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7월 30일(일)
삼복더위의 기세는 어차피 세월이 가야 지난다. 이제 장마철이 끝났다 하니 그만큼 습도는 낮아질 것이고 나무 그늘만 의지하여도 한결 시원함을 느끼는 8월이 다가왔다. 아이들의 여름 방학과 더불어 휴가철이니 너도 나도 피서를 국내외의 바다로, 강으로, 계곡으로 빠져나갈 텐데 두 주간은 시내가 한산해질 듯하다.
다른 일정으로 휴가를 다음 달로 미뤄 휴일이 되면 방콕 하기도 그렇고 취미가 산행이지만 체력소모가 많아 그것 조차 망설여지니 계곡 또는 섬 트레킹이 있나 싶어 이곳저곳 기웃거리던 중 마침 동강 래프팅이 공지로 올라와 참석하기로 한다. 물론 작년 이맘때 래프팅을 안하고 장성산을 경유, 잣봉으로 해서 강을 따라 트레킹을 하면서 엄청난 땀을 흘리며 내년에 기회가 된다면 래프팅에 참여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었기에 망설임 없이 시원한 강물에 몸을 식히며 여름을 즐겨보자는 것이다.
물놀이하면 애들이 더 즐겨워할 일인데 몸을 식히는 일에 애들, 어른이 어디 있겠냐는 생각과 더 나이가 들면 이제 그마저도 분위기상 꺼려질 수 있기에 이참에 동심으로 돌아가 보자는 생각이다. 난 군 생활하면서 수영을 제대로 배웠다. 인명구조원으로 활동할 만큼 물에서 만큼은 적응이 뛰어난 편인데 그 실력은 되지 않는다 해도 물만큼은 그리 두려워해 본 적이 없다. 더구나 구명조끼 착용하고 보트를 탄다는 것은 위험과는 전혀 상관없는 놀이일 뿐인데 그러나 수많은 인구가 래프팅을 하다 보면 이런저런 안전사고도 날 수 있겠다는 것을 몸소 체험한 날이기도 하다.
맑은 물, 시원한 바람, 주변의 어우러진 풍경, 흐르는 물따라 함께 노를 저으며 2시간 넘게 유유자적 즐길 수 있는 것은 래프팅 밖에는 없다. 우리나라 래프팅 장소로는 영월의 동강, 철원의 한탄강, 인제의 내린천이 대표적이다. 내린천은 과거에 식구들과 한번 즐겼으니 내년에 기회가 된다면 한탄강에서 즐겨볼 예정이다.
∥래프팅 정보∥
♣ 행정구역: 출발지점-강원도 영월읍 문산리(주차장), 도착지점-강원도 영월군 영월읍 거운리(거운교)
♣ 코스: 문산리 나룻터- 어라연- 문지나루-거운교
♣ 거리: 약11km (출발-10:30, 도착-13:00 )
▼ 여름 휴가철과 맞물려 보트를 타려는 인원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마침 장마철에 내린 비로인해 래프팅하기엔 적정한 수량을 유지하고 있다.
▼ 동강의 래프팅은 인제 내린천에 비하면 급류가 그리 많지 않고 주변 경관을 즐기며 긴 코스로 물놀이 할 수 있는 곳이다.
▼ 산행을 하는 경우는 강과 연결되어 있는 저 산등성이의 등로를 따라 진행하면 되는데 보기 보다는 급경사여서 엄청난 양의 땀을 요구한다.
▼ 장비를 점검하고 헬멧과 구명조끼를 착용한 다음 조편성 대로 자신이 탑승할 위치를 정한다.
▼ 수영을 전혀 못하는 맥주병인 회원들 표정도 빵끗~
▼ 본격적인 래프팅이 시작된다. 10명~12명이 보트에 탑승하게 되는데 4개조로 편성되어 출발한다.
▼ 시원한 래프팅의 모습을 생동감있게 촬영하고 싶은 욕심은 있으나 물놀이로 인해 작동 불능이 될 수 있기에 전용 카메라는 지참 안하고 대신 비닐 방수팩 안에 핸드폰을 넣어 촬영하다 보니 사진이 습기가 찬 것 같이 희뿌옇다.
