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2월 6일(일)
레일바이크의 원조는 정선이다. 정선군 구절리역은 과거 광산 붐이 일어 살기 좋은 마을이었으나 정부의 석탄산업합리화 조치 이후 탄광영업이 중단되면서 구절리역~아우라지역 구간 7.2㎞ 철도도 폐선되고 경기부양을 위해 고민하던 정선군은 2005년 폐 철로에 레일바이크를 설치, 레저관광 수단으로 활용한 결과 대성공을 거두어 한동안 '지역경제 활성화'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이러한 레일바이크가 각 지방 이곳 저곳에서 벤치마킹하여 개방 되자 이용객이 급감하여 하향길이라는데 거기에는 원주와 이곳 춘천의 레일바이크도 한 몫 하는 모양이다.
아무튼, 2년전 양평레일바이크를 타보고 두번째로 타보는 것인데 운동도 하며 주변 경관을 즐기며 기분전환하기에는 그만이다.
다음 기회가 주어진다면 억새와 단풍이 어우러진 가을이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 같다.
♣ 행정구역: 강원 춘천시 신동면 김유정로 1385 (강촌레일파크 김유정역)
♣ 코스: 김유정역~강촌역(레일바이크) 8.6km
구곡폭포주차장-문배마을-구곡폭포-구곡폭포주차장(트레킹) 5km
▼ 김유정역에 너무 일찍 도착하여 10시부터 개장하는 레일바이크 시간에 맞춰 김유정 생가와 문학촌등을 둘러본다.
▼ 낭만누리
단편소설 동백꽃 일부
'나'는 마름댁인 점순이네 집에서 땅을 얻어 부치고 사는 가난한 집 소년이다. 나는 작은 일에도 항상 생색을 내는 점순이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계층간의 차이로 인한 열등감에서도 점순이의 호의를 무시하곤 한다.
그럴 때면 점순은 눈물을 보이고 독기어린 눈으로 쏘아보며 돌아선다. 나에게 대한 보복으로 점순이는 내가 보는 앞에서 우리 닭을 곯려 주고 괴롭힌다.
그날도 우리 수탉이 막 쪼였다. 점심 먹고 나무하러 갈 양으로 나오는데 뒤에서 푸드덕 푸드덕 닭의 횃소리가 야단이다. 깜짝 놀라 돌아보니 아니나 다르랴, 점순네 수탉이 덩저리 적은 우리 수탉 면두며, 모가지를 막 쫘대는 것이다.
못 생기고 약한 우리 닭은 쪼일 적마다 주둥이를 땅에 받으며 킥, 킥, 할뿐이다.
붉은 선혈이 뚝뚝 떨어진다. 보고 있으니 두 눈에서 불이 번쩍 난다. 지게 막대기로 점순네 닭을 후려치려다가 참고 떼어만 놓는다.
감자 때문에 그랬을 것이다. 고놈의 계집애가 요새 와서 왜 그렇게 나를 못 먹어 아릉 거리는지 모른다. 나는 저에게 조금도 잘못한 것이 없다. 계집애가 남 울타리 엮는데 발소리 죽이고 다가와 수작하는 것이 뭐냐. 서로 점잖게 지내는 사이에 갑자기 다정한 척이 웬일인가. 항차 망아지 만한 계집애가.
혼자 일하니? 한여름이나 되면 하지 모 벌써 울타리를 하니?
점순이는 저 혼자 말하고 저 혼자 깔깔거린다. 하나도 우스울 것 없는데 깔깔 웃는다. 이놈의 계집애가 미쳤나 의심할 때도 있다. 그런데 조금 뒤 행주치마 밑에 감췄던 손을 내게 내민다. 아직 더운 김이 있는 굵은 감자 세 개다.
"느 집엔 이거 없지" 하고 생색을 낸 뒤 "여기서 얼른 먹어버려" 한다. 그냥 '이거 먹어' 하면 뭐가 어때서 "느 집엔 이거 없지" 하고 생색인가. 난 감자 안 먹는다. 너나 먹어. 나는 감자를 밀어 버린다. 그러면 점순이 숨소리는 거칠어진다. 얼굴도 홍당무처럼 빨개진다. 눈에 독을 올리고 한참 나를 쏘아보다 나중에는 눈물까지 보인다.
나무를 지고 산을 내려오는데 어디서 닭이 죽는소리를 친다. 뉘 집에서 닭을 잡나, 하고 점순네 울 뒤로 돌아오는데 고만 두 눈이 뚱그래진다. 점순이가 봉당에 걸터앉아 있는데 치마 앞에다 우리 씨암탉을 붙들어 놓고, "이놈의 닭. 죽어라 죽어" 하며 암팡스리 패는 것이 아닌가. 그것도 대가리를 치면 모를까 알도 못 낳으라고 볼기짝을 주먹으로 쥐어박는다.
눈에 쌍심지가 오르고 사지가 부르르 떨렸다. 점순이 집에 아무도 없음을 알고 지게 막대기로 울타리 중턱을 후려치며, 이놈의 계집애야! 남의 닭 알 못 낳으라구 그러니? 하고 소리를 빽 지른다.
