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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전라북도

[정읍] 내장산

2017년 11월 5일(일)

 

올해 들어 단풍산행을 제대로 해 본적이 없다. 나이가 들수록 애경사는 물론 집안행사도 많고 휴일이 더 신경쓸 일이 많은 바쁜 나날이다. 계절은 야속하게 낙엽 뒹구는 가을 끝자락에 와 있다. 그 끝자락에 마침 내장산 단풍산행 공지가 떴다. 산행을 시작하고  몇 년간을 기다려온 내장산 산행이다.

그동안 내장산 공지는 내가 소속된 산악회에서는 주말, 휴일에는 없고 평일에만 있었던 것으로 아는데 그 이유야 설명할 필요가 없다. 20대 군생활 하면서 외출 나와 내장사 일대의 단풍을 즐긴 후 지금껏 한번도 가 보지 못했던 것은 수많은 인파속에 꼭 그곳을 가야할 만큼 매력을 느끼지 못했기에 사실 관심이 없었던 것인데 100대 명산 완등의 목표 때문에 그동안 공지를 기다렸고 오늘에 이른 것이니 참으로 오랜만에 가보게 된 것이다.

내장산을 오르려면 매표소에서 3,000원의 입장료를 내야하지만 서래탐방지원센터 방향으로 오르면 그냥 오를 수 있다. 물론  입장료를 내고 내장사입구까지 약 3km구간의 도로를 따라 걸어야 제대로 단풍을 즐길 수가 있다. 통상 단풍관광의 대명사로 내장산으로 얘기하지만 산을 오르면 다른 산과 별반 다를게 없기에 내장산의 단풍을 말함은 내장사까지 이어지는 식재된 단풍을 구경하는 일이다.

때문에 새벽부터 밀려드는 차량과 인파는 말 그대로 인산인해일 수 밖에 없고  모두 그러려니 하고 그곳을 가겠지만 설악산이나 지리산등 계곡의 단풍같이 인위적이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아름다운 풍경을 즐기는 나로서는 이제 다시 찾고 싶지 않은 곳이기도 하다. 다만, 겨울 산행에서의 풍경이 볼만하다고 하니 기회가 된다면 고려해 볼만 하겠다.

 

산행정보

♣ 행정구역: 들, 날머리-전북 정읍시 내장산로 862(제2주차장), 내장산 최고봉 (신선봉763m)-전북 순창군 복흥면 봉덕리

♣ 산행코스: 제2주차장- 내장사- 일주문-벽련암-서래봉-불출봉-망해봉-연지봉-까치봉-신선봉-금선계곡-내장사-제2주차장

♣ 거리: 약 16km(들머리-06:00, 날머리-15:30)

 

내장산 개요

내장산의 최고봉인 신선봉()의 높이는 763m이고, 노령산맥의 중부에 위치하며, 북쪽에서부터 월령봉(420m)·서래봉(580m)·불출봉(610m)·망해봉(640m)·연지봉(, 671m)·까치봉(717m)·연자봉(675m)·장군봉(, 696m)의 내장구봉이 동쪽으로 트인 말굽형으로 분포하는 호남 5대 명산의 하나이다. 특히 가을철 단풍이 아름답고, 조선 8경의 하나로 꼽혔다. 백제 무왕 37년(636년) 영은조사가 세운 내장사와 임진왜란 때 승병들이 쌓았다는 동구리 골짜기의 내장산성이 있으며, 금선폭포, 용수폭포, 신선문, 기름바위 등의 명소가 있다. 내장산과 백암산을 묶어 1971년도 내장산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 음력 9월 17일로 보름 이틀이 지난 둥근달이 아직은 이른 아침임을 말해준다.

 

 ▼ 저 둥근달에는 얼마나 많은 사연들이 있을까를 늘 생각해 보게 된다. 그 속에는 내 사연도 당연 있어 달봉이가 되어 보곤 한다.

 

  ▼ 서래탐방지원센터로 오르는 코스에는 동학혁명100주년 기념탑이 있는데 이곳은 향토자유수호기념비가 세워져 있어 주목을 끈다. 

 

  ▼ 서리가 내려있는 가운데 다소 쌀쌀한 기온이 몸을 움추리게 한다. 산자락의 단풍은 이미 퇴색해 버렸고 아래 평지의 단풍만이 절정이다. 송이바위와 어우러진 풍경이 제법 멋지다.

