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8월 26일(일)
황장산은 2년전인 2016년 5월 1일 31년만에 개방했다고 하는데 월악산 국립공원에 속하기 때문에 정해진 탐방로 외에는 통제되어 산행할 수 없다. 그러니 실제 황장산을 올랐던 산꾼들은 불과 5.6km의 짧은 산행에 그다지 볼거리가 없어 실망을 하고 만다.
그래서인가 2년전 황장산보다는 맞은 편의 황정산이 더 인기가 있어 그곳을 올랐었고 그 때부터 황장산의 비탐지역을 호시탐탐 노리며 기다려왔으나 뜻을 이루지 못하다가 이번에 어렵게 공지가 떠 적극 동참 하게 되었다.
황장산의 비경인 감투봉으로 부터 수리봉을 거쳐 낙타바위, 촛대바위에 이르기까지 백두대간에 속하기도 하는 코스는 국공의 눈을 피해 야금야금 모두 다녀들 온 듯 하나 지척에 두고 반대길로 걸어야 하는 심정은 그저 남들에 뒤지는 기분으로 황장산의 백미이기도 한 촛대바위를 못 본다는 것은 황장산의 앙꼬없는 찐빵에 불과하기에 더욱 그렇다.
이것 저것 다 무시하고 금줄을 넘어 홀로 산행하고 싶지만 그런 용기도 사실 없다. 혼자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하여 귀가한다는 것은 생각하기도 싫기 때문이다.
아무튼, 산림청이 정한 100명산에 속하니 가벼운 마음으로 가보자고 한 것인데 전국적으로 비가 온다하니 황장산하고는 이래저래 연이 없다 생각하며 나선 길이다.
∥산행정보∥
♣ 행정구역: 들,날머리,정상-문경시 동로면 생달리
♣ 산행코스: 안생달-산태골-황장산 정상-맷등바위-작은차갓재-와인동굴-안생달
♣ 거리: 6.5km(들머리-09:40, 날머리-13:20)
∥황장산 개요∥
월악산국립공원의 동남단을 이루는 훌륭한 산행대상지이면서도 아직까지 알려지지 않은 산이 경북 문경시 동로면에 있는 황장산(1077.4m)이다.
백두대간이 소백산을 지나 저수재와 벌재를 지나며 큰 산을 솟아놓고 깊은 계곡도 만들어 놓았는데 이산은 국립지리원에서 발행하는 1/25,000지도에는 황정산으로 표기되어 있고 동국여지승람, 대동지지, 예천군읍지에 보면 작성산으로 표기되어 있다. 황장산은 깊은 골짜기의 원시림과 빼어난 암벽으로 인하여 전국에서 많은 산악인이 찾고 있으며 조선시대에 황장목이 유명하여 봉산 되었고, 봉산 표지석이 발견되어 문화재자료로 지정 관리되고 있으며 계곡 중간에는 작성이 있고 돌문이 잘 보존되어 있다.
생달리 안산다리를 기점으로 작은차갓재-정상-산태골-안산다리로 내려오는 코스는 가장 빠른 시간에 황장산을 둘러볼 수 있는 코스다. 차갓재에서부터 정상까지 이어진 백두대간 능선의 가파르지도 않고 아기자기한 암릉미를 즐기며 동서남북에 솟아 있는 산들을 감상할 수 있다.
▼ 전국적으로 비가 온다는 예보에 현지에 도착하니 우의를 입기 망설일 정도의 비가 간간히 내리는 가운데 산행이 시작된다.
▼ 생달리 유래...
산(山)과 달(月)만 보이는 두메산골이라 하여 산달이 생달로 불리워졌다고 하는데 안쪽에 있다하여 안생달, 바깥쪽 마을은 바깥생달이라 한다.
▼ 마을에 들어서니 집주변마다 각종 과일나무가 심겨져 있어 눈길을 끈다. 호두나무, 왕대추나무, 천도복숭아, 서양자두, 복숭아나무, 사과나무...
▼ 오미자 희망마을이란 타이틀 답게 밭은 온통 오미자다. 벌써 빨갛게 익은 오미자 열매가 입맛을 다시게 한다. 다섯가지 맛을 낸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인데 단맛, 신맛, 쓴맛, 매운맛, 짠맛이다.
▼ 마을에 있는 사찰, 금수사
▼ 월악산 국립공원에 속해서인가 등로가 나무데크로 잘 정비되어 있다.
▼ 산행코스는 이쪽으로 오르면 급경사에 너덜길도 있어 힘이 드는 편이지만 정상을 바로 오를 수 있고 반대편인 와인동굴 방향으로 오르면 완만하긴 하지만 정상까지의 거리가 멀다.
이렇든 저렇든 그리 긴 코스는 아니니 어느 코스가 낫다고 할 수는 없으나 오늘은 와인동굴 방향에서 오르는 산악회원들이 많은 편이다.
▼ 드디어 이정표가 있는 능선삼거리에 도착하니 감투봉으로 가는 금줄에 출입금지 안내문이
붙여져 있는 것이 무안하게 그 안쪽으로는 산악회 리본이 보란 듯이 달려있어 가보고 싶은
충동을 불러 일으킨다.
▼ 어차피 넘보지 못할 바에야 바로 정상 코스로 올라가는데 먼저 올라간 회원들이 뭘 봤는지 사진 찍어달라고 아우성이다.