▼ 흐린 날씨에 바람이 약간 불어 더위는 좀 수그러든 가운데 출발부터 모두가 기분좋게 들뜬 마음으로 동심으로 돌아간 모습들이다.
▼ 작년에 같은 시기에 동강 래프팅 코스를 따라 산행하며 쌍쥐바위 전망대에서 촬영한 것인데 위에서 내려다보는 진풍경이 과히 볼만하다. 오늘 역시 같은 풍경일 것이다.
▼ 상대팀에서도 나와 같이 촬영 준비를 하였더라면 우리의 모습도 담겼을 텐데 촬영해 주는 이들이 없어 아쉽다.
▼ 전국 방방곡곡에서 온 인파들로 보트는 수도 없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흐르는 물따라 내려간다.
▼ 작년에 촬영한 모습이지만 올해 역시 같은 상황이다. 사진에서만 보는 보트가 50척이 넘으니 한 보트당
10명씩만 타도 250명인 셈이다. 개인적으로 타는 비용이 4만원이고 단체로 타면 2만5천원이라든가?
암튼, 동강으로 인한 지역 경제도 상당한 도움이 되리라 생각된다. 산악회 소속으로 참여해서 먹고 마시고
즐기는데 든 비용이 총 5만원이니 오가는 교통비등을 생각하면 개인적으로는 도저히 불가능한 금액이다.
▼ 애들과 함께한 가족단위, 직장 동료나 친구들, 모두가 한팀을 이루어 호흡을 맞추며 물놀이를
즐기다 보면 친밀감이 들게 마련이다.
▼ 래프팅(rafting)은 여러 사람이 함께 고무로 만든 배를 타고 노를 저으며 골짜기, 강 등의 급류를 타는 수상 스포츠다.
원시시대 사람들이 뗏목을 물위에 띄워 타고 다니며 수렵과 이동을 하던 것에서 유래되었는데 오늘날 사용하는 보트는 2차 세계대전 이후 개발된 군용 고무보트를 그대로 사용한 것이며 우리나라의 경우 1990년대 들어서야 활성화되기 시작하였단다.
▼ 급류가 있는 곳에서 보트가 좌우 롤링이 되고 상하로 오르 내리는 스릴로 재미를 느끼게 되는데 뒤에 있는 가이드가 노를 이용해서 방향을 잘 잡아 주어야 하고 팀원들은 가이드의 구령에 맞춰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 균형을 잃게 되면 전복되는 경우가 있어 예상치 못한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다.
▼ 래프팅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이 물싸움이다. 말이 싸움이지 상대방에게 물을 끼얹어 주는 행위다. 조끼를 입은 상태로 열심히 노를 젖게 되면 덥게 마련인데 이때 상대팀에서 뿌려주는 물이야 말로 가뭄에 단비와 같다.
▼ 줄줄이 미끄러지듯 내려 가는 보트들...보기만 해도 시원하다.
▼ 모두가 희색이 만연된 모습...생동감이 넘쳐나 보인다.
▼ 두꺼비바위까지 다다랐다. 이곳의 물살도 괜찮은 편....
▼ 쉬어 가기 위해 보트를 접안한다. 기념사진도 찍고 간식도 먹는 타임이다.
▼ 이런 물을 보면 그냥 있을 수가 없다. 수영도 하고 물장구도 치는데 특히 맥주병 회원들을 골탕 먹이는 재미도 꽤 있어 보인다.
▼ 참석한 회원 전체 기념사진
▼ 그새 장난끼 발동...
▼ 주변 풍경은 좋으나 비닐팩에 가려진 렌즈로 인해 선명하지 못한 것이 흠이다.
▼ 저 모퉁이만 돌아서면 어라연이다.
▼ 드디어 어라연의 삼선암(상선암, 중선암, 하선암을 말함) 중 상선암이 보이기 시작한다.
▼ 잣봉에서 바라본 어라연...
어라연은 물 반, 고기 반이라 할 정도로 강물에 고기가 많아, 물고기의 비늘이 비단결처럼 반짝인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 가운데 뾰족한 봉우리가 잣봉이다. 장성산을 넘어 잣봉에서 어라연 방향으로 능선을 타고 내려오면 전망대가 나타나고 그곳에서 어라연을 바라보는 풍경이 너무 아름답다.
