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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전라북도

[정읍] 두승산

 

2020년 5월 2일(토)

 

7km 되는 내변산의 쇠뿔바위봉 산행을 14:30에 마치게 되면 시간이 많이 남을 것을 예상하여 멀지 않은 정읍의 두승산을 오르기로 애당초 계획이 되어 있어서 버스로 이동, 두승산 산행을 시작한다.

5km 되는 거리를 또 걸어야 되니 부담이 되어 슬쩍 빠지는 회원도 있으나 산악회에서 선택한 산이니 뭔가 있지 않겠냐는 궁금증 때문에 올라 보지 않을 수가 없다. 정읍시에서 남동쪽에 유명산인 국립공원인 내장산이 있고 인근 장성의 백암산이 있어서 북서쪽의 정읍시내에서는 비슷한 거리에 두승산이 있다는 것을 아는 이는 별로 없을 듯 하다. 

이런 기회가 아니면 올라 볼 수 없는 곳이기에 부지런히 발걸음을  옮긴다. 날씨는 점점 흐려 언제 빗방울이 떨어질지 모르는 상황인데 사전에 비가 오리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해 대비를 하지 못한 상황이어서 산행 종료시까지 비가 오지 않기만을 바랄 수 밖에 없다.

 

산행정보

♣ 소재지: 들머리-전북 정읍시 고부면 입석리 353, 정상-정읍시 흑암동, 날머리-정읍시 고부면 만수리 410-10

♣ 산행코스: 입석리-저수지-유선사-상봉-두승산(말봉)-끝봉-두승사

거리: 5km(들머리: 15:04, 날머리: 16:45)

 

두승산 개요

두승산은 전라북도 정읍시에 위치해 있는 산으로서, 부안의 변산, 고창의 방장산과 함께 삼신산(三神山)으로 불리는 호남의 숨은 명산이다.

전체적인 산세는 능선이 남동에서 북서쪽으로 완만하게 뻗어 있으며, 평야 한가운데 우뚝 솟아있어 조망이 일품이다. 먼저 사방으로 끝없이 펼쳐진 호남평야가 바라다 보이고, 남쪽으로는 방장산과 입암산, 내장산, 백암산이 한눈에 들어오고, 서쪽으로는 선운산과 내변산 사이로 부안의 곰소만()과 서해바다가 환상적이며, 동쪽으로는 정읍시가 소박하게 다가온다. 그리고 산의 서쪽 봉우리에는 정읍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해 있는 사찰인 '유선사(遊仙寺)'가 자리하고 있으며, 그 남쪽 아래로는 백제 때 건축된 승고산성(升高山城)터가 남아있다. 또한 풍수지리설에 의하면 남동쪽에 있는 선인봉(仙人峰) 아래에는 명당자리가 있다고 한다 

두승산이라는 이름은 "말 두(), 되 승()"자로서, 옛날 이 산에 벼의 용량을 재는 석두(石斗)와 쌀의 용량을 재는 석승(石升)이 있어서 불리게 되었다고 하는데, 1883년 경에 어느 나뭇꾼의 장난으로 없어졌다고 한다 

 

  ▼ 대부분 버스에 배낭을 놓고 산행을 시작하지만 늘 그렇듯 언제 한 컷의 그림같은 풍경이 있을 줄 모르니 망원렌즈 휴대를 위해 배낭을 메야하는 것은 필수다.

 

     ▼ 작은 소류지인 입석2저수지에 도착, 명경지수를 보노라니 잠시나마 평안해지는 마음이다.

 

     ▼ 저수지 옆으로 등산안내도가 세워져 있고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된다.

 

  ▼ 두승산 높이는 444m이다.

  다른 산에 비하면 별로 높지 않은 산이지만 두번을 올라서인지 다리 근육이 땡기고 발걸음이 무겁다.

  도대체 만만한 산은 없다.

 

                                  ▼ 40여분 오르자 풀이 무성한 헬기장이 나오고 풀섶에 <광대수염>이 군락을 이뤄폈다.

                                 지난 4월에 화순의 옹성산을 오르며 많이 보긴 했지만 힘이 들땐 쪼그려 앉아 사진 한장

                                 담기가 여간 귀찮은 것이 아니라서 지나친 적이 있다. 

 

    ▼ 헬기장이 있는 위치 아래에 유선사가 있어 내려가 볼까 하다가 이 또한 꾀가 나서 그냥 패스하자는 생각이었는데...

 

      ▼ 어라? 지붕만 보이는 기와로 된 건물이 보이길래 뭔가 하고 가 보니 범종각이다. 

