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4월 7일(토)
바람이 몹시 부는 날이다. 지난 주만해도 섭씨 20도를 웃도는 날씨에 서울을 포함한 중부지방에도 벚꽃이 만개하여 축제를 벌이는 등 갑자기 꽃들이 앞다퉈 피는 이상 기온인가 싶었다. 날씨 변덕도 그렇고 막상 집을 나서도 갈 곳이 없다. 오후 돼서 나선 길은 오랜만에 둘러보는 동네 승기천과 인천 대공원이다.
서울에는 벚꽃축제가 시작된다는데 인천 대공원의 벚꽃은 해마다 일주일 정도 늦는 줄 알지만 혹시나 하여 나선길이기도 하다. 역시 바람은 불어도 그 옛날 시골에서 맞던 봄바람일 수 밖에 없어 비온 뒤의 상쾌함에 마치 고향 시골길을 걷는 느낌이다.
개나리도 이미 잎이 새파랗게 돋아나고 일찍핀 목련은 찬바람에 벌써 시들해졌다. 인천대공원에 많은 사람들이 붐비고 있었으나 벚꽃은 예상대로 꽃망울이 아직 터지지 않았고 다음 주에나 볼 수 있을 것 같다. 나에게 벚꽃만 꽃이 아니다. 사실 그 보다 더 귀한 꽃들은 남들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 그러한 벗들이 있기에 무언으로 오늘 오후도 힐링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