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산행/전라북도

[부안] 쇠뿔바위봉

 

2020년 5월 2일(토)

 

연휴 3일째 맞는 날이다. 어제는 근로자의 날로 딱히 갈 곳은 없고 집에 있자니 역시 따분하다. 예전 같았으면 가족들끼리 여행이라도 계획해서 모처럼 바람이라도 함께 쐬련만은 사회 분위기가 그래서인지 선뜻 어딜 가자고 나서기도 그렇고 나서는 이도 없다. 그래서 미리 신청해 놓은 산행지인 부안군 변산의 쇠뿔바위봉을 가기로 한다.

내변산 쪽의 산행은 두번을 했다. 2014년에 남여치에서 출발, 직소폭포를 거쳐 관음봉삼거리에서 바로 내소사로 하산했고, 2016년에는 탐방지원센터로 해서 직소폭포를 경유, 관음봉~세봉을 거쳐 내소사주차장으로 하산한 적이 있다.

탐방으로 가장 많이 이용하는 코스인데 이번에는 그보다 더 내륙에 위치한 말로만 들어왔던 쇠뿔바위봉을 오르게 된 것이다.

내변산에서 가장 높은 의상봉은 군부대가 자리잡고 있어 쇠뿔바위봉에 오르면 가깝게 조망할 수 있고 무엇보다 암릉의 멋진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기대감에 설레임이 앞서는 아침이다.

 

산행정보

♣ 소재지: 들머리-전북 부안군 상서면 청림리 57, 정상-부안군 상서면 청림리, 날머리-부안군 상서면 청림리 316(주차장)

♣ 산행코스: 남성동-어수대-안부(우슬재)-와우봉--고래등바위-동쇠뿔바위 -서쇠뿔바위(전망대)-지장봉-새재-청림마을-주차장

♣ 거리: 7km(들머리: 10:26, 날머리: 14:15)

 

쇠뿔바위봉 개요

내변산 쇠뿔바위봉은 전라북도 부안군에 위치해 있는 암봉으로서, 변산반도 국립공원의 북쪽에 자리하고 있다. 이 곳은 해발고도는 높지 않지만, 갖가지 형상의 기암괴봉과 절벽, 대슬랩 등 곳곳에 뛰어난 풍광을 간직하고 있다.

참고로 변산반도 국립공원 중 서해바다에 접해 있는 서쪽과 남쪽은 외변산이라고 하고, 첩첩산중으로 이루어진 내륙은 내변산이라고 한다.

이 내변산은 산과 계곡, 폭포, () 등 어느 곳 하나 빠지지 않을 정도로 뛰어난 절경을 간직하고 있어서 "내변산 12"이 지정되었는데, "내변산 12" 중 가장 뛰어난 경치를 자랑하는 "1"이 쇠뿔바위봉이다.

쇠뿔바위봉은 동쇠뿔바위봉(420m)과 서쇠뿔바위봉(430m)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동봉은 서울 북한산의 인수봉처럼 거대한 바위가 높이 솟아 있으며, 서봉은 뾰족한 암릉이 길게 뻗어 있는데 3면이 수십길 단애(斷崖,낭떠러지)를 이루고 있다.

이 두 봉의 정상에 오르면 조망도 우수하여 서쪽으로는 의상봉과 새만금방조제 너머로 서해바다가 조망되고, 남쪽으로는 쌍선봉과 관음봉 등 내변산의 여러 산릉들이 물결처럼 다가온다. 쇠뿔바위봉이라는 이름은 동과 서 두개의 쇠뿔바위봉이 멀리서 보면 "()의 뿔처럼 보인다"고 해서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 변산반도는 크게 내변산 지역과 외변산 지역으로 구분된다. 내변산 지역은 의상봉(508.6m)을 중심으로 신선봉(486m), 삼신산(486m), 쌍선봉(459m), 옥녀봉(432.7m), 관음봉(424.5m), 상여봉(395m), 삼예봉(354.6m), 덕성봉(328m), 닭이봉(85.7m), 갑남산, 세봉, 선인봉, 용각봉, 매봉, 마상봉, 직소폭포, 봉래구곡, 선녀탕, 분옥담, 와룡소 및 가마소 등으로 이루어진 산악지역이다. 외변산 지역은 변산해수욕장, 고사포해수욕장 및 격포해수욕장 등 해안가를 중심으로 한다.

