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0월 20일(토)
오대산은 정확히 10년전에 예비역 군동기생 부부들과 함께 갔었다. 10월 11일이었으니 단풍이 최고 절정이었을 때다. 그리고 나서는 훌쩍 10년이 지났으니 세월이 유수와 같이 빠르다는 말이 실감난다. 그때의 기억을 더듬으려니 등로가 거의 계단으로 바뀌어 중대사자암이나 적멸보궁이 없었다면 떠올릴만한 소재거리가 없었을 것 같다.
사실 단풍을 보고자 했다면 차와 사람과의 전쟁을 불사하고 벌써 설악산을 갔어야 했지만 옛 추억을 떠올려 보고자 오랜만에 찾은 것인데 단풍은 이미 지고 황량한 정상의 모습이니 좀 썰렁한 분위기일 수 밖에 없다. 월정사로 부터 상원사에 이르는 오대천을 끼고 걷는 선재길의 단풍은 절정으로, 버스로 이동하면서 보는 풍경만으로도 흡족했다.
어딜가나 사람이 많으니 깔끔한 사진은 어차피 담기 어려운 상황이고 선재길을 걷는 팀을 택하지 않은 것도 사람으로 복잡한 것을 싫어하는 이유 때문이기도 하다. 역시 이곳도 얼마나 많은 차량과 인파가 몰렸으면 점심시간을 훌쩍 넘어 도착하게 됐다.
애당초 10:30분에 산행을 하던 계획이 2시간이나 지났으니 여유없는 산행이 되긴했지만 겨울에 기회가 되면 가보고자 했던 곳인데 마침 옆지기가 암벽등반을 끝내고 함께 하게 되서 의미있는 산행이 됐다.
∥산행정보∥
♣ 위치: 들,날머리-강원도 평창군 진부면 동산리 산 1, 비로봉, 상왕봉-강원도 평창군 진부면 동산리
♣ 산행코스: 상원사탐방지원센터-중대사자암-월정사적멸보궁-비로봉-상왕봉-임도-상원사탐방지원센터
♣ 거리: 11.7km(출발-12:30, 도착-17:00)
∥오대산 개요∥
오대산은 강원도 평창군 · 홍천군 · 강릉시에 걸쳐 있는 산이다. 예로부터 삼신산으로 불려 온 금강산 · 지리산 · 한라산과 더불어 국내 제일의 명산으로 꼽는 산이다. 높이 1,563m인 주봉 비로봉을 중심으로 5개의 연꽃잎을 연상시키는 모습을 하고 있다 하여 오대산이라는 이름이 생겼다고 한다. 비로봉의 서쪽에는 호령봉 · 서대산이, 북동쪽에는 상왕봉 · 북대산 · 두로봉이, 동남쪽에는 동대산 등의 높은 봉우리들이 잇달아 있다. 기암 괴석과 철 따라 변하는 아름다운 경치로 유명하다.
오대산은 산이 높고 삼림이 우거져 다양하고 풍부한 동식물이 분포하고 있어 학술적으로도 가치가 높다. 특히 월정사 옆의 금강연은 천연 기념물인 열목어와 메기 등이 서식하고 있어 특별 어류 보호 구역으로 지정되어 있다. 식물은 전나무 · 분비나무 · 신갈나무 · 자작나무 등이 숲을 이루고 있다. 비로봉 일대의 눈측백나무와 주목 군락, 호령봉 계곡의 난티나무 군락, 두로봉과 상왕봉 능선의 철쭉과 금강초롱 등이 유명하다. 한편, 월정사와 상원사 입구에는 500년 이상 된 전나무들이 숲을 이루고 있다.
오대산에 있는 유명한 사찰로는 월정사를 들 수 있다. 월정사에는 윌정사 8각 9층 석탑 · 석조 보살 조상 · 상원사 중창 권선문 등의 문화재가 있다. 월정사에서 북쪽으로 10km 떨어진 곳에는 상원사가 있다. 상원사에는 우리 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동종인 상원사 동종이 보존되어 있다. 비로봉 중턱에는 부처님의 진신사리가 보관되어 있는 적멸 보궁이 있으며, 조선 시대의 왕조 실록을 보관하던 오대산 사고지가 있다.
