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0월 11일(일)
어제에 이어 오늘도 주간에 한때 비가 온단다. 봄에 이어 가을 가뭄도 만만치 않다. 어느 산이든 곱게 물들어야 할 단풍이 미처 물들기전에 수분이 부족하여 생존본능에 의해 잎사귀를 떨구고 만다. 물도 들사이 없이 말라 비틀어져 떨구고 마니 잎이 설령 붙어 있다해도 때론 흉물스럽기까지 하다.
그런데 비가 온다니 단풍이 곱게 물드는 것에 대한 관심의 문제가 아니라 식수문제까지 심각해지는 요즘 해갈이 충분히 되도록 비다운 비라도 내렸으면 하는 마음은 간절하다. 그러나 아침에 하늘을 보니 비가 올 것 같지가 않다. 오늘 산행은 지인과 함께 소요산을 오르는 일인데 혹시 모를 우천에 대비, 우산 하나 정도는 챙겼어야 하는데 그것조차 깜빡하고 그냥 발걸음을 뗀 것이다.
집에서 전철로 소요산역까지만 2시간 40분이 걸리는 거리다. 서울역쯤 가자니 전철안은 등산객 옷차림으로 가득하다.
도봉산역에서 어느 정도 내리리라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다. 소요산역에서 내리는 산객이 보통 많은 것이 아니어서 놀랍다. 종점인 소요산역도 처음 와 보거니와 물론 소요산도 말로만 들었지 처음 와 보는 산이니 도대체 지금까지 무얼하고 살아왔는지 모르겠다.
약속장소인 주차장에서 지인을 만나 내가 예정했던 공주봉으로 오르지 않고 지인의 의견대로 반대코스인 하백운대로 올라 공주봉으로 하산하는 것으로 산을 오르기 시작한다. 상백운대에서 점심을 먹으려고 하는데 갑자기 소나기가 퍼붓기 시작한다.
도시락을 먹다 말고 허겁지겁 배낭에 집어 넣고 마침 전철안에서 구매한 김장용 깔판을 뒤집어 쓰고 서둘러 산행을 하는데 30여분 지나니 다시 그치기 시작, 사진촬영 하려했으나 갑자기 밀려든 운무로 인해 앞은 보이지 않고 날씨가 보통 얄궂은 것이 아니다.
날이 곧 갤 것이라는 생각에 나한대에서 30여분 이상을 쉬고 있을 즈음 예상치 못한 소나기가 다시 한번 퍼 붓기 시작하는데 사진촬영이고 뭐고 다 글럿다 생각하고 거의 뛰다시피 공주봉을 경유하지 않고 곧바로 샘터하산로 정신없이 내려왔다. 그런데 숲사이로 파랗게 드러나는 하늘과 주변이 언제 운무로 덮혀있었냐는 듯 해맑은 날씨에 어안이 벙벙했다.
날씨로 인해 보통 골탕을 먹은 날이 아니다. 그러나 어쩌리요. 처음 오른 소요산에 신고식을 톡톡히 한 셈이다. 그렇게 해서 다음을 또 기약하게 되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이래 저래 추억담은 만들어지고 또 그렇게 흘러가 버리는 것이다.
♣ 행정구역: 경기도 동두천시 상봉암동
♣ 코스: 소요산역-매표소-자재암-하백운대-중백운대-상백운대-나한대-소요산정상 587m(의상대)-샘터하산로-샘터-자재암일주문-소요산역
♣ 거리: 8.71km (소요시간:10:10 ~16:10)
∥소요산 개요∥
높이는 587m이고, 주봉(主峰)은 의상대(義湘臺)이다. 서울특별시에서 북쪽으로 44km, 동두천 시청에서 동북쪽으로 약 5km 지점에 있다.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산세가 수려하고 아름다워서 경기의 소금강(小金剛)이라고도 한다. 645년 신라의 원효대사(元曉大師)가 개산(開山)하여 자재암(自在庵)을 세운 이후, 974년(고려 광종 25) 소요산이라 부르게 되었고, 중대암(中臺庵)·소운암(小雲庵)·소요암(逍遙岩)·영원사(靈源寺) 등의 사찰과 암자가 있었다고 한다. 1981년 국민관광지로 지정되었다. 자재암은 봉선사(奉先寺)의 말사(末寺)로서, 원효대사가 수행 도중 관세음보살과 친견하고 자재무애의 수행을 쌓았다고 하는 데서 그 이름이 유래하였다.
