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13일 강화 별립산에 올랐다.
무더운 날씨에 시계는 별로 좋지 않았지만 등산로를 따라
시원한 숲이 형성되어 그리 더운 줄 모르고 산행을 했다.
산을 오르면서 특히 노루발이 눈길을 주어 힘이 덜 들었는지도 모른다.
정상 부근에 다다르니 탁 트인 시야와 함께 바다가 펼쳐지고 고향땅이
한눈에 들어온다.
어릴적 바다건너 동쪽 편에 늘 자리잡고 궁금증을 자아내던 도무지 오르지 못할 것만
같은 산으로 생각해 왔는데 평생 처음으로 반대편에 서서 고향을 보니
참으로 감개무량하기 그지 없다.
우물안 개구리처럼 낙도에서 고향의 전경이 어떻게 생겼는지 지도로만 살펴 보았던
고향땅이 실제로 상공에서 보듯 바라 보게 됨은 별립산 아니면 불가능한 일이다.
우측편을 바라보니 강화 인화리에서 연륙교 건설을 위한 가교 공사가 한창이다.
2013년 1월 중순에 준공예정이라니 앞으로 4년이면 바닷길은 사라지고 연륙교를
이용한 고향 방문이 될 것이다. 정말 꿈만 같은 얘기가 아닐 수 없다.
지금까지 불편을 감내하고 살아왔던 세월이 언제 그랬냐는 듯이 다 잊을 것이지만
바닷길로 수십년을 같이한 추억과 낭만은 잊을 수가 없을 것이다.
연륙교 건설로 고향도 많은 변화가 있겠지만 개발논리에 자연은 훼손될 것이고
민심도 흉흉해져 사람냄새가 나는 고향 모습은 자연 사라질 것이라는 우려가
마음을 한편으로 짓누른다.
그러나 나를 반겨 주는 야생화가 그대로 사계절 피어있는 이상 결코 외롭지 많은
않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위안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