오대산의 명승지로는 오대산의 동부 지역인 청학동 소금강이 유명하다. 청학동 소금강은 12km에 걸쳐 기암 절경을 이루는 계곡 경치로, 1970년에 이미 명승 제1호로 지정된 곳이다. 소금강의 명소는 무릉계를 경계로 외소금강과 내소금강으로 분류되며, 구룡연 · 십자소 · 연화담 · 군자폭 · 세심폭 · 구곡담 · 문수담 · 선녀탕 · 만폭동 · 상팔담 · 삼폭 · 금강사 · 촉대석 · 만물상 · 백운대 · 학소대 등의 명소가 있다. 구룡 폭포 부근에는 아니 산성이 있다. 1975년 오대산을 중심으로 298.5㎢가 오대산 국립 공원으로 지정되었다.[학습그림백과]
▼ 상원사에서 중대사자암으로 이르는 등로 주변은 단풍이 절정인 상태로 그 화려함을 뽐낸다.
▼ 꽃이든 단풍이든 인물과 달리 역광으로 담아야 제 맛이 난다.
▼ 25분쯤 오르니 중대사자암에 다다랐다. 이곳까지가 단풍으로 치장된 모습이다.
선재길은 엄청난 인파로 북적였지만 이곳까지 오르는 산꾼들은 별로 많지 않아 오히려 분위기가 괜찮다.
▼ 중대암
사자암이라고도 불리며 현재는 중대사라고 한다. 대한불교조계종 제4교구 본사인 월정사의 산내암자이다. 통일신라시대에 신문왕의 왕자 보천(寶泉)과 효명(孝明)이 오대산에서 출가하여 수행하다가 오대산의 오대를 참배하던 중에 비로자나불을 비롯한 만인의 문수보살을 친견한 뒤 중대를 창건하였다고 한다.
이때에 문수보살이 사자를 타고 다닌다 하여 사자암이라고도 칭했다. 숭유억불의 조선시대에 들어와서 태종은 불교를 심하게 탄압하였지만 이 절만은 극진히 보호하였다. 1401년(태종 1) 왕은 권근(權近)에게 절의 중건을 명하였는데 불상을 봉안하고 요사채와 목욕소를 만들게 하였다. 이해 11월에 태종은 절에 거둥하여 성대한 법요식과 낙성식을 베풀었다.
이때에 태종은 다시 권근에게 명하여 “먼저 떠난 이의 명복을 빌고, 후세에 이르기까지 그 이로움을 미치게 하여 남과 내가 고르게 부처님의 은혜를 입고자 하니, 경은 이 일을 글로 적어 후세에까지 알게 하라”고 당부하였다.
그 뒤의 연혁은 자세히 전하지 않는다. 일제 강점기인 1926년에 한암중원(漢巖重遠, 1876~1951)이 봉은사를 떠나 이 절에 들어오면서 “차라리 천고에 자취를 감춘 학이 될지언정 춘삼월에 말 잘하는 앵무새의 재주는 배우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입적할 때까지 26년간 산문을 나서지 않고 수행하였다.
이 암자는 본디 상원사의 적멸보궁(寂滅寶宮)에 속한 향각(香閣)이었으며 분수승(焚修僧)이 거처해 왔다. 근래에 정념(正念)이 주지로 머물면서 크게 중창하여 중대사로 확장시켰다. 전각으로는 산자락을 정비해 건축한 5층의 건물과 그 위에 자리 잡은 법당이 있다.[한국민족문화대백과]
▼ 적멸보궁으로 오르기전 약수물이 있는 휴식터에서 물 한 모금으로 목을 축인 후 서둘러 오른다.
▼ 중대 적멸보궁
보물 제1995호. 정면 3칸, 측면 3칸의 익공계(翼工系) 팔작지붕 건물이다. 적멸보궁이란 부처의 진신사리(眞身舍利)를 봉안한 건물로, 불사리 자체가 신앙의 대상이므로 내부에 불상을 모시지 않는 공통적인 형식을 지닌다.
우리나라에는 경상남도 양산의 통도사(通度寺), 강원도 인제의 봉정암(鳳頂庵), 영월의 법흥사(法興寺), 정선의 정암사(淨巖寺), 오대산 월정사 등 5대 적멸보궁이 전해온다. 이 가운데 정암사의 적멸보궁을 제외하고는 모두 자장율사(慈藏律師)가 귀국 직후 직접 창건한 것으로 전한다.
