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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강원도

설악산(오색~대청봉~천불동계곡)

2015년 9월 19일(토)

 

설악산은 학창시절 수학여행을 다녀온 후로 동경의 대상이었다. 설악산 만큼 빼어난 산은 당연히 없기도 했거니와 사진이나 그림에서 보는 설악산의 아름다움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웠기에 언젠가는 설악산을 두루 두루 볼 기회가 오겠노라고 마음속에 늘 그리는 산이지만 평생 가본게 고작 서너번이다. 

그것도 케이블카를 타고 권금성이나 오르고 야생화 촬영을 위해 대승령을 올라 안산까지 갔다 온 후로 내설악인 흘림골과 울산바위를 탔고 욕심을 내어 희운각대피소에서 1박을 하며 공룡능선을 타본 것이 전부이다. 말로만 듣던 대청봉을 오를 기회가 왜 그렇게도 없었던 것일까... 그러다 이번에 기회가 왔다. 몸 담은 산악회에서 대청봉을 오른다는 것.

모든 일정은 접어두고 오로지 대청봉 오를 것에만 관심을 가졌던 터... 오색으로 오르는 코스가 만만치 않다는 얘기는 익히 들어서 알고 있다. 그러나 남들 오르는데 못 오를리 없다는 자신감은 늘 있다보니 염려될 바가 없었다. 새벽 4시부터 오르는 가파른 산행은 5km의 정상까지 4시간이 걸렸으니 얼마나 고행길인지 알만 하다.

캄캄한 길을 두어시간 걸으면서는 옛 군생활 시절 야간행군을 방불케 하는 오로지 땅만 바라보고 걷는 내 자신과의 싸움이다. 6시쯤 되어서 여명이 밝아오고 해가 떠오르면서 주변경관이 눈에 들어오고 몸에 생기가 돈다. 그리고는 벌써 단풍이 절정에 이른 대청봉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생각지도 않게 이번 주 부터 설악산은 단풍이 물들기 시작한 것이다. 대청봉에서 본 설악의 경관은 올라보지 않은 사람은 그 느낌을 아무리 말로 표현해도 이해할 수가 없다.

웅장한 설악의 온누리가 내 발아래 놓여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그리고 천불동 계곡으로 끝없이 펼쳐지는 거대한 병풍들은 흡사 괴물 같기도 하고 집어 삼킬듯한 압도감에 스스로 작아짐을 절로 느낀다. 과연 내가 동경했던 설악의 아름다움이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어느 누군가는 다섯번째 오르지만 오늘 같이 청명한 날은 없었다고 운이 좋다고 말한다. 

덕분에 단 한번 올라 설악 곳곳의 지형을 익힐 기회가 되었으며 풍경 하나라도 놓칠세라 카메라에 담고 또 담아본, 다시는 이런 날이 없을 것만 같은 멋진 날이었다.

 

♣ 행정구역: 들머리-강원 양양군 서면 오색리 산 1-43(오색분소), 날머리-강원 속초시 설악동(설악동 탐방지원센터)

♣ 코스: 오색분소~대청봉~중청대피소~소청~희운각대피소~천불동계곡~비선대~설악동 탐방지원센터

♣ 거리: 약13km(들머리: 04:00, 날머리:15:40)

 

 

  ▼ 얼마나 올라왔을까 드디어 날이 밝고 주변 경관을 돌아 보며 카메라에 담아 본다.

                      ▼ 오색분소로 부터 이곳까지 두시간 넘게 돌계단과 나무계단의 가파른 능선을 올라왔다.              

    ▼ 드디어 나무 사이로 빼꼼이 주변 경관이 드러나면서 절로 환호성이 터져 나온다.    

 

 

   ▼ 보랏빛 투구꽃이 활짝 반겨 주는 듯...  

 

   ▼ 망대암산(1,234m)  넘어에는 운해가 그림같이 펼쳐져 있다.  

   ▼ 운해에 덮힌 봉우리는 마치 바다 한가운데의 무인도를 연상케 한다.

    ▼ 아침을 맞는 산그리메가  마치 한폭의 그림이다.   

   ▼ 곰배령생태센터에서 곰배령으로 오르는 방태천이 있는 계곡의 골이 깊어 보인다.

