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5월 13일(일)
구봉산은 예전부터 가 보고 싶은 산이었고 작년에 공지도 떴었지만 다른 일정으로 인해 기회를 놓친 후 이제서야 밟게 됐다. 그렇게 기다리던 산행이었는데 토요일, 일요일 오전까지 비가 온다는 예보에 실망하긴 했지만 당일이 되니 아침에 그쳐 일단 비는 맞지 않고 산행할 수 있어 천만다행이었다.
일찌기 운장산의 동봉, 운장대, 서봉으로 해서 연석산으로 연계산행을 한 경험이 있어 대략 그 위치는 알고 있었다. 이번에 리딩대장은 당초 계획이 연석산으로 부터 운장산, 복두봉을 경유하여 구봉산을 종주하는 코스를 정했으나 무리하다 싶어 구봉산만 원점회귀하는 코스로 변경했다니 요즘 계절엔 낮시간이 길어졌으므로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었는데 아쉽다는 생각을 해 봤다. 물론 17km를 걸어야 하므로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그리 산행을 했다면 또다른 의미가 있겠다 싶었다.
언제 기회가 될런지는 모르겠지만 도전해 봐야겠다는 생각이다. 오늘 산행은 그리 긴 거리도 아니고 시간도 충분하므로 살방살방 걸으며 주변 풍경을 여유롭게 즐기며 힐링한 산행이었다.
∥산행정보∥
♣ 행정구역: 주차장-전북 진안군 주천면 운봉리 659-1, 정상-전북 진안군 주천면 운봉리
♣ 산행코스: 주차장-1~8봉-돈내미재-구봉산 정상-바랑재-주차장(원점회귀)
♣ 거리: 6km(출발-10:10, 도착-15:30)
∥구봉산 개요∥
운장산의 한줄기인 구봉산은 운장산에서 북동쪽으로 6km 뾰족하게 솟구친 아홉개의 봉우리들이 우뚝 서서 다가설 듯이 내려다 보고 있는 산이 구봉산이다. 구봉산의 정상인 장군봉(997m)은 호남의 유명한 산을 조망할 수 있는 특이한 봉우리로 북쪽으로는 복두봉(1,007m)과 운장산(1,126m)이 한눈에 들어오고 남쪽으로는 옥녀봉(738m)과 부귀산(806m) 그리고 남쪽으로 만덕산(762m)이 조망되고 북쪽으로는 명덕봉(863m)과 명도봉(846m)이 그리고 대둔산(870m)이 분명하게 보이며 남동쪽으로는 덕유산과 지리산의 웅장한 모습이 실루엣을 이루고 있음을 볼 수 있다.
구봉산은 훌륭한 조망대이면서도 마이산과 운장산에 가려 아직까지 각광을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나 북쪽으로는 운일암.반일암 계곡과 남쪽으로는 갈거리계곡의 중간지점에 위치하고 있어 산과 계곡의 조화를 이룰 수 있는 산이다.
구봉산 아래 수암마을에는 신라 헌강왕 1년 무영대사가 창건했다고 전해지고 있는 천황사라는 절이 있는데 둘레 5.1m, 수령 600년을 자랑하는 도목 1등급의 전나무가 있다. [대한민국 구석구석]
▼ 구봉산 5봉에서 4봉을 바라보며 촬영한 구름다리
▼ 버스가 주차장에 도착하니 구봉산 일대가 안개에 가려 1봉만이 고개를 내민 상태다. 비는 커녕 구름이 걷히고 햇살은 비추는데 안개에 가려있는 정상을 바라보자니 참으로 답답한 상황이 됐다.
▼ 1봉인 줄도 모르고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고개를 내민 저 암봉이 범상치 않은 산이란 느낌을 줬다.
▼ 쉽게 볼 수 없는 <큰꽃으아리>가 등로에 활짝 폈다.
클레마티스(Clematis)로 개량화하여 원예종이 다양하다. 야생화로는 제일 큰 꽃송이 아닐까 싶다.
▼ 첫 조망터에서 본 구름다리, 4봉과 5봉을 연결한 다리이다. 이쯤 올라오니 언제 구름에 가렸냐는 듯 운무가 싹 가시고 구봉산 정상까지 상쾌하게 조망이 열렸다. 역시 자연은 변화무쌍하여 언제 어떤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올지 모르니 섣불리 그 풍경과 현상을 예견함은 의미가 없다.