 

 ▼ 주차장에서 마을길을 따라 약 500여 미터 가야 산행 초입이 나오는데  병풍처럼 펼쳐진 암봉이 예사롭지 않음을 직감할 수 있다. 변산반도의 지질은 크게 화강암류, 편마암류, 퇴적암류, 화산암류로 구성되어 있다.

채석강은 선캠브리아대에 속하는 화강암과 편마암을 기저암으로 하는 중생대의 백악기 퇴적암으로 이루어져 있고, 삼발리의 서측 해안에는 편마암류가 소규모로 분포하고, 삼발리의 서측 1㎞ 해상의 하섬과 북동 해안 반월리와 죽막동의 중간 정도 되는 지역 및 죽막동 북측 지역의 해안에는 화강암류가 분포하며 서당, 죽막동,  봉화봉 및 반월리의 동측 1㎞ 지역의 작은 산 중턱에는 퇴적암류가 분포하고 그 외의 전 지역에는 화산암류가 넓게 분포한다고 한다. 저 능선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진행을 하게 된다.

   ▼ 렌즈로 당겨 본 암벽

 

 

      ▼ 들머리인 어수대(御水臺)...왼쪽에 100평 규모의 연못이 자리잡고 있다.

 

 ▼ 어수대는 우리나라의 으뜸 물, 부암댐물 시작되는 곳이라고 새겨진 글귀가 눈에 들어온다.

어수대(御水臺)는 다스릴 御가 있어 임금과 관계가 있겠다 싶은데 백제부흥운동 당시 풍 왕자가 이곳을 다녀갔다는 설이 있는가 하면, 신라의 마지막 왕인 경순왕이 물을 마셨다는 설, 경순왕이 신라를 고려 왕건에게 나라를 넘겨줄 때, 이를 말리기 위해 마의태자가 경순왕을 찾아 떠났다가 만나지 못하고 이곳에서 손만 씻고 개골산으로 떠나갔다는 전설등이 있으나 확실한 근거는 없는 듯 하다.

 

 

 ▼ 어수대 옆의 돌에는 아랫 사진 싯귀가 새겨져 있는데 조선 중기 기생의 신분이었지만 대표적인 여류시인인 부안기생 매창이 어수대를 표현한 시이다. 

매창,유희경,직소폭포를 부안 삼절이라 하는데 매창의 시 한 수를 소개하면

 

 

이화우(梨花雨) 흩날리 제 울며 잡고 이별한 님

 

추풍 낙엽에 저도 날 생각는가

천리에 외로운 꿈만 오락가락 하노매

 

이는 한 평생 사랑했던 촌은 유희경이라는 이를 그리워 하며 지었다고 하는데

유희경은 매창을 생각하며 이러한 시를 지었다고 한다.

 

그대의 집은 부안에 있고 (娘家在浪州)

나의 집은 서울에 있어, (我家住京口)

그리움 사무쳐도 서로 못보고 (相思不相見)

오동나무에 비뿌릴 제 애가 끊겨라. (腸斷梧桐雨 )

 

훗날 매창의 죽음을 슬퍼하며 허균이 지은 시도 있다 하니

 

아름다운 글귀는 비단을 펴는 듯하고 (妙句堪擒錦)

맑은 노래는 구름도 멈추게 하네. (淸歌解駐雲)

복숭아를 훔쳐서 인간세계로 내려오더니 (偸盜來下界)

불사약을 훔쳐서 인간 무리를 두고 떠났네 ( 窃藥去人群)

부용꽃 수놓은 휘장엔 등불이 어둡기만 하고 (燈暗芙蓉帳)

비취색 치마엔 향내가 아직 남아 있는데 (香殘翡翠裙)

이듬해 작은 복사꽃 필 때 쯤이면 (明年小桃發)

그 누구가 설도의 무덤 곁을 지나려나 (誰過薛濤墳(哀桂娘))

     

이렇듯 남녀가 서로를 사랑하는 마음은 인간이 존재하는 한 끝없이 이어지겠다.

