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대 / 박정원
갈대밭에 앉아 그대를 생각한다
말 못하는 갈대 옆에 앉아 그대를 생각한다
어디서부터 강물이 흐르는지
어찌하여 찬 별빛으로 송곳처럼 찌르는지
바람 부는 갈대밭에 앉아 고개를 묻는다
세워둔 나룻배를 슬쩍 한번 밀어본다
여윈 낮달을 강물 위에 띄운다
건너지 못한 새들은 슬피 우는데
흐르던 강물이 더 이상 흐르지 않을 때
스스럼없던 별빛이 강물 속에서 허우적거릴 때
나는 갈대밭에 앉아 속 빈 사내를 생각한다
갈대밭에 앉아 그것도 사랑이라 했느냐고 생각한다
갈 데라고는 아무 곳도 없는 바람으로 남아
갈대밭에 앉아 그대를 생각한다
갈 데라고는 아무 곳도 없는 그대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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