▼ 상선암과 중선을 통과하는 래프팅팀원들...
▼ 제일 큰 바위가 상선암이고 맨 우측 아래 바위가 중선암.
▼ 상선암 앞에서...
▼ 중선암을 지나며...
▼ 왼쪽 중선암과 오른쪽 상선암 사이를 빠져 나온다.
▼ 상선암을 통과한 후 뒤돌아 본 상선암
▼ 하선암을 통과한다.
▼ 하선암
▼ 삼선암을 모두 통과한게 되면 잔잔한 호수같은 강위를 노젓게 된다.
▼ 동강 래프팅 중에 가장 물살이 세고 험한 된꼬까리여울을 지나게 된다.
▼ 이곳에서 사진을 촬영하다가 균형을 잃고 뒤로 넘어져 강물로 빠졌다. 나오려고 보니 보트밑에 깔려 함께 떠 내려 가는데 강바닥 돌과 보트 사이가 좁아 빠져 나올 수가 없다. 순간적인 일이다. 당황하지 않고 숨을 멈춘 가운데 눈을 뜬 상태여서 상황은 빨리 파악됐다. 두바퀴 정도 구른 다음 나오려니 여전히 내가 보트 바닥에 붙어 있다.
30여초가 지났을까 약간 깊은 물로 보트가 들어서니 헤집고 나올 수 있었고 아무렇지 않은 듯 물속에서 나오니 나보다 보트에 있던 팀원들이 더 놀란 상태다. 보트에서 강물로 떨어지면 구명조끼로 인해 그냥 둥실 떠 있을 것이란 생각은 금물이다.
이와 같이 보트 밑으로 깔리면 자칫 안전사고로 이어질 수 있겠다는 생각을 처음으로 체험을 통해 해 봤다. 물에 적응이 안된 회원이 이런 경우를 당하게 되면 당황하여 호흡이 안되니 물을 많이 먹게 되고 빠져 나오지 못한 상태로 의식을 순간적으로 잃게 된다면 사고로 이어질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급물살에 구르는 돌과 함께 부상을 입을 수도 있어 방심은 금물이다. 나도 모르게 잃어버릴 안경도 온전하고 목에 걸었던 핸드폰도 멀쩡하니 다행이다.
쪽 팔려 누구에게 말도 못하고 그냥 웃고 말았지만 소중한 경험이다. 하긴 잘못된 운명이라면 여기가 아니라도 장소 불문 어디서든 있게 마련이다.
▼ 작년 같으면 어라연 상회에 들러 파전에 막걸리 한잔 걸치고 출발하겠지만 도착지에서 삼겹살파티를 하도록 계획 되어 있으므로 생략하고 잔잔한 강물을 헤치며 일부러 보트에서 이탈하여 수영도 하며 도착지로 향한다.
▼ 멀리 목적지인 거운교가 보인다. 이렇게 해서 오늘의 래프팅은 2시간 30여분만에 종료하게 됐는데 소요시간은 얼마나 강물에서 지체 하느냐에 따라 다르므로 큰 의미가 없다. 통상 3시간 이상 잡는데 다른 일정들 때문에 다른 팀에 비해 조금 일찍 도착한 것이다.
▼ 본격적인 삼겹살 파티에 정신들이 없다. 점심시간이 훌쩍 넘긴 시간이라 많은 에너지
소비에 공복이었으니 오죽했으랴!
▼ 배가 불러 차마 이 볶음밥은 먹지 못해 사진으로만 담아 뒀다.
▼ 이제 먹었으니 족구 운동으로 배를 달랠 시간이다. 운동을 즐기는 나는 어디서든 주책없이 꼭 끼어든다. 결과적으로 내기 한판으로 내가 속한 팀이 이겨 귀가길에 차 안에서 전 회원들에게 아이스바 한개씩 주어지게 됐으니 래프팅보다 족구가 더 재미 있었던 것 같다.
이 더운 여름날 어디에 있은들 이 보다 더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을까 생각해 보면 오늘의 행복한 시간은 오래도록 추억으로 자리 잡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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