▼ 당겨본 구름다리 모습, 인간이 만든 구조물과 자연이 어우러진 모습이라야 한다. 제법 어울리는 편이란 생각이다.
▼ 1봉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능선에 접어들면 일단 저 봉우리에 갔다가 다시 돌아와 2봉으로 향해야 한다.
▼ 당겨본 1봉, 산아래서 보는 절경은 이곳에서는 전혀 다른 풍경이다.
▼ 진행할 방향의 구봉산 정상이 가볍게 보이질 않는다.
▼ 구봉산 정상을 찍고 하산할 능선과 계곡의 위치를 담아봤다.
▼ 북쪽으로 보이는 풍경으로 왼쪽 봉우리는 명도봉, 가운데 명덕봉, 오른쪽으로 성치산으로 보인다.
▼ 왼쪽 멀리 명덕산과 오른쪽 성치산 사이의 마을이 주천면소재지이다.
▼ 바로 앞쪽으로 보이는 풍경으로 모두 무명산이다. 무슨 연유에서인지 벌목으로 인해 흉물스러워 보인다.
용담호 멀리 지장산과 조항산(800m)도 조망되니 가슴까지 뻥 뚫리는 느낌이다.
▼ 남쪽으로 차에서 내린 주천면 운봉리의 주차장이 보이고 멀리는 고산으로 보인다. 오른쪽으로 구봉산을 한바퀴 돌고 하산할 길도 조금 보인다.
▼ 사방팔방을 조망할 수있는 정자가 놓여있는데 구름다리를 볼 수 있어서 누구나 한번쯤은
올라보게 된다.
▼ 구름다리는 2015년 7월에 해발고 740m에 설치 되었으며 길이 100m, 지상고 47m, 보행폭은 1.2m이다.
▼ 4봉과 5봉을 연결한 다리로 최대 150명까지 동시 이용할 수 있다.
▼ 다리 중간에서 다시 촬영해 본 북쪽 방향의 풍경, 보이는 저수지는 연화제라 부른다.
▼ 5봉에서 4봉으로 뒤돌아 본 풍경, 자연과 인공 구조물이 조화를 이룬 모습인데 이런 구조물 설치가 과연
바람직스러운 일인지 각자가 생각하기 나름이다.
▼ 5봉에서 바라본 6,7,8봉과 구봉산 정상 모습이다. 여기서 보는 6,7,8봉은 구봉산 정상 높이에 비하면 선뜻 구분이 되지 않을 정도로 낮아 보인다.
▼ 5봉에서 6봉으로 향하는 계단이 예사롭지가 않다.
▼ 뒤돌아 본 5봉의 모습
▼ 진행방향의 6봉 모습
▼ 6봉에서 뒤돌아 본 5봉 모습...구름다리는 4봉이 있는 구름정(정자)에서 앞의 데크가 있는 5봉까지 이어진 것인데 이곳에서는 보이질 않는다.
▼ 7봉에서 8봉으로 이어진 또 하나의 짧은 구름다리
▼ 뒤돌아 본 7봉의 모습인데 뾰족한 봉우리 모양새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계단옆으로 보이는 밧줄을 이용하여 산행한 흔적이 보인다.
▼ 8봉에서 바라본 구봉산 정상...아직도 갈길이 멀기만 하고 높아만 보인다.
▼ 뒤돌아 본 8봉 모습
▼ 8봉에서 구봉산 정상을 오르는 등로가 위험한 암릉밑을 피해 우회로로 계단을 새로 설치했는데 무더운 날씨에 숨가
뿐 오르막이다.
▼ 정상 부근의 첫 전망대에서 바라본 1~8봉의 전경
▼ 당겨 본 용담호
전라북도 진안군 용담면 월계리(月溪里)의 금강 상류에 있는 다목적댐이 건설됨으로써 생긴 인공 호수이다.
용담댐은 진안군의 1읍 5개 면을 수몰시켜 만들어진 거대한 담수호로 이 댐은 유역변경식의 댐으로 금강 상류의 물을 하루 135만 톤씩 도수터널을 통하여 완주군 고산면 소향리 만경강 상류에 공급함으로써 전라북도 전주권의 생활용수 해결을 목적으로 건설되었다. [대한민국 구석구석]
▼ 드디어 오른 구봉산 정상...
