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산행/강원도

[정선] 석병산

 

2019년 9월 21일(토)

 

오늘은 초교동창회를 인천 인근의 섬에서 갖기로 1박 2일의 일정으로 계획을 한지가 한달전 얘기다. 내가 계획을 했고 20명의 인원이 참석하기로 해서 배예매도 끝냈다.

모두가 기다렸던 날인데 한 주간을 남기고 17호 태풍인 타파가 21일(토)~23(월)까지 남쪽 지방을 지난다고 하니 정확히 동창회를 개최하는 날이다. 설마 진로가 바뀌지나 않을까 기대했지만 예상 진로 그대로 태풍은 올라오게 되고 인천의 도서지역에 바람의 영향으로 섬에 들어갔다가 귀가하지 못하는 상황이 된다면 보통 문제가 아니라는 판단으로 취소하게 됐다. 21일은 남쪽지방에만 영향을 미치고 강원, 경기도 지방은 비예보가 없으므로 18일 부리나케 산행할 만한 곳을 찾아보니 그동안 들어보지 못한 정선의 석병산이 공지가 떳고 두자리가 비어 있어 급히 신청을 하게 됐다. 너무 서두른 탓에 첫 전철을 타고 신사역에 내리니 출발 40분 전에 도착하여 그곳에서 아침식사를 하고 버스를 타는데 빗방울이 한두방울씩 떨어진다. 혹시나 하여 우산과 우의를 휴대한 것이 잘했다는 생각에 안도감이 든다. 

 

산행 정보

♣ 위치: 들머리-강원도 강릉시 왕산면 백두대간로 729, 정상- 강원 정선군 임계면 임계리, 날머리-강원도 정선군 임계면 화천동길 542

♣ 코스: 삽당령-헬기장-866봉-906봉-두리봉-삼거리-석병산(일월문)-헬기장-삼거리(우측, 백두대간수목원방향)-계림마동-산림생태체험단지-주차장

♣ 거리: 9.6km(들머리-10:30, 날머리-14:30)

 

석병산 개요

석병산은 강원도 정선군과 강릉시의 경계에 위치해 있는 산으로서, 백두대간 에 속하며, 태백산맥의 줄기인 해안산맥(海岸山脈)에 우뚝 솟아있다. 전체적인 산세는 능선이 북서쪽에서 남쪽으로 길게 이어져 있으며, 북쪽과 동쪽사면은 급경사지만, 남쪽과 서쪽사면은 대관령과 같은 저기복의 평탄면을 이루고 있는 흙산이다이로인해 울창한 숲 과 함께 사계절내내 각종 야생화가 풍부하여 산의 동쪽에 있는 삽당령에는 입업시험장과 동부육종장, 국립종자공급소가 자리하고 있다. 하지만 정상부는 3개의 암봉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 가운데 암봉 하단부에는 일월문(日月門 )이라는 둥근 구멍 이 뚫려 있는데 그 구멍너머는 천길 낭떠러지 이다이외에도 비선굴, 가셋골굴, 영밑굴 등 아름다운 기암괴석이 병풍처럼 두르고 있다.

또한 남동쪽 지역은 석회암 지대인 카르스트 지형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신비로운 비경(秘境)을 간직한 여러개의 석회동굴 이 발견되고 있다. 조망도 우수하여 정상부에 오르면 사방으로 백두대간과 태백산맥의 수많은 고산준령(高山峻嶺)들이 물결처럼 다가오는데, 특히  동쪽으로는 높은 마루금들 너머로 푸른 동해바다 가 바라다 보인다.

석병산이라는 이름은 "돌 석(), 병풍 병()"자로서, 정상부의 암봉이 '병풍을 두른 것 같이 보인다'고 하여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 바람은 그리 불지 않으나 잔뜩 흐린 날씨로 비가 언제 쏟아질지 모르는 날씨다. 비가 온다는 예보는 없었지만 오는 길에 버스 와이퍼를 작동하기도 했으니 좀 찜찜하기는 하다. 백두대간에 속하는 코스이기도 하는데 삽당령에서 백복령으로 이어지는 코스의 들머리이기도 하다.

삽당령揷唐嶺)은 산 정상의 생김새가 삼지창처럼 세 가닥으로 생겨 이름이 붙여졌는데 강릉시와 정선군 임계면을 오가기 위한 길로 만들어졌다. 백두대간이 지나가는 줄기에 있는 고개로 정상에서 백두대간을 따라 서쪽으로 가면 대화실산 옆 석두봉으로 이어지고, 동쪽으로 가면 두리봉, 석병산으로 이어진다.

 

▼ 삽당령 들머리

 

 

▼ 부드러운 흙산으로 그렇게 급경사로 이뤄진 산도 아니고 초보자들도 편히 산행할 수 있는 전형적인 육산이다.

 

▼ 이러한 대규모 조릿대 군락도 만날 수 있다. 한 겨울에도 그 푸르름을 잃지 않을 풍경이다.

 

 

▼ 8월에 한창 피었을 단풍취 꽃 끝물을 만났다. 작지만 앙증맞고 예쁜 꽃이다.

 

▼ 대간길을 걷는 나그네들에게 잠시 쉬어가라는 자연 그대로의 나무토막 의자가 정감이 간다.

 

▼ 석병산 전에 만나는 두리봉에 도착하니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빗방울만 떨어지는게 아니라 갑자기 구름층이 덮으니 시계는 제로이고 생각하기도 싫은 악조건의 날씨를 만났다. 이런 날씨라면 산행 신청을 하지 않았을터인데 구라청에 또 속은 것이다.

