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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경상남도

[경주] 마석산

2023년 1월 7일(토)

오늘은 그렇게 고대하던 청산도 아래에 있는 여서도를 가는 날이었다. 그러나 그동안 좋았던 날씨가 오늘따라  좋지 않아 완도의 앞바다는 배가 뜨지 못한다는 예보에 의해  여서도의 일정은  4일 전에 취소가 되었다. 방콕하기가 뭣하여 어디를 갈까 이곳저곳 살펴보지만 이젠 갈만한 곳이 없다. 그래도 가 보지 않은 산으로 눈에 들어오는 곳이 있었으니 경주의 마석산이다. 사실, 경주 쪽의 산은 9년전 남산을 갔단 온 것이 전부다. 그 일대만 해도 단석산, 토함산, 도덕산이 있는데 이 역시 기회가 없어 가 보지 못한 곳들이다. 모처럼 경주 지방의 산을 오르는 것도 의미가 있고 무엇보다 마석산이 기암전시장이라 일컬을 만큼 볼거리가 있다는 정보에 요행이도 단 한자리가 남아 있어 신청을 하게 된다.

 

∥산행 정보∥

♣ 소재지: 들머리-경상북도 경주시 외동읍 제내리(버스정류장), 정상-경주시 내남면 명계리 산2, 날머리-내남면 명계리 68(두꺼비밥상)

♣ 코스: 제내리버스정류장-독립가옥-삼지창바위-성원봉-가시개바위-맷돌바위-유두바위-대포바위-마석산-용문사-두꺼비밥상

♣ 거리: 7km(출발:11:35, 도착:15:40)

▽ 제내리(提內里)입구 버스정류장에서 형산강으로 흐르는 원동천 제방을 따라  350여 미터 가면  한우 축산농가가 나오고 그곳에서 또 350여 미터 가면  왼쪽으로 접어 들면서 마석산 정상방향으로 진행하게 된다.

▽ 북토리(北吐里)는 2022년 8월 한 돼지 농가에서 화재가 나 2500여 마리의 돼지가 폐사되어 뉴스에 보도된 적이 있는 마을이다. 마석산 남쪽에 제내리와 북토리가 자리한 마을로 꽤 많은 세대가 거주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 산행기점인 제내리버스정류장에서 이곳까지 약 1km 지점에 와서 시멘트 포장도로를 벗어나 임도로 오르게 된다.

▽ 맨 선두로 가다가 산악회 시그널이 걸려 있어서 이곳으로 올라왔더니 밀양박씨묘가 자리잡고 있고 길이 없다. 묘지로 가는 길이 등로로 잘못 알아 알바하는 경우가 한두 번이 아니다.

▽ 계속되는 임도옆으로 또 샛길이 있어 무슨 볼거리가 있는 곳인가 30m 거리를 가 봤더니 바위가 한 개 있고 바위밑에 샘물인가 하고 나무 뚜껑 안을 들여다 보니 촛불을 켰던 흔적이 있어 무속인들이 기도하는 기도터 같다. 화재예방을 위해 구덩이를 파 놓고 촛불을 켜 놓는 곳으로 보인다.

▽ 1.6km 지점에 마지막 독립가옥이 나오고 농장인 이곳에서 마석산을 바라보니 뾰족한 바위가 눈에 들어온다.

▽ 농장의 작은 개울에 놓여있는 이런 바위 한 개만 봐도 마석산의 석질을 알 수 있을 것 같다.

▽ 독립가옥에서 렌즈로 당겨 본 마석산 능선상의 암석 일부로 선바위와 횃불바위로 보이니 궁금증에 발걸음이 빨라진다.

▽ 임도에서 벗어나 경주이씨 묘로 오르면서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된다. 

▽ 경주이씨 묘에서 얼마 지나지 않아 삼지창바위가 나오고...

▽ 세개로 균형있게 갈라진 바위가 마치 삼지창을 닮아 붙여진 이름이다.

▽ 보는 각도에 따라 다른 조금 다른 모습을 하고 이곳에 너도나도 올라 인증을 하겠다고 올라서는 것을 보고 언젠가 무슨 일이 벌어지겠다는 생각이 든다. 말 그대로 삼지창에 변고를 당하는 일은 없어야겠다.