 

  ▼ 아직 햇살이 없어 우중충한 빛깔이지만 역시 모처럼만에 봐서인지 이내 마음까지 붉게 물든다.

 

 

  ▼ 이렇게 화려한 단풍나무 숲을 지나노라면 모두가 한폭 수채화 속의 주인공이 된다.

 

  ▼ 이른 아침이기에 조용한 도로지만 해뜰 무렵이면 관광객들이 도로를 메울 것이다.

 

  ▼ 단풍나무 종류도 많다. 이곳 내장산 일대는 일반 단풍의 절반 크기인 거의 아기단풍이다.

 

 

 

 

 ▼ 우화정(羽化亭)...다른 블로그에서 전에 봤던 정자는 없어지고 2016년에 새로 지은 정자라는데 '우화'란 번데기가 날개가 있는 엄지벌레로 변한다는 뜻과 사람이 몸에 날개가 돋아 신선이 되어 하늘로 올라간다는 뜻도 있으니 끝에 정(亭)이 붙어  정자에 날개가 달려 하늘로 올라간다는 뜻일게다.

진사들이 해가 나기를 기다리며 진을 막 치고 있는 시간에 도착, 특유의 손각대로 우화정을 이모저모 담아본다.

 

 

▼ 물안개가 조금만 더 올라와 주었으면 하는 욕심이 주책없이 생긴다. 많은 진사들이 이 장면을 담기위해 먼길을 마다않고 달려 왔으련만 나는 산행을 하러 왔다가 이만한 풍경을 담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 물을 만난 곳에서는 반영을 담으면 한결 풍경이 살아난다.

 

 

  ▼ 주변의 단풍은 그 화려함을 뽐내는데 배롱나무가 일찍 잎새를 떨구고 발가벗은 모양으로 춤을 추듯 하니 그냥 웃음이 절로 난다.

 

 

  ▼ 내장사 일주문...

 

  ▼ 내장사 일주문으로 부터 내장사까지의 오솔길에 덮힌 단풍나무는 해가 뜨지 않은 시각이어서 제 색깔이 나오질 않음이 아쉽다.

 

 

  ▼ 날이 서서히 밝아지면서 단풍 빛깔도 달라진다.

 

  ▼ 내장사 초입의 단풍.

 

  ▼ 내장사 부도주변의 단풍은 햇빛을 받자 제대로 빛깔을 머금었다.

 

 

 

 

  ▼ 어디 단풍만 붉으랴! 마음도 얼굴도 홍안 [紅顔]이다.

 

  ▼ 내장사 대웅전

 

  ▼ 내장사에서 바라본 서래봉

 

                     ▼ 1983년 10월,  27세 총각시절이 엊그제만 같다. 뒤로 보이는 서래봉을 걷고 알기까지는 수십년이

                         걸렸다.

 

 

  ▼ 경내에 아마도 스님들이 낙엽으로 하트를 만들어 놓았는가 보다. 그냥, 불타는 정열의 심장속에 풍덩 들어가 싶은 마음 아닐까...

 

  ▼ 단풍이 노랗고, 붉은색만 가지고는 단순하여 밋밋하지만 녹색계열만 들어가도 훨씬 아름다운 느낌을 준다.

 

 

  ▼ 일주문으로 다시 나와 오른쪽으로 조금 오르면 벽련암에 도착하게 된다. 원래 내장사란 이름으로 일컬었는데 근세에 와서 영은암 (현 내장사)를 내장사로 개칭하고 이곳은 백련암으로 이름하였고 나중에 벽련암으로 고쳐쓰게 되었다.

백제 의자왕 20년(660년) 환해선사가 창건하고 1925년 백학명선사가 본전인 극락보전과 요사를 중건하였으나 6.25전란으로 소실되어 항봉스님과 진공스님이 복원하였다.

전설에 의하면 벽련암 석축대를 쌓을때 희묵대사가 서래봉 정상에서 돌을 던지면 수제자 희천스님이 이를 받아 쌓아 올렸다고 한다. 이 벽련선원은 삼대적전의 선근 인연공덕이 있는 이가 참배하는 복전의 기도도량이라고 한다.[안내문 발췌]

 

 

   ▼ 벽련암에서 바라본 서래봉

 

 ▼ 렌즈로 당겨본 서래봉 일대 

 

 

 

 

  ▼ 가파른 능선을 올라 첫 전망터에서 조망한 산그리메...역광으로 햇살이 아직은 좀 낮아서인지 옅은 운무가 끼었다.

