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0월 10일(토)
들녘은 본격적인 추수에 접어들었고 길가에 핀 코스모스, 하늘거리는 물억새와 갈대 사이로 잔뜩 알을 밴 메뚜기가 힘겹게 뛰는 모습을 보노라면 어느새 가을이 깊어가고 있음을 느낀다.
금강아지풀도, 조개풀도 색이 바래고 차가운 이슬을 맞고 있는 모습에도 세월의 무상함이 듬뿍 묻어 난다. 다람쥐 체바퀴 돌듯이 매일 반복되는 도심생활에서 계절 감각을 느끼기 쉽지 않은 일상이 때론 원망스러울 때가 있지만 한 주간마다 나들이하면서 확연히 달라지는 산야의 모습을 보며 그나마 위안을 삼게 된다.
언제 벼이삭이 배어 나왔는지, 언제 추수가 되었고 언제 단풍이 들었는지, 어느새 훌쩍 눈발이 날리게 되는 날에 계절은 그렇게 갔음을 어쩌다 느끼며 살아온 사람들이 어디 한둘일까...
오늘은 한글날이 낀 연휴를 지난 추석명절에 이어 또 맞게 되어 하루쯤은 산행을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이틀 전에 밀양과 양산시의 경계에 있는 금오산과 천태산을 연계하여 산행하기로 급히 신청한다.
단풍을 보려면 강원도 쪽의 산을 택해야겠지만 전부터 가 보고픈 산행지를 택한 것인데 금오산은 우리나라에 5개가 있어 구미, 경주, 하동, 밀양, 여수에 위치해 있는데 향일암이 있는 금오산만 오르면 모두 가보게 된다. 천태산은 공주, 영동, 밀양, 화순, 강진 등 역시 다섯 곳에 있고 그리 명산은 아니어서 영동의 천태산만 가 본 곳이다. 특히 이곳 밀양/양산의 무척산과 토곡산은 얼마 전 오른 산으로 정상에서 이곳 금오산과 천태산을 바라보면서 기회 되면 올라보겠노라 마음먹은 곳이기에 실천에 옮긴다.
∥산행정보∥
♣ 소재지: 들머리-경남 양산시 원동면 영포리 1315-2, 금오산/천태산 정상-경남 밀양시 삼랑진읍 행곡리, 날머리- 양산시 원동면 용당리 산 226-6
♣ 산행코스: 어영마을회관-당고개-금오산-송촌고개-천태산-천태공원-천태호-용연폭포-천태사주차장
♣ 거리: 약 10km(들머리-10:40, 날머리-16:50)
∥금오산∥
금오산은 경상남도 밀양시와 양산시의 경계에 위치한 산으로서 천태산 북쪽에 자리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금오산이라는 이름을 가진 산 중에서 300대명산에 속한 것이 다섯개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밀양의 금오산이다. 전체적인 산세는 평범한 육산처럼 보이나 산 정상부는 칼날같은 암릉이 이어져 있어서 짜릿한 손맛을 즐길 수 있으며 사방으로 조망 또한 시원하다.
∥천태산∥
천태산은 경남 밀양시와 양산시의 경계에 위치한 산으로서 천성산, 영축산과 함께 "양산의 3대 명산"이다. 전체적인 산세는 능선이 남북으로 길게 뻗어 있으며 북쪽으로는 밀양의 금오산과 능선상으로 길게 연결되어 있다. 그리고 남쪽으로는 낙동강이 유유히 흐르고 있는데 정상부 능선에 올라보면 그 모습이 가히 장관이다.
특히 정상에서 낙동강과 어우러지는 낙조는 한폭의 그림과 같아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또한 동쪽으로는 영남알프스의 깊은 골짜기인 배내골이 자리하고 있는데, 건너편 영남알프스와 연결된 여러 봉우리들과 함께 무척이나 아름답게 보인다.
더불어 천태산 남쪽기슭에는 신라시대 원효대사가 창건하였다는 천태사와 함께 20여m 높이의 용연폭포가 자리하고 있는데, 이곳의 계곡은 맑고 깨끗한 태고의 신비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천태산이라는 이름은 "하늘 천(天) 별이름 태(台)" 자인데 '중국의 천태산과 모양이 비슷하다' 하여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 범죄없는 마을이 당연한 것이지만 세상이 하수상하니 범죄없는 것이 자랑할 만한 세상이 됐다. 영어마을로 착각하기 쉬운 어영마을에 버스가 11:40에 도착, 산행을 시작한다.