▽ 조금 더 올라 본 삼지창바위가 무디고 볼품 없는 바위로 변했다.

▽ 이건 또 무슨 독수리바위라고 해야할까...

▽ 가운데 바위는 마치 횃불과 같은 모습이고 오른쪽 바위는 선바위 또는 촛대바위, 남근바위로 불리니 제 각기 보는 시각에 따라 바위 이름도 달라진다.

▽ 보는 이에 따라 이름이 달라지겠지만 이 바위야 말로 제대로 곧게 서 있으니 선바위라고 해야 제격이겠다.

▽ 이 바위를 전망바위라고 하는데 전망해 보기는 좀 작은 면적으로 뒷편은 황천 길이다.

▽ 1차 바위군을 벗어나 조금 올라가니 성원봉(420m)이라고 쓰여진 불과 30센티나 될런지 앙증맞은 정상석이 누군가에 의해 세워졌다.

▽ 성원봉에서 20여 미터 진행하다 오른쪽으로 300 미터를 내려가면 이와같은 바위가 나오는데...

남쪽방향인 등로 반대쪽으로 돌아서면 이와같은 모습인데 가시개바위라고 한다. 가시개는 '가위'를 일컫는 이곳 경상북도의 방언이다.  

▽ 등로쪽에서 본 가시개바위 모습.

▽ 가시개바위가 있는 능선에서 렌즈로 당겨 본, 지나 온 반대편 바위군의 능선으로 맨 아래 삼지창바위가 보이고 가운데 선바위, 맨 위 산우가 서 있는 전망바위가 보인다.

▽ 아기자기한 바위들이 마치 조각 작품처럼 군락을 이룬 마석산이 알음알음 알려져 이제 많은 산객이 찾는 산이 됐다.

마석산을 오르기 위해 급경사를 지나는데 또 이러한 튼실한 바위가 떠억 나타난다. 불끈 솟은 모습을 보니 분기탱천,  묵직한 남근을 연상시킨다. 

십자로 갈라진 이 바위는 또 뭔가하고 위로 올라서 보니...

이렇게 생긴 바위 앞 모습이다. 바위마다 이름을 붙여 줄만 한데...

  등로에서 10m 왼쪽으로 벗어나면 이와 같은 바위가 나타나고 이 바위는 꼭 붕어 지느러미같다. 지느러미바위라고 해야 하나...

바위 옆 모습도 붕어를 닮아 보인다.

  조금 더 올라가니 맷돌바위라는 거대한 바위가  눈에 들어온다. 그 아래 묘가 있는데 뉘 묘인지 이곳까지 모셔온 후손들의 정성도 대단하다.

  어느 누가 언제부터 불리운 맷돌바위인지 산우들이 올라가 찍은 사진을 보면 바위의 크기가 가늠된다. 맷돌로 보려면 바위를 옆으로 뉘어야 그 형태가 나타날 텐데 차라리 이 산은 이곳저곳 남근 형태의 바위가 많으니 그 중심에 자리한 이 바위는 여근으로 봐야 어울리고 여근바위라고 해야 제격일 듯 하다. 애초 그렇게 불리워진 바위였다면 우리나라 남성 산객은 그 궁금증에 진작부터 이 산을 모두 올랐을 것이고 남산보다 더 유명해진 산이었을지도 모른다.

  바위 위로 오르려면 뒷쪽으로 가서 이 로프를 이용하여 오르면 된다.

  다시 마석산 방향으로 20여 미터 올라 바로 오른쪽으로 100여 미터 내려가면 유두바위가 나타나고 그 주변의 바위군이다.

유두가 그럴 듯한 바위 모습

  이건 뭐 의자바위라고 해야할까...

  이곳 바위군에도 가시개바위 같은 모습의 바위도 눈에 띄고...

