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9월 12일(토)
지난 여름 도장산을 올라 속리산 천왕봉으로 부터 관음봉에 이르기까지 파노라마 처럼 펼쳐진 모습을 보고 꼭 오르고 싶었던 속리산!
젊어서 산을 등지고 나이 들어 산행을 시작하면서 어려서 부터 말로만 들어 왔던 속리산 국립공원을 마침내 오르게 된다. 언젠가 기회가 되면 세상 구경 다 할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세월은 빠르고 삶이 결코 생각되로 되지 않기에 기회가 있을 때 실행에 옮기지 않으면 다시 기회가 오기란 쉽질 않다. 요즘의 초가을 날씨가 얼마나 좋던가! 주말, 휴일을 그냥 아무렇게 눌러 앉아 지내기에는 너무도 허전한 일이다.
그런데 이게 웬일...그렇게 좋던 날씨가 하필 주말에 전국적으로 비가 온다는 예보이다. 산을 좋아한다는 사람이 눈비가 오는 것이 무슨 상관이냐고 반문 할런지 모르지만 그러나 눈비만 맞고 산행하느니 멋진 사진 한장의 추억을 만드는 일도 중요하기에 다소 실망운것은 어쩔 수가 없었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밤에 왔던 비가 아침에 그치고 안개도 서서히 그치기 시작하더니 산행 무렵에는 제법 가시거리가 좋아졌다. 처음으로 맞는 속리산인데 역시 날씨도 도와 주는 것 같다. 속리산도 등산코스가 많다. 내가 속한 산악회에서는 백두대간 일부 코스로 원래 갈령에서 형제봉으로 이어지는 코스를 택해야 하나 시간상 도화리로 해서 곧바로 천왕봉으로 오르는 코스를 택하다 보니 약3킬로 미터 중 1킬로 미터가 너덜길에 주변 조망도 없는 비탈진 계곡으로 숨이 턱에 찼다. 천왕봉에 오르니 역시 속리산 주 능선에 펼쳐진 경관이 마음을 사로 잡는다. 완만한 경사로를 따라 여기 저기 펼쳐진 비경과 바위들을 살펴보며 속리산의 아름다움에 푹 빠진 하루였다.
언제 기회가 다시 온다면 꼭 찾고 싶은 속리산이다. 너무도 숨겨진 비경도 많고 그 속살을 잘 드러내지 않은 산이기 때문이다. 바위 하나 하나에 그림이 있고 전설이 있고 이야기 거리가 있을 것만 같은 그런 산이다.
♣ 행정구역: 들머리-충북 보은군 속리산면 도화리 62-1, 날머리-경북 상주시 화북면 장암리 1028(화북분소)
♣ 코스: 도화리-천왕봉-상고석문-비로봉-입석대-신선대-청법대-문수봉-문장대-화북분소
♣ 거리: 약 10km(들머리 09:40, 날머리 16:40)
속리산 (俗離山)은 대한민국 충청북도 보은군과 괴산군, 경상북도 상주시에 걸쳐 있는 높이 1,058m의 산이다. 화강암을 기반으로 변성퇴적암이 섞여 있어 화강암 부분은 날카롭게 솟아오르고 변성퇴적암 부분은 깊게 패여 높고 깊은 봉우리와 계곡이 절경을 이루고 있어 광명산(光明山), 미지산(彌智山), 소금강산(小金剛山)으로 불리기도 한다. 1970년 3월 24일에 국립공원으로 지정 되었다
▼ 건축가였던 대갈 조자용선생(1926-2000)은 한국 민화의 대부로 불리웠다. 이곳 도화리에 추모비가 세워져 있다.
▼ 소박하게 자리한 천왕사
▼ 꾸지뽕나무 열매가 먹음직스럽게 익어간다.
▼ 나도송이풀도 절정이다.
▼ 너덜길을 얼마나 올랐을까, 등로도 분명치 않는 길을 오르며 잠시 쉬어 간다.
▼ 숲속에 곱게 핀 구절초...
▼ 드디어 천왕봉에 올랐다. 정상석이 이름에 걸맞지 않게 왜소하고 초라해 보인다.
