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월 19일
밤잠을 자지 않고 달려간 태백산.
오로지 일출 장면을 담아보기 위해서이다.
새벽3시 반에 도착, 준비를 하고 4시에 오른다.
만반의 추위에 대비하고 갔지만 정말 춥다.
나는 겨울이 싫다. 춥다는 이유 한가지다.
그러나 달성하고자 하는 목적이 있으니 무릅쓰고 달려온 길이다.
살을 에이는 추위속에 캄캄한 새벽에 왠 사람들은 또 그렇게 많을까.
구름사이로 언뜻 언뜻 별빛이 얼굴 내밀고 침묵속에 수도 없는 뽀드득 소리...
세상살이가 이런 생존경쟁속에 녹녹지 않음을 실감케 한다.
주차장에서 정상인 장군봉까지는 두시간이면 충분한 거리인데
일출시간보다 너무 빨리 올라 무려 한시간 이상을 북풍에 맞서
기다려야했다. 라이트 불빛에 어지럽게 흩날리는 미세한 은빛
눈가루와 음산한 칼바람 소리가 왜 그렇게 마음을 심란하게 하던지...
능선을 휘감는 세찬 바람과 함께 무섭게 타고 흐르는
먹구름이 일출을 농락한다. 일행중 한사람은 양말, 장갑을 두켤레씩이나
착용하고도 손발이 시려 카메라 셔터를 누르는 둥 마는 둥 내려간다고 한다.
나 역시 서둘러 촬영한다고 몇 컷 해서인지 정성이 들어간 사진이 없다.
역시 자연이란 사람의 생각대로 풍경을 연출해 주는 것이 아니다.
있는 그대로를 표현해 내야만 하는 것이다. 좋은 경험이다.
아쉬움을 뒤로 하고 그래도 편안한 마음으로 하산했다.
수백성상의 주목나무
어지간히 추었을 법도 한데,
무던히도 더웠을 법도 한데,
마냥 그자리에서
무척이나 외로웠을 법도 한데,
다 이겨내고
죽어서도 아름다운 자태로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