어느 산이나 그렇듯 높든 낮든 만만한 산은 없다. 그만큼 힘이 든다는 얘기다. 그러나 모든 일은 마음 먹기에 달려 있는 것, 이보다 훨씬 높은 산도 수없이 올라봤기에, 우리나라에 못 오를 산이 없다는 자신감이 있기에, 오르다 보면 어느덧 정상에 올라와 있는 것이다. 정상석에 서 있는 순간, 산객들은 조금전까지의 힘든 과정을 모두 잊게 되는 모양이다. 그리고 또 다음에 있을 산행 준비를 하게 되는 것이다.
전에 있었던 정상석이 너무 초라해 보였나 보다. 언제 세워졌는지 제대로 된 구봉산에 어울리는 정상석을 세워 놓았다.
▼ 정상에서 멀리 운장산의 운장대와 동봉, 그리고 복두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2016년 7월 31일 무더위에 운장산의 동봉~운장대~서봉~연석산을 연계한 산행을 한적이 있어 낯설지 않다.
오늘 원래 계획대로 그 반대 코스인 연석산으로 부터 운장산을 거쳐 복두봉을 경유, 이곳으로 종주를 했다면 지금쯤 어디에 와 있을까 생각을 해 보게 된다. 17km의 거리라니 8시간 이상을 걸어야 하는 상황이다. 오늘은 거기에 비하면 1/3 수준이니 사실 편한 산행이다.
▼ 하산하면서 내내 조망하는 풍경은 비슷하다. 1~8봉의 모습을 되풀이 담아 보게 된다.
▼ 산조팝나무가 금방이라도 필 듯 봉오리가 잔뜩 졌다.
▼ 당겨 본 용담호...너무 평화스러워 보이는 풍경이다. 관광지로서도 괜찮다고 하는데 용담호가 관광지로 사랑받는 명소가 된 것은 교량으로 댐 일주도로가 연결돼 있기 때문인데 정천면-용담면-본 댐으로 이어지는 도로는 호수의 경관과 어울려 환상의 드라이브 코스로 여겨지며, 상전면-안천면-본 댐으로 이어지는 코스도 이에 못지 않단다.
생긴 지 얼마 되지 않은만큼 호안에 별다른 시설물들이 들어서지 않아, 오히려 자연스러운 풍경을 보이고 있다는 것도 매력 중 하나라 한다.
▼ 어제에 이어 오늘 아침까지도 내렸던 비로 인해 골짜기의 수량이 꽤 많다.
원점회귀 마을에 거의 도착, 계곡물에 땀을 씻고 족욕을 하며 피로를 잠시 푼다.
▼ 그 흔한 야생화 보기가 어렵다. 금낭화도 올해 처음 접하니 반갑다.
▼ 마을에 다 내려와서 다시 바라 본 1~8봉... 이곳에서 보니 봉우리가 확실히 구분이 간다.
▼ 8~5봉 모습, 7봉과 8봉 사이의 짧은 구름다리가 선명하게 보이고 5봉에서 4봉으로 연결된 구름다리도 일부 보인다.
▼ 5봉에서 4봉으로 연결된 구름다리가 완전 가로로 보인다.
▼ 2봉과 3봉
▼ 1봉 모습...이곳에서 봐야 그 진면모를 알 수가 있다.
▼ 마을 어귀에 화사하게 핀 불두화...부처의 머리를 닮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인데 요즘 한창이다.
이렇게 해서 블랙야크에서 선정한 100대명산 중 하나를 올라봤다. 진안의 마이산이나 운장산에 밀려 산림청에는 100대명산에 선정되지 않았는지는 모르겠으나 웬만한 명산보다 실제 훨씬 멋있는 산임을 눈으로 확인하게 된다.
더구나 구름다리가 놓여지고 나서 산객이면 모를 이가 없을 정도로 한번쯤은 다 거쳤을 산이다. 안전하고 조망 좋고 거리상도 적당하여 초보자들도 얼마든지 산행할 수 있는 곳으로 사계절 어느 때 와도 괜찮을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