▼ 첫 전망을 할 수 있는 곳에서 바라본 운달산 방향의 운해를 보니 예상치 못했던 풍경에 너도 나도 감탄사를 연발한다.
▼ 빗방울이 오락 가락 하는 날씨라 정상에 올라가도 운무로 인해 풍경은 별로 일 것이란 생각과는 달리 운해가 펼쳐지지 별 세계와도 같다.
▼ 주흘산의 관봉과 주봉이 말끔한 모습으로 조망된다.
▼ 능선삼거리에서 금방 정상에 도착, 인증샷을 담고 보니 전망은 전혀 없다.
▼ 맷등바위로 하산하는 길에 좌우 조망이 펼쳐진다. 서쪽인 대미산 방향의 풍경
▼ 맷등바위로 이어지는 암릉
▼ 맷등바위 전망대에서 바라본 북쪽 방향인 왼쪽 용두산과 가운데 도락산.
▼ 도락산의 서쪽방향에 위치한 용두산
▼ 당겨본 도락산
▼ 멀리 소백산의 천문대도 지척에 있는 듯 조망이 좋다.
▼ 당겨 본 소백산 천문대
▼ 맷등바위로 설치된 나무데크 등로
▼ 저곳 도락산도 오르고 오른쪽 황정산도 맨 오른쪽 수리봉을 거쳐 올랐었다. 이곳에서 보이지는 않지만 올산도 올랐었으니 이쪽 부근의 산도 꽤 다닌 편이다.
▼ 바로 앞 대미산과 오른쪽 뾰족한 것은 꾀꼬리봉(890m)같다.
▼ 멀리 월악산 영봉과 오른쪽 큰두리봉
▼ 당겨 본 월악산 영봉
▼ 이쪽 부근 산들도 명품 소나무들이 많은데 끈질긴 생명력을 가진 나무들을 종종 볼 수 있다.
▼ 다시 한번 조망해 보는 용두산과 도락산
▼ 월악산 오른쪽 큰두리봉 너머로 메두막봉(1,100m)도 조망되니 오늘은 우천의 날씨임에도 운이 좋은 편이다.
▼ 맷등바위에서 하산하면서 전망대에서 뒤돌아 본 풍경, 전망대에서 점심을 먹고나니 정상으로 향하는 다른 산악회원들이 있다. 조금 있으니 안개가 자욱히 끼고 비도 내리기 시작한다.
그러고 보니 우리가 걷는 코스가 운해와 함께 먼거리까지 멋진 풍경을 조망할 수 있었던 반면 와인동굴쪽으로 코스를 택한 다른 산악회원들은 안개로 조망을 전혀 못한 것은 물론 비가 내리니 점심식사는 제대로 했는지 모르겠다.
▼ 당겨 본 맷등바위
▼ 들, 날머리인 안생달 마을
▼ 바로 앞 주차장이 와인동굴이 있는 <까브>이다.
▼ 앞쪽 계곡이 있는 안부가 작은차갓재로 하산길도 얼마 안 남은 듯 하다.
▼ 하산길의 잣나무 숲
▼ 한창 꽃 피울 물봉선 계절이다.
▼ 와인동굴에 도착, 안에 들어가 보려고 했으나 쏟아지는 빗줄기에 그냥 지나치기로 한다. 전국의 와인동굴은 10개는 넘는 것 같다. 수도권의 광명동굴은 일제수탈만행의 역사적 현장을 볼 수 있고 각종 와인을 판매하고 있어 관광객들의 발걸음이 끊임이 없는데 이곳에도 우천의 날씨에도 승용차들이 주차되어 있는 것을 보면 애주가들이 자주 찾는가 보다. 우린 와인보다는 소주, 양주를 좋아하니 관심에서 좀 멀긴 하다.
▼ 마을을 지나는데 마당가에 우산형으로 잘 다듬어 키운 회화나무가 신기해 주인 아주머니와 대화 중 잘 익은 토마토를 따 먹으라고 하신다. 주렁 주렁 녹익은 토마토를 따 먹을 사람도 없는 모양이다.
내가 두어개 따자 다른 회원들도 덩달아 따 먹는데 그 아주머니는 손수 밭에 들어가셔서 몽땅 따서 회원들에게 나눠주니 이렇게 인심 좋은 분들도 없겠다 싶다. 한입 콱 물어 씹으니 달콤하고 향긋한 맛이 일품이다.
▼ 빨강우산, 파란우산, 찢어진 우산, 넓다란 학교 길에 우산 셋이가 이마를 마주 보며 걸어갑니다.♬~ 옛 동요가 흥얼거리게 되는 하산길이다.
▼ 안생달 마을에 유난히도 많던 사위질빵...오늘의 산행은 비록 촛대바위등 비경은 못 봤지만 우천임에도 오히려 운해등으로 멋진 풍경을 볼 수 있어서 절로 힐링이 된 산행이었다. 습도도 별로 없이 시원한 날씨로 물 한모금 먹지 않고 산행해 보기는 처음이다.
세월앞에 장사 없다더니 무더위도 감쪽같이 사라지고 선선한 날씨에 앞으로는 산행에 재미를 더 느낄 계절이다. 여름은 미련없이 보내고 또 즐거운 가을을 맞아야겠다. 비록 쓸쓸해지는 가을이지만 억새와 단풍만 보아도 감성이 되살아 나는 계절이 좋고, 아름답던 옛 추억을 떠올리기에 좋은 계절이니 더욱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