 

 ▼ 멀리 중간에 내장산 최고봉인 신선봉과 오른쪽으로 까치봉이 조망된다. 진행할 방향의 조망은 깨끗한 편이다. 원점회귀 산행이니 저곳까지 돌아 신선봉에서 조금 진행하여 하산하게 되는 것이다.

 

  ▼  첫봉우리인 서래봉...

 내장산의 대표 봉우리로 논과 밭을 고르는 옛 농기구인 써레를 닮아 써레봉이라고 불리다가 서래봉이 되었다고 한다.   

 

  ▼ 진행방향(북쪽)의 능선...마치 원을 그리듯 봉우리가 나열되어 있고 그 봉우리마다 이름이 있으니 인증을 하는 재미도 있다.

 

  ▼ 아마도 오늘 처럼 내 모습을 담아 본 적도 없을 듯 하다.

 

 ▼ 산행하면서 사진 풍경 중 선호하는 것 중의 하나가 산그리메다. 어쩌다 운무가 드리워진 산그리메를 담을 때면 보물을 얻은 기분인데 오늘 이 정도의 조망이라도 다행으로 여긴다.

 

  ▼ 불출봉으로 내려서는 철계단의 경사도가 장난이 아니다. 올라오는 산객들도 있는데 이 분들은 알고 보니 서래탐방지원센터에서 오르는 사람들이고 서래봉에 올랐다가 다시 내려와서 저쪽 불출봉을 향하게 되니 계단을 왕복으로 오르내리는 일이 쉽지 않을 듯 하다.

 

 

 

  ▼ 계단이 거의 70도 이상될 듯 하니 곧바로 내려오면 배낭이 계단에 닿을 정도여서 뒷걸음으로 내려오는 것이 편하다.

 

  ▼ 내장사 전경...케이블을 이용하여 전망대에 오르면 내장사의 전경을 제대로 담을 수 있을 것 같은데 오늘은 케이블카를 탈 코스가 아니다.

 

 

  ▼ 자주 뒤돌아 보게 되니 앞을 봐도, 뒤를 봐도 그 풍경이 그 풍경이일 수 밖에 없다. 이동하며 조금씩 달라지는 모습을 담아 보는 것이 고작이다.

 

 

 

  ▼ 내장저수지와 정읍시내

 

  ▼ 내장저수지 전경

 

  ▼ 내장산 조각공원과 동학혁명100주년기념탑

 

 

 

  ▼ 서래주차장...서래탐방지원센터로 오르면 입3,000원의 입장료를 절약할 수 있으니 이 코스로 오르는 탐방객들도 의외로 많다.

 

 ▼ 당겨 본 정읍시내

 

  ▼ 불출봉

 

 ▼ 불출봉을 오르며 뒤돌아 본 서래봉과 능선

 

 

 

  ▼ 불출봉

 서래봉 서쪽에 위치한 봉우리로 정상에 오르면 북쪽으로는 내장저수지와 정읍시가 보이고 남쪽으로는 내장산 최고봉인 신선봉을 비롯한 7개의 봉우리가 한 눈에 들어오는 전경이 매우 아름답다, 전설에 의하면 불출봉에 안개나 구름이 끼면 그 해 가뭄이 계속된다고 한다. 

 

  ▼ 불출봉에서 바라본 진행방향...왼쪽부터 망해봉, 연지봉, 까치봉이 차례로 나열되어 있다.

 

    

  ▼ 위치상으로 아랫쪽에는 원적암이 있을테고 깊은 계곡은 먹뱀이골.

 

  ▼ 망해봉을 오르는 탐방객들...

 

  ▼ 서래봉으로 부터 지나온 능선...아래는  먹뱀이골과 우측능선 끝의 영현봉.

 

  ▼ 망해봉

불출봉과 연지봉 사이의 봉우리로써 내장산 안쪽의 먹뱀이골 및 바깥쪽의 정읍시가 발밑에 잘 보이며 맑은 날이면 정상에서 서해를 조망할 수 있다.