 

      ▼ 능선위의 범종각 좌우로 모두 유선사 건물임을 알 수 있었다. 북쪽 방향의 나뭇잎 사이로 정읍시 고부면 석우저수지와 멀리 행정구역상 영원면이 자리잡고 있다.  

 

   ▼ 남쪽 덕천면 방향의 풍경...옥상의 태양열 집열판과 세탁물 건조대가 인상적이다. 산 정상 부근에 절이 들어서다 보니 정상 바로 아래 건물을 지을 수 밖에 없고 결국 좌우로 바라다 보이는 것은 지붕과 옥상이다.

 

유선사((遊仙寺)

대한불교 조계종 제24교구 본사 선운사(禪雲寺)의 말사이다. 유선사(遊仙寺)는 “하늘을 노닐며 바다를 희롱한다(遊天戱海)”는 말이 있다. 평야 한가운데 우뚝 솟아 있는 두승산(斗升山)의 정상에 오르면, 하늘과 바다를 함께 느낄 수 있다. 대부분의 산중사찰이 계곡 깊숙한 곳에 위치하고 있다면 유선사는 산 정상 부근에 자리잡고 있어, 범상치 않은 지리적 위치에 있다 하겠다.

 

    ▼ 오른쪽인 서쪽방향으로 자리잡은 대웅보전...

    대웅전 왼쪽 지붕밑으로 붉은색의 커다란 호랑이 형상을 세워놨다. 

    풍수지리로 보면 좌청룡, 우백호(左靑龍, 右白虎)여야 명당 자리인데 대웅보전을 싸고 내려온 지맥이 청룡은 길게

    뻗어 내려온 반면 백호가 끊긴 형국이라서 우백호(右白虎)의 기운을 호랑이 상으로 대체했다고 한다.

 

      ▼ 유선사를 지나면 이러한 석문이 나오고...

 

    ▼ 산불 감시초소를 지나게 되면...

 

얼마 후 등로상에 큰 바위가 나타나데 이곳이 망화대이다. 정면 중앙에 망화대라 각자되어있고 좌측에 명문 우측 에는 명문과 고누판형과 윷판형 바위구멍이 만들어져 있다. 김일권 선생의 논문을 인용하면 먼저 그림배치도, 도형암각화, 삼인결의문, 망화대, 5언절구 순으로 해석을 해 놓았다고 하는데...

 

  ▼ 망화대라고 쓰여진 암각의 작은 바위와 왼쪽편에 한자로 새겨진 싯귀가 암각되어 있다. 망화(望華)는 한자를 금방 알겠는데 대字가 알쏭달쏭하다. 한자대사전에서도 나오지 않는 한자다. 왼쪽에 싯귀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한다.

 

                                 

                                                        ▼ 망화대 5언절구 명문

 

                                                        신주의 시대가 이제 끝났으니

                                                        봄가을로 의탁할 바가 없도다

                                                        일제 아래 암담하니

                                                        홀로 망화대에 오르다.

 

                                                        복주 정우달이 짖고

                                                        간재 전우가 삼가 이어 아울러 쓰다.

 

                                                        뭇 세상이여 일월이 어찌 혼미 하겠는가

                                                        복주의 흔적이 여기에 있도다.

                                                        팔방에 암울한 바람이 부니

                                                        망화대야 말로 진중한 보배로다.

 

                                                        병자년(1936)4월 모일 불초자식 해근과 해표

 

                                                        ※이곳에서 신주는 중국을 일컫는 별칭임

                                                       [출처: http://blog.daum.net/chnam9905/16004657]

               

 

       ▼ 두승산 정상에는 정상석이 없고 표지목이 있긴 하나 빗방울은 떨어지고 그냥 패스한다. 왼쪽으로 말봉과 가운데 끝봉, 오른쪽으로 노적봉을 조망해 본다. 말과 되를 뜻하는 산이다 보니 노적봉이 자연스러운 이름으로 다가온다.

 

  ▼ 자칫 그냥 우회하려다가 바위가 있어 올라보니 이곳이 말봉이다. 말봉은 끝말(末)이 아니라 말(斗)를 표현한 것으로 실질적으로 두승산 정상이라고 한다.

이곳엔 곡식을 계량하는 말과 되를 형상화한 석두석상(石斗石升)이 있고 유학자였던 동초 김석곤이 새긴 수두목승(水斗木升)이라는 글자가 암각되어 있고 단기 4276년(서기1943년)에 강택수, 윤돈식, 권영규 3명이 망선대란  암각을 새겨 놓았다. 날씨 관계로 급한 마음에 바로 옆에 수두목승의 각자를 보지 못하고 그냥 하산한 것이 아쉽다.