점순이에겐 놀라는 기색이 없다. 그대로 앉아 더 죽어라고 팬다. 미리 닭을 잡아 가지고 있다가 내가 산에서 내려올 때를 겨냥해 보란 듯이 패는 것이다.
남의 집에 들어가 계집애하고 싸울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야 이년아! 남의 닭 아주 죽일 테냐?"
참다못해 도끼눈을 뜨고 호령하니 점순이는 그제서야 에이 더럽다. 하며 내 머리를 향해 닭을 내팽개친다. 더러운 걸 너더러 끼고 있으랬니? 망할 계집년 같으니.
돌아서 오는데 점순이의 볼멘 소리가 쫓아온다. 이 바보야. 너 배냇병신이지? 느 아버지 고자지?
이렇게 심한 욕을 먹으면서 대거리 한 마디 못하는 신세가 분하여 발톱 밑이 터져라 돌부리를 걷어찬다 급기야 두 눈에 눈물까지 솟는다.
점순이는 틈틈이 제 집 수탉을 몰고 와 우리 수탉과 쌈을 붙이기도 한다. 제 집 수탉은 험상궂고 쌈이라면 홰를 치는 고로 으례히 이길 것을 알기 때문이다. 그러면 우리 수탉은 눈깔이 온통 피로 물든다.
더 이상 못 참을 정도로 화가 나 점순이와 싸운다. 마침내 나는 계속되는 점순의 몹쓸 행동에 분을 참지 못하고 나도 모르는 힘으로 점순네 닭을 때려 죽여 버렸다. 이놈아! 너 왜 남의 닭을 때려죽이니? 누구 집 닭인데? 죽여 놓고 생각 하니 일을 저질렀다. 마름의 닭을 죽였으니, 이제 땅도 떨어지고 집도 내쫓길지 모른다. 뒤에 닥쳐올 우환을 생각하니 그만 울음이 터진다.
점순이가 다가와 은근하게 말한다.
"담부터는 안 그럴 테냐?"
살 길이 찾아지는 듯 싶다. 나는 눈물을 씻고, "그래!" 하고 무턱대고 대답한다.
다음에 또 그래 봐라, 내가 더 못 살게 굴 거야.
"그래 그래, 다음부턴 안 그럴 게" "그럼 됐어. 닭죽은 건 염려 마. 내 안 이를 테니."
그리고 뭣에 밀렸는지 점순이는 나의 어깨를 짚은 채 그대로 쓰러졌다. 그 바람에 나도 겹쳐 쓰러졌다. 우린 한창 피어 퍼드러진 노란 동백꽃 속에 파묻혀 버렸다.
향긋한 그 냄새에 땅이 꺼지는 듯 온 정신이 아찔해 졌다. 둘은 동백꽃 속에서 화해를 했다.
조금 후 점순이를 찾는 어머니 목소리가 들린다. 이년이 바느질을 하다 말구 어딜 갔어? 목소리에 역정이 담겨 있다.
점순이는 잔뜩 겁을 집어먹고 꽃밑을 살금살금 기어 산 아래로 내려갔다. 나는 뒤따라 바위를 끼고 엉금엉금 기어 산 위로 내빼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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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이 유발하는 웃음은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화자인 나의 어리숙한 모습 때문이다. 점순이의 마음이 어떤 상태인지, 왜 그렇게 닭싸움을 시키며 약을 올리는지, 자신을 괴롭히는 이유가 어디에 있는지를 나는 전혀 모른다. 알려고도 하지 않은 채 전혀 엉뚱한 반응만 보인다. 이처럼 점순이의 계획된 행동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나의 순박함과 무지함이 이 소설의 독특한 재미를 이룬다. 독자가 다 아는 사실을 화자만 모르도록 시침 뚝 떼고 사건을 진행시키는 김유정의 창작방법이 돋보인다.
[출처:한국현대문학대사전, 사이버 문학광장 제공]
▼ 김유정 생가
단편소설 봄봄 줄거리
내 아내가 될 점순이는 16살이다. 나는 데릴사위로 작정된 채 3년 7개월이나 돈 한푼 안 받고 일을 했지만 심술 사나운 장인 영감은 점순이가 아직도 덜 자랐다고 성례를 미루기만 한다. 어느 날 점순이 말에 힘을 입은 나는 장인과 대판 싸웠다. 점순이야 내 편을 들겠지 했는데 웬걸, "에그머니! 이 망할 게 아버지 죽이네" 하고 내 귀를 뒤로 잡아당기며 우는 게 아닌가. 결국 터진 머리를 불솜으로 손수 지져주며 "올갈엔 꼭 성례를 시켜 주마, 암말 말구 가서 뒷골의 콩밭이나 얼른 갈아라" 하는 장인의 말을 듣게 된다. [출처:두산백과]
▼ 김유정역~휴게소까지 레일바이크
▼ 휴게소~강촌역까지 낭만열차
▼ 강촌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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