    ▼ 중청에서 뻗어 내린 능선은 아침 햇살에 드러난 오색단풍과 함께 포근함 마져 느끼게 한다. 

 

  ▼ 시간이 멈출 수만 있다면 이곳에서 며칠이라도 머물고 가리...

 

  ▼ 남설악의 흘림골과 주전골이 있는 명품 코스를 걸었던 추억이 2년전 가을이었는데 눈앞에 다시 펼쳐지니 반갑다.  

   ▼ 단풍이 절정에 이른 대청, 중청 주변은 오색으로 물들었다.   

 

  ▼ 뭐 이 정도면 단풍이라 아니할 수가 없네. 아니, 여름 더위가 엊그제 였는데 영 매치가 안된다.   

 

 

 

 

 

 

 

 

 

  ▼ 저 넘어의 가칠봉(1,165m)으로 부터 곰배령, 점봉산(1,424m)으로 이르는 코스는 언제쯤에나 올라 볼까... 멀리 길게 늘어선 방태산(1,444m)도 보이는구나.  맨 왼쪽 아득히 보이는 것은 오대산(1,563m)아닐런지, 그렇다면 더 왼쪽으로 황병산(1,407m)도 보일텐데...이 넘의 날씨가 보일 수 있는 곳까지 모두 보여주니 너무 많이 보여주는구나.   

  ▼ 아무리 보고 또 봐도 눈을 뗄 수가 없고 질리지가 않는다.   

 

 

 

 

   ▼ 미역줄나무 군락이 노란 열매와 함께 빛을 발하니 새로운 느낌이다.

  ▼ 매발톱나무도 먹음직스럽게 열렸다.     

    ▼ 인위적 시설 하나 보이지 않고 끝없이 이어진 능선자락... 

 

  ▼ 드디어 대청봉 정상에 올랐다. 많은 산객들이 자리잡고 있었다.   

  ▼ 1,708m의 고봉에 어찌 바람 한점 없는지 이해가 되질 않는 날씨다.

 

  ▼ 중청에서 뻗어 내린 능선으로 서북능선을 타고 끝청, 귀때기청봉으로 이어진다. 그 넘어로 남설악인 가리봉(1,519m)과 주걱봉(1,401m)이 조망된다.  

  ▼ 대청봉에서 중청 능선을 바라본 풍경...한폭의 수채화다.   

 

  ▼ 당겨본 귀때기청봉   

  ▼ 당겨본 가리봉(1,519m)와 우측 주걱봉(1,401m)

  ▼ 왼쪽 점봉산과 우측 흘림골, 주전골이 있는 남설악      

  ▼ 동해쪽으로 뻗은 능선 군락들... 

  ▼ 점봉산생태관리센터가 있는 방태천이 조망된다. 

 

 

  ▼ 대청봉(1,708m)       

 

  ▼ 헉! 대청봉에서 북쪽을 바라보니 이렇더라...

 

 ▼ 그동안 내가 알고 있는 설악산 모두를 이곳에서 살펴봤다. 우선 케이블카가 있는 권금성, 흔들바위를 경유하는 울산바위, 달마봉도 보이고  2년전 공룡능선을 걸으면서 짙은 안개로 보지 못했던 범봉, 1275봉 모두가 보인다. 이제 설악산의 윤곽을 어느 정도 짚어 보게 된다.  

  ▼ 대청봉으로 부터 쭉 뻗은 화채능선과 화채봉      

   ▼ 공룡능선을 따라 신선대, 천화대의 범봉을 당겨봤다.      

  ▼ 오른쪽 담쟁이덩굴 단풍으로 인해 약간 붉게 보이는 지점이 금강굴로 장군봉(미륵봉)이다.

 

  ▼ 권금성을 다시 한번 당겨보고...

 

  ▼ 중간의 만경대도 당겨 본다.

  ▼ 칠성봉

  ▼ 달마봉이 누에처럼 보인다.

  ▼ 울산바위는 올라도 보고 북설악에서 멋지게 사진으로 담아도 봤다.

  ▼ 중청대피소, 이곳에서 이른 점심을 먹기로 한다.

  ▼ 오색으로 물든 단풍이 파란하늘과 대비되며 화려하다.

  ▼ 바쁜 가운데서도 담아 본 구절초 풍경

 

  ▼ 마등령과 오른쪽 마등봉, 우측 세존봉을 당겨보고 뒷쪽 황철봉을 조망해 본다.