참고로 김석곤(金晳坤)은 1874년(고종 11)∼1948년. 일제강점기 유학자. 자는 천안(薦按)이고, 호는 동초(東樵) 또는 눌어(訥語)이다. 본관은 김해(金海)이고, 전라남도 태인(泰仁)에서 태어났다. 부친은 김연추(金演秋)이다. 간재(艮齋) 전우(田愚)의 문인으로, 수당(秀堂) 김교윤(金敎潤)과 교유하였다. 전우
명승지를 두루 유람하며 바위에 글씨를 새기기를 즐겨, 내장산 서래봉(西來峰) 불충암(佛充庵)의 뒤쪽 바위에는 ‘내장풍악(內藏楓嶽)’, 정읍두승산(斗升山) 정상에는 ‘수두목승(水斗木升)’이라고 새겼다. 또 칠보산(七寶山)에는 ‘도불원인(道不遠人)’, 상두산(象頭山)에는 ‘산명수류(山明水流)’, 백운대(白雲臺)에는 ‘유수불부(流水不腐)’라고 새겼다.

 

▼ 하산길에 이러한 바위도 만나게 되고...

 

▼ 새순이 나는 나뭇잎 사이로 팔각정이 보이는 끝봉에 거의 다다랐다. 멀리는 방장산이 보이고 조망이 좋겠다는 생각이 앞선다.

 

     ▼ 마지막 봉우리인 끝봉에 도착, 주변을 둘러보니 탁 트인 시야가 지금까지의 산행 피로를 풀어주기에 충분했다.

 

      ▼ 이곳 남동쪽 방향으로 부터 오른쪽 남서쪽 방향으로 조망한 풍경을 담아 본다. 

 

       ▼ 멀리 정읍시내가 눈에 들어오고 29번 국도가 쭉 뻗어 정읍으로 향한다.

 

       ▼ 바로 앞 만수저수지와 멀리 왼쪽부터 내장산, 백암산, 입암산, 방장산이 한눈에 들어온다.

 

       ▼ 좀 더 당겨본 풍경

 

       ▼ 백암산은 2016년에, 내장산은 2017년에 갔다 왔으니 이젠 옛날 얘기가 되어 버렸다.

 

 ▼ 당겨 본 내장산...

파노라마 처럼 펼쳐진 국립공원을 이렇게 한눈에 볼 수 있는 산들이 있다. 속리산은 상주의 백악산에서 보는 풍경, 반대편 문경의 도장산에서 보는 풍경이 인상적으로 남아 있고 북한산만 하더라도 양주의 노고산만 오르면 그 어느 방향에서 조망하는 풍경보다 멋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어떤 사물을 그 속에 들어 가 관찰하는 즐거움도 있지만 멀리서 전체적으로 보는 보는 아름다움도 있게 된다. 그렇기에 그냥 보면 감흥이 없으니 개인적으로 망원렌즈는 필수품이다.

 

      ▼ 살짝 고개를 오른쪽으로 돌리면

         멀리 왼쪽 입암산과 가운데 방장산이 보이고..

 

      ▼ 당겨 본 방장산(743m)...작년 4월 7일에 올랐었으니 일년전의 일이다.

 

     ▼ 남서방향의 고창군 풍경...

 

      ▼ 당겨 본 고창의 화시산?

 

    ▼ 오른쪽 노적봉 뒤로 멀리 부안군 풍경

 

      ▼ 빗방울이 굵어지기 시작, 우천 대비를 안했기에 급히 하산해야 한다.

 

       ▼ 등로엔 연산홍을 식재해 놓아 꽃길을 걷게 되니 급한 마음도 잠시 사라진다.

 

 ▼ 산행 날머리에 도착했다. 두승사를 둘러보려 했지만 역시 생략했다. 내 뒤로 좀 늦게 내려 오는 회원들도 있을테니 적당한 곳에서 몸이라도 잠시 씻어야겠다는 마음만 앞선다.

 

  두승산은 처음 들머리로 부터 유선사까지 부드러운 육산이지만 다소 가파른 오르막으로 하루 두개의 산행을 소화해야 입장에서는 힘들지 않을 수가 없다.

그러나 정읍에 이러한 산이 있다는 자체를 몰랐다가 쇠뿔바위봉이 거리가 짧으니 그냥 덤으로 산행지를 선택했는가 싶었는데 산 이름이 각인이 될만큼 문화재들이 있어서 올라보길 잘했다는 생각이다.

다만, 날씨 관계로 오후 들어 특히 조망이 좋지 않은 아쉬움도 있지만 급한 마음에 두승산의 상징적인 바위로 형상화한 말과 되, 수두목승의 각자를 사진에 못 담아 온 것이 못내 아쉽다.

아무튼 정읍하면 떠올릴 산이 내장산 뿐만이 아니라 두승산이 있다는 좋은 추억담을 간직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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