소요산에는 청량폭포(淸凉瀑布)와 원효폭포가 있는데, 이 지대를 하백운대(下白雲臺, 500m)라고 한다. 그 오른쪽에 원효대(元曉臺)가 솟아 있고 원효대사가 수도한 곳이라고 전하는 옥로봉(玉露峰)을 넘어 북동쪽으로 나한대(羅漢臺, 510m)·의상대·비룡폭포가 나온다. 또 원효대에서 약 30m쯤 되는 절벽 위를 상(上)백운대라고 하며, 그 밑으로 선녀탕(仙女湯)을 볼 수 있다. 자연석굴인 나한전과 산중턱의 금송굴도 유명하다. 산 입구에는 구한말에 독립 만세운동을 이끌었던 홍덕문의 추모비가 있다. (출처:두산백과)
▼ 주차장에서는 군 장비 관람과 탑승체험 행사가 열려 많은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다.
▼ 자재암 일주문
▼ 해탈문-"오늘 해탈합니다. 딸랑, 딸랑..."
▼ 자재암
▼ 나한전-석모도 보문사의 석실을 떠올리게 한다.
▼ 첫머리부터 급경사 계단으로 된 등로, 숨이 턱에 닿도록 빡세다. 하백운대까지 이어지는 이러한 경사로 계단을 일단 오르면 산행은 편하다.
▼ 반대편으로 보이는 왼쪽의 나한대와 오른쪽 정상인 의상대...하백운대를 오르면 중, 상백운대를 거쳐 저곳으로 발길이 옮겨질 것이다.
▼ 나한대가 단풍이 들기 시작한다.
▼ 의상대는 단풍이 들어 가을 분위기가 무르익었다.
▼ 왼쪽부터 나한대, 의상대 오른쪽 공주봉
▼ 어느 산이든 막걸리와 아이스께끼 판매원은 있구나. 하백운대에 올라섰다.
▼ 팥배나무가 열매도 없이 곱게 물들었다.
▼ 나한대와 의상대으로 연결된 칼바위능선
▼ 상백운대
▼ 가끔은 명품 소나무들이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 이곳에서 바로 선녀탕을 거쳐 자재암으로 내려가는 하산길이 있다.
▼ 상백운대
▼ 이 부근에서 점심 먹다가 비가 오는 바람에 서둘러 하산하기로 한다.
▼ 드디어 칼바위능선이 칼처럼 날카롭게 드러났다.
▼ 운무가 잔뜩 끼니 또 다는 맛은 있더라.
▼ 주변을 조망해 보려 애를 썼으나 소용이 없었다. 사실 가시거리만 좋으면 가평이나 포천방향의 유명산들도 눈에 들어올 것이라는 기대를 했었다.
▼ 어디가 어딘지 동쪽방향이긴 한데...
▼ 나한대에서 바라본 반대편 중백운대방향
▼ 나한대에서 바라본 소요산정상인 의상대
▼ 나한대
▼ 소요산 정상인 의상대
▼ 이곳의 정상석은 이렇게 뉘였다.
▼ 운무에서 겨우 드러난 공주봉
▼ 시계만 좋았다면 멀리 도봉산, 북한산이 한눈에 보였을 것이다.
▼ 공주봉으로 가려던 계획을 포기하고 샘터갈림길로 접어든다.
▼ 마주하는 마차산(588.4m)...
산행을 마치고 내려오니 비는 언제 왔냐는 듯 쾌청한 날씨에 파란 하늘이 얄밉기까지 하다. 그러나 마음은 상쾌, 유쾌...
머릿속까지 해 맑은 듯 하다. 한 주간도 그간 얻은 에너지로 힘차고 보람있게 보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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