  ▼ 대청봉의 높이에 드러나지 않던 1275봉이 눈에 들어 온다.

 

  ▼ 왼쪽 앞의 봉우리가 천화대의 범봉, 중간에 보이는 봉우리가 장군봉, 범봉 뒷쪽으로 보이는 것이 유선대

  ▼ 범봉의 위용...

      범봉 뒤로 보이는 것이 유선대

 

   ▼ 설악산의 전경...

       가시거리가 눈에 들어올 수 있는 곳까지 들어 온다.

 

 

 

 

  ▼ 단풍은 역시 햇살을 받아야 제 빛을 낸다. 화채능선과 화채봉

 

 

 

 

  ▼ 중청

  ▼ 이제 아쉽지만 대청봉을 내려간다.

  ▼ 당겨본 금강산...

  ▼ 다시한번 당겨본 가리봉(1,519m)과 우측 주걱봉(1,401m)

  ▼ 당겨 본 안산

 

  ▼ 누가 쌓아 놓은 돌일거야...

 

  ▼ 중청으로 내려오면서 눈길을 뗄 수 없어 다시한번...

 

 

  ▼ 대청봉에서 중청으로 이르는 길  

 

   ▼ 세찬 비바람에 인고의 세월을 겪었을 소나무와 구상나무, 진달래 관목들이 자라지 못한 생태가 보여주는 양탄자와 같은 아름다움.

 

 

  ▼ 뒤돌아 본 대청봉

 

  ▼ 중청대피소에 내려와서 다시한번 주변 경관을 담아 본다.

 

  ▼ 칠성봉

   ▼ 그렇게 웅장해 보이던 울산바위도 이곳에서는 작아 보인다. 

  ▼ 갑자기 나타난 산악헬기...눈높이가 같으니 마치 내가 조종간을 잡고 있는기분이다.

 

 

  ▼ 멀리 마등령의 세존봉이 보이고 1275봉이 가까워진다.

 

  ▼ 범봉과 맨 오른쪽의 신선대를 다시한번 당겨봤다.

 

 

  ▼ 복습...달마봉

   ▼ 복습...케이블카가 있는 권금성 

  ▼ 만경대

 

  ▼ 칠성봉

  ▼ 화채봉

 ▼ 북설악의 신선봉

   ▼ 앞쪽 마등령과 뒤의 황철봉, 그리고 아주 멀리 금강산

  ▼ 속초시

 

  ▼ 뒤돌아 본 대청봉

 

 

 

 

 

 

  ▼ 대청봉아! 굿바이~  

  ▼ 중청을 지나 소청방향으로...

  ▼ 용아장성능선이 보인다.

  ▼ 용아, 공룡...모두가 상상의 동물인 용(龍)자가 들어갈만한 모습들이다. 용아란 용의 이빨형상인데 그래서 붙여진 이름 아닐까...

 

 

 

 

  ▼ 다시 고개를 돌리니 멀리 세존봉으로부터 1275봉이 일렬로 도열해 있다.

 

 

 

 

  ▼ 호범의꼬리

   ▼ 뒤돌아 본 중청

 

  ▼ 소청대피소와 봉정암으로 하산, 용아장성능선으로 가는 등로와  희운각대피소로해서 공룡능선 또는 천불동계곡으로 가는 등로의 갈림길이 이곳이다.

 

  ▼ 꽃만 보아오던 인가목 열매가 때깔 좋게 열렸다.

  ▼ 단풍이 곱게 든 대청봉이 점점 멀어진다.

  ▼ 칠성봉과 화채봉 전망이 좋은 곳에서...

  ▼ 1275봉과 눈높이가 거의 같아졌다.

 

  ▼ 왼쪽의 조망이 가장 좋은 신선대가 가까워졌다.

 

 

 

  ▼ 멋진 범봉...2년전 공룡능선을 걸으며 한치 앞을 볼 수 없는 안개로 아쉬웠던 풍경이 오늘 만회라도 하듯 멋진 모습을 보여준다.