다른 적멸보궁의 경우는 사리를 안치한 장소가 분명하여 방등계단(方等戒壇)이나 사리탑(舍利塔)이 조성되어 있지만, 오대산의 경우는 어느 곳에 불사리가 안치되어 있는지 그 정확한 장소가 알려지지 않아 신비감을 더해주고 있다.[한국민족문화대백과]
▼ 뒤늦게 시작된 산행으로 적멸보궁에서 정상을 오르다가 공복으로 점심을 해결하고 정상석에 도착한 시간이 14:30분이다. 다행히 암벽만 타다가 모처럼 산행을 한 옆지기가 잘 따라와 줘 산행코스를 택한 23명 중 정상코스인 상왕봉으로 도는 인원 8명을 제외하고는 이곳에서 모두 왔던 길로 하산하는데 우린 정상코스를 밟기로 한다.
▼ 보일 수 있는 거리까지 모두 보이는 좋은 날씨로 조망은 더할나위 없이 좋다. 북서방향으로 보이는 산군들...
▼ 북쪽 방향의 산군들...방태산, 가리봉, 점봉산, 설악산 대청, 중청 끝청은 접해 본 산들이기에 반갑게 느껴진다.
▼ 설악산 서북능선을 당겨봤다. 아직도 한계령으로부터 귀때기청봉을 거쳐 대승령까지의 서북능선은 타보지 못했으니 늘 아쉬움으로 남는 풍경이다.
▼ 당겨본 가리봉
▼ 점봉산과 그 뒤로 귀때기청봉
▼ 눈으로 살짝 덮힌 설악산 끝청, 중청, 대청봉...
▼ 동해의 주문진
▼ 남동쪽 방향의 산군들...노인봉 한 봉우리만 접해봤다.
▼ 당겨 본 황병산의 기상관측소...아직 올라보지 못한 산이다.
▼ 남쪽 방향의 산군들...두타산과 가리왕산이 100명산에 들고 이곳에서 이렇게 조망이 될 줄은 몰랐다.
▼ 뒤로 돌아본 비로봉...단풍은 하나도 없어요~ㅠㅠ
▼ 당겨보니 비로봉에는 아직도 정상석에서 인증을 하려는 사람들이 줄을 이었다.
▼ 자작나무과의 거제수나무가 파란 하늘과 흰나무 줄기와 대비되어 신비로운 느낌을 준다. 역시 고산지대에서나 볼 수 있는 풍경이다. 비록 단풍은 보지 못하더라도 또 다른 풍경을 즐길 수 있어서 좋다.
▼ 부드러운 육산의 숲길을 따라 가다보니 어느새 상왕봉에 도착했다.
▼ 오대산의 고목들이 기이한 모습으로 긴세월의 인고를 그대로 반영해 눈길을 끈다.
▼ 등산 시작한지 3시간 20분만에 임도에 도착, 본격적인 하산에 들어간다. 이곳 주변에 지름길인 등로가 있으나 우린 걷기 좋은 임도로 하산하기로 한다.
▼ 아래로 내려올 수록 단풍이 든 모습이 보기 좋다. 해가 짧아 좀 더 재촉하여 이곳에서의 단풍을 좀 더 즐겨야겠다는 생각인데 기울어 가는 해를 따라 갈 수가 없다.
▼ 멀리 전나무로 보이는 상록수의 초록빛에 줄기가 흰 거제수나무가 마치 산호수처럼 홍일점으로 있으니 동화속의 그림같이 느껴진다.
▼ 역광으로 빛나는 나뭇잎들이 화려한 모습으로 걷는 이들에게는 절로 힐링하게 된다.
▼ 오대천의 단풍반영은 담지 못하고 작은 골짜기서 내려오는 운치있는
계곡물을 담아봤다. 역시 산행지가 이렇게 계곡물이 있다면 훨씬
분위기가 달라진다. 단풍든 가을철이 더욱 그렇다.
※ 오대산은 역시 월정사, 상원사, 중대사자암, 적멸보궁 등 유명한 사찰과 암자가 위치해 있을만큼 경관이 뛰어난 곳이다. 특히 오대천을 끼고 도는 선재길의 단풍은 버스로 지나치면서도 감탄을 할만큼 멋진 경관을 자랑한다.
오대산 정상에서의 조망도 높이만큼이나 훌륭하다. 겨울 산행지로도 왜 유명세를 띠고 있는지 이해할만 하다. 두번째로 오른 오대산은 다음에는 선재길을 걷고 싶다. 계곡물에 반영된 단풍을 보노라면 나 역시 어느새 단풍으로 물들어 버릴것 같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