▼ 어영마을에서 본격적인 산행 진입로까지는 약600m를 시멘트 포장도로로 이동해야 한다.
▼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접어 들어 가파른 능선을 1km쯤 올라가야 당고개에 접어든다.
▼ 40여 분 만에 오른 당고개...임도를 시멘트 포장하느라 얼마 전 오름길에 공사를 마친 듯 하다.
매봉 쪽으로 향하는 임도를 담아봤다.
▼ 어영마을에서 2.7km거리에 있는 금오산을 1시간 20분 만에 올랐다. 당고개에서 약 0.9km의 급경사를 오르는 일이 쉽지 않다.
▼ 시원하게 펼쳐진 조망이 일품이다. 특히 북쪽 방향의 영남알프스가 한눈에 들어온다. 다만 날씨가 흐려 파란 가을하늘이 아쉬운 풍경이다.
▼ 동쪽 방향의 에덴밸리리조트 주변이 조망되고 남동 방향의 부산의 금정산도 토곡산 넘어로 어렴풋이 보인다.
▼ 남쪽 방향의 무척산은 올해 1월에 첫 산행지로 올랐었고 토곡산은 올해 2월에 올랐었다. 신어산은 아직 못 올라봤으나 이쪽 지방의 유명산은 어느덧 거의 올라 본 셈이 된다.
▼ 오늘도 산행지 코스를 두곳으로 정하여 23명 인원 중 4명은 저곳 토곡산을 올랐으니 지금쯤 정상을 향해 오르고 있을 것이다.
▼ 남서 방향으로 낙동강이 굽이쳐 흐르고 삼랑진읍이 조망된다.
▼ 렌즈를 당겨 본 낙동강과 삼랑진읍 풍경, 오른쪽 호수는 안태호이다.
▼ 진행 방향의 천태산으로 이어지는 능선 모습, 아직은 단풍이 들지 않은 상태로 서서히 푸른색을 잃어가는 모습이다.
▼ 산행 들머리이기도 한 버스 도착 지점인 어영마을 회관에 있는 느티나무가 보인다.
▼ 어영마을에서 이곳으로 올라왔던 임도
▼ 이번에 북쪽 방향의 풍경을 조망해 본다.
▼ 구절초, 산부추와 눈높이를 맞춰도 보고...
▼ 하산하면서 만난 바위군... 금오산은 볼만한 바위가 그리 많지 않은 산이다.
▼ 이 안내판이 나오면서 숭촌고개 방향으로 우틀한다.
▼ 숭천고개가 나오는 임도를 만났다.
▼ 임도로 하산하지 않고 그대로 직진하면 이와 같은 카라반 캠핑장이 나오고...
▼ 숭촌고개의 마을에 도착하면서 가을을 듬뿍 담은 꽃과 열매를 담아보고...
▼ 북쪽 지방에는 붉은서나물이 흔하지만 북쪽 지방에서는 볼 수없는 주홍서나물을 모처럼 담아봤다.
▼ 마을 임도에서 내려오다 삼거리가 만나는 지점에 천태산으로 오르는 샛길의 이정표를 보며 오르게 된다.
▼ 천태산 오르는 등로도 만만치 않고... 애당초 천태산 정상에 바로 직진하여 능선을 따라 하산하다가 천태사 갈림길에서 천태호 방향으로 가려던 것을 그 코스는 볼거리도 별로 없으므로 정상에 올랐다가 다시 이곳으로 되돌아 와 천태공원을 거쳐 하산하자는 제의에 후미에 있던 6명이 그렇게 하기로 한다.
▼ 천태산 정상에 올랐다. 두시간 전까지만 해도 흐렸던 날씨가 개이면서 파란 하늘이 보기 좋다.
▼ 다시 한번 멀리 영남알프스 라인을 살펴보고...
▼ 왼쪽 멀리 천성산으로부터 토곡산까지 조망해 보고...
▼ 바로 앞의 천태호와 멀리 무척산, 오른쪽으로 굽이친 낙동강과 삼량진 방향으로 보이는 풍경이 볼 수록 아름답다.
▼ 지나온 금오산을 당겨 보고...
▼ 금오산에서는 구름에 가려 보이지 않던 영남알프스 풍경을 당겨 봤다.