 

         

   ▼ 내장산리조트관광지 조성사업지와 용산저수지

 

 

  ▼ 서래봉으로 부터 지나온 능선

 

 

  ▼ 작년도 단풍산행으로 백암산을 찾았었고 백암산 최고봉인 상왕봉을 올라 이곳 내장산 서래봉을 망원렌즈로 담았었는데 오늘 이곳에서 백암산을 조망하리라고는 생각조차 못했다.

 

  ▼ 백암산에서도 조망해본 입암산인데 이곳에서도 뚜렷이 보인다.

 

  ▼ 연지봉

일명 연오봉이라 부르며 망해봉에서 서남쪽으로 솟아오른 봉우리이다. 이곳에서 발원하는 물은 원적계곡을 타고 흘러 금선계곡과 합류하여 서래봉을 돌아 내장호를 이루며 동진강 줄기의 근원이 된다, 예로부터 연지봉에 구름이 끼면 비가 온다는 이야기가 전해오고 있다.

 

  ▼ 진행할 방향인 신선봉이 마지막으로 버티고 있고 그 뒤로 연자봉, 장군봉으로 이어진다.

 

  ▼ 까치봉에서 당겨본 벽련암

 

  ▼ 까치봉 

바위 형상이 까치가 날개를 펴고 있는 모습과 같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

이곳에서 반갑게 다른 산악회원들을 만난다. 사실 오늘은 그렇게 기다렸던 내장산 산행이 한꺼번에 내가 몸 담고 있는 두 산악회에서 모두 있었다.

백암산을 경유, 이곳 내장산으로 종주하는 백두대간을 뛰고 있는 산악회와 내장산만 산행하는 산악회가 있어 후자를 택한 것인데 백두대간 산악회 회원들이 내가 산행하는 반대방향의 백암산을 경유 신선봉을 거쳐 이곳으로 오는 중 만난 것이다. 모두 잘 아는 회원들이기에 서로 인사하고 반가운 표정이지만 왠지 서운해 하는 모습도 엿볼 수 있어 괜스레 미안한 생각이 든다.

 

 

 ▼ 내장사로 해서 벽련암으로 올라 서래봉을 거쳐 불출암을 경유, 망해봉과 연지봉, 이곳 까치봉까지 왔으니 이제 내장산 최고봉인 신선봉을 오르고 저쪽 금선계곡으로 하산해서 내장사로 가면 오늘 산행은 종료되는 것이니 걍, 한바퀴 도는 셈이다.

 

  ▼ 드디어 오늘의 목적지인 신선봉에 올랐다. 이곳만을 오른다면 내장사로 해서 금선계곡을 거쳐 이곳으로 바로 오르면 되지만 내장산 전체를  알려면 사실 이와같은 코스는 밟아야 하지 않을까...

 

  ▼ 다시한번 당겨 본 서래봉

 

  ▼ 불출봉

 

 ▼ 왼쪽 까치봉과 연지봉, 오른쪽 망해봉

 

 ▼ 망해봉

 

  ▼ 까치봉

 

 

  ▼ 신선봉에서 금선계곡까지 하산하는 급경사 등로가 만만치 않다. 평지를 걸으니 정말 그렇게 편할 수가 없다.

 

  ▼ 수령이 280년이 됐다는 단풍나무

 

 

  ▼ 다시 내장사 경내로 들어왔다. 아침과는 달리 햇살을 받아 휘황찬란하다.

 

 

  ▼ 타오르는 불길같은 단풍색.

 

 

 

 

 

 

 

 

  ▼  내장사부터는 하산하는 인파에 밀려 정신이 없다. 가을의 끝자락에 아랫지방을 택해 마지막으로 단풍구경을 했으니 이제 가을을 보내도 여한이 없다. 물론 산행중의 단풍은 아니지만 이렇게라도 만추의 풍경을 즐겼으니 아쉽다 하면 욕심일 수 밖에 없다.

수십년만에 찾은 내장산의 면모를 알게 됐으니 또한 기쁘다. 가는 계절 미련없이 보내고 새로운 계절을 설레임으로 맞을 준비를 해야겠다.

 

  ▼ 하산식에서 먹은 음식 중 최고로 맛있게 먹은 생선구이다. 동동주와 모주에 곁들여 먹은 음식은 하루의 피로를 싹 가시게 하고 단풍구경보다 더 즐거운 시간이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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