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월 25~27일.
회사 직원들과 제주도 여행길에 올랐다.
출발은 연안부두에서 여객선으로, 귀가는 항공기를 이용하기로 했다.
제주도 여행길을 여객선으로 이용해 보긴 처음이다.
과연 말대로 길고도 긴 시간이다. 오후 6시 반쯤 출발하여 다음날 오전 9시 반에 하선했으니
15시간은 족히 걸린 시간이다.
술마시고 이야기하는 재미로 배를 이용하긴 했으나 잠을 제대로 못자서 눈도 머리도 쾡하다.
하선할 때 보니 등산객이 그렇게 많은 줄 몰랐다. 거의 한라산 등산을 하기 위한 승객인가 보다.
▼ 모방송 프로그램 1박2일 촬영한 객실을 차지할 줄이야...
▼ 뱃머리에서 영화의 한 장면을 흉내낼 그런 분위기는 아니다...ㅋㅋ
▼ 자는 둥 마는 둥 다음 날 6시면 도착할 줄 알고 나와보니 제주항은 멀기만 하고 2시간 대기하고 나니 제주도앞바다가 보인다.
▼ 하선을 하기 위해 대기하는 두어시간이 정말 지루하기만 하다.
▼ 드디어 제주항이 눈앞에 보인다.
▼ 서로 먼저 나가려는 급한 마음에 안내원의 안내에는 아랑곳 하지 않는다. 출입구에 바짝 붙어 있는 앞줄 사람들,
뒤로 물러나야 문이 열리는데 뒤로 물러 날 수가 있어야지...
▼ 마치 갇혔던 공간에서 해방된 자유의 기쁨이랄까...항구를 나오자 마자 모두 들뜬 마음이다. 역시 육지에서는 볼 수 없는 야자수가 이국적 풍경을 자아낸다.
▼ 바로 한라산 등산...많은 등산로가 있지만 시간관계상 또는 일행의 체력을 감안, 어리목탐방로를 택했다.
▼ 시내에는 다소 포근한 날씨로 바람이 불고 흐린날이라 눈꽃을 과연 볼 수 있을까 반신반의 하며 산을 오른다.
▼ 짙은 안개가 마음에 걸렸다. 시계가 안좋아 좋은 풍경을 사진에 담기는 어렵다는 생각에서다. 눈꽃도 그리 썩 마음에 내키지 않는다.
▼ 조금 더 오르니 기온이 낮아지면서 싸래기눈이 흩날리고 눈꽃이 점점 가지마다 환상을 자아낸다.
겨울사랑
-문정희
눈송이처럼 너에게 가고 싶다
머뭇거리지 말고
서성대지 말고
숨기지 말고
그냥 네 하얀 생애 속에 뛰어 들어
따스한 겨울이 되고 싶다
천년 백설이 되고 싶다
▼ 이쯤에서 인증샷 한컷!
눈꽃을 볼 수 있을까 반신반의하던 마음은 기우에 불과했다.
역시 한라산이 모처럼 방문한 객을 실망시키진 않았다.
눈으로 담고 마음으로 담고 카메라에 담았다.
더 좋은 풍경을 담는 것은 욕심이다.
있는 그대로 즐기면 되는 것이 자연이다.
한라산의 한자락을 보고 왔지만 내 기억속에 영원히 남을 겨울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