라졌다. 이사 온 외지인이 선심을 쓴다며 주민을 모두 단체관광을 보내준 뒤 마을에 아무도 없는 틈을 타 중장비를 끌고 와 바위를 실어내 간 것이었다. 도둑은 바위를 정원석으로 팔려고 경기 광주의 한 야산에다 숨겨두었다가 붙잡혔다. 범인은 잡았고 바위는 증거품이 돼 전주지검 남원지청의 앞마당에 놓였다. 모르긴 해도 남원지청 역사상 ‘가장 무거운’ 압류물품이었으리라.
요강바위는 마을 주민들의 요청에 따라 3년 만에 원래 있던 섬진강 변으로 옮겨졌다. 바위를 옮기는 데 운반비로만 500만 원이 들었다는데, 그 비용을 주민들이 십시일반으로 거둬서 마련했다고 했다. 되돌아온 요강바위는 일약 명물로 떠올랐다. 도둑맞지 않았더라면 과연 마을 주민이나 여행자들이 요강바위에 지금처럼 오래 눈길을 주었을까. 결과만 놓고 본다면 명소를 도둑이 만들어준 셈이다. [2021.06.10 문화일보 발췌]
사진으로 보면 그리 크게 보이지 않지만 웬만한 사람들이 들어갈 만큼 크다. 지구 탄생이래 영겁의 세월 동안 같은 장소에서 물살의 소용돌이 속에 돌과 모래에 깎여 오늘날 이렇게 매끈하게 원형으로 패인 바위가 그저 신기하기만 하다.
▼ 영겁의 세월 동안 바위가 물살에 자갈이나 모래에 깎이고 패여 이와 같이 갖가지 모양을 하고 있으니 세월의 흔적이라고 보기엔 상상조차 되질 않는다. 우리네 인생 길어봤자 백년이건만...
전에 한탄강의 순담계곡에서 봤지만 그곳과의 느낌과는 또 다르다.
▼ 장군목유원지에서는 이와같이 루어낚시를 즐기는 이들도 많다.
▼ 장군목 유원지에서 치유의 숲 못 미쳐 다시 한번 살펴 본 기이한 형상의 바위 모습들...
▼ 치유의 숲 주차장에 도착하면서 산행을 마친다.
▼ 산행마감 시간인 17:30보다 1시간 30분이나 빨리 하산해서 건너편의 매점을 가려고 했더니 돌다리의 바위 한개가 물살에 떠내려가 건너기가 어렵다.
▼ 산림휴양관과 용궐산 전경...
용궐산은 하늘길로 유명세를 타고 수많은 인파가 몰려 인기 명산으로 자리를 굳히는 듯 하다. 하늘길을 걷는 재미도 있지만 무엇보다 정상에서는 조망도 그 어느 산 못지 않게 좋다.
섬진강을 끼고 있어 심심 산골의 답답함도 없고 적당한 높이와 거리로 부담없이 오를 수 있는 산이다. 다만, 나무 그늘이 없어 여름철 무더위를 피해서 오르면 더욱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