천왕봉은 속리산에서 가장 높은 해발 1058m이며, 꼭대기에는 천왕봉을 한자로 표시한 비석이 서 있다. 문장대에서 볼 때 삼각형의 형상을 하고 있다.
법주사 동쪽 방향으로 약 5.7km 지점에 있으며, 법주사에서 올라갈 경우 성인남자 기준으로 약 3시간 30분 정도 소요된다. 그러나 법주사에서 문장대로 올라가는 코스와는 달리 등산 코스가 상대적으로 순탄한 편이다. 천왕봉에는 조난객 구조를 위한 헬리콥터 이착륙장이 설치되어 있다.[ 출처: 제다이 위키]
▼ 천왕봉에서 바라본 문장대까지의 주능선
▼ 지도에서 보듯 관음봉, 묘봉, 상학봉, 매봉으로 이어지는 코스는 다음에 걷게 될 것이다.
▼ 당겨본 문장대와 관음봉
▼ 무수히 많은 기암괴석들...모두가 형상을 갖추고 이름이 있을 듯한 암석들이다.
▼ 사면을 둘러 본다. 가시거리가 썩 좋지는 않지만 그런대로 눈에 들어 온다. 모두가 산 이름이 있을 터, 언젠가는 이름 붙여줄 날이 있으리...
▼ 도장산(828m)이 구름에 살짝 가렸다.
▼ 지난번에 올랐던 도장산(828m)
▼ 청화산(984m)
▼ 뒤돌아 본 천왕봉
▼ 석문
▼ 반대편의 석문 모습
▼ 그 옆에 또 하나는 석문...속리산에는 이와 같은 석문이 많다고 한다.
▼ 참회나무 열매가 고운 색감으로 벌어졌다.
▼ 난쟁이바위솔이 삭막한 바위에 아름답게 수를 놓았다.
▼ 조릿대 속에 홀로 핀 참당귀
▼ 노린재나무 청색열매의 고운 색감이 얼마나 앙증맞고 이쁘던지...
▼ 이곳 어디쯤엔가는 비로봉이 있을터인데 어느 한구석 비로봉이 있는 곳을 안내해 주는 표지가 없다. 물론 비탐지역이라 그런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위치 정도는 안내해 주었으면 좋겠다. 아무리 검색을 해 봐도 정확한 사진상으로 나타난 비로봉을 찾아 볼 수가 없다.
비로봉(毘盧峯)은 문장대에서 천황봉으로 가는 길목에 자리잡은 속리산의 봉우리이다. 법주사에서는 약 5.77km 거리에 위치해 있으며, 해발 973m이다. ‘비로’란 ‘비로자나불’을 줄인말로써 인도말로 '모든곳을 두루 비친다'라는 뜻이며, 광명을 뜻한다. 진표율사가 속리산 법주사에 온 이튿날 아침 새벽 방안에서 자선을 할 때 밝은 빛이 방문 가득히 비쳤고, 이에 대사가 깜짝 놀라 방문을 열었더니 맞은편 산봉우리에서 눈부신 햇빛이 오색 무지개를 띠고 비추고 있었다.
대사가 황급히 합장배례를 한 후 그곳으로 달려가 보니 비로자나불이 암석에 앉아 있다가 서쪽 하늘을 향하여 구름을 타고 떠났다. 대사는 비로자나불을 직접 배알할 수 있던 산봉우리를 비로자나불의 이름을 붙여 비로봉이라 이름 붙였다고 한다. 최근에는 서유기에 등장하는 손오공의 형상을 하고 있는 바위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 세상 어딜 가나 이름 붙여 줄 야생화 동무가 있어서 좋다. 은분취...
▼ 해마다 보러 다니는 애들인데 등산취미에 제대로 못 보는가 했던 바위떡풀을 보게 되니 걸음이 뒤쳐지더라도 기어코 담아 낸다.
▼ 가녀린 모습을 보노라면 연민의 정 까지 느껴진다.
▼ 상고외석문(고릴라바위)
고릴라 형상을 닮은 이 바위는 자세히 보면 어미와 새끼 고릴라 두마리가 나란히 앉아 경과늘 감상하고
있는 듯한 모양이다. 전체 모양을 촬영했어야 하는데 새끼 고릴라만 담아 아쉽다.