그 아래로 오늘의 명품바위인 대포바위가 눈에 확 들어온다. 말이 대포바위이지 이것도 잔뜩 성이 난 남근의 모습 아니던가! 마치 인간이 조경을 한 작품같다. 기운이 시원찮다는 남정네들은 이곳에 오면 정기를 제대로 받을 것 같다.

  도상에는 저 앞에 보이는 두 개의 봉우리도 마석산으로 표기되어 있다. 오른쪽 멀리 아스라이 보이는 산은 경주의 남산이다. 2014년 9월에 올랐었으니 9년 가까이 된 세월이다. 미세먼지로 인해 조망이 안 좋은 것이 옥의 티다.

시정거리만 좋았다면 토함산도 볼 수 있었을텐데...

우리나라의 산악회 숫자는 얼마나 될까...이 산악회는 정말 코를 많이 흘리는가 보다.

출발지점에서 3.8km 거리의 마석산 정상에 도착, 예전에 헬기장이 있었던 곳에 정상석이 세워져 있다.

마석산이라는 이름은 "갈 마(磨), 돌 석(石)" 자로서, 정상에 맷돌처럼 보이는 바위가 있다고 하여 맷돌산으로 부르다가 바꿔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하산길에 세 갈래로 갈라진 소나무가 눈길을 끄는데 이곳 안부에서 잠시 산우들과 간식과 술 한잔을 하고 자리를 뜬다.

▽ 등로의 시그널 숫자를 대충 봐도 많은 산악회가 왔다 갔음을 알 수가 있다.

  정상에서 2.3km 거리의 용문사에 도착, 경주 백운대 마애석불입상을 보기로 한다.

경주 백운대 마애불입상(慶州 白雲臺 磨崖佛立像)

 마석산 암벽 위에 높이 4.6m에 달하는 커다란 불상으로 미완성인 채 조각 된 경주 백운대 마애불입상은 1985년 10월 15일  경상북도의 유형문화재 제206호로 지정되었다. 

민머리 위에는 크고 둥근 상투 모양의 머리묶음이 있으며, 귀는 길게 늘어져 있다. 무표정한 둥근 얼굴에는 반쯤 뜬 눈, 큰 코, 굳게 다문 입술 등이 뚜렷하게 새겨져 있다. 목에는 3줄로 새겨진 굵은 삼도(三道)가 있으며, 양쪽 어깨에 걸쳐진 옷은 왼쪽 팔목에 3가닥의 층을 이룬 주름만이 있을 뿐 미완성이다. 오른손은 손바닥을 정면으로 하고 손가락을 위로 향하게 했으며, 왼손은 손바닥을 정면으로 한 채 손가락은 모두 아래로 향했다.

살찐 어깨, 가는 허리 등에서는 전체적으로 풍만한 신체를 표현하려고 했음을 알 수 있다. 이유는 알 수 없으나 중도에 포기한 듯하며, 그나마 완성된 얼굴과 신체모습 등에서 통일신라시대 작품임을 알 수 있다. [위키백과]

▽ 마애불상 바로 옆에 위치한 용문사 전경

▽ 용문사 대웅전으로 사찰규모가 작아 얼핏 암자로 보인다.

▽ 석문

마치 용문사 일주문 역할을 하는 석문은 입석 중 바위 하나가 넘어지면서 자연스럽게 생긴 통로이다.

용문사로 부터 하산길은 승용차 한 대가 올라 올 수있는 폭의 시멘트길이다.

용문사에서 0.9km 내려오면 외동읍에서 신경주역으로 이어지는 904번 지방도로와 만나면서 산행을 마치게 된다. 이곳에 두꺼비바위가 자리잡고 있다.

두꺼비바위의 명칭을 따서 두꺼비밥상이라는 식당이 또한 자리하고 있는데 오늘은 오픈하지 않아 사전에 리딩대장이 하산 시간에 맞춰 오픈요청을 하여 이곳에서 맛이 그런대로 괜찮은 해장국 안주에 막걸리 한 잔하게 됐다. 

마석산은 그리 높지도, 빼어난 산은 아니지만 제각기 이름만 붙여주면 될 바위들이 많아 시간 가는 줄 모르게 볼거리가 있는 산으로 한번 가 볼만한 산행지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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