 

▼ 이제 계절이 계절인 만큼 족두리풀도 꽃을 피웠다. 독초로 뿌리를 살짝 씹으면 싸한 맛이 전달된다. 은단의 원료로 쓰인다고 한다.

 

                                            ▼ 금난초...이 꽃을 촬영하러 안면도를 갔었던 생각도 난다.

                                                참고: http://blog.daum.net/ksbni/7152250

 

금난초

※ 내용보기: http://blog.daum.net/ksbni/6299493

blog.daum.net

▼ 산행 30여분 만에 첫 조망처에서 바라 본 북쪽 방향의 풍경과...

 

▼ 그리고 오른쪽으로 뻗어 내린 능선...날씨가 흐려 조망이 아쉽다. 맑은 날씨라면 저 산넘어 멀리 새만금방조제로 조성된 거대한 간척지도 보였을텐데...

 

▼ 동쪽으로 바로 아래는 들머리인 남선동이고 가는골저수지와 가운데 기암인 우금산도 눈에 들어온다.

 

▼ 진행방향의 서남쪽으로는 쇠뿔바위봉이 살짝 고개를 내밀었다.

 

▼ 연분홍 철쭉이 마치 새색씨 치마를 보는 듯...

 

▼ 드디어 거대한 암봉이 이어지면서 동쇠뿔봉이 보인다. 선두는 벌써 저곳에 도착한 모양이다.

 

▼ 남쪽 풍경으로 날이 잔뜩 흐려서 사진이 칙칙해 보인다.

 

▼ 북동쪽의 뒤돌아 본 능선

 

▼ 당겨 본 고래등바위 일부...쇠뿔바위봉을 오르기 위해 고래등바위에서 내려서는 모양이다.

 

▼ 뒤돌아 본 암릉

 

▼ 서쇠뿔바위봉

 

▼ 서쇠뿔바위봉으로 가기전 먼저 고래등바위로 내려가 동쇠뿔바위봉을 오르기로 한다.

 

▼ 당겨 본 우금산...전설이 있는 복신굴이 있는 산이다.

 

▼ 뒤돌아 본 고래등바위

 

▼ 고래등바위 끝에서 본 동쇠뿔바위봉

 

▼ 가까이 보니 쇠뿔이 아닌 거대한 여근이라 해도 무방할 듯... 

 

▼ 동쇠뿔바위봉을 오르기 위해 고래등바위 아래로 내려선다.

 

▼ 동쇠뿔봉바위에서 돌아 본 고래등바위...아직도 올라 오지 못한 회원들이 이쪽을 향해 내려오고 있다. 서쇠뿔바위봉은 위 능선에서 왼쪽으로 가야한다.

 

▼ 당겨 본 고래등바위

 

 ▼ 바로 앞의 서쇠뿔바위봉...전망대가 설치되어 있다.

 

                              ▼ 서쇠뿔바위봉의 절벽

 

▼ 당겨 본 서쇠뿔바위봉의 전망대

 

▼ 버스가 기다리는 마을의 청림리 마을 가운데 멀리 관음봉이 보이고 오른쪽 끝으로 쌍선봉이 보인다.

 

▼ 청림리 마을...시냇가의 구불한 도로가 인상적인 마을로 짙녹색의 밭 작물은 호밀이다. 이곳 지방은 타지방에서 보기 힘든 호밀을 많이 생산하는 것 같다.

 

▼ 서쇠뿔바위봉으로 가는 등로

 

▼ 서쇠뿔바위봉 전망대에서의 조망은 변산반도에서 최고로 꼽아도 손색이 없을 것 같다. 북동쪽 방향의 고래등바위...

 

 ▼ 고래등바위와 이어질 듯한 동쇠뿔바위봉

 

 

                      ▼ 동쇠뿔바위봉의 절경

 

▼ 동쇠뿔바위봉의 앞 봉우리

 

▼ 서쪽방향의 풍경...관음봉과 쌍선봉, 오른쪽으로 의상봉, 가깝게는 왼쪽 투구봉과 가운데 지장봉이 보이고 살짝 부안호가 자리잡고 있다.