▼ 가을꽃의 대표적인 국화과 야생화가 쑥부쟁이, 산국, 구절초이다. 쑥부쟁이 종류도 여럿인데 모두 잎모양, 털유무에 따라 구분된다. 이것은 개쑥부쟁이다. 마치 어느 누가 식재해 놓은 듯이 예쁘게 피어 눈길을 끈다.
▼ 문장대 방향으로 순탄한 경사로를 따라 비경을 보며 걷고 또 걷는다.
▼ 암석들을 디테일하게 하나 하나 뜯어 보고 싶은 욕망이 앞선다.
▼ 앞쪽 봉우리부터 신선대, 문수봉, 문장대 순이다.
▼ 당겨 본 문장대, 이제 제법 가까워 보인다.
▼ 문장대를 지나 갈 수 없는 관음봉을 당겨 봤다.
▼ 관음봉으로 부터 묘봉, 상학봉, 매봉으로 이어지는 능선
▼ 클로즙해 본 신선대
▼ 분홍의 산오이풀과 노랑의 미역취가 원색으로 어울리니 화려해 보인다.
▼ 입석대
입석대(立石臺)는 신선대와 비로봉 사이에 위치해 있으며 법주사에서 동북 방향으로 약 5.5km 거리에 위치해 있으며, 과거 이 곳에서 조선 후기의 임경업장군이 수도를 했던 곳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청법대와 마찬가지로 매우 험준하여 일반인의 접근이 불가능하다.
조선왕조 제16대 왕인 인조때의 임경업장군이 이 곳에 이르러 6년 동안 몸과 마음을 단련할 때 그가 어느 정도의 단련이 그의 체력한계가 되는지를 알길이 없었다. 그는 그것을 시험하려 했으나 기준조차 알 길이 없어 매우 당혹하게 여겨오고 있었는데, 하루는 석굴에 않아 정신을 통일하고 있는데 그 뇌리에 홀연히 형체는 보이지 않고 목소리만이 들려왔다.
임경업이 정신을 차리고 그 말을 들으니 "마주 바라다보이는 석벽에 올라가 그 옆에 누워있는 돌을 비석처럼 세워놓으면 그 힘을 측정할 수 있으리라"하는 말이었다. 임경업은 곧 경업대에서 마주보이는 곳에 올라가 커다란 돌을 일으켜 세우지 못했다. 이에 임경업이 그 힘이 모자람을 깨닫고 다시 열심히 체력을 단련하여 마침내 수도 7년째 되던 해에 반석(盤石)위에 돌을 세우는 데 성공했다. 그 후부터 "돌을 세웠다"고해서 입석대(立石臺)라 불리게 되었다.
▼ 우측에 보이는 선바위가 위에서 언급한 입석대이다.
▼ 이 비로봉의 위치는 문장대 위에 설치되어 있는 주변 경관 안내도에 표시되어 있는 것을 근거로 한 것이다.
▼ 사람의 형상일까 원숭이의 형상일까...두 모습이 공존한다.
▼ 물개바위
▼ 시루봉(876m)과 바로 뒤의 연엽산(775m)
▼ 뒤돌아 본 암릉
▼ 신선대
신선대는 해발 1026m에 위치한 바위 암벽이며, 문장대에서 약 1.2km 거리에 위치해 있다. 법주사에서는 약 5.7km지점에 있다. 옛날 한 고승이 청법대에서 불경 외는 소리를 듣고 있는데, 건너편 산봉우리에 있는 바위에서 신선들이 앉아 놀고 있는 것을 보게 되었다.
고승이 황급히 청법대를 내려와 신선을 만나보고자 달려갔으나 그곳에는 아무도 보이지 않았으며 크게 실망하고 다른 봉우리를 찾기 위해 그 자리를 떠났다가 다시 돌아와보니 여전히 10여명의 신선들이 담소를 하고 있었다. 이것을 본 고승은 그이 눈이 아직도 가까운 곳에서 신선과 대적할 수 없음을 깨닫고 다시 달려갈 마음을 먹지 않았다고 한다.