 

 

 

  ▼ 신선대- 이곳에는 늘 산객들이 북적이는 것을 볼 수 있다. 공룡능선 최고의 전망대이다. 오늘 같이 좋은 날, 공룡능선을 타보지 못하는게 너무도 아쉽다. 작년 6월에 왔다가 운무로 인해 한치 앞도 못보고 지나친 경험이 있기에 더욱 그렇다. 개인적으로 왔다면 계획을 수정하여 벌써 신나게 저곳으로 달려갔으리...

 

 

 

  ▼ 당겨본 칠성봉

 

 

  ▼ 당겨 본 나한봉

 

 

 

  ▼ 천불동 계곡

   ▼ 다시 뒤돌아 본 대청봉, 그 일대에만 울긋불긋 단풍으로 얼룩졌다.

 

  ▼ 금강초롱꽃을 이곳에서 만나다니 반갑기 이를데 없다. 다른 곳에는 벌써 졌을텐데 말이다.

  ▼ 나래회나무

  ▼ 희운각대피소에서 잠시 휴식하고 천불동계곡으로 향한다.

나에게 이야기하기/이어령(문학가)

 

너무 잘하려 하지 말라 하네

이미 살고 있음이

이긴 것이므로

 

너무 슬퍼하지 말라 하네

삶은 슬픔도

아름다운 기억으로

돌려주므로

 

너무 고집부리지 말라 하네

사람의 마음과 생각은 늘

변하는 것이므로

 

너무 욕심부리지 말라 하네

사람이 살아가는데 그다지

많은 것이 필요치 않으므로

 

너무 연연해하지 말라 하네

죽을 것 같던 사람이 간 자리에

또 소중한 사람이 오므로

 

너무 미안해하지 말라 하네

우리 모두는 누구나 실수하는

불완전한 존재이므로

 

너무 뒤돌아보지 말라 하네.

지나간 날보다 앞으로 살 날이

더 의미 있으므로

 

너무 받으려 하지 말라 하네.

살다보면 주는 것이

받는것 보다 기쁘므로

 

너무 조급해 하지 말라 하네.

천천히 가도 얼마든지

먼저 도착할 수 있으므로

 

죽도록 온 존재로 

사랑하라 하네.

우리가 세상에 온 이유는

사랑하기 위함이므로

 

 

 

 

 

 

 

 

 

 

 

 

 

 

 

 

 

 

 

   ▼ 바위에 외롭게 핀 금강초롱꽃...좋은 모델들이 많은데 시간관계상 담을 수가 없어 아쉽다.

   ▼ 천당폭포

 

 

   ▼ 설악의 금강초롱꽃은 화악산과 달리 앙증 맞다.

   ▼ 응달진 곳이어서 일까 아직도 싱싱하게 피어있는 산오이풀

 

 

 

   ▼ 양폭대피소

 

 

  ▼ 투구꽃

 

 

   ▼ 하늘 좋쿠...

  ▼ 물 좋쿠...

  ▼ 산세(山勢) 좋다.

 

 

 

 

 

 

 

 

  ▼ 바위틈에 아슬아슬 피어 있는 금강초롱꽃

   ▼ 석이버섯도 담아 보고...

  ▼ 말벌집도 담아보구...

 

 

 

 

 

 

 

 

 

 

 

 

 

 

 

 

 

                        ▼ 귀면암.

 

 

 

 

 

 

                         ▼ 미륵봉(장군봉)...금강굴에 눈길이 간다.

 

 

 

                       ▼ 금강굴 주변만 마치 붉은 페인트를 칠해 놓은 것 처럼 보인다. 담쟁이덩굴이 단풍이 든 것이다.

 

 

 

 

 

 

 

   ▼ 장군봉, 형제봉, 적벽.

 

                          ▼ 적벽을 오르는 클라이머들...

 

  ▼ 비선대  

 

 

 

 

  ▼ 왕머루    

  ▼ 각시취 

 

 

 

 

 

 

 

 

 점심시간 포함하여 장장 12시간을 걸었다. 힘들지 않고 피곤하지 않은 사람이 어딨겠냐만 그래도 사진으로나마 기록에 남기겠다는 일념이 피곤함을 덜하게 한 것 같다. 후기를 쓰면서 그 날의 일을 더듬으니 다시한번 갔다 온 느낌이 든다. 평생 기억에 남을 멋진 산행이다. 설악이 나를 다시 부른다면 기꺼이 달려갈 준비가 되어있다. 그때까지 늘 건강하기만을 바래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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