▼ 영축산에서 오룡산 방향으로 이어지는 산행코스도 있으련만 수도권에서 하룻만에 갔다 온다는 것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란 생각이다.
▼ 당겨 본 에덴밸리리조트 방향의 풍력발전기
▼ 다시 한번 토곡산을 당겨보고...지금쯤 저곳을 오른 회원은 지금쯤 한창 하산 중에 있을 시간이다.
▼ 올해 긴 장마와 태풍에도 불구하고 천태호의 담수량이 이렇게 적은 이유를 모르겠다.
▼ 천태산에서 약2km지점에 내려오니 천태공원에 다다르게 되고 포장된 임도를 따라 계속 내려 가다보면...
▼ 천태공원에서 약 1km 지점에 쉬어갈만한 천태정이 그림같이 세워져 있다.
▼ 천태정에서 바라 본 천태호 전경... 가운데 뾰족한 산이 천태산.
▼ 천태호 제방을 보면 높이가 어마어마하다는 것을 느낄 수가 있다. 천태호는 우리 나라에서는 청평양수발전소에 이어 두번째로 건설된 양수발전소 상부댐으로서, 첨두부하(尖頭負荷) 수요충당과 전력계통의 효율적인 운용을 위하여 시설용량 600㎿(300㎿×2기)의 발전소를 건설하였다 한다.
이 발전소는 우리 나라 최대의 양수식 발전소로서, 1979년 10월에 착공하여 1985년 제1호기, 같은 해 12월 제2호기가 준공되었다. 내외자 약 1500억 원의 공사비를 투입하였으며, 연인원 142만명을 동원, 우리 기술진에 의하여 건설된 발전소로, 지금까지의 어느 발전소보다 국산기자재를 대량 투입해 국산화율을 68.75%까지 끌어올리는 개가를 올렸다.
▼ 천태호 표지석
▼이 발전소의 상부저수지는 댐 천단표고 404.6m, 천단길이 269m, 댐높이는 88m에 이르고 있으며, 중앙차수벽식 석괴댐으로서 담수량은 6만4600㎥이다. 저수지의 이용수심은 27.2m로 물은 취수구로부터 도수관로와 수압철관을 통하여 수차중심높이인 23m까지 유하하면서 발전을 하게 된다.
하부저수지는 넓은 계곡을 가로질러 상부댐과 같은 형식의 중앙차수벽식 석괴댐으로 축조되었고, 천단표고 71.2m에 천단길이 529m, 댐높이 78m에 이르고 있다. 담수량은 1000만㎥로서, 유역면적 10.2㎢에서 흘러들어오는 물로 초기담수 및 증발·누수·관개 등으로 인한 손실량을 보충하고 있다.
▼ 천태호에서 가파른 길을 조금 내려오다 보면 용연폭포 상단을 만나게 되고...
▼ 맞은편의 장엄한 절벽에 압도감을 느끼게 된다.
▼ 절벽과 용연폭포 사이의 가파른 목재데크 계단을 내려서게 되고...
▼ 20여 미터의 용연폭포... 수량이 없어 볼품은 없다.
▼ 용연폭포 주변의 절경 모습
▼ 단풍이 서서히 들기 시작한다. 주변 식물에 비해 너무 단풍이 빨리 들었는가 싶어 살펴보니 단풍이 잘 드는 <사람주나무>다.
▼ 너덜길을 지나 한적한 곳에서 간단히 몸을 씻고나니 하산 시간인 17시가 다 되어 간다.
▼ 천태사 경내로 내려서자 마자 뒤돌아 본 풍경
▼ 천태사의 무량수궁을 둘러보고...
▼ 대웅전 주변을 보면서 일주문을 통과, 오늘의 산행을 마친다.
밀양시와 양산시의 경계에 있는 금오산과 천태산은 솔직히 볼거리가 없다. 그나마 관광화된 천태호와 천태사가 있어서 잠시 둘러보긴 했지만 두번 가게 되는 산은 아닌 것 같다. 다만, 정상에서 보는 탁트인 조망이 일품이다. 날씨만 좀 더 좋았더라면 하는 아쉬움은 있지만 그런대로 만족스런 날씨이기도 하다. 아직 단풍이 들지 않은 계절이라 10월말, 11월 초가 되면 우리나라 어느 산이든 단풍을 즐길 수 있으므로 시간되는대로 가까운 근교 산행이라도 하면서 쉬이 가는 가을 분위기를 즐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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