그 후 이곳을 신선이 놀았다는 뜻에서 신선대라고 불리게 되었다. 신선대에는 문장대와 천황봉 사이를 연결하는 등산로의 중간 휴게소가 있다.
▼ 청법대
청법대는 문수봉과 신선대 사이에 위치한 암벽으로 이루어진 곳으로 이어진 등산로가 없어 등산이 불가능하여 문장대와 신선대 사이에 있는 등산로에서만 볼 수 있다. 신선대쪽으로 가다 문수봉을 지나 뒤를 돌아 보면 볼 수 있는 기암이다. 옛날 어느 고승이 속리산 절경에 넋을 잃고 방황하다가 이 봉우리에서 불경 외우는 소리를 듣고 제 정신을 차렸다 하여 불리게 되었다.
청법대는 부처상을 하고 있으며, 주변에 일곱개의 봉우리가 있다. 이 봉우리는 각각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 청법대를 보기 위해서는 주의를 기울여야 하며, 오르막 언덕끝에 왼쪽으로 난 샛길을 돌아서 우뚝 솟은 바위위에 올라서야 청법대와 봉우리들의 장관을 한눈에 볼 수 있다.
▼ 신선대에 위치한 휴게소
▼ 곧 익었을 먹음직한 다래...시간이 없어 그냥 지나쳤다.
▼ 등로를 살짝 벗어나 뒤돌아 본 신선대 비로봉, 천왕봉
▼ 문수봉에서 당겨 본 문장대... 산객들이 바글 바글...
▼ 뒤돌아 본 신선대아래 휴게소의 산객들...
▼ 뒤돌아 본 천왕봉의 위용
▼ 문수봉은 문장대와 신선대를 잇는 등산로 정중앙에 있는 봉우리이다.
▼ 문장대
문장대는 해발고도 1,054m에 위치한 속리산의 석대이며, 문장대 자체의 경관도 좋을 뿐 아니라 그 전망 또한 장관이다. '문장대'는 세조대왕과 문무시종이 이곳에서 시를 읊었다는 데서 연유된 이름으로 이 거대한 암봉이 구름 속에 묻혀있다 하여 '운장대'라 부르기도 한다. 일반인에게 속리산의 정상으로 잘못 알려질 정도로 속리산의 주요 상징물로서 인지도가 매우 높다. 산 정상 부근은 인셀베르그로서 화강암의 돔 형태를 취하고 있으며, 정상부의 평탄면에는 그나마, 그루브 등의 다양한 풍화지형들이 나타난다.
▼ 문장대에서 바라본 풍경들...
▼ 관음봉
관음봉은 법주사 북쪽계곡 안쪽에 있는 해발고도 985m의 암봉으로 문장대 서쪽에 위치하고 있다. 관음이란 관세음보살(觀世音菩薩)을 말하는데, 보살은 대자 대비하여 중생이 고난 중에 열심히 그 이름을 외우면 곧 구제하여 준다는 보살이다. 관음봉은 화강암의 독립암봉으로 이루어져 다양한 규모의 핵석과 토어가 관찰된다. 특히 수평 및 수직절리가 발달하여 수십 개의 토어들이 층층이 쌓아 놓은 듯한 형상을 하고 있다.
문장대와 인접해 있음에도 문장대에서 직접 이어지는 코스가 없고, 이 곳으로 올라가려면 상주시에서 올라가는 코스가 유일하다.
▼ 문장대에서 바라본 풍경들은 계절마다 느낌이 확연히 다를 듯 하다. 암석 하나 하나를 감상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 칠형제봉
▼ 마지막 하산길에 본 드러난 소나무 뿌리...모진 풍파 견뎌낸 인고의 세월을 느낄 수 있다.
▼ 화북분소에 하산하여 본 속리산 일부 모습, 아마도 오른쪽은 신선대쯤 아닐까 생각해 본다. 오늘의 일정은 몰랐던 속리산에 대해 깊이 이해한 뜻깊은 산행이라 자부하고 싶다. 누가 속리산에 대해 물으면 자신있게 가봤노라고 얘기해 줄 수 있을 것 같다. 무사히 산행하기 까지 뒤에서 함께 리더해 준 분들께 감사드리며 또한 먹거리를 잘 챙겨 준 옆지기 동료들에게도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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