 

▼ 이런 날은 또 그런대로 운치가 있는 영상을 얻을 수 있지만 정상에서의 조망을 보러 산행하는 나로서는 썩 좋은 기분은 아니다.

 

 

▼ 빗방울이 굵어지면서 우의를 입어야 할 상황이 됐다. 그러나 카메라 때문에 우산을 쓰기로 하고 흰색 투구꽃을 급하게 담는다.

 

▼ 헬기장에 도착했으니 정상이 얼마 남지 않은가 보다.

 

▼ 흐드러지게 핀 개쑥부쟁이도 담아보고...

 

▼ 정상 부근에 도착하니 귀하신 <솔체꽃> 한송이가 반긴다. 정말 얼마만에 보는 꽃인지 너무 반갑다.

 

▼ 조망은 없고 풍경은 볼 것 없어도 바위구절초 만큼은 어두운 주변을 밝게 할 정도로 멋드러지게 피었다.

 

▼ 분홍색의 개쑥부쟁이와 어우러진 구절초...

 

▼ 바위구절초가 이렇게 아름다운 모습으로 군락을 이뤄 핀 것을 보는 것도 흔치 않다.

 

▼ 이렇게 보잘 것 없는 무심한 바위에도 꽃들이 장식되니 뭔가 살아 의미있는 바위가 된다.

 

▼ 석병산 정상...이러한 바위들이 병풍처럼 둘러져 있어 석병산이라고 했던가! 아쉽게도 안개에 가려져 제 모습을 볼 수 없음이 안타깝다.

 

▼ 오홋! <자주쓴풀>을 보게 되다니...정말 몇 년만에 보는 꽃인지 모른다.

 

▼ 새카만 정상 주변의 돌 틈바구니에도 구절초가 피어 있으니 여인네 머리에 꽂아 놓은 꽃 한송이 느낌이다.

 

 

▼ 정상에서 20여 미터 아래에 있는 일월문...이 구멍으로 보는 풍경도 멋질텐데 흰 안개만이 공간을 메웠다. 저 구멍 안쪽은 천길 낭떠러지이니 알짱대다가는 황천길로 가는 통로이다. 아니, 내가 시방 죠스상어 목구멍에 넘어 들어 온 모습 같다.

 

 

 

▼ 석병산은 일월문에 이어 이와 같이 우뚝 솟은 바위가 있어 이러한 풍경들을 보기 위해 이곳을 찾는 발걸음이 많으리라 보는데 나 역시도 그렇다. 비만 오지 않았더라면 저 바위에 올라 사진 한장 담는 것인데 입맛만 다시고 발길을 되돌린다.

 

▼ 하산길에 헬기장을 만나고 나무숲 주변에서 간단히 우산을 받쳐 들고 점심을 먹기로 한다.

 

▼ 이곳 삼거리에서 오른쪽 길로 접어 들어 수목원쪽으로 가야지 백복령으로 잘못 접어들게 되면 타고 온 버스로 돌아갈 시간이 없게 되니 개인적으로 귀가해야 한다.

 

▼ 수목원에 도착, 주변의 숲을 걸으면서 힐링한다.

 

 

▼ 나래회나무의 색감 좋은 열매도 만나고...

 

▼ <궁궁이>도 눈길 주고...

 

▼ 체험단지 방향으로 향해야 걷는 거리를 좀 단축할 수가 있다. 

 

▼ 작은 목교를 지나...

 

▼ 과거에는 칼잎용담이라고 불렀던 꽃이 언젠가 부터 <과남풀>로 이름을 부르게 됐다. 제대로 꽃잎을 열어주지 않아 활짝 핀 모습을 보기 어려운 좀 까칠한 녀석이다.

 

▼ 이 꽃도 오랜만일세...<나도송이풀>

 

▼ 백두대간 산림생태문화체험단지에 도착

 

▼ 임도를 따라 계속 하산...

 

▼ 비가 내리면서 계곡물이 불어나기 시작한다. 

 

▼ 백두대간 수목원으로 이어지는 도로를 따라 계속 하산...

 

▼ 주차장에 도착, 오늘 산행을 마친다.

 

   ※ 석병산은 200대 명산에 들어갈 만한 매력이 있는 산인 것만은 틀림없다. 지금까지 산행을 하면서 육산을 많이 다녀 봤지만 이렇게 적당히 굴곡지면서도 부드러운 육산은 그리 다녀 보지 못했다. 또한 강원도는 흔히 볼 수 없는 야생화가 많은 곳이지만 그렇다고 아무곳이나 많은 것은 아니다. 석병산은 4월 20일을 기준으로 많은 봄 야생화가 피는데 흔히 볼 수 없는 한계령풀도 볼 수 있는 곳으로 기회가 된다면 오늘 조망을 하지 못한 풍경과 함께 많은 야생화를 담고 싶다.

비록 아쉬움이 많은 산행이긴 하지만 그래도 방콕한 것 보다는 낫지 않았겠냐는 생각에 여벌 옷을 준비 안해 젖은 몸이지만 기분 좋은 하루를 보낼 수 있었다.

 

'산행 > 강원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영월] 완택산  (0) 2020.02.24
설악산 용아장성  (0) 2019.11.11
[평창] 오대산  (0) 2018.10.21
[고성] 북설악 성인대  (0) 2018.10.11
[정선]민둥산  (0) 2018.1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