 

▼ 당겨 본 부안호와 지장봉 

 

▼ 내변산에서의 최고봉인 의상봉...군부대 시설로 접근을 할 수가 없다.

 

▼ 투구봉

 

▼ 이곳 갈림길에서 본격적인 하산길로 접어든다.

 

                         ▼ 언제 설치되었는지는 모르지만  데크계단이 없었을 때는 위험하고 힘도 들었었겠다.

 

 ▼ 데크계단이 없었을 때 사용했을 등로...

 

▼ 하산길에 다시 한번 의상봉을 올려다 보고...

 

 ▼ 다시 한번 나타나는 암봉의 난간... 

 

▼ 지장봉 안부에 올라 서쪽 방향을 바라보니 서쇠뿔봉에서 조망했던 암봉들이 바로 눈앞에 펼쳐진다.

 

▼ 뒤돌아 본 쇠뿔바위봉

 

▼ 뒤돌아 본 쇠뿔바위봉은 쇠뿔이 무색하리만큼 마치 병풍처럼 펼쳐져 있는 모습이다.

 

▼ 의상봉 아랫쪽으로 자리잡은 암봉...이 정도면 이름 하나 가질만도 한데...

 

 ▼ 위용있게 뻗은 지장봉...변산반도의 주요 봉들이 모두 불교에서 사용하는 용어들이다. 관음봉, 의상봉, 지장봉...

 

▼ 새재에서 왼쪽으로 접어들면서 산행 막바지에 이른다.

 

                        ▼ 골무꽃

 

▼ 동네 집 울타리에 핀 골담초

 

▼ 지금은 보기 힘든 호밀인데 이쪽 지방에는 많이 심겨져 있다. 내 어릴 적 고향에는 보리 뿐만이 아니라, 이러한 호밀도 많이 심었다. 호밀은 주로 빵을 만드는 밀가루, 가축의 먹이, 목초용 식물로서 이용되며, 알코올 음료의 원료로도 사용된다.

보리나 밀에 비해 수확량이 떨어지긴 하지만 내한성이 강해 북부지방에서 많이 재배되었다. 가축의 먹이로서 흔히 다른 것들과 혼합되는데 질긴 섬유성의 짚은 먹이로 사용되기보다 깔개, 두엄, 지붕 이는 재료, 침상, 모자, 종이 등을 만들 때 많이 쓰였다. 또한 흙을 개량하기 위해 경작하는 풋거름작물로 재배하기도 한다.

 

▼ 청림리 마을에서 본 쇠뿔바위봉 

 

▼ 왼쪽 의상봉과 오른쪽 지장봉 

 

▼ 당겨 본 왼쪽 서쇠뿔바위봉, 오른쪽 쇠뿔바위봉

 

▼ 지장봉

 

▼ 주어진 4시간을 3시간 40분만에 주차장에 도착하면서 산행을 마친다.

 

 ※ 내변산의 산행 주요 코스가 관음봉을 오르는 일이지만 짧은 코스지만 반드시 가봐야 할 곳이 바로 쇠뿔바위봉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암릉을 타는 재미도 있고 무엇보다 전망이 좋다.

서쇠뿔바위봉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내변산의 그 어느 곳 보다 멋지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이곳의 코스가 너무 짧아 하산 후 또 정읍으로 버스로 이동하여 두승산을 올랐는데 차라리 이곳 쇠뿔바위봉에서 지장봉을 지나 투구봉까지 조금 더 길게 타는 코스를 택했더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다.

관음봉을 오르면서 쇠뿔봉에 오르고 싶다고 생각한지가 4년이 훌쩍 지났다. 이제 또 다시 이곳 변산쪽을 언제 올런지는 기약을 못한다. 쇠뿔바위봉이 평생 추억으로 남을만 하다.

'산행 > 전라북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순창] 채계산  (0) 2020.05.25
[정읍] 두승산  (0) 2020.05.04
[완주]운암산  (0) 2019.05.22
[김제] 모악산  (0) 2018.12.11
[순